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차(2007. 1. 12(금)-18:00 창원출발 21:00 구례 송원리조트 도착
총무 윤한필 가족은 일찌감치 출발하고 우리가족, 산행대장(여행대장) 최선생님 가족이 한차에 탑승하여 출발 퇴근길이라 많이 지체될 것으로 예상하였으나, 생각보다 소통이 원활하다. 남강휴게소에 총무가족과 합류하여 21:00 구례 송원 리조트 도착하여 맛있는 삼겹살에 매실주로 일배를 올리고 애들은 컵라면 1개를 지급하는 것으로 호남탐방은 시작되었다.
24:00경 이형래 가족이 지연 도착하니 돌연 탐방이 생기가 돌고 매실주가 다할 쯤 화이트가 문안이사를 올리니 화색이 홍조되어 윤총무의 한가닥 놀던 전설 같은 바람의 삶이 빛을 발한다. 백나팔바지에 S라인이 돋보이는 비단샤스의 부조화 패션을 입고 강원도 친구 면회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헌병에게 검문당하여 널씬 두들겨 맞은 이야기, 날아가는 새의 외쪽눈을 맞혀다는 군시절 사격솜씨 이야기를 그냥 허풍으로 매도하기는 너무나 맛깔스럽고 재미있다. 긴긴 첫날밤은 그렇게 새벽닭이 울고서야 깊었다.
? 2일차(2007. 1. 13(토) - 10:00노고단에서 20:30 안양산 휴양림
아침을 먹으면서 사공의 뱃노래 가아물거리이고 삼학도 파도오 깊이 .......로 시작되는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과, 바람속으로 걸어 갔어요 이른 아침에 그 찻집....... 조용필의 그겨울의 찻집을 총무 윤필의 색소폰 연주로 우리들의 호남 여정은 더 한층 무르익었다.
전날 밤새 논의한 화순의 고인돌 공원으로, 담양의 죽녹원으로 무등산으로 눈썰매장으로 여행 코스는 언제 그렇게 논의를 무색하게 산행대장의 구령에 맞추어 노고단으로 다시 헤쳐모였다.
10:00경 일단 성삼재를 목표로 향했다. 다행히 매표소에서 노고단까지 탐방이 가능하다는 안내에 기대가 넘쳤다. 오르막길에 이형래의 눈길 위험 염려도 있었지만 저멀리 보이는 노고단의 상고대와 눈꽃이 이를 채색시켜 버렸고 11:00경 성삼재에 도착하였다.
어른 여덟 아이 여섯 성삼재에서 노고단 1.5km 눈길을 뽀드득 뽀드득, 사그락 사그락, 서걱서걱, 눈 밟는 소리, 걸을수록 귀가 더 맑아진다. 맑은 자연을 가슴을 담으니 고개를 오르는 발걸음을 너무나 가볍다. 역시 산행대장의 선택이 탁월하다는 칭찬이 메아리를 남기고 등 뒤로는 서풍의 칼바람이 매섭게 후려친다. 노고단 9부 능선 전망대에 올라서니 백평 남짓한 능선이 신기하게 모든 바람을 다 막아주는 따듯한 양지가 나타난다. 얼얼한 표정들에 다시 생기가 솟고, 위로는 청명아래 상고대와 눈꽃이 어우러져 있고, 남쪽방향 저 멀리 구름이 장엄하게 운해를 만들고, 그 땅아래 섬진강이 은색 창연하게 굽이굽이져 있다. 노고단 정상으로 가고픈 마음이 꿀떡 같았지만 준비부족으로 애써 과욕을 다잡았다. 마지막으로 동인 아빠 엄마의 설해의 대결투 니들 부부 맞긴 맞냐. 하산길은 아이들의 세상이다 입장료 한 푼 안들인 천연 썰매장이다. 이럴줄 알았다면 비료포대라도 몇 개 준비 하는 건데 하강시 브레이크 역할인 발바닥이 썰매를 대신하니 하강속도가 밋밋하다. 그래도 아이들은 본전 완전 뽑을 태세다. 오를때의 북서풍은 사라지고 멀리 북서쪽의 만복대 은색도 희미해진다. 빨리 하산하라는 신호로 받아 들이고 길을 순창으로 돌렸다. 시간은 1시 반을 훨씬 지나고 있었다.
15:00경 순창의 옥천골이라는 한정식에서 돼지 갈비를 필두로 맛있는 반찬과 함께 시장끼를 섞어 점심을 먹고는 16:00경 담양의 메타스퀘이아 거리로 방향을 잡았다, 가는 길에 검문소에서 음주 측정을 한다. 윤총무가 전날의 숙취에 바짝 쫄았다는 말에 또 한번 천우의 신조로 삼고 2003년 5월에 개관한 50만평의 대나무 숲 죽녹원을 탐방하고 나니 시간은 오후 5시, 신선생님은 선생님답게 대나무 박물관 탐방이 꼭 되어야 한다는 열정에 박물관의 문은 열리고 박물관내 공원에서 조릿대, 독세, 소위세, 이대속이대 등 이름도 듣지 못했던 대나무 종류를 보고 그네타기 미로 찾기 등 놀이기구와 즐거운 놀이를 하고 해와 별은 한지붕에서 함께 할 수 없듯이 해를 별로 바꾸었다. 속속들이 감상하고 하나하나 놓치지 않으려는 진지한 학습 태도에 탐방 속도가 더디다. 모두가 아쉬운 표정이다 하루를 연장하자는 즉석 제의에 기다렸다는 듯이 반긴다.
급히 숙소를 찾으니 우리나라 참 좋아졌다는 걸 실감하는 순간이다. 방이 있을리 만무하다. 친척의 도움으로 이리 저리 수소문 끝에 20:30경 무등산 옆자락 화순군 이현리 안양산 기슭에 자리 잡은 휴양림에 2일차 숙박지에 둥지를 틀었다. 차가운 밤하늘 별은 가슴에 쏟아졌고, 늦은 밤 이렇게 보내기 아까운 밤이라는 윤총무의 멜로가 주제넘은 사치라는 위층 사모님들의 고찰을 뒤로한 채 피로가 엄습해 왔다.
노고단 아래에서 바라본 상고대
노고단
성삼재로 하산하는 길의 청명
담양의 명물 메타스퀘이아 거리
죽녹원 죽마고우거리
⊙ 3일차(2007. 1. 14(일) - 09:50 안양산 휴양림 출발 19:00 창원도착
전날의 시간계획 미비로 조금 일찍 서둘렀다 그래도 10여분 밖에 못당겨
09:50경에 화순군 대지리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고인돌공원 탐방길에 올랐다.
가는 길은 까다로 왔다. 시간은 급한데 안내표지판은 들쭉날쭉, 표지판을 따라가면 어느 순간 없어져 버리고 겨우 찾아 도착하니 안내원 한명 없을 뿐더러 인프라하나 제대로 갖춘게 없다. 세계문화유산치고는 너무나 허술한데 또한번 놀랐다. 고인돌군에 아이들을 풀어 놓으니 북방식 남방식을 읊는게 수준이 보통 아니다. 어른들 체면을 갈무리 하면서 연출하지 않은 실물 고인돌이 집단으로 보존되어 있는걸 직접 본다는 것으로 위안삼고 발길을 운주사로 향했다.
운주사는 고려시대때 천불 천탑이 세워져 있었다는 곳으로 가는 길에 최선생님께서 일반부처와는 색다른 경험을 할 것이라 귀띰은 들었지만 실물의 보니 완전 다른 경험이다. 부처의 모양, 탑의 양식 어느 것 하나 국사교과서에 본 것은 없다. 현재 석탑은 모양을 제대로 갖춘 것이 18기 가량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운주사 입구에 보이는 구층석탑, 칠층석탑, 특이하게 생긴 원형다층석탑(연화탑), 원형석탑(실패탑), 오층석탑(거지탑), 원구형석탑(항아리탑) 등와불, 관념과 상식을 완전 뒤업는 순간이다. 산 중턱에 자리 잡은 우리나라 최대의 석불인 와불 그 아래 북두칠성의 자리를 그대로 닮은 칠성탑. 기괴하다. 운주사는 탑과 부처가 만들어진 것보다 훨씬 뒤 조선초기 도선이 창건하였다고 전해지며 임진왜란 때 불이 나 지금의 절은 재건된 상태며 주변의 마을에서 집을 보수할 때 절 주변의 부처를 사용할 정도로 널려 있었다 한다.
아마도 탑을 만들고 부처를 조각한 그 시대엔 많은 논란거리가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같이 많은 의문과 알찬 탐방을 되새기며 핸들을 차밭의 고장 보성으로 꺾었다. 14:00경 보성 차밭에 도착하여 붓재다원에서 비빔밥과 녹차수제비로 점심을 먹었다. 애들도 모두 한 그릇씩 뚝딱 해치운다 여간 고민스럽지 않다 앞으로는 식대 걱정을 해야겠다.
15:00경 이형래의 앞장으로 대한다업(주) 탐방에 나섰다. 입구의 매표소는 거의 봉이 김선생 수준이다. 입장료가 애들도 1,600원 씩이나 하여 일순간 갈등이 일었지만 천길이 멀어 자연스럽게 탐방에 참여하였고 의외의 수확을 얻었다.
오르는 길의 아름드리 동백나무 정원수, 오밀조밀하게 다원 허리를 감싸안은 삼나무 숲길, 특히 SK텔레콤 CF 촬영지 수녀와 스님의 자전거 만남이 이루어지는 직간 삼나무 숲길은 유럽풍 스타일로 참 잘 가꾸어져 있었다. 아침 해뜨기전 안개와 어우러진 삼나무 숲을 상상하니 흥이 배가되고, 45도 이상의 쓸모없는 산비탈을 차밭으로 가꾼 정성도 수준급이다.
어느새 시간은 15:40경 아쉽지만 탐방길도 종착점에 와있다.
모두가 피곤한 기색이고 내일도 이젠 슬슬 걱정된다. 기념품 사달라고 조르는 애들도 없고 이젠 많이 익숙해졌다. 15:50경 보성에서 출발 출발하여 19:00경 창원에 도착하여 이번 탐방의 대장정을 아랫집 최선생님댁에서 된장국과 아구찜을 먹으면서 탐방을 마무리하였다.
보성의 대한다업 차밭
대한다업 차밭
대한다업 삼나무 숲길
편집후기)
3일째 보성 차밭에서 점심시간에 윤총무 재판 받으러 간사이 우리 모두 식당으로 입장하였고 길 잃은 마당쇠가 된 윤총무 성질은 나고 심장은 타들어 가고, 가영 엄마는 윤총무를 찾지 않고 느긋하게 버티고, 자기 밤새도록 술마시고 늦게 들어갈 때 가영엄마 이런 심정이었다고 생각하면 될 터인데 담배를 세대씩이나 해치우고 옷깃을 여미고 있을쯤 가영엄마가 찾으러 나오자 속이 훽 뒤비지는 것을 참고 썩디석은 미소로 그기 있었더냐 하면서 곧 죽어도 쫀쫀하게 안보이려고 하였다는 가상한 의지를 듣는 순간 한번 더 웃음이 폭발하였다.
열심히 일하여 돈벌어 다음은 변산반도와 고산 윤선도의 자취가 있는 해남을 보기로 약속하면서 펜 끝이 흐려진다.
첫댓글 그 날의 감동이 파노라마로 스쳐갑니다.
회장님의 정리된여행감상문.괜히 혼자 웃음이 씨익 납니다.회장님의여유,산행대장님의리더십,총무님의감초같은재치와섹서폰..정말 살맛납니다.벌써 다음여행이기다려집니다.
멋지긴 한데요, 나 정말 그때 성질 났다고요, 행님들만 아니었어도 보낼수 있었는데....ㅋㅋ
뭘 우찌 보낸다는긴지???
다음에는 더좋은대로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