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린 몸땡이로
고명진
세월이 약이라고 나는 믿지 았습니다
저 눈부신 했살이 붉게 왔다가 불게 가는 것처럼
우리 인생도 정열처럼 왔다가 정열처럼 가는
저 해와 같을 거라고 믿었습니다 - 길면빼기
베린 몸땡이로 _ 고명진
힌 이불로 얼굴을 가린채 고이고이 주무시고 계신 우리아버지
어머니는 등 아래로 순을 넣어
“어이구 차다 왜 찬디서 둔너있어 딘이 아부디 넌능 인나”
어머니는 휠체어에 앉은 채로 눈을 끔먹끔먹 이시며
“야들아 느네 아부디 언능 닌나라고 혀 언능”
의아한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엄마 아버지 멀리 가셨어” 잠시 정적이 흐른뒤
“뭐여 아부디 둑었더”
“응 엄마”
가끔씩 정신이 오락가락하시던 어머님의 얼굴은
삽시간에 불그레하시며 전신이 드시나 싶다
“아이구,아이구,100년도 못 채우고 그새 둑었더 던쟁 때부터 고상만 하구
던쟁통에 베린 몸땡이로 지긋지긋하게 나만 고생시키더니
먼저 둑었네. 나랑같이 둑어 왜 지혼자 죽어 ~"
어마님은 그때 묻어둔 그 외로움과 괴로움을 지금 토해 내하신다
내일이면 사라질 기억들을 오늘 정리하시는가보다.
수십 년을 제대로 잘살아 보지도 못한 생에 끝을 잡고
지금이라도 실컷 만져보고 싶은 마음에서일까?
마구 떨리는 손으로 마지막을 쓸어주는
늙은 두 눈가 주름 위에는 1세기가 다 되는 세월의
작은 강이 흐른다
아버지 편히 가세요
전쟁도 없고 고생도 없는 그곳으로 가시면. 이제
술은 줄이시고 힘들게 키워주신 5남매의
보답은 겨우 한 해에 한 번씩만이라도 술 한잔 올리겠습니다.
아버지는 저 햇살과 같은 분이라고 저는 믿겠습니다
저 햇살은 아침이나 점심이나 저녁이나 늘 같습니다
늘 저 햇살 같던 우리아버지
어머니의 고운 손길은 꼭 가져가세요. - 길면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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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린 몸땡이로 _ 고명진
힌 이불로 얼굴을 가린채 고이고이 주무시고 계신 우리아버지
어머니는 등 아래로 순을 넣어
“어이구 차다 왜 찬디서 둔너있어 딘이 아부디 넌능 인나”
어머니는 휠체어에 앉은 채로 눈을 끔먹끔먹 이시며
“야들아 느네 아부디 언능 닌나라고 혀 언능”
의아한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엄마 아버지 멀리 가셨어” 잠시 정적이 흐른뒤
“뭐여 아부디 둑었더”
“응 엄마”
가끔씩 정신이 오락가락하시던 어머님의 얼굴은
삽시간에 불그레하시며 전신이 드시나 싶다
“아이구,아이구,100년도 못 채우고 그새 둑었더 던쟁 때부터 고상만 하구
던쟁통에 베린 몸땡이로 지긋지긋하게 나만 고생시키더니
먼저 둑었네. 나랑같이 둑어 왜 지혼자 죽어 ~"
어마님은 그때 묻어둔 그 외로움과 괴로움을 지금 토해 내하신다
내일이면 사라질 기억들을 오늘 정리하시는가보다.
수십 년을 제대로 잘살아 보지도 못한 생에 끝을 잡고
지금이라도 실컷 만져보고 싶은 마음에서일까?
마구 떨리는 손으로 마지막을 쓸어주는
늙은 두 눈가 주름 위에는 1세기가 다 되는 세월의
작은 강이 흐른다
아버지 편히 가세요
전쟁도 없고 고생도 없는 그곳으로 가시면. 이제
술은 줄이시고 힘들게 키워주신 5남매의
보답은 겨우 한 해에 한 번씩만이라도 술 한잔 올리겠습니다.
첫댓글 슬픈 현실 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