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영
1984 홍익대학교 건축학과 졸업
1894-1988 場 건축 인테리어 근무
1990 애시스 설립
1994-1997 KOEX ‘LIVING DESIGN FAIR’ 초대작가
1995-1997 한국 인테리어디자이너협회 이사(KOSID) 실내디자인학회 분과위원(KIID)
1996 대한민국 실내건축대전 심사위원
1997 한국 인테리어디자인대전 심사위원
1998 계원조형예술대학 실내건축과 강사
1995 대한민국인테리어디자이너협회 공로상 수상
1996 대한민국인테리어디자이너협회 협회상 수상(작품:샤브센)
1997 한국실내건축가협회 협회상 수상(작품:청구 블루힐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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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을 전공한 건축학도로서 인테리어디자인 진출시의 장단점 | |
글쎄, 스케일에 대한 개념과 공간감이 장점일 수 있을까? 하지만 무엇보다 선, 후배나 동료들의 힘이 클 게다. 다시 말해
물을 수 있고, 찾을 수 있고, 의지할 수 있는 동료가 있다는 것일 게다. 또한 건축물에 대한 또다른 관심과 호기심이
그 어떤 울타리를 만들어준다는 것이 장점일 것이다. 단점이야 있겠는가? 어차피 인테리어디자인은 건축/가구/조명/그래픽
/자재… 음향 등을 이상적으로 조화시켜야 하는 복합적이며 인위적인 작업이 아니겠는가? 해외에서는 건축가인 동시에
인테리어디자이너이며, 공예가이고, 가구 디자이너이듯이 이러한 구별은 앞으로는 무의미해질 것임에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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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졸업반 때 학과장님께서 부르셨다. “자네 인테리어 한번 해보게나” “아! 이제, 드디어 날 포기하시는구나…” (나는,
그 당시 학습 분위기 파괴자였다.)정말, 인테리어가 무언지 몰랐다. 그냥 변방의 직업으로만 알았다. 프로젝트 때마다 흑백
의 도면이 일반화되었을 때, 컬러를 시도해본 것들이 교수님께 인상적이었었나 보다. 아무튼 난 추천서를 받아들고 한참을
망설인 끝에 찢어야만 했다. 부모님의 의지대로 목장 경영 수업을 쌓아야만 했기 때문이다. 어찌, 그것이 내 적성에 맞았
겠는가? 한밤중 친구의 차에 몸을 싣고 큰 눈망울을 가진 소들을 멀리한 채 험난한 디자인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
다. 그 후로 몇 년 동안 난 아버지에게서 자식으로서 잊혀져야만 했다. 한밤중의 탈출-“너의 감각이 아깝다. 넌, 정말
천재야!” (아마도 한두 번 도와준 디자인이 그 친구에게 새로웠나 보다…)참, 어처구니가 없다. 내가 정말 천재성이 있는
줄 알았으니… 그 친구나 나는 서로에게 속았던 듯 싶다. 그 미련함과 무모함이 이 길에 빠지게 된 확실한 동기가 되었던
것은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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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들에게 주택을 많이 하는 디자이너로 알려져 있는데 본인이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프로젝트는 무엇이며 그 이 유는 무엇인가? | |
난 참 단순하다. 솔직히 말하면 머리가 아주 나쁘다. 따라서 감성으로 접근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좋다. 그것을 주택이든
상업 공간이든 간에 구별할 필요는 없다. 다만 클라이언트의 온정이 느껴지는 그래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프로젝트가
좋다. 하나의 작품보다 그들과의 관계가 더욱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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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난 주택 디자인으로 지명도가 있다. 그 쪽에 경쟁력이 있다는 것일 게다. 그만큼 그에 걸맞는 많은 노력이 내게
요구되었다. 채워지지 않는… 그래서 선진국보다 많이 뒤쳐진 나라에서 태어나 타고난 조그만 ‘끼’로 이만큼 대접받고 필
요 이상의 명예를 누리고 사는 것이 부끄럽고 감사할 따름이다. 따라서 어떤 방법으로든 사회에 보답해야 하는 의무가
내겐 있을 것이다. 오늘날 주택 디자인의 가치가 커다란 전환점에 놓여 있다. 물질적인 공간의 추구에서 정신적인 공간의
추구로… 다시 말해 ‘어떻게 사느냐?’의 새로운 의미이기도 한다. 조그만 힘이나마 기회가 된다면 왜곡된 주택 문화를
바로 잡아가는데 이바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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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로서 또한 한 회사의 경영자로서 두 가지를 병행해 나가는 데 있어서의 어려움은 무엇인가? | |
디자인 관련 직업을 가진 이라면 누구나 겪어야 하는 어려움일 게다. 집중을 요하고 창의력을 요구하는 직업인만큼 일반
적인 사고와 성실성만 가지고는 안 된다. 계산도 해보고 실속도 따지지만 왠지 자꾸 구멍이 생긴다. 더욱이 그 구멍이
커질 만큼 커져야 정신이 번쩍 들곤 한다. 참으로 경영과 디자인은 분리되어야 된다고 본다. 어떤 방법으로든 디자이너는
관리자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겠다. 정리되지 않은 디자인 문화를 쫓기도 힘든데, 격에 맞지 않은 비즈니스 문화를 같이
쫓아야 하니 정말 싫은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닐 게다. 그러나 어쩌랴? 하느님이 한 사람에게 하나의 재주만을 주셨는데
그 틀을 깨고자 하니 고통이 따르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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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전반적인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은? | |
글쎄, 다행이랄까? 크지 않은 스튜디오 규모인지라 그렇게 큰 타격은 없는 것 같다. 내 자신 설계, 시공을 병행하며 실적
을 쫓아 이리저리 뛰어다니다 몇 년 전 ‘부도’라는 것을 경험했다. 그게 약이었을까…?많은 인원으로 많은 일을 하나…
적은 인원으로 적당한 일을 하나…상황에 따라 나름대로 계산이 다르겠지만 난 후자 쪽을 택했다. 그것은 우리의 일이
물리적, 경제적 가치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을 목적으로 하는가의 예술적 판단으로 시작되는 공간 구성이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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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편안한 디자인을 해보고 싶다. 우리의 정서에 맞는 자연스런 디자인 그 속에 독창성이 배어있으면 더욱 좋겠고…
또한, 여러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보다는 몇 개의 프로젝트를 밀도 있게 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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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힘들 때, 그로 인해 지독한 외로움이 내게 더욱더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되었을 적에, 제주도 산굼부리에서의 소중한
경험은 내게 새로운 디자인 시각을 깨우쳐 주었다. 간결하고 기능적인 멋이 담긴 단순 美,부드러우면서 잔잔한 절제의 美,
비어있는 듯 새로운 질서를 요구하는 여백의 美이렇듯 순도 높은 아름다움들은 내게 생활 공간을 항상 감성적으로 접근하
게 하려는 의도로 발전되었다. 내가 어려울 때마다 곱씹는 말이 있다.-‘I do the best I can.(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 하자.)’그리고 또 있다면‘Good Design, Good Quality, Good Price and Pride’그 중에서 으뜸은 ‘자존심’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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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어려운 상황 하에서 후배 디자이너들을 위한 조언 | |
어찌 보면 우리는 디자인 후진국이다. 이태리의 밀라노와 피렌체를 보라. 그리고 파리의 도시 자체가 예술일진데 그러한
환경에서 자라고 더욱이 창의력 교육을 받는 아이들과 우리가 경쟁이 되겠는가? 글쎄, 20년은 뒤졌을까? 대학 마치고
외국 유학 4년 다녀온다고 창의력이 갑자기 생기는 것도 아닐테고...아마도 우리가 아닌 우리 후세대들이 그들과 진정한
경쟁자가 될 성싶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다행히도 하루 24시간은 같다. 그들이 8시간 일하면 우린 15시
간 일해야 하고, 그들이 이틀을 쉬는 동안 우린 쉬기는커녕 뒤쳐진 20년(?)을 좁혀야 하는 세대인 것이다. 사실, 우리
선배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죽을 고생을 하며 많은 시간을 단축해주셨다. 나 자신만 해도 컬러 TV를 못보고 자란 흑백
세대이다. 해외 여행도 30대 중반에야 가능할 만큼 우린 혜택 세대가 아닌 희생 세대인 것이다.‘당신이 왜 나에게 디자인
피를 이만큼 주어야만 하는가?’ 클라이언트를 가르치며 설계비를 받아내야 하는 세대인 것이다. 이렇듯 가뜩이나 어려운
디자인 환경에서 또 다른 굴레를 짊어져야 하는 요즘 후배들이 참으로 안스럽다. 그러나 어쩌랴? 기회는 온다. 그것도
누구에게나…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잡는다고 했던가? 인생이 고통스러운 것은 ‘생선이 소금에 절임을 당하거나 얼음에
냉장을 당하지 않으면 썩는 길밖에 없는’ 것과 같다. 준비하자. 기린 플라자를 설계한 일본의 다카마쓰 신은 철의 디테일
을 위해 신분을 숨기고 몇 년간 철공소에서 일을 했다고 한다. 집념 앞에는 그 어떤 틀도 깨트릴 수 있다. 후배들이여, 그
날을 위해 그 어떤 경험도 피하지 말고 소중한 기억으로 받아들이자. 디자인은 모든 물리적 요소를 종합하여 결국 창의적
으로 표현하는 힘겨운 예술이다. 인간을 예사로 보지 말고 사물 또한 예사로 보지 말자. 우리의 생활과 연결되는 그 어떤
것도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작금의 어려움도… 하지만, 미안하다.
[ 1994년 리빙디자인페어 - 디자이너 초이스 ] |
[ 1995년 리빙디자인페어 - 디자이너 초이스 ] |
[ 1997년 리빙디자인페어 - 디자이너 초이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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