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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가슴을 울리다
조현용
도서출판 하우
책머리 고정관념, 기존의 습관들을 깨고 새로운 시각을 따뜻하게 갖고 싶었습니다.
우리말은 우리가 둘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울음, 가슴을 울리는 소리
사람들은 나이가 많아지면 눈물도 많아진다고 한다. 눈물은 단순히 눈에서 나오는 물은 아니다. 어떤 이는 눈물을 오장육부를 돌아 나온 액체라고 한다. 눈물은 공감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진 삶의 흔적. 경험이 많아질수록 감정의 이입이 빨리 된다. 특히 우리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것은 상대편의 눈물. 울다 둘리다. 아이를 울리는 것도 있고, 가슴을 울리는 것도 있다. 북을 울리는 것이나 ‘산울림’과 같이 파문을 일으켜 전달하는 것.
마음을 놓다, 집착을 버리는 것
‘몸과 마음(맘)이라는 단어가 모음만 차이가 있을 뿐, 형태가 유사한 것은 서로 떠나서 존재할 수 없음을 나타내는 것.
병이 낫다, 병 앞에서 겸손해지는 것. 신라의 향가 중에 처용은 자신의 아내를 범한 역신에게 ‘본래 내 것이지만 앗아감을 어찌하리오!’ 말로 관용을 베풂. 병에 순응. 역신은 처용의 이러한 태도 앞에 스스로 물러가게 됨.
눈치, 관심의 언어
눈치를 기르는 최고의 방법은 바로 관심. 상대방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음식을 먹고 싶어하는지. 무슨 색을 좋아하는지. 눈치는 단순히 약삭빠름이 아님. 눈치는 의사소통의 한 방법.
제사, 아련한 그리움
제사상의 음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제사상 앞에서 가족들이 함께 나누는 이야기. 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부모님의 말씀을 담는 우리 마음의 그릇이 더 중요.
야(野/夜)하다, 모든 것을 드러내는 것
글투가 직설적이고, 지나치게 비약되어 있다는 의미. ‘야하다.’라는 것은 들판 위에 자신을 내보이는 것. 허허벌판에 발가벗고 서 있는 것.
살림살이, 우리를 살리는 것들
옷을 사고, 가재도구를 사고, 가구들을 사고, 예쁘다고 사고, 언젠가는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사고, 싸다고 하나 더 사고, 모자랄까 봐 하나 더 산다. 그것이 나를 살리는 물건인지, 나를 매어 놓는 물건인지. 남 주자니 아깝다고 한쪽에 처박아 놓는 것은 내 집착을 쌓아 놓는 것과 마찬가지. 물건을 잃어버렸을 때 다시 구입 하지 않을 것들은 다 ‘죽은 살이’.
눈여겨보다, 눈으로 생각한다는 말
관세음보살. 세상의 소리를 보는 보살. 먹어보자 맛봤다. 사람이 싱겁다. 사람이 짜다. 느끼한 사람, 달콤하고 시큼하고 새콤하고 짭짤하고 쌉쌀하고 새콤달콤한 우리 민족의 감각 표현.
나다와 들다, 원인을 알 수 있는 말
병이 났다, 자기의 책임. 자기 몸의 한계를 지키지 못해 생기는 병. 저러다 병나겠네, 걱정하는 말은 항상 지나치지 말아야 한다.
사람이 되다, 사람다운 사람이 되는 것
‘사람답게 살아라.’라는 신처럼 살기를 바라는 것도 아니고, 짐승처럼 살기를 바라는 것도 아니다. ‘사람이 됐다.’라는 큰 칭찬. ‘그도 사람이니까’ 안도감을 느끼게 함. 나처럼 잘못할 수도 있는 존재로도 생각. 그렇게 때문에 서로에게 애정이 생기고 용서가 되는 것.
말빚, 갚아야 하는 말
법정스님. 자신의 이름으로 출판한 모든 출판물을 더는 출간하지 말아 주기를 간곡히 부탁. ‘그동안 풀어놓은 말빚을 다음 생으로 가져가지 않겠다. 참으로 맑고 향기로운 말씀 ’말빛‘이 아니라 ’말빚‘리라는 단어. 그럼 말빚을 지고있는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나) 입에서 나오는 말마다 비난이 되고, 짜증이 되는 사람. 말마다 남에게 고통을 주는 사람.
눈에 밟히다, 두고 온 아린 기억
눈은 걸어 다닐 수 없다. 보는 기관이지 돌아다니는 기관이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눈길’이라고 한다. 생각이 그곳에서 떠나지 못할 때, 우리는 ‘눈에 밟힌다.’ 시각이 아니라 촉각으로.
며늘아기, 늘 보호해 주어야 하는 새 식구
새로 들어와 무엇에도 익숙하지 않은 이에게 따뜻한 마음을 보여 주어 안심시키는 것. 입으로는 ‘아기’라고 부르면서 모든 것은 어른의 기준으로 평가할 수가 있다. 사랑하는 내 아들과 결혼해서 새로운 삶을 두려워하는 어린 아기 같은 ‘새아기’. 우리 집에서 다시 태어나는 ‘며늘아기’에게 한없이 따뜻한 눈길.
버시, 아내의 좋은 벗
‘버시’는 남편 가시는 아내. ‘가시버시’ 순 우리랄 가시집 처갓집 가시 아버지 장인 가시 어머니. 멘토mentor' 길 스승 ‘좋은 단어들에 생명을 불어 낳는 것은 학자들이 하는 일이 아님. 언어의 생명력은 일반 대중이 만들어 내는 것. ’버시‘는 ’벗 ‘과같이 평생 가까운 친구로 지낼 수 있다.
어머니/ 한 명이면서 여러 명인 분
할머니(한 어머니) 드라마에서 친구 어머니를 늘 어머니라고 부르는 장면이 나오면 외국학생들은 당황한다. 같은 어머니의 자식이었는지? 왜 이렇게 우리에게는 어머니가 많을까. 외아들이어도 ‘우리 엄마’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 소유가 아닌 공유. 내 것과 네 젓을 구별하지 않음.
자라다 / 잘하기 위한 것
‘아기는 씻기는 만큼 큰다.’ 더 맑아진 모습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주변 사람들이 나로 말미암아 기뻐하고, 나로 말미암아 행복할 수 있도록. 살다 보면 아픔이 많다. 어릴 때는 육체적으로만 아픈데, 크면서는 온몸과 온 마음이 아프기도 하다. 내 몸과 마음을 자라게 하려고 아픔이 많아진다. 그래서 아픔은 두렵지만 고맙기도 하다. ‘잘’생각하고 잘 행동해야 한다. 내 어설픔이 다른 사람에게 고통이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
사람이 변하면 죽는다 / 죽는 날까지 변해야 하는 것
버스도 지하철도 못 탄다. 못도 못박고, 세탁기도 못 돌리고, 화장실 청소도 못 하고, 간단한 요리도 못 한다. 게임이나 아이팟의 전원도 인터넷으로 공연 예약도 못 하고 기차나 비행기 예약도 못 한다. 나이가 들면서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들을 늘리는 것. 특히 가족과 함께 지낼 때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지는 것이 중요. 새로운 분야의 공부를 시작하는 것은 나를 깨어 있게 하는 것.
마당발 / 열심히 뛰어다녀 얻는 것
발이 넓은 것은 ‘오지랖’과는 다름 오지랖은 ‘웃옷’의 앞자락을 의미하는데 부정적인 의미. 마당발이 되려면 열심히 뛰어다니며, 일을 해야 함. 품 삵 중에 가장 정직한 발품. 발이 편해야 몸이 편함. 따라서 발이 편한 것이 ‘만족한다.’ 그래서 걱정이 사라졌을 때 ‘이제 두 발 뻗고 자겠다. 걱정이 있으면 발은 긴장상태 ’도둑이 제 발 저린다. 다른 신체 부위는 모두 아닌 척, 안 그런 척 속이고 있는데, 발만은 속일 수가 없는 것, 형사들이 범인을 심문해 보면, 거짓말을 할 때 범인들이 발을 떠는 경우가 있다. 발이 거짓말 탐지기. ‘오금이 저리다.’ 또 어찌할 줄 모를 때 발만 동동 구른다. 성실함도, 만족도, 걱정도 다 발과 관련.
머리가 아프다, 가슴이 아프다 / 이성과 감정의 고통
‘가슴’은 저절로 일어나는 반응 ‘따뜻함’의 상징. 머리에서 가슴으로 생각을 옮기는 것. 가슴에서 다리로 옮기는 것은 더 어렵다. 이성 감성 그리고 행동의 차이를 보여주는 실험. (2013년 구정 아이들과 함께…. 힘들면 실행하자. 나의 DNA 속에는 외할머니가 계시다.) 머리는 거짓을 행할 수 있지만, 가슴은 거짓을 행할 수 없다. 아무렇지 않은 듯, 태연한 척 있어도 가슴이 떨려 옴은 어쩔 수 없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배가 아픈 것은 질투와도 관련. 실제로 다른 사람이 잘 되는 것을 보면 ‘배알이 꼬인다.’ ‘장이 뒤틀린다.’ 자신이 이루고 싶은 것을 다른 이가 이루었다는 생각에 스트레스가 장을 경직시킴.
맞먹다 / 함께 먹는 것이 좋은 것
‘맞먹다’는 겸상. 순서가 안 되는 사람이 자신과 겸상을 하려고 한다면 아마도 언짢은 기분. ‘네가 맞먹으려고 하느냐?’ 식구가 가족하고 다는 것은 밥을 같이 먹기 때문. 밥을 같이 먹지 않으면 식구가 아닌 셈이다.
깨다 / 파괴와 밝음의 세계
잠에서 깨면 생각나는 얼굴들, 우선은 꿈속에서 만났던 얼굴. 떠오르는 얼굴 하나하나에 행복을 기원. 어떤 날은 정말 내키지 않는 일도 있지만, 그런 마음을 떨치고 가능하면 얼굴에 미소를 담고 행운을 빈다. 어떤 날은 기원의 시간이 5분이 되기도 하고, 어떤 날은 잠자리에 더 머물러 30분이 되기도 한다. ‘오늘 아침 내 머릿속에 떠올랐던 모든 분이여 행복하시라!’
말과 소리 / 느낌을 공유해야 말
말을 잘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일까? 말을 하지 않고도 의사소통을 하는 사람. ‘말이면 다 말인 줄 알아?’ 인간다운 말이 아니면 ’소리 ‘라고 한다. ’그게 무슨 소리야? ‘그걸 말이라고 하냐. 소리를 하지 말고, 말을 해야 이해가 된다. ’개소리‘ 의미 없는 ’짖음 ‘어느 집 개가 짖느냐? ’말 된다‘ ’일리가 있다 ‘느낌을 넘어서 상대의 말을 이해할 수 있다는 표현. 어찌 보면 논리적이지는 않지만, 서로의 생각이 닿아있는 것. ’말이 통한다 ‘즉 말이 두 사람 사이에서 통해야 하는 것. 말을 알아듣기는커녕 ’말의 꼬리‘를 잡는 것은 대화를 방해하려는 태도. 내가 이야기하고자 했던 생각들에는 관심이 없고 나의 실수에만 관심이 있는 경우. 말을 잘하려면 소리를 하지 말고 말을 해야 한다. 내가 소리를 하는 것은 아닌지, 말꼬리나 잡는 것은 아닌지, 다른 사람의 말을 툭툭 잘라내는 것은 아닌지.
언어 / 자신을 가두는 생각
불교의 선에서 가장 첫 번째 중요한 것이 ‘침묵’ 언어학을 공부할 때, 왜 공부하는가? ‘법을 공부하는 이유는 법이 필요없는 세상을 만들려는 것이고, 언어를 공부하는 이유는 언어가 필요없는 세상을 만들려는 것이다. 우리는 언어로 규정짓고, 그 언어로 다시 나를 얽어맨다. 무지개를 일곱 색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언어가 만들어 놓은 감옥. 사과는 빨간색. 의사나 운전사는 남자. 하늘색은 푸른색. 밤하늘도.
헛기침 / 내가 있음을 알리는 배려
서양식 악수 포옹, 키스 서로 안아야 하고, 입을 맞추어야 하고. 우리는 주로 멀리 떨어서 고개를 숙여 인사. 서로 지나가면서 부딪히지 않도록 조심할 정도로 일정한 거리를 유지.
감탄사가 절로 난다 / 세상을 살맛 나게 하는 말
사람은 감탄을 먹고 산다. 감탄이 보약이다. ‘감탄사가 절로 난다.’ 감탄사는 억지로 나오는 것이 아님. 내 깊은 마음의 울림이 밖으로 튀어나오는 것. 기쁠 때, 칭찬할 때, 아름다울 때, 멋있을 때 사용하는 감탄사·자신의 성과를 내 일처럼 기뻐해 주는 사람. 맞장구를 잘 쳐주는 사람.(맞짱뜨지 말고, 맞장구치자)
명사와 동사의 시각 / 세상을 바라보는 기준
명사는 각각의 사물 자체가 중요함을 의미, 동사는 관계가 중요함을. 서양언어는 수와 성이 발달, 어떤 물건이나 사람이 하나인지 여럿인지가 중요. 한국말은 동사가 중요하기 때문에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안다.’ 동사만으로 ‘드시다’ 주어가 높임의 대상인지 아닌지.
무엇의 대명사 / 무엇을 대신하거나 대표하는 말
‘당신’ ‘너’를 높여 부르는 2인칭. 3인칭일 경우 아버지나 어머니, 스승님을 떠올리며 ‘당신께서 자주 하시던 말씀’ 당신께서 좋아시던 노래’ 에는 그리움이 묻어 있다.
한 세 시쯤 / 상황을 고려한 시간
코리안 타임
토를 달다 / 덧붙이는 말
‘토’는 ‘조사’ 중심적인 의미가 아니라 부차적인 용어. ‘너 밥 먹었니?’ ‘너는 밥을 먹었니?’ 무엇인가 뜻을 더욱 확실히 하고 싶을 때, 조사를 덧붙인다. ‘토씨 하나 틀리지 않았다.’라는 ‘토’가 정확함을 나타내는 도구. 또 구군가가 한 말에 어려울 것 같다든지, 그럴 리가 없다든지 하며 초를 치는 것도 다 토를 다는 것. 정당한 비판이나, 분석을 두고 토를 단다고 하지 않는다. 한국어를 잘하는 외국인이 말하는 것을 가만히 들어보면 조사의 사용이 적다. 일반적인 대화에서는 조사의 사용을 줄이고, 논리적인 글쓰기에서는 조사의 사용을 늘린다면 한국어를 제대로 사용하는 것. 우리말로 이야기랄 때는 대화 속에서 푹 빠져 있어야 한다.
말버릇 / 내 무의식을 보여주는 것.
꿈 / 나의 잠 이야기
낮에 어떤 일을 하는지에 따라, 특히 다른 사람을 위해서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꿈이 다름.
‘-씨’ / 우리 삶에 중요한 요소
‘손’이 ‘솜’ ‘맵시’ ‘매’ ‘몸매, 눈매, 옷매무새’는 모습. 말과 글을 잘 사용하는 것은 사람 사이를 아름답게 하는 것. ‘말씨’와 ‘글씨’ 말씨는 ‘말투’와 다름. 부정적. 글씨와 ‘글투’ 글씨는 글의 모양, 글투는 글을 쓰는 방법, 태도 등. 남과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맵시’도 중요.
신경질 / 나와 남을 다치게 하는 것
치과에서 신경치료를 받는 것과 같이 기분 나쁘게 찌릿한 거슬리는 느낌. 글과 행동도 같다.
금기 /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있는 것
7은 행운의 숫자. 북두칠성 칠성님께 비는 어머니 할머니의 모습. 중국은 七 글자모양이 끝이 구부러져 인생에 굴곡이 있고, 순탄지 못함 ‘7733’ 처량하고 쓸쓸하다 凄凄慘慘
왕따 / 없어져야 하는 말
‘왕따’ 유행어, 왕따의 생명력은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따돌리다’ 함께 돌리는 것이 아니라 따로 돌리는 것을 의미. ‘열매를 따다’ 딴 열매는 더는 나무와 연결되지 않는다. 피는 꽃이나 나뭇잎들과도 연관성이 사라지게 된다. 생명이 생명 노릇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 투명인간 취급 (“제가 어려서부터 왕따를 많이 당했거든요. 또래들은 저를 따돌리기 때문에 어른들이 편안해요. 어렸을 적 아궁이 앞, 썰매, 연, 팽이치기, 곤충, 풀 한 포기 등등 장남 장손이라 할아버지 사랑 듬뿍, 엄마 아빠와 떨어져 충청도 시골에서 지내던 어린 시절에서 멈춰 있음. 할아버지 말투와 목소리. 아이에게서 아날로그적 향수가 배여 나옴. 라자스탄 밤하늘 아래에서 만난 성자, 어린 왕자 주호이야기)
연예인 / 세상을 아름답게 바꿀 수 있는 사람
인기라는 게 그야말로 흘러가는 구름 같은 것. 배용준은 한류라는 말 대신에 아시아류, 한국의 무엇을 퍼뜨리려는 공격성 대신 아시아적인 가치를 세계에 친숙하게 만드는 것. 아시아인들에게 함께 노력할 가치가 생긴 것. 유명해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유명해져서 무엇을 할 것인가가 중요.
人文學 / 사람의 향기가 나는 학문
인문학적인 토대 위에 실용의 꽃이 피게 해야 하는 것, 새로 개발되는 첨단 기술의 제품에도 인문학 향기가 있어야 한다. 그것이 문화가 되고, 깊이가 되게 하는 것, 예전에는 에어컨은 단지 냉방기구였지만, 요즘에는 예술품도 되고 멋진 가구가 되기도 한다. 기계에서 사람의 향기가 나게 하는 것. 인문학 도서들은 가죽끈이 세 번 끊어질 정도로 ‘韋編三絶’. 오늘 내 머리를 죽비처럼 내려친 글귀들을 기억해 볼일. 인문학은 나에게서부터 시작(근사록) 내 속에서 인문학을 살아 숨 쉬게 해야 함.
스마트 / 때로는 전원을 끄는 행위
컴퓨터로 글을 쓰면 글이 안 된다고 말하며, 펜으로 쓰는 것을 고집하던 작가들도 이제는 거의 컴퓨터로 소설을 씀. 따라가는 속도의 차이가 있을 뿐 시대의 흐름을 거역하기는 어려운 것.
국격 / 다른 나라에서 본 우리나라의 가치
국격은 우리가 스스로 좋아졌다고 판단하는 것이 아님. 남들이 우리를 보면서 판단해 주는 것. 교만은 가장 큰 적. 낮은 자세로 다른 나라를 돕고 다른 나라 사람들이 한국 사람들을 좋아하게 되면 그것이 국격이 높아진 증거.(家格)
인터뷰(interview) / 내 안을 보여주는 일
그 사람을 잘 모르고 함부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모두 다 살아온 방식이 다르고, 그래서 드러나는 모습들도 다르겠지만 쉽게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 내가 살아온 날들을 내 중심으로 각색하여 기억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가끔은 자신을 인터뷰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는 일도 사람의 활력소.
도장 / 나의 모습과 가치
우리가 도장을 찍었다고 하면 주로 어떤 행위가 완결되었음을 의미. 돌이킬 수 없다는 의미. ‘도장만 찍으면 된다.’ 이제 마지막 순서만 남았다. 이제 도장을 찍으면서 인문학 향기를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 도장에는 사람의 모습과 가치가 담겨 있기를 바란다.
요즘 젊은 것들 / 새로운 세상의 주인공
88둥이 세대, 자신의 일을 즐기는 세대. 예전에는 이를 악물고 자신을 희생하였지만, 이제는 자신의 목표를 향해 즐거운 도전을 하는 금메달을 따고 눈물을 흘리지 않은 젊은이들. 혼내는 것보다 (우린 50~60년대, 작대기나 부지깽이로 별 잘못도 없이 정강이를 맞고 자람. 분풀이용 어린아이들) 칭찬에 익숙한 아이들, 고통스러움보다는 즐거움에 익숙한 아이들, 자신의 미래보다는 주변에 대한 배려에 익숙한 아이들, 가족 간의 사랑에 익숙한 아이들이 시대를 열어갈 것임.
기를 살리다 / 잘할 것이라 믿는 것
부모님이 제일 싫어하는 자식의 모습, 한숨을 푹 쉬면서 기가 죽어 있는 모습. ‘기가 차다’ ‘기가 막히다’ ‘기차게’ 좋기도 하고, ‘기가 찰’정도로 문제가 되기도 하고 ‘기막히게’ 좋기도 하고, ‘기가 막혀서’ 말이 안 나오기도 하는 것. 기가 없어지는 것을 ‘죽었다’ 기가 잘 흐르는 것을 ‘살았다’. 기가 살면, ‘기를 쓰고’ 하는 것이 기의 위력.
나누다 / 모두에게 좋은 것
‘나누는’것은 참으로 따뜻합니다. 이야기를 하는 것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 정을 주는 것과 정을 나누는 것. 이야기를 나누면 갈라지는 것이 아니라 소통이 되는 것. ‘말씀들 나누세요.’ 말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필요한 것. 정을 나누는 것도 감정이 통하는 것. 서로의 감정이 ‘아하’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과정. (책을 읽으며 누구에게 권해주고 싶지만, 누구나 다 보면 아깝다는 생각)
못살다 / 가치 없이 사는 것
경제적으로 못사는 것이야 상대적이지만 세상을 못사는 것은 자신의 가치와 관련이 되는 것. 사람이 사람 구실을 못하면 못사는 것.
文化 / 평화의 다른 말
문화 ‘Culture' ’경작하다, 교양‘ 자연 상태가 아닌 느낌이 강하고, 무언가 우아한 느낌이 든다. 문화인이라고 하면 교양이 있는 사람이 떠오른다. 문화는 글자 그대로 ’글로 하자는 것‘ ’말로 하자는 것‘ 폭력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 ’전쟁문화‘는 어색한 조합. 문화는 평화이다.
學者 / 늘 배우는 사람
학생들은 학교에 다닐 때만 배우려 하지만, 학자라는 사람들은 평생을 끊임없이 묻고 배우는 사람들. 교사나 교수보다 ‘학자’는 부담이 적다. (강사, 말로 버는 느낌)
-답다 / 가장 좋은 칭찬
학생은 학생답고 아이는 아이답고 여자는 여자답고 남자는 남자답다. (부부 자자 부부 부부 군군 신신)
스승 / 늘 찾아야 하는 분
예전에는 무당의 의미. 제사장과 같은 존재(인도의 사두 브라만) 백성의 아픈 마음도 병든 몸 하늘에 우리의 소망을 전해줌, 스승은 그런 존재여야 한다는 생각.
선생님의 눈물 / 아픔 또는 그리움
서정범 선생님이 보이신 두 번의 눈물, 우리말의 뿌리를 찾으려고 바이칼 호수에서부터 일존 오키나와까지 여러 차례 답사. 학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공부는 다리로 해야 정직한 것, 직접 가서 보고 듣고 느끼고 정리 ‘살아서 이 책을 출간하지 못할 줄 알았다’면서 눈물을 쏟으셨다. 저도(조현용) 언젠가는 선생님 같은 눈물을 흘리고 싶다. (코끝 찡하다가 울었다.) 선생님의 수필에는 ‘나비’가 참 많이 나옵니다. 선생님의 어머님께서 태몽으로 나비 꿈을 꾸셨다고 한다. 수필에서는 나비가 어머님에 대한 그리움. 부모님을 북에 두고 홀로 남하사셨기에 ‘나비’에 한이 담겨 있기도 하다. ‘노랑나비’ 선생님은 어머님이 늘 자식의 건강을 빌던 ‘북두칠성’아래 바이칼 호수에 가서 제사를 지내기로 하셨다. 칠순의 노인이 바이칼 호수에서 상복을 입고, 통곡을 하시는 모습은 너무나도 슬픈 이 땅의 현실 KBS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선생님의 눈물을 보았다. ( 경희대 국문과 사람들 부럽다. 정호승 씨도 등등, 기리고 찾아뵐 스승이 있다는 것은 종교보다 부럽다.)
순례(巡禮) / 물이 되는 것
선생님을 만나고 돌아오면서 저는 오아시스를 만남 느낌. 목말라하면서 지내온 시간이 말끔히 사라지고 뿌리부터 촉촉해지는 느낌.
번역(飜譯) / 새롭게 글을 읽는 것
여러 번 읽으면 좋은 글은 그때마다 뜻이 달라지고, 순간순간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글은 그런 것이다. 다독보다는 정독(精讀)이, 정독보다는 정독을 여러 번 하는 것이 소중한 것도 이 때문이다. (논어, 완독 때마다 벅찬 것)
* 강의(講義) / 청중과 대화하는 것
‘강의’ ‘특강’ 은 쉬워야 한다. 무슨 말인지 알지 못할 정도로 글을 써 놓고 강의라고 한다면 독자 혹은 청중을 무시하는 것. 강의는 늘 청중과 대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청중의 수준에 따라 내용도 비유고 달라져야 한다.
학습(學習) / 틈만 나면 하고 싶은 것
논어의 학이편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배운 것은 틈만 나면 해봐야 한다. 처음에는 어설프게 날다가 떨어질 것이고, 그다음에는 조금 더 오래 공중에 머무를 수 있을 것. 그러다가 어느 순간, 하늘을 날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 그러려면 때때로 익히는 것이 아니라 틈만 나면 익히는 태도가 필요. 학습은 그런 것. 배우고, 배운 것을 틈만 나면 해보고 싶어야 하는 것. ‘시습’은 ‘틈만 나면 익히다’로 해석(우선, 존대어라 친근하게 읽히는데 좋았다. 그리고 전문적인데도 쉽게 설명해 줘서 더 좋았다. 글 이렇게 쓰고 강의 이렇게 하고 싶다.)
한글 수출 / 쓸 사람도 생각해야 하는 것
외국에 나가서 한글로 된 웹사이트를 읽고, 한글로 이메일을 보낼 때의 고통을 생각해 본다면, 쉽게 한글을 공식문자로 사용하라고 권하기 어려울 것. 한국어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한국어를 어렵게 가르친 것일 수도 있다.
선생님에게 필요한 책들/ 한국어 교육과 독서
‘뜻으로 읽는 한국어 사전’-이어령
국어실력이 밥 먹여준다1,2 (김경원 김철호
살아있는 한자 교과서1,2 (정민, 박수밀 박동욱 강민경
국어어원사전 -서정범
한국어 사전 - 임흥빈
학궁의 미 특강 - 오주석
죽비소리 - 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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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읽고 밑줄을 긋고 그리고 시간이 지나도
어느 날 문득, 떠오르는 문구가 있다
좋은 문구로 그쳐서는 안되는 지켜야 할 덕목이 있다
나는 비교적 실천을 잘하는 편이다
옳다고 여기면 남의 눈치 안보고 혼자 행한다
그런데, 이 문구
과연 실천할수 있을까?
'며늘아기, 늘 보호해 주어야 하는 새 식구
새로 들어와 무엇에도 익숙하지 않은 이에게 따뜻한 마음을 보여 주어 안심시키는 것. 입으로는 ‘아기’라고 부르면서 모든 것은 어른의 기준으로 평가할 수가 있다. 사랑하는 내 아들과 결혼해서 새로운 삶을 두려워하는 어린 아기 같은 ‘새아기’. 우리 집에서 다시 태어나는 ‘며늘아기’에게 한없이 따뜻한 눈길.
요즘, 나의 새로운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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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돌보미로서의 며느리가 아닌, 우리 집으로 새로 들어온, 내가 보살피고 가르치고 돌보아야 할 새 아기로 생각한다면 한없는 사랑이 솟아나지 않을까요? 창희씨에게 그런 걱정은 기우인 듯하네요.
2013/06/21 08:32 [ ADDR : EDIT/ DEL : REPLY ]이미 실천하고 계실 것 같은 따뜻한 심성을 갖고 계신 분이니까요.
늘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2013/06/22 14:17 [ ADDR : EDIT/ DEL ]강한 실천은 모진구석이 있어야해요
인정에 끌리면 도로아미타불이죠
장마기간에 햇볕나니, 귀하네요, 햇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