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월의 첫 주말, 잘 보내고 계시나요?
저는 12월을 술보다는 예술의 향기에 취해 보자는 지난 연말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집 앞에 있는 예술의 전당으로 나갈 준비를 마쳤습니다.
나가기 전, 좀 지난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연말의 분위기와는 어쩐지 어울릴거 같아
"잊혀진 계절"에 대한 사연을 되새겨 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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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계절 (박건호 작사/이범희 작곡)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10월의 마지막 밤을
뜻모를 이야기만 남긴채 우리는 헤어졌지요
그날의 쓸쓸했던 표정이 그대의 진실인가요~
한마디 변명도 못하고 잊혀져야 하는 건가요
언제나 돌아오는 계절은 나에게 꿈을 주지만~
잊을수 없는 꿈은 슬퍼요 나를 울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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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의 디딤돌'이란 시집을 출간하고도 시인이란 칭호보다는 작사가로만 알려져온 박건호씨.
그가 가사를 쓰고 이범희씨가 곡을 붙인 `잊혀진 계절'은 이용씨가 불러 오늘날까지 사랑받고 있는 가을노래다.
과연 이 노래는 어떻게 만들어지게 됐을까.
어느 해 9月,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밤.
박건호씨는 그간 만나왔던 그녀와 헤어지기로 작정하고 약속장소로 갔다.
만나면 항상 버릇처럼 쓸쓸한 표정을 짓는 그녀가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해
그는 오늘밤 헤어지면 그녀를 다시 만나지 않으리라 마음 속으로 다짐하며
흠뻑 술에 취했다는 것.
"이분 흑석동 종점에서 내리게 해주세요"
그녀는 취한 박건호씨를 버스에 태우며 안내양에게 당부했다.
그러나 그는 다음 정류장에서 곧바로 차에서 내려 버스가 온 길로 내달렸다.
뭔가 할말이 있을 것 같았다.
아무런 말도 없이 일방적으로 헤어진다는 데 죄책감이 들었다.
한참을 달렸더니 저만치 앞쪽에 우산을 쓰고 걸어가는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
급하게 뛰어온 그는 숨도 고르지 않은 채 그녀에게 달려가 외쳤다.
"정아씨! 사랑해요."
그 한마디를 던지고 오던 길로 다시 뛰었다. 왠지 쑥스러웠고 그녀의 응답이 두려웠다.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아쉬운 이별..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10월의 마지막 밤을 뜻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우리는 헤어졌지요...."
1982년 초가을 박건호씨는 그날의 느낌을 담은 가사를 이범희씨에게 넘겼다.
이 가사를 쓸 무렵은 마음이 몹시 춥고 외로워 그에겐 참으로 잊고싶은 계절이었다고...
이 노래는 당시 무명의 신인가수였던 이용씨가 취입해 그를 부동의 스타로 올라서게 했고
작사가였던 그에겐 KBS가요대상(작사부문), 카톨릭 가요대상(작사), MBC 최고인기상 등의 영광을 안겨주었다.
노래 가사 중 10월의 마지막 밤은 9월의 마지막 밤 상황을 레코드 발매시기에 근접시키느라 고쳐넣은 것이라고.
만약 가사가 10월이 아닌 9월의 마지막 밤이었다면 어땠을까?
레코드 발매시기가 늦춰지는 바람에 가슴 시린 10월의 마지막 밤이 된 게 어쩜 더 다행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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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용의 `잊혀진 계절'은 당초 조영남의 몫..
그가 당시 바빠 졸지에 신인가수 이용의 몫이 되었고 게다가 당초 9월이었던 가사가
앨범 출반이 늦어져 10월의 마지막 밤이 돼버려 대박..
장윤정의 히트곡 `어머나'는 송대관이나 주현미에게 의뢰 되었었던게 본인들이 거절해 신인 차지.
영화 `미녀는 괴로워' 는 당초 김희선이나 고소영에게 제의를 했었는데
이것 또한 본인들이 거절해 신인 김아중 몫이 되었다나?.
굴러댕기는 복.. 졸지에 전화 러브콜 받고 대박..
복은 전화 위에 있나벼.. 그래서 전화위복(?) 인가?
으쨌든 사람은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운좋은 놈에게는 당하지 못한다고 운이 좋거나 복도 많고 볼 일...
하지만 "잊혀진 계절"을 들으며 잊지 말아야할 것은 기회는 우연히 찾아 올수도 있지만
기회는 찾아온 그 기회를 붙잡을 수 있도록 "준비된 사람"에게만 주어진다는 사실.
그럼, `10월의 마지막 밤(?)'을 여러분께 들려 드림시롱 노가리 끄읕~~.
볼륨을 올려놓고 누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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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 그런 사연이 있었네요. 연예인들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듣는 것도 참 재미있어요. 덕분에 즐거운 시간~~ ^^ 감사요~
감보다는 밀감을 사겠습니다.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