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4분기 소비자태도지수는 43.4로 전 분기와 비교해 0.8포인트 하락해 소비심리 위축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삼성경제연구소에 의하면 작년 4/4분기 이후 4분기 연이어 기준치 50이하를 기록하고 있다. 이것은 정부의 금리인하, 특소세 인하 등 각종 소비부양정책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를 비롯해 국내외 경기침체는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국내 경기 악화는 소득감소와 실업증가 등으로 이어져 소비심리 자체에도 부정적인 효과를 낳고 있다.
하지만 소수의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꾸준한 소비활동은 과거 외환위기 시절을 다시 보는 듯한 소비현상을 재현하고 있다. 소비의 양극화 현상이 바로 그 것으로, 실제 외환위기 이후 소득격차는 날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이는 궁극적으로 계층간의 위화감을 조성시켜 사회불안을 야기시켰다.
소비 양극화 현상의 가장 큰 특징 중에 하나는 절약을 통해 소비를 대폭 줄이는 것이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소득이 감소함에 따라 소득 하향평준화를 이루게 되고 이러한 현상은 지출에도 큰 변화를 가져 다 주었다. 일명 ‘안 입고 안 쓰는 현상’이 일어나면서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이 ‘생활 향유형’에서 ‘생활 유지형’으로 변화하고 있다.
귀족들을 주목하라
소비 양극화 현상은 외식업체 들로 하여금 자연스레 고 소비 층의 관심으로 이어졌다. 특히 국내 경기침체 지속은 기업들의 선택의 폭을 줄어들게 했다.
흔히 상류층으로 일컬어 지는 고소득층의 소비형태가 전체 소비를 주도하게 되면서 소비의 고급화 바람이 더욱 거세게 불고 있다. 따라서 고가의 사치품 시장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대형제품과 이른바 명품으로 불려지는 시장은 불황을 이겨낼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업계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전망 속에 메릴린치 증권이 발간한 '세계의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10억원 이상 금융자산을 가진 국내 부자들의 수는 약 5만 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국내 전체 가구수의 약 0.5%에 달하는 수치이지만 이들의 총 재산 규모 중 금융자산 비중이 30%인 것을 감안하면 실제 재산규모는 40억 원이 넘는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다시 말해 적어도 국내에서 부자라는 소리를 들으려면 40억 원 이상의 재산을 소유해야만 부자라는 명칭을 얻을 수 있다.
귀족마케팅을 분해 하라
귀족 마케팅이란 고 소득층과 상류층, 중 상류층을 대상으로 이들이 주로 구입하는 제품류를 마케팅 하는 것으로 ‘럭셔리 마케팅(Luxury Marketing)’ 혹은 하이엔드 ‘마케팅(High-end Marketing)’이라 불린다.
명품이나 차별화 된 서비스를 내세운 귀족 마케팅은 몇 해전까지만 해도 자동차나 고급 의류, 콘도 및 골프회원권 등 일부품목에 집중 되었으나, 최근 들어서는 홈쇼핑, 아파트, 금융권, 외식 업 등 여러 분야에 귀족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더불어 보보스 족, 여피 족, 명품 신드롬, 귀족 사이트 등 소비문화 패턴도 과거와는 달리 다양해지고 고급화되고 있는 것 또한 분명한 현실이다.
외식업계 또한 주 5일제 확산과 내수경기 침체로 기업의 수익구조가 급격히 변화를 보이고 있어 사회경기와 상관없이 고정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이른바 귀족 마케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내 고객 세계인의 입맛까지 사로잡는 것이 목표라는 최중선 ‘고려정’ 지배인은 “부유층은 하나의 독립된 틈새시장과 같다”며 “외식업계와 더불어 모든 기업들이 상당한 매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일반 레스토랑과 같은 마케팅 전략으로는 상류층을 공략하기에 역부족”이라며 “고급화된 맛은 기본으로 서비스와 다양한 볼거리를 통해 만족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귀족마케팅, 3개의 섹션그룹 구분되어져
귀족 마케팅은 주요 타켓은 흔히 3가지 그룹으로 나뉘어 진다. 전통적 상류층으로 일컬어 지는 전통적 상류층, 신흥 부유층, 상류층 지향 소비자(Wana-be group)이 바로 그것.
전통적 상류층은 전통적으로 부를 상속 받아, 그들만의 환경에서 교육을 받고 성장해 왔기 때문에 돈으로 살 수 없는 품위와 교양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많은 부를 소유함으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굳이 과시성 소비는 하지 않는다. 그래서 늘 일상생활처럼 품위있는 시간을 즐기고 싶어하고 크게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브랜드를 소비하고 외모에 집중적으로 치장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다음으로 신흥 부유층은 벤처 창업자, 전문직 종사잔, 엔터테인먼트 종사자들을 일컫는데 이들은 전동 부유층과는 확연히 다른 특성을 보인다. 또한 대부분 지식 근로자이며 돈보다는 일을 통한 성취감을 중요시하는 습성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금융자산 투자에 있어서 기꺼이 리스크를 감수하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자유분방함과 레포츠(Leports), 명품(Luxury)을 즐겨하는 더블엘(LL)족과 소신과 개성을 중시하는 보보스(Bobos)족이 많다.
주 연령이 30∼40대가 주요 분포로 이루어져 있는 신흥 부유층은 현재 6만∼7만명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티(Economist)지에 따르면 이들은 TV보다 신문을 많이 보고, 여가를 중요시 하며 ‘오뜨’, ‘네이버’ 등과 같은 럭셔리 매거진을 통해 명품에 대한 정보는 얻는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귀족마케팅의 핵심 대상인 ‘상류층 지향’ 소비자이다. 주로 젊은 층의 분포도를 보이고 있는 이들은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시계, 구두 등 유명 브랜드 구입으로 소비파워를 과시한다. 또한 소비를 통해 부를 경험하고 싶어하며 비록 자신이 신용불량자가 되더라도 명품을 소비하는 경향도 나타나기도 한다.
차별화된 귀족마케팅 전략만이 고객 창출로 이어져
부유층에게 명품은 드러내놓고 남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다. 무엇보다 자기 만족을 중시하며 튀지 않고 명품의 진가를 음미하고 싶어할 뿐이다.
강남구 논현동에 자리한 ‘French italian and cafe 마티네.’
박재연 ‘마티네’ 주임은 “마티네를 찾는 고객들은 인근 지역 주민들로 구성돼있다”며 “이들은 남들에게 보여주기 식의 생활패턴을 꺼려하고, 자기 만족의 서비스를 찾아 방문하는 형태가 많다”고 말한다.
실제로 ‘마티네’는 일반 레스토랑에서 볼 수 있는 커다란 광고표시판이 없다. 따라서 이 곳을 방문하는 고객들의 다수가 지역밀착 마케팅으로 볼 수 있는 인근 주민들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또 박 주임은 “고객유치를 위해 특별히 홍보하는 것은 없다”며 “대외적인 홍보는 일체 하지 않고 방문하는 고객들의 성향을 세밀히 파악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로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이 마티네의 경영전략”이라고 덧붙였다.
노키아의 자회사인 ‘베르투(Vertu)’는 지난해 고음질의 벨 소리를 갖춘 2천2백만원에 달하는 휴대전화를 내놓고 전세계 고객들을 상대로 판매하고 있다.
귀족마케팅의 핵심은 희소성
귀족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는 외식업체들은 바로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는다고 한다. 명품을 부유층이 즐기는 이유, 희소성에 착안한 것이다.
모든 사람이 A상품을 구매하거나 소비할 수 있다면 그 상품은 더 이상 명품이라 불릴 수 없다. 부유층은 이러한 희소성있는 명품을 소비함으로써 자기만족을 누리며 자신의 지위와 부의 상징으로 간주한다.
한국 전통궁중음식 레스토랑은 ‘고려정’ 최중선 지배인에 의하면 “사실 현 레스토랑을 본점으로 해서 프랜차이즈화를 생각했었다”고 말하며 “하지만 고개들의 반응을 통해 고려정은 대한민국에 하나, 전세계에 하나일 경우 그 가치는 더욱 크다”고 말한다.
다양한 공익활동을 통해
고급레스토랑의 이미지 개선해야
사실 귀족 마케팅은 외환위기 이후 주목 받은 것은 사실이다. 동시에 소득 양극화 현상 부작용으로 소득 계층화 현상심화에 따른 부유층에 대한 이질감과 괴리감은 반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사회적 갈등을 초래할 수 있는 귀족마케팅은 업체들의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과소비를 조장한다는 사회 일각의 부정적인 시각을 완화시켜야 한다.
하지만 단순 사회공헌활동이 아닌 사회를 구성하는 하나의 구성인으로서 사회통합을 위해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투자개념으로 인식을 명확히 해 투자의 대상과 목적을 정확히 설정해야 한다.
또한 명품의 고가 정책으로 물가 상승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와 사치를 죄악시 하는 사회 분위기가 귀족 마케팅 전략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들로 고급 레스토랑업체들은 부유층 마켓에 접근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일본과 미국의 앞선 경험에서 보았듯이 국내 고 소득층의 소비성향 또한 심미적 소비의 확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과거의 단순한 고급화에서 벗어나 합리적 지성소비의 일환으로 변화하는 상황이 도래할 것이다.
따라서 부유층 상대의 고급 외식업체들은 그들의 소비트렌드의 변화를 정확히 읽어내고 수익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세밀한 분석과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글 / 안창호 기자
미니 인터뷰 / 윤성로 고려정 지배인
“그들에게는 색다른 재미가 있어야 한다”
‘남들과 똑 같이 해서는 남 이상 될 수 없다’라는 말이 꼭 어울리는 레스토랑이 있다. 조선궁중음식 전문레스토랑인 ‘고려정’에게 가장 어울리는 말이다.
윤성로 ‘고려정’ 지배인은 “상류층에게는 일반 소비계층과 비교해 사뭇 다른 소비형태를 지닌 것이 사실이다”며 “따라서 이들의 까다로운 수준에 맞게 음식은 물론 서비스 또한 차별성을 이루게 된다”고 말한다.
이런 이유에서 인지 고려정은 일반레스토랑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규모를 가지고 있다. 총 5층 규모에 50여 개의 룸, 한번에 1백 여대의 차량이 주차할 수 있는 대형 주차장은 일반 레스토랑에서는 도저히 상상하기도 힘든 일이다.
윤 지배인은 “고려정에는 다른 레스토랑과 차별되는 것이 있다”며 “한국전통 민속공연이 하루에 두 차례 펼쳐진다”고 말했다. 이는 국내 고객들 뿐 아니라 해외 바이어들이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으로 주로 관공서 직원들과 대 기업 임원진을 중심으로 고객 층이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또 최 지배인은 “고객들의 재 방문을 위해 고객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해 놓았다”며 “VIP고객만을 관리하는 직원을 따로 둬 고객 개개인의 특성을 파악해 고객 맞춤 서비스를 실행하며 멤버십 카드를 발행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고려정에는 한국전통의 풍취를 느낄 수 있다. 직원들의 한복차림은 물론 업장 내에 흐르는 음악까지도 국악으로 선곡하고 있다. 특히 전통가옥 형식의 내부 인테리어는 마치 조선시대의 어느 한적한 주막에 앉아 식사하는 듯한 기분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식사 룸 또한 각 층별로 색다르게 짜여져 있다. 가령 시골에서나 볼 수 있는 마루형태의 공간부터 비즈니스를 위한 4인실까지 다양한 크기의 식사 룸이 있다.
한편 고려정은 지난 93년에 오픈하여 주중의 외국인 고객 주말의 가족단위의 연회행사 고객들을 주 타켓으로 운영하고 있다. 총 매출액의 70%이상을 연회행사로 구성되어 있고 내부적으로 민속공연팀을 운영하고 있는 것도 타 업소와 차별되는 점들 중 하나이다.
윤 지배인은 “고려정을 방문하는 고객들은 음식의 맛과 분위기는 물론 재미까지 느낄 수 있어 한 번 방문한 고객은 재 방문의 빈도가 매우 높다”고 말하며 “고객이 감동하는 그 날까지 항상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