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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뒷산인 산줄기에 짙은 솔향기, 밭둑이 동서로 물을 가르는 낙동정맥 석봉산악회 제1655차 낙동정맥 7구간 산행
대상산 검마산1017m 경북 영양군 수비면
날짜 2009년 8월30일(일요일) 석봉 제1655차 산행
산행 거리 시간 17.3km(도상) 8시간23분(정맥15.8km 7시간44분)
출발 일시 장소 30일 06시 영광도서 앞
산행 시작 시각 30일 09시55분 검마산휴양림 검마사 입구도로
낙동정맥 시작 시각 30일 10시10분 휴양림 내려가는 도로 산길
낙동정맥 매듭 시각 30일 17시 54분 아랫 삼승령 도로
산행 매듭 시각 30일 18시18 저시 마을 상기산 표석 도로 삼거리
부산 도착 시각 장소 23시45분 영광도서 입구 도로
산행 코스 주요 지점 및 시각
09:55 검마산 휴양림 검마사 입구 도로 510m-1.5km/40분-10:10 휴양림입구도로 산길 630m 검마산2.9km 추령8.7km 매표소1.5km-1.8km/50분-11:30 검마산 안내판1010m 삼각점-2.6km/70분-12:30 도로 차단기파괴680m-12:55 식사 후 출발-3.6km/90분-14:05 백암산 갈림길890m-14:35
백암산 갈림길 출발-4.8km/133분-16:48윗삼승령640m-3km/90분-17:54아
래삼승령590m 도로-1km/24분-18:18저시마을 상기산 표석 삼거리
참가자 21명 강창모 이선균 유순옥 노병복 이선화 최계순 조정선 김사일 김수환 이해원 권선희 전광우 반영숙 박문식 이정완 박동진 정주경 김명숙 김형구 주창은 김철우
회비 30,000원 지도 1:50000 영양 병곡
날씨 흐린 날씨에 비 약간. 바람 많이 붐.
교통편 35인승 관광버스 28인승 개조
산행대장 전광우 총무부장
기타 강구에서 목욕 식사.
산행 코스 상세한 통과 지점
09:55 검마사 입구 삼거리 산행시작-10:10 도로 종주 길 입구 검마산2.9km 추령8.7km 매표소1.5km-10:19 왼편에 임도 검마산2.5km-10:53 갈미산918.2m 헬기장-11:05 임도-임도삼거리 신원4km 휴양림4.5km 상죽파10.7km-11:30 검마산 안내판-11:52 검마산 주봉1017m 삼각점 -12:09 금장지맥 분기점 12:00 도로 차단기파괴 12:55 점심후 출발 14:05 백암산 갈림길 14:20 백암산 1004m 삼각점 14:35 백암산 갈림길 14:55 888봉15:00 임도로 갔다 곧 왼편 산길 16:20 매봉산921m 16:48 윗삼승령 17:24 덕굴아우봉 삼각점 17:54 아래 삼승령 도로 18:13 도로 삼거리 맞은편 감 18:
18 저시마을 상기산 도로 삼거리
산행 이모저모
오늘 산행은 버스가 예정된 시간보다 조금이라도 일찍 산행들머리인 검마산 휴양림에 도착한다면 수월하게 끝날 것이다. 아침6시에 출발한 버스는 이런 우리 기대와는 달리 다른 차에 비에 느림보 운행을 한다. 운전을 하는 60대 후반의 기사에게서 조금이라도 빨리 가야한다는 의지를 읽을 수 없다. 너무 여유 있는 운행이 되레 답답함을 안긴다.
백암온천에서 구주령을 넘어 영양군 수비면 검마산 휴양림 주차장에 도착하니 9시40분이다. 오늘 산행 출발 시각이 9시40분이다. 이른 도착은 이렇게 물거품이 됐다. 휴양림 주차장에서 검마산의 낙동정맥으로 가는 도로로 조금 더 가자고 운전기사에게 사정했다. 포장되지 않은 도로를 10분도 가지못해 버스는 시동이 꺼지고 뒤로 밀린다. 버스에서 내린다.
도로 삼거리다. 왼편은 검마사 행, 오른편은 검마산-낙동정맥을 오르는 도로다. 9시55분 우리는 오른편 도로를 오른다. 지난번 6구간 산행 후 내려 온 도로다.
10시10분 도로 고개다. 왼편은 낙동정맥 검마산 종주산길, 오른편은 덕재-추령으로 가는 종주산길이다. 검마산2.9km 추령8.7km 매표소1.5km다. 검마산 쪽 산길은 급경사다. 봉우리를 올랐다가 내려가니 산길 오른편이 바로 임도다. 조금 전 급경사 종주길을 오르기가 힘들면 도로를 돌아와 이곳에서 종주길로 들어설 수 있다. 검마산 2.5km 매표소는 1.5km.
산길은 봉우리를 오르고 또 오르며 고도를 높여 간다. 다시 한 번 급경사 기슭을 올라서니 산봉우리에 헬기장이다. 갈미산 918.2m 팻말이 달렸다. 안내도는 헬기장만 있을 뿐 산이름이 없다.
임도로 내려 서는데 이정표가 있다. 검마산 휴양림4km 검마산 휴양림 임도3km. 몇 걸음 더 걷자 도로 삼거리로 신원4km 휴양림4.5km 상죽파는10.7km다. 종주길은 오른편 도로를 10여m 걷자 왼편에 리본과 더불어 산길이 열린다. 검마산 정상0.1km 신원(임도)4km 죽파10.7km의 이정표가 산길 입구에 있다.
길은 오름을 거듭하지만 크게 험하지 않았고 흙길이라 걷는데 위험이나 불편은 없다. 오늘은 구름이 짙게 깔렸지만 비는 오지 않았고 바람이 제법 세게 불어 더위를 앗아간다. 기상청은 3시간 일기예보에서 이 지역은 9-12시에 비올 확률은 60%이고 강우량은 1-5mm다. 비 오지 않은게 다행이다.
11시30분 검마산 안내판이 있는 봉우리에 올랐다. 오래돼 안내판이라 글이나 그림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그저 바탕이 흰 타원형 판데기만 나무에 걸려있다. 흔이 이곳을 검마산 정상이라고 하는데 해발1010m다. 이 봉우리에서 좀 더 갈 경우해발1017.2m의 주봉이 있는데 이 봉우리가 검마산 정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안내판이 있는 검마산 봉우리에는 다시 만난 3000산 리본은 ‘3000산 중 1546번째 봉우리 09년 6월14일 한형우’라고 써있다.
검마산에서 주봉으로 5분쯤 걷자 검마산 0.2km 휴양림3km이정표도 있다. 11시 52분 주봉이다. ‘병곡401 2004년 재설’삼각점이 있다. 내리막을 거쳐 올라선 봉우리(918봉)에는 부산의 최남준씨가 걸어둔 금장지맥 시작점이란 알림판이 있다. 금장지맥은 이곳에서 시작해 금장산(849m)을 거쳐 북으로 뻗어가 경북 울진의 선유산(199m)에서 왕피천으로 들어간다.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급경사가 아닌 순하고 순한 길이다. 나무 가지 사이로 앞에 봉우리와 산줄기가 가로로 누워있다. 백암산으로 여겨지는 봉우리가 우뚝하다. 오른편 아래쪽 숲에는 어디서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는 황토빛 임도가 가끔 보인다. 우리도 짙은 숲을 걷는 것을 되풀이 하다 보니 어디서 어디로 가지는 막막함을 느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12시30분 임도에 도착했다. 지도에는 차단기가 있는 도로라고 돼 있지만 차단기는 이미 부서져 없어졌고 차단기를 걸었던 70-80m 쇠기둥이 길섶 양쪽에 있을 뿐이다. 제일 앞서 갔던 회원 7-8명은 이미 점심 식사를 끝내고 일어난다. 이어 도착한 후미 대원들은 그 자리에 앉아 점심 준비를 한다. 영양군 수비면과 울진군 온정면을 잇는 이 도로는 포장되지 않았고 승용차가 다니기에는 많이 불편해 보여 비상시가 아닌 평소에는 도로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식사 후 다시 산길로 접어든다. 백암산을 비롯, 우뚝 솟은 봉우리 여러 개를 품고 있는 산줄기까지 가기에는 점심으로 배까지 불러 꽤나 힘들겠다고 여겨 각오를 단단히 한다. 하지만 길은 조금씩 표고를 높이고 있어 이러다가 저 높은 산줄기를 어떻게 올라설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울울창창한 숲을 지난다. 숲 그림자까지 어리어 산길은 더욱 짙은 녹색세상이다. 녹색 숲이 얼마나 완강하든지 우리는 마치 진하디 진한 녹색으로 변한 깊은 바다 속을 헤엄치는 한 무리의 심해어(深海魚)가 된다. 어떤 곳은 짙은 녹색 창파에 부딪쳐 바람조차 피해간다.
어둠이 번지듯 녹색이 사방에 번져 꽉 들어차면 나는 오붓하기 한량없는 시간에 빠져든다. 조용함이 켜켜이 쌓인 녹색 공간의 헤집고 무한대를 헤매는 한마리 곤충이 되기도 하고 속절없이 제자리 돌아와 주변을 챙기며 연민에 빠지는 고등동물의 자화상에 빠진다. 그런가 하면 슬픔도 절망도 희망도 욕망도 모두 섞여 티 없이 밝은 나의 기도가 되기도 한다.
진양지맥과 낙동정맥 두 번째 종주를 하면서 나는 이상한 최면 속에 산다. 낮은 녹색 산줄기에서 찬란한 햇볕 한 자락을 쥐고 급경사를 오르내리며 손에 잡힐 듯 느꼈던 시간의 고속도로는 굉음을 남긴채 역사 뒤편으로 사라진다. 길 없는 길에서 무수한 길을 보았고 화살 같이 다가오는 세월을 책갈피 넘기듯 넘기며 침묵의 소용돌이 속을 깊이 갈아 앉는다.
이슬 한방울 한방울이 모여 강을 이루고 작은 돌멩이 하나가 성곽을 지탱하는 균형점이 되고 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는 사실을 깊이 깊이 돼 새기기게 하는 행복한 녹색 세상. 봄 여름 종주는 이렇게 녹색의 전설을 나에게 안긴다. 풍선처럼 부풀은 녹색 천하는 나를 제일 행복한 사람으로 만든다.
낙동정맥 길만이 살아있고 다는 길들은 이미 길의 역할을 다한 뒤 흔적조차 남기기를 꺼린다. 지금 이 곳 산들은 동네와 동네를 연결하는 길은 이미 사라졌고 묘지로 가는 아주 희미한 길들이 겨우 명맥을 이어간다. 번듯하게 뻗어가는 산길은 그자체가 낙동정맥 종주다.
오후2시5분 갑자기 녹색 숲이 느슨해지면서 산길 삼거리다. 백암산 턱밑이고 왼편은 백암산, 오른편은 낙동정맥 길. 점심 후 도로에서 산길로 접어들면서 걱정했던 급경사의 긴 길일 것이라는 예상보다 달리 쉽게 이곳까지 왔다. 1시간10분을 걸었다.
백암산 정상에서 전광우회원
여기서 백암산을 갔다 올 경우 30분은 더 걸린다. 백암산 등산은 거의 을 백암온천이 있는 이봉우리 동쪽에서 오르고 지금 같이 서쪽에서는 거의 오르지 않는다. 우리 팀의 선두는 이미 백암산을 갔다 온다. 후미에 처졌던 대원들은 은근히 올라가기를 원한다. 종주 등산에서 30분은 아주 중요하지만 후미도 서러운데 백암산 올라가는 기회를 뺏는 건 너무 야멸차다.
“후미는 배낭을 벗어놓고 백암산을 갑니다. 가능한 한 빨리 갔다 오십시오” 이 한마디에 삼거리는 활기를 띤다. 대원들이 왼편 숲 길으로 사라진다. 짙은 구름은 가늘고 가는 비를 뿌려 나뭇잎에 떨어지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린다.
백암산에는 넓은 헬기장이라 가장자리에서는 조망이 안된다. 白巖山頂上 1004m 표석, 병곡 11 2004 재설 삼각점이 있다. 비는 오는 둥 마는 둥이고 구름이 높아 주변 산들이 제법 잘 보인다. 우리가 갈 능선을 어림잡아 설명을 한다. 백암산 고스락을 뒤에 두고 내려 오는데 이번에 제법 나무 잎에 떨어지는 비 소리가 제법 크다. 이런 빗소리라면 비옷을 챙겨야 할 것 같다.
삼거리에 돌아오니 오후 2시35분 정확하게 30분이 걸렸다. 서둘러 다시 정맥을 간다.
고개를 내려왔다 올라선 봉우리는 888봉. 제법 크던 빗소리가 숨을 죽인다. 내려오니 오른편 포장 안된 임도로 들어간 산길은 곧 왼편 기슭에서 되살아 나 숲길이 된다. 깊은 바다 속 같은 녹색이 여기 저기에 구멍이 생겼다. 훌쩍 큰 소나무 무리가 기린 무리들이 목을 뽑아 주변을 보듯 열을 우뚝하다. 그 아래로 키 작은 나무가 이룬 숲이 펼쳐진다.
녹색 구멍 속으로 주변이 드러난다. 봉우리-고개-봉우리가 서로 손을 맞잡은 낮은 산줄기가 겹겹이 물결을 이루고 이곳으로 달려온다. 온통 산이다. 치열한 산, 넓은 기슭, 자세를 낮춘 고개, 끈질긴 산줄기, 솟고 솟은 봉우리는 인간이 감히 찾아 들기를 거부하는 산의 제국(帝國)이다.
식수 삼거리를 전혀 눈치 채지 못한 채 지난 뒤 야영을 할 수 있는 고스락을 만나자 문득 사람과 사람 사는 동네가 그립다. 매봉산 921m 팻말이 있는 헬기장을 지난 뒤 내리막을 28분 내려오니 윗삼승령이요 도로다.(16:48)
이 미포장 도로를 보니 감회가 새롭다. 1차 낙동정맥 종주 때 이 고개 왼편으로 넘어가 백암온천이 있는 온정면 조금리로 내려 갔다. 그때 길이 좋지 않아 마음에 도착할 때까지 마음을 놓지못했고 그 도로로 내려온 우리들 보고 동네 사람들이 무모함에 놀라는 눈치였다. 지금은 우리가 넘어간 백암온천 쪽은 차단기로 막았다. 그 때 그날이 구름처럼 피어오르지만 갈증을 풀어주지는 못한다.
참나무류가 감싼 봉우리에는 ‘병곡 30 2004 재설’ 삼각점이 있고 왼편 한쪽에 굴아우봉이란 팻말이 달렸다. 안내도에는 묘지가 있는 747.3봉이다. 산길은 이제 편안한 내리막이다. 핸드폰이 울린다. 선두는 5시께 아래삼승령에 도착했는데 버스가 없어 대원들은 기산리 쪽으로 갔다고 한다. 30분을 내러가니 아랫 삼승령이다. 삼승령 고개는 포장 안된 도로다. 넓은 빈터와 정자를 우리가 가야 할 기슭 쪽에 가지고 있다.
다음주 이곳을 다시 만나기로 하고 진행방향의 오른편 도로를 간다. 도로는 얼마지 않아 삼거리인데 조금12.3km 송하8.1km 보림7.6km다. 우리는 송하쪽으로 간다. 다시 도로 삼거리이고 ‘저시 마을 상기산’이란 표석이 길이 갈라지는 삼각지점에 있다. 지금 시각은 18시18분으로 오늘 아침 9시55분에 출발했으니 8시간 23분을 걸었다.
아랫 삼승령 다음구간 진입로
여기서 영양읍을 빠져 나가는데는 좁은 시멘트 도로라 앞에서 차가 오면 어느쪽이든 한 대가 비켜가기를 만들어 둔 곳까지 후진을 해야 한다. 집은 거의 없고 길에도 숲이 무성하다. 아마 성질급한 젊은 운전기사 같으면 이곳은 도저히 들어 올 수 없는 길이라며 화를 냈을 것이다. 그러나 나이 지긋한 기사는 침작하게 좁은 시멘트 도로를 찬찬히 빠져 나간다. 아침에 빨리 달리지 않아 기분을 나쁘게 하던 기사에서 이 좁은 도로를 불평 한마디 없이 열어가는 멋쟁이 기사로 자리 잡았다. 버스가 출발한 삼거리에서 영해의 7번국도에 도착하는데 1시간30분이 걸렸다.
강구에 도착하니 8시10분이였고 목욕은 30분만 주었다. 허겁지겁 저녁을 먹고 9시10분에 강구를 출발, 지하철 범어사역에 도착하니 오후11시10분, 서면 롯데백화점 건너편 영광도서 입구에는 11시45분에 닿았다. 오늘은 8시간23분을 걸었지만 크게 피곤함을 느끼지 못했고 30분 동안 목욕을 하면서 면도와 양치질을 했다. 유쾌하고 기분 좋은 산행이었다. <사진 전광우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