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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 정맥종주 /배슈맑 님의 종주산행기 스크랩 3/25 광덕산(하오현-광덕고개)구간종주-한북정맥2
배슈맑 추천 0 조회 13 07.03.26 13:36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산행 시간표)

 

3/25    07:00   신도림

          10:40   하오고개                    (1.0km)

          12:20   -회목봉

          12:45   회목현                        3.1km

          13;10   -상해봉(1110)   

          13:50   광덕산(1046.3)             2.2km

          14;50   광덕고개                     2.2km

          15:10   시산제

 

                          4시간10분         8.5km

 

 

 전날까지 추적거리던 봄비가 안개를 남긴 채 개이는 일요일 아침이다. 즐겁게 신도림으로 향하지만, 전

날 26산케들과의 가벼운 운길산 산행 후 북한강변의 매운탕 뒷풀이에 속이 좀 불편하다. 변함없는 대간

동지들의 맑은 웃음과 도담산우들의 다정함을 실은 버스가 양재동에서 말썽을 부려..새로운 차를 긴급

수배하여 산행들머리 하오터널 앞에 40분 늦게 도착하여 1km 정도 임도를 걸어 마루금 하오고개로 향한

다. 완연한 봄을 느끼며 외투를 벗는다. 2주 전 강풍과 눈속에서 중단되었던 광덕산 구간을 향해 오른다.

계절은 이토록  때맞춰 쉽게도 변해가며 자연을 가르치는데..변함없는 인간들의 욕심은 부디 이 산정을

따라오르지 말았으면... 

 

 

타이어 계단을 오르고 숨가쁜 오르막을 거친 뒤에야 930봉 편한 능선에서 주위를 조망한다. 가끔 시작되

는 거친 모습의 사력암들이 남성스럽다. 피부도 거칠지만 그 생김새도..이 땅의 가장 아픈 오늘을 간직한

이 능선 길의 계속되는 상채기들을 밟아 나가며 언젠가 우리 아들들과 후손들이 저 많은 벙커를 메꾸고

전쟁용 표지들을 지워나가려면 얼마나 힘이들까..그래도 즐겁게 만세 부를 수 있으련만..

 

 

고도로 보아 아무래도 삼각점이 있고 헬기장 조금 지난 곳, 벙커 공터의 좌측길에 마주하는 이 암봉이 회

목봉 정상으로 보인다. 워낙 큰 암봉이라 왼쪽 우회길을 돌아 넘는다.(1025.8)능선을 오르내려 로프가

설치된 급경사 내리막을 지쳐 내려 오니 회목현 직전 헬기장 안부에 내려선다.(12:40) 지나온 수피령-하

오고개-회목봉 능선길이 멀리 대성산을 배경으로 또 언제 오려나 하며 이별을 고한다. 회목현 도로를 따

라 오른 젊은 부부의 손을 잡은 아이들이 사랑스럽다. 훗날 너희들 손에는 무서운 총칼이 아닌 나무 심는

예쁜 삽이 들려지기를..

 

 

회목현을 지나 임도를 번갈으며 상해봉 갈림길까지 천천히 트래킹을 즐긴다.(13:00) 낙엽이 덮힌 사면을

오르면서 오늘의 마지막 오름이라 여겨지니 그리 힘이들지는 않는다. 군데 군데 벙커 속으로 밀려드는

비닐봉지와 음료수 통들이, 쉽게 난 차량 도로를 따라 오르는 또 다른 속인들의 버려진 양심이다. 어쩌면

전쟁이라는 순간의 삶에 대한 집착이 만들어준 가장 큰 피해는 바로, 남을 돌아 볼 여력도 없이,훗날이라

는 사치스런 시간도 잊은 채 한 목숨 부지해야한다는, 절박한 이기심의 습관이 아닐까..  

 

 

상해봉 갈림길 헬기장에 배낭을 벗어 놓은 채, 가벼운 걸음으로 전망 좋은 상해봉에 오른다.(13:10)

사방이 시원한 암봉을 긴 줄잡이로 오르니 휴전선 아래 철원 땅이 큰 파도로 밀려 온다. 오늘의 가장 멋

진 조망처다. 물론 정매길에서 잠시 벗어나 있지만 이 암봉은 꼭 들러야 할 곳이다.

 

 (함께 한북정맥을 걸어가는 사창리 예비역 병장 이회장..26산케의 올해 살림을 맡아 분주하다.)

 (상해봉 건너암봉길...)

 

상해봉을 내려와 눈비로 지반이 약해진 채 차량 바퀴 자욱이 깊게 패인 임도를 가장자리쪽으로 골라 밟

으며 기상관측소에 다다른다.(13;40) 분명 이 곳이 광덕산 정상터임에랴..꼭 저들 편리한데로 시설물을

지어 올리고 편한대로 옆 봉우리(1046)로 표지를 옮겨 놓았다. 관측소를 짓는 것이야 나무랄 만한 일은

아니지만..이렇게 거대한 임도를 만들어 차량이 다녀야 하는지..차라리 헬기로 자재를 나르고, 근무자는

숙소에 근무하며 도보로 30분 정도만 오르면 될일 아닐까..너무 훼손이 심하다. 

 

 

옮겨진 정상에서 쉼을 즐기며 남은 산행을 아쉬어 한다. 내림길은 오른쪽 박달봉 내림길을 버리고, 왼쪽

완만한 능선을 택하여 광덕골 마을이 보이는 내리막을 택한다. 꽤 고도차가 깊은 암릉을 밟아 내린 후

잘 조림된 소나무 숲 길을 걷는다. 잠시 로프도 잡아보면서..

 

 

자동차 소리가 들리는 광덕고개 마룻길이 보일 쯤에 왼쪽 광덕마을로 내려서는 사면 갈림길에서 많은 리

본들이 광덕 마을로 산행객을 인도한다. 정맥길은 마지막 광덕 고개까지 작은 봉우리를 하나 더 넘어서

절개면 곰상 옆으로 절벽을 내려서야 한다. 안전 시설이 필요하겠다. 리본으로 호도하여 엉뚱한 식당들

로 길을 인도함은 상술도 포함된 듯하다. 아무튼 무사히 두번째 토막을 끝낸다. (14:50)

 

 

정성들여 준비한 제물을 차려 놓고 앞으로의 정맥길과 도담산우들의 무탈산행을 비는 산신제를 행한다.

항상 겸허한 자세로 이 땅을 지키고 있는 정령들께 함께 다가서는 마음이다. 이웃들과 함께..

하얀 진돗개 두마리도 함께 잔치를 즐긴다. 마당 위를 돌며 축제 비행을 하는 매 한마리가 이채롭구나.  

 

 

3/26   道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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