2014년 6월 1일
6월의 첫날

온동네를 연막소독하고 다니는 자동차소리에 잠에서 깨었습니다.
오랫만에 보는 연막소독.
옆에서 자고 있는 아들은 아직도 꿈속을 헤메고 있습니다.
어제의 걷기가 많이 피곤 했나 봅니다.

오늘이 운봉 장날이어서 아침밥은 시장통으로 나가 국밥을 한그릇 먹어볼 생각입니다.
그러나 아침 일찍부터 국밥집이 문을 열지는 않을것 같아 9시30분쯤 민박집을 출발하기로 하고
우선 초코파이로 뱃속을 채웠습니다.

9시30분 민박집을 나섰습니다.
민박집 주변의 담벼락에는 이곳이 바래봉으로 가는 길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습니다.
바래봉은 작년에 정령치에서 부터 바래봉까지 절경을 구경하면서 걸었었기 때문에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운봉읍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인듯 운봉사거리에서는 선거운동이 한창입니다.
파랑색. 노랑색. 초록색. 흰색..........
색색의 옷을 입은 선거운동원들이 네거리 귀퉁이마다 서서 지나가는 사람도 없는데 허리를 깊이 깊이
구부려 인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사람은 지나가는 과객인가 ?? 아니면 선거운동원인가 ?? 아니면 PR Man 인가 ???

어제 지나면서 본 운봉전통시장에 도착 하였습니다.
그런데 ............................... ㅠㅠ
찾고 있는 국밥집은 고사하고 먹거리를 파는 곳은 한군데도 없었습니다.
결국 아침밥은 아까 먹었던 초코파이 몇개가 고작이었습니다.
이런 제길헐 ......

뱃속이 허전하니 할인마트의 현수막에 써져 있는 글귀만 봐도 배가 고픈것 같았습니다.
지리산 흑돼지 생고기 한근 (600 그램) 2,700원.
와 싸다 ~~~

지리산 둘레길 2구간의 시작점은 운봉읍사무소를 조금 지난 3거리에서 부터 입니다

2구간은 운봉읍에서 인월면까지 약 9.5km 이고 예상시간은 약 4시간.
운봉 - 서림공원 - 북천마을 - 신기마을 - 비전마을 - 군화동 - 옥계저수지 - 홍부골 자연휴양림 -
월평마을 - 인월면까지 입니다.
2구간은 거리가 짧아서 내일 걸어야할 3구간이 22.5km 쯤 되기 때문에 오늘 갈수 있는곳까지 3구간을
계속 걷기로 하였습니다.

서림공원안에 서 있는 남자 장승.
맞은편에는 여자 장승도 서 있습니다.

서림공원을 떠나 북천마을쪽으로 걷기 시작합니다.
왼쪽으로는 개울이 있고 오른쪽으로는 논이 있는 뚝방길.

이사람을 조심하세요 .........
그런데 뒷모습만 보여 주면서 조심하라고 한다면 ???

길을 걸으면서 아들에게 저것은 감자. 저것은 고추. 저것은 옥수수 하면서 가르쳐 줍니다.
그러나 대답이 건성인것으로 보아 아직은 관심이 없는듯 합니다.

길섶에 피어있는 창포붓꽃.

뚝방길 아래 모를 심은후의 논둑길에 콩을 심고 계시는 할머니.
가던길을 멈추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예전에는 울엄니가 길을 가다가 그러셨는데 지금은 내가 이러고 있습니다 ....... ㅎㅎㅎ

둘레길을 만들때에도 한쪽으로만 계속 걷게 만든것이 아니라 시작은 왼쪽 뚝방길을 걷도록 했다가
중간쯤에서는 다리를 건너 오른쪽 뚝방길을 걷도록 세심한 배려를 했다는 것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가다가 길이 끝나버린 공사구간.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아들이 스마트폰으로 구간 검색을 하고 있습니다.

풀섶 한쪽에 이런 안내 표지판이 있습니다.
동편제 마을.
이근처에 동편제 마을이 있나 봅니다.

아들이 이정표를 찾았습니다.
아들앞에 박혀 있는 말뚝 같은것이 이정표 입니다.

운봉에서 지금까지 걸어온 거리는 4.2km 이고 인월까지는 5.1km 남았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산을 넘거나 언덕을 넘지 않고 그저 평지를 4.2km 걸었습니다.

국악의 성지까지 300m

다시 차도쪽으로 나왔고 마을의 입구 정자나무밑에 쉼터가 있었습니다.
저곳에 앉아서 잠시 쉬었다 걷기로 하였습니다.
드문 드문 지나가는 자동차들 ........

이제 운봉을 벗어나 인월면으로 접어 들었습니다.

지금 왼쪽의 버스가 지나가는 다리를 건너 오른쪽의 길로 올라 갑니다.
옥계저수지 입구 대덕 리조트로 들어가는길 입니다.

입구에 서 있는 나무로 만든 남녀 한쌍의 인형.
참 재미있게 만들었습니다......ㅋㅋ

앞서 가던 아들이 갑짜기 희희낙낙하면서 나에게 소리칩니다.
아들 ; 아빠 !!! 뭐 좀 드실래요 ??
나 ; 응 ?? 뭐 먹을건데 ??
사실 나는 우리가 아직 아침을 안먹어서 식당에 가서 무엇이라도 먹고 가자는 이야기로 알아 들었는데
아들은 식당앞에 있는 편의점으로 들어 갑니다.

우리가 들고 나온것은 아이스커피.
밥보다 더 먹고 싶었던것이 아마도 이렇게 시원한 커피였나 봅니다.....ㅎㅎ

시원한 커피 한잔을 느긋하게 마시고 나니 힘이 솟는것 같았습니다.
다시 베낭을 짊어지고 옥계저수지 윗쪽으로 올라 가기 시작하는데 관광버스 한대가 도착하더니
산객들을 쏟아 놓고 있습니다.
이그......... 조용하게 걷기는 틀렸나보네 ........ㅠㅠ
이 사람들은 어디까지 가지 ???

저수지 제방아래 만들어 놓은길을 빠른 걸음으로 지나 갑니다.
뒤따라 오는 소음들을 떼어 놓으려면 어쩔수 없이 빨리 앞서 가거나 아니면 뒷쪽에서 천천히 간격을
두고 따라 갈수 밖에 없는일.

저수지를 끼고 한참을 따라 올라가는 임도.
뒤따라 오던 소음소리가 점점 멀어져 갑니다.

한참을 조용한 임도를 걸어 올라갔는데 이번에는 앞쪽에서 왁자지껄한 소음소리가 들려 옵니다.
이런......
앞쪽에 또다른 산객들이 모여 앉아서 쉬고 있습니다.
이 산객들은 앞쪽에서 넘어오는 사람들일까 ?? 아니면 우리보다 훨씬 먼저 올라 갔던 사람들일까 ???
에이 아무려면 어때 .........

한참을 걸어 언덕을 넘어서니 아랫쪽 급경사 아래쪽으로 보이는 집 몇채.

경사진길을 내려가 보니 안내판이 있습니다.
이곳이 흥부골 자연 휴양림 입구.
여기는 흥부들만 모여서 사는 골짜기 인가 ???

흥부골 자연 휴양림으로 올라오는 차도를 버리고 다시 산속으로 들어 갑니다.
차라리 햇볕에 노출되어서 걷는것 보다는 숲속을 걷는것이 훨씬 시원할것 같습니다.

산길을 걷는다는것.
자연과 호흡을 같이 한다는것.

인월까지 남은 거리는 1.3km
8.1km 를 걸어 왔습니다.

엉겅퀴꽃들이 자주 눈에 들어 옵니다.
이것을 꺾어다가 효소를 담그면 좋을텐데 드문 드문 피어 있으니 꺾기도 그렇고 안꺾기도 그렇고 ......
그냥 눈으로만 즐기면서 지나 갑니다.

마을을 내려다 볼수 있는 뒷산길로 내려 갑니다.
이곳은 월평마을.

재미있는 민박집 이름이 눈에 들어 옵니다.
이집에서 민박을 하면 잘 익은 술을 마실수 있을까 ???

마을앞쪽으로 나와 인월교쪽으로 나오니 지리산 둘레길 3구간의 시작점 안내판이 보입니다.
아침 9시30분 부터 걷기 시작하여 지금 시각이 12시30분이니 3시간을 걸었습니다.
우선 아침겸 점심을 먹으러 식당부터 찾아 갑니다.

두끼를 한꺼번에 보충해야 하고 또 오후에 3구간을 갈수 있을때까지 걸어 보기로 하였으니 뱃속을
든든하게 만들어 주기로 하고 고깃집으로 들어 갔습니다.

그런데 벽에 붙어 있는 메뉴판을 보니 아풀싸 <고기류는 3인분 부터> 라고 합니다 ......ㅠㅠ
모른척하고 2인분을 시켰는데 피식 하고 웃습니다.
이런 제길헐.......

어쩔수 없이 제육볶음을 시켰는데 배가 고프니 먹을만 합니다.
고기도 꽤 많습니다.
뱃속이 꽉 차니 다리를 쭈~욱 펴고 쉬고 싶습니다.
아들은 근처에 편의점이 없는지 찾아 보자고 합니다.
왜 편의점을 찾지 ???
아들의 이야기 인즉슨, 편의점 앞에는 쉴수 있는 테이블과 파라솔이 거의 있다고 ........ ㅎㅎ
그러나 우리가 찾아낸 쉴곳은 ~~~^^
<지리산 둘레길 두번째날 - 2 [3구간 일부]에 계속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