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blog.iseverance.com/thyroidcancer/entry/849
잘 모르면 가만히 있는 것이 도리다.
박정수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있다. 어느분야도 마찬가지지만 경험이 일천하고 아는 것은 별로이지만 자기가 생각하는 것이 옳다고 믿고 과감하게 밀고 나가는 것을 말한다. 결과는 짐작하고도 남는다.
더구나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위치에 있는 사람은 더욱 그러하다. 그 발언에 대한 파장이 더 클 것이까 말이다.
최근 갑상선암이 증가하고 있는 현상에 대하여 4대 일간지의 하나인 D-일보에 의견을 피력한 가정의학과 의사가 있었다.
필자는 30년 넘게 갑상선암에 대여 임상에 종사하고 연구하며 후학들을 지도하고 있다. 갑상선암은 파고 들수록 어려운 분야 임을 절감하고 있다.
가정의학을 전문으로 하시는 분의 이야기다. 물론 갑상선암 전문이 아니다. 이 분의 칼럼에 갑상선암은 예후가 좋으니까 자기는 암이 만져질 정도로 커지기 전에는 치료를 받지 않겠다고 했다.
1 cm 미만의 작은 암은 치료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이다. 어떤 근거로 말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물론 1cm미만 갑상선암은 예후가 좋다. 일반 갑상선암의 30년 재발율 30%, 사망율 8%에 비하여 그렇다는 말이다.
우선 미국의 예를 보자. 갑상선암 치료로 가장 유명한 메이요 클리닉의 발표, 평균 0.7cm크기 갑상선암 환자 900명의 수술치료 성적은 20년 재발율 6%,40년 재발율 8%, 사망율 0.3%로 전반적인 예후는 양호했으나 재발과 사망이 생긴다고 하였다.
2011년 미국 전역에 걸처 1cm 미만 갑상선암 환자 18,445명의 치료 성적을 조사했더니 92명(0.5%)이 이 암으로 사망하더라고 했다.
재발과 사망은 남자, 45세 이상, 유색인종, 갑상선 피막침범과 림프절 전이가 있는 경우에 위험도가 올라 갔다고 했다.
일본은 어떤가? 일본은 일찌기 갑상선 전문병원이 발달했다. 90년 역사의 노구찌 병원과 노구찌 제자가 세운 쿠마 병원(고베)과 이또 병원(도꾜)이 3대 갑상선 전문병원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세 병원 모두 1년에 1500-2000건의 갑상선 수술을 한다.
이 중 쿠마 병원이 1cm넘지 않는 갑상선암은 진단 즉시 수술을 안해도 된다는 가정 아래 1993년부터 현재까지 1395명의 환자를 즉시 수술 1055명과 관찰만 하는 340명으로 나누어 그 결과가 어떻게 되나 연구하고 있다.
2010년 평균추적 74개월에 암 진행으로 109명이 더 수술 받게되어 현재 231명이 계속 추적 대상이 되고 있다. 이들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수술을 받고 있다. 이 연구는 지금까지 현재 진행형이다.
이들의 결론은 1cm미만 암은 갑상선피막, 성대신경, 식도 근처에 있지 않고 림프절 전이가 없으면 서둘러 수술하지 않고 지켜 보다가 암이 진행되는 증거가 있을 때 수술해도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노구찌 병원과 이또 병원은 이에 반대한다. 1cm이상되는 암과 다른 점이 없으므로 똑같이 취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구찌는 1cm 미만 수술환자 2070명중 크기가 6-10mm 때는 35년 재발율 14%였고, 그보다 작으면 3.3%라고 하였다.
미국 갑상선학회도 이에 동조한다. 나아가 피막 침범이나 림프절 전이가 있으면 전절제를 하라고 권유한다.
세계 학계 어디를 봐도 1cm미만암은 수술 안해도 된다는 말은 없다.
1cm미만 암과 그 이상 큰 암을 임상병리학적 소견과 BRAF등 유전자, 분자 생물학적 측면을 모두 비교해 봐도 전연 차이가 없다.
필자를 포함해 전세계에서 갑상선암을 연구하는 학자들도 같은 의견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모 가정의학과 의사의 말대로 수술하지 않아도 되는 암인가?
결론은1cm미만암은 일반 갑상선암의 초기중의 초기암이라는 것이다. 수술해야 되는 암이다. 그러나 림프절 전이, 피막침범이 없고, 위험한 위치, 나이가 45세 이상, 예후가 나쁜 암 종류(키큰 세포,섬모양,수질암, 저분화암 등)가 아니라면 6-12개월 간격으로 추적하면서 수술을 결정해도 늦지 않다. 미국은 0.5cm 미만이라도 암이라고 진단되면 수술을 해야 되는 것으로 의견이 일치되어 있다.
모든 암은 조기에 발견해서 조기에 치료해야 완치율을 높힐 수 있다. 이것이 원칙이다. 갑상선암도 예외는 아니다.
그런데 암종이 만져질 정도가 되어야 수술을 받겠다고 일반인을 호도하는 사람은 무식한 것인지 용감한 것인지 모르겠다.더구나 의사라는 직함을 가지고 말이다. 이분의 말을 믿고 암을 키워 나쁜 결과를 보게되는 환자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본인이야 암이 진행되어 수술을 받든 말든 그거야 본인의 선택이니까 관여할 바는 아니지만 자기 전문분야가 아닌 것에 대하여 잘 모르면 가만히 있어 주는 것이 환자와 그 방면의 전문분야에 대한 도리가 아닐까 싶다.
강남 세브란스 병원 갑상선암 센터 박정수 교수
강남 세브란스 병원 갑상선암 센터 발췌
CF. D-일보 가정의학과 전문의 칼럼 홈페이지를 링크하겠습니다. 읽어보시고 참고하세요
http://news.donga.com/3/all/20120618/47085218/1
첫댓글 정말 개인의 의견인데, 그 개인이 의사이고, 또 그 의견을 유력한 일간지에 공개하면서 많은 사람이 읽고 영향을 받는다는게 문제지요. 저도 주변에서 이런 저런 소리 많이 듣고, 혼동스러울때가 많아요.ㅠㅠ
암의 크기도 중요하겠지만
경험상 크기와 상관없이 피막이나 임파선 전의여부와 거북이암이라 하지만
나같은 경우는 빠르게 진행한 상황이라 6개월전에 안보이던 것이 6개월후 임파전이까지
암인거 확인했음 빨리 수술하는게 맞다 보는 1인
그 가정의학과 샘 너무 오지랍이 넓은 것 아닌가요. 자기분야도 아니면서 짧은 지식으로 환자들을 헷갈리게 하다니요.
박샘 칼럼은 학문적 뒷받침이 있는 유익한 글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