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호] 프라이부르크 음대와 졸업 음악회 이야기

내가 사는 여기 프라이부르크에 독일에서 유명한 음악대학이 있다.
독일에서는 특히 국립음대가 인기가 좋은데 프라이부르크도 물론 국립이다.
1946년 유명한 플루티스트 구스다브섹에 의하여 창립되었으며 학업과정은 Diplom, schulmusik, Aufbaustudium, promotionen로 크게 나누어지는데 교회음악을 포함하여 전공분야가 50개에 가까울 정도로 전문화, 세분화되어 있다.
전공분야 및 교수진에 좀 더 자세한 내용이 알고 싶은 분들은 학교 홈페이지(http://www.musikhochschule-freiburg.de/start.htm)를 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하단에 english를 누르면 영어로도 동일한 정보가 제공되므로 편리하다.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는 교수나, 음악가 중에서 여기 프라이부르크 음대 출신이 상당히 많다.
프라이부르크 음대는 독일에서도 인가가 좋아서 다른 음대를 다니다가도 학생을 뽑으면 다시 시험을 봐서 들어올 정도라고 한다.
(학교전경)

하지만 한 해 과정별로 뽑는 학생은 얼마되지 않는다.
심지어 특정과는 졸업하는 학생이 없거나 다른 사정이 있으면 그 해는 학생을 전혀 뽑지 않기도 한다.
따라서 그만큼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서 대기하는 학생들도 많은 실정이다.
한국학생들의 경우 대학에 다니는 학생보다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어학원등에서 대기하는 학생이 더 많은 실정이다.
음대는 인문사회계열과 달리 DSH를 요구하지 않고 어학원에서 중급정도의 과정을 이수했다는 증명서만 제출하면 된다. 어학보다 실기 실력이 중요하다.
한국에서 대학을 마치고 올 경우 독일의 담당교수와 미리 접촉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경우 교수의 추천이나 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나 입상실적이 있으면 비교적 입학이 용이하다고 한다. 물론 동양인이 처음부터 독일학생과 같은 대학과정으로 입학하기는 더 힘들다.
학기중에도 작은 규모의 연주회는 자주 있지만 졸업에 맞추어서 학기별로 대규모 연주회가 있다. 이 경우 보통 오케스트라가 함께 연주하기 때문에 대단히 인기가 좋다.
나도 우연히 아는 선배랑 이야기를 하다가 연주회 정보를 알게되어 참석하게 되었다.
졸업 연주회이기 때문에 아주 저렴한 가격에 수준높은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우리돈으로 만원이내의 가격으로 입장이 가능하고 학생은 또 50%할인된다.
학교 연주회장도 시설이 아주 잘 되어 있다.
그 날은 전반부 오케스트라 연주가 있고 후반부에 일본인 바이올리니스트의 연주가 있었다.
전반부에는 벤자민 브리턴과 클라우드 드비시의 음악을 연주했다.
오랜만에 듣는 오케스트라여서 인지 신선했다.
연주회를 보면서 연주단원들을 유심히 관찰했다.
지휘는 학생들이 하기에 부담스러우니까 교수가 직접 하는 것 같았다.
동양학생들이 제법 보였다.
그래서 팜플렛을 구해 이름을 확인해 보았다.
바이올린에 김수현, 서지은, 최혜정.
비올라에 서수민, 도진숙.
첼로에 배규희, 김시내, 이보람.
콘트라베이스에 홍성욱, 오보에 조현정, 호른 이현주...
100명정도 되는 학생 오케스트라에 10명이 넘는 한국학생들이 있어 정말 뿌듯했다.
일본학생과 중국학생도 있었지만 몇 명되지 않았다.
6개월전 괴테어학원 종강파티때 바이올린 연주를 하던 일본여학생도 오케스트라의 멤버로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었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후반부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본인 음악가 다이신 카시모토의 솔로가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연주한 적이 있다고 한다.
1979년에 독일에서 태어나서 3살에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해 미국 율리아드 스쿨을 졸업한 천재적 재능의 가진 연주자였다.
1999년에 프라이부르크 음대에 입학하여 이번 학기에 졸업을 하는데 말이 학생이지 사실은 각종 연주회로 굉장히 바쁘다고 했다.
비전문가인 내가 보기에도 바이올린 연주를 정말 잘하는 것 같았다.
눈으로는 연주자의 손놀림과 얼굴표정을 보면서...
귀로는 섬세한 악기의 선율을 느끼면서...
디미트리 소스타코비취 바이올린 콘체르트 1번에 빠져 들었다.
누가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마음에 와 닿는 무언가를 느낄 수 있었다.
더구나 일본인 솔리스트의 연주중 얼굴표정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1시간 가까이 연주가 진행되었다.
음악에 도취되어 있다보니 시간이 금새 지나갔다.
연주가 끝나고 관객들의 환호가 이어졌다.
박수소리가 그칠 줄 몰랐다.
몇번인가 나와서 답례를 하였는지 모른다.
정말이 독일인들의 음악에 대한 사랑은 대단했다.
그래서 오늘날 독일에서 이렇게 세계적인 음악가가 많이 배출되는 지도 모른다.
독일에서 공부하는 한국의 음대생들이 모두 세계적인 음악가로 이름을 날리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