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앞에서 기웃기웃 패션놀이를 시작하며 최대한 무게를 줄이는 것만이 오늘 정산의 키이 포인트임은 집을 나서서야 비로소 알아챘습니다
냉이국에 미역줄기 소반에 받아 초고추장에 찍어 한잎 삼키니 아침상에 제법 봄향기가 올라 옵니다
급상승하는 낮 기온 고려하여 패딩 접고 바람막이 하나면 족할 거라는 마눌님의 선구안이 또 맞아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인지 평소 주말 아침 보다 분주한 움직임의 사람들 속에는 남녀노소가 따로 없이 완연한 봄날을 시작합니다
벌써 바람골 입구에는 새로운 길 단장에 여념이 없는 굴삭기가 승용차 한대를 가로 막고 '사람 우선'의 선심을 베푸느라 당당히 작업을 계속하고 있으며 주변 농원에는 철부지 손주 녀석들 장난치느라 정신없고 초봄 항상 마주하는 '대지의 향기'도 농부의 마음으로 들여다 보니 그리 싫지는 않았습니다
어렵사리 후미 대장의 소임을 맡아 흐르는 땀방울 조차도 닦을 새도 없이 열심히 쫓아 가는데 선두는 가시권에서 사라지고 어느새 삼거리 갈림길에 도달합니다
난이도를 고려한 AB 2개조로 나눈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자 집행부에서 준비한 홍어무침을 비롯한 간식과 과일등을 포함한 음식을 쪼개야 하는 번거러움을 한꺼번에 처리하자는 처리 회장님의 제안에 그곳이 어디메냐 오매불망 하는데 놀이터에 터잡고 자리하여 신갈막걸리가 가세한 홍탁잔치가 베풀어졌겠다
빨리 오라고 야단입니다
결코 길지 않은 코스지만 아기자기한 그맛에 청계산을 즐겨 찾는 동호인들이 많을 수록 봄날은 그렇게 찾아와서 잠시 숨돌릴틈도 없이 사라져가는 초입에 금방이라도 막 터트릴 듯한 꽃망울에 시선을 집중하다보니 이곳이 진달래 능선이구나를 실감했습니다
중간 중간 쉼터에서 끓임없이 나오는 원님들의 간식 퍼레이드에 넋을 잃고 주어 삼키기에 정신 못 차렸던 이 바다오리 오랜만에 산행중에 맛보는 포만감에 뒤풀이 식당 음식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지 적잖이 걱정하였습니다
먼저 새로 가세하신 시도민회 상임부회장채구 군과 함께 한 원석군은 때묻지 않은(?) 원석 그대로 맛난 닭강정을 통채로 내놓아 30여 원님들의 입틀막 하는데 일조하였으며 집행부에서 준비한 홍어무침에 잠시 영업을 중단한 신갈 양조장에 득달같이 달려가 확보해 오신 정우군의 노고에 홍탁의 제맛이 어디가랴 역시나 였고 안주발에 최고인 파래 파전은 영란양의 손맛을 그대로 반영해 순식간에 사라지고 사과 1개에 5천원이나 한다는데 금사과의 단맛에 반해 일부 원님들 감질나는 침흘리개를 항까치 대신 물휴지로 쓱삭 지우고 입가를 세척하는 용맹함도 과시하였습니다
물론 감집 여인네의 곶감 말랭이와 콜라비로 대변하는 서양 무우로 한웅큼씩 원님들께 먹여주는 순진한 순진양은 오르면서 미쳐 펼쳐 내보이지 못했던 센베과자로 옥녀봉에서 당수치도 보충하라며 배려의 극치를 보여 줍니다
여기에 한라봉과 아메리카노까지 이미 우리는 잔뜩 채워 놓은 위와 장을 달래느라 정말이지 힘이 많이 많이 들었습니다
오늘 처럼 무전기 성능을 만방(?)에 과시한 적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창국 산악대장의 초보답지 않은 능숙한 노련함이 함께 묻어 나오는 리딩에 한편으로는 저으기 놀랄 정도 였답니다
청계산 하면 정상의 매봉이 그리워서 안그래도 정복하려 하는데 그새를 못참아 목산의 날 다람쥐로 소문난 영원한 청년 충근 군과 언제 또 와서 인증샷 날리랴 하며 질새라 동행한 포토국장 현철군 오늘 새벽닭 울때까지 달렸다는 야그는 당최 믿기 어려울 만큼 휘젖고 다니며 어느새 쫓아왔는지 휴대폰 소리 요란하게 어디쯤 내려갔냐고 당당하게 물어옵니다
대충 설명하며 오르는 삼거리에서 진달래능선쪽으로 방향 바꾸어 산악대장이 놓아 놓은 길라잡이 따라 오라고 했는데 거짓말 쬐끔 보태서 5초도 지나지 않아 충근형 우렁찬 고함 소리가 찌렁찌렁합니다
놀란 산새들과 봄의 3대 전령사들 나른한봄볕에 잠깐 한숨 하려는 그 *구운몽 마져도 산통 깨버립니다
아무튼 대단한 정력가 임은 이제 숨길 수도 없는 정설이 되었답니다
이쯤 되면 5년전 상황이 떠올라 새삼 숙연한 마음에 잠시 울컥했습니다
그때도 2%부족한 정상밟기가 인파에 치여 잠시 보류하고 매바위 아래 "돌문바위 를 타겟 삼아 좌에서 우로 세번 연속으로 돌면 소원이 이루어 진다는 전설이 있는곳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건성으로 돌며 인증샷 날리는 데 급급하였는바 저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그때 혜성 처럼 나타난 어느 이름 모를 소녀의 극강으로 시작한 간절한 소원빌기가 3번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되는 가운데 과연 바다오리 너는 실제 일상에서 저렇게 간절하고 열성적인 삶의 도전을 이어 왔는가를 새삼 자괴하며 반성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특별히 멀리 인천에서 목산을 격려하기 위해 달려오신 종면 수석 부회장 께서 '커피 브레이크'의 발전적 토크 시간을 만들어 주신점 감사드립니다
끝으로 6월에 예정된 라오스 투어의 항공권 예약 관계로 1차 입금 날짜가 4월 5일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수요 파악을 위해 구두로 라도 동행 여부를 먼저 집행부에 알려 주시면 진행하는데 엄청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