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월 23일 CBS 시사자키를 보니
김영환 "한나라당행,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이런 제목의 인터뷰 기사가 있어 흥미롭게 읽어 보았다. 여기서 흥미롭다는 말은 참으로 재미없다는 뜻의 반어법이다. 참 재수 없는 내용임을 알면서 그 기사를 읽으면서 구역질나는 한국 정치를 다시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김영환, 그는 누구인가.
제15, 16대 국회의원, 전 과학기술부장관, 전 민주당 최고위원이었던 그는 2008년 2월 21일 민주당에서 탈당하였다. 그런 그가 2009년 10월 28일 치뤄지는 경기도 안산 상록(을) 보궐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의 후보로 공천이 되었다.
여기서 앞의 민주당은 호남지역당으로 꺼져가던 정당이며, 뒤의 민주당은 열린우리당을 해체하고 급조한 현재의 그것을 의미한다.
민주정당의 계보의 측면에서 현재의 민주당은 그들 말에 의하면 정통 민주정당이며, 외부의 깨어있는 시민의 관점에서 보면 그저 민주주의 계보를 일탈한 기회주의 정치인들의 야합장소일 뿐이다. 2004년 조순형과 김영환 등의 민주당은 한나라당과 야합하여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주도하였고, 그해 총선에서 철저히 궤멸되고 말았다. 그러니 그 정당이 반민주적 정치집단임은 역사가 평가한 것이라 할 수 있고, 5.18 광주학살을 자행한 군부독재자의 후계자, 3당 야합의 결산인 민자당, 신한국당, 한나라당의 반민주, 반민족, 반서민 정당과 연대한 정치꾼들의 부끄러운 역사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하겠다.
그는 이날 시사자키 인터뷰에서 한나라당의 노선은 민주당과 다를 바 없으므로, 한나라당으로 입당하는 것은 문제되지 않는다고 하고 있으니, 김영환 "한나라당행,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라는 기사는 김영환식 기회주의 정치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한나라당 입당 가능성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라는 질문에 대해 김영환은 "다 열어놓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응답하고 있다.
그러면 진짜 김영환식 정치는 무엇인가.
그는 민주화 운동 유공자로 장차 망월동 국립묘지에 매장될 것이 예정되어 있다고 스스로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전두환, 노태우 등 1979년 12.12 쿠데타와 1980년 5.18 광주 대학살의 주동자들이 만든 민정당의 후계자 정당에 입당하는 것이 과연 제정신이 박힌 자라 할 것인가.
아니 실제로 입당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과연 그 입당에 관한 문제로 인하여 '심각하게 고민하고', '다 열어놓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인가. 그런 자가 민주화 운동자이며, 민주주의 정당의 계보를 잇고 있다고 당당히 말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인가.
김영환의 그런 정치적 발언은 과거 2003년 민주당의 보수화, 관료주의, 지역주의 정당의 한계성으로 인해, 대다수 민주당 정치인과 당원들이 흔쾌히 동의하여 창당한 열린우리당에 대한 반감 하나만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에 앞장서 주도하였고, 한나라당, 자민련과 손잡아 그가 가진 반민주적, 기회주의적 정치 유전인자를 적절하게 보여주고 있다. 어찌 그가 한나라당의 노선에 동의하지 않을 이유가 있으며, 어찌 그의 한나라당 입당 문제가 그의 정치적 소신에 반하여 심각히 고민할 사유가 될 수 있겠는가. 그냥 한나라당에 입당한 것이 자연스러우나 어떤 이유로 그것이 좌절되었거나 그의 말대로 과거 민주화 운동의 경력이 심적 걸림돌로 작용하여 최종적으로 결행하지 못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정치인의 행적은 그런 중요하고 의미있는 외부적 거동에 의해 평가되고, 그가 가진 정치적 소신이나 가치관, 철학이 검증받을 수 있으며, 그래야 하는 것이 정도라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 정도의 정체성과 역량의 소유자가 민주당 후보로 공천되었다는 것은 하등 자랑스러운 일도 아니며, 그것이 자신의 민주성이나 개혁성을 징표하지도 못함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그런 기회주의 정치인은 죽어서도 국민묘지에 묻힐 자격이 없음을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 아니 기꺼이 포기 각서를 쓰는 것이 민주화 영령에 대해 속죄하는 길이 될 것이다. 민주당이 진짜 그들 말대로 민주적 정당이라면 그런 자를 공천하고도 부끄럽지 않은지 참으로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반민주적 기회주의 정치인 김영환은 또한 무소속 임종인 후보에 대해 민주당에 입당하여 당당히 공천 경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민노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 등의 임종인 지지에 대해 정당정치 위반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나아가 자신의 노무현 탄핵을 정당화하며 대연정 제안과 대북특사 수사에 대해 강력히 성토하고 있다. 이는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을 흠집내고 자신의 정당성을 강변하고자 하는 짓이지만, 이는 참으로 한나라당 이명박 당선 직후에 벌어진 민주당 탈당선언과 한나라당 입당 가능성 운운한 자의 자가당착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정치적 감각이 이토록 없는 자가 어찌 민주당의 후보가 되었는지 이해할 수도 없지만, 어찌보면 열린우리당을 해체하고, 자신들의 정치적 경력을 관리해준 노무현 대통령을 비판해 마지 않던 현재의 민주당 창당주도세력들의 정체성과 딱 부합하는 정치적 행보라 양해할 수도 있는 노릇이다.
이에 반해 무소속 임종인 후보는 지난 시절 자신의 철학과 가치관에 의해 분명하게 열린우리당 내의 개혁적 노선을 지지하였고, 한미 FTA나 이라크 파병, 대연정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취하였고, 그로 인해 열린우리당 내에서 '열린노동당원'이라는 닉네임을 부여 받게 되었다. 이는 당시 열린우리당이나 노무현 대통령에게는 정치적인 부담이라 할 수도 있었으나, 오히려 정치의 원칙과 상식이라는 점에서 볼 때에는 그의 그런 행동이 충분히 예측가능성이 있고, 거시적 정치의 관점에서 국민의 반대 여론 형성으로 외교적 이점을 창출하고자 하는 고육지책이자 진정한 동지로서의 정치 행보라 평가할 수 있다고 본다. 그리하여 그점과 관련하여 정권 말기에 노무현 대통령이 자신의 일부 국정수행을 비판해 준 점에 대해 내심의 동의와 감사의 뜻을 표명하게 되었다 할 것이다.
어찌 이것이 김영환 식의 기회주의, 야합 정치와 비교할 수 있는 내용이라 할 것인가. 그것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치욕이니 김영환은 임종인 후보를 비판하기 전에 속히 정치에서 은퇴하여 낡은 정치의 무덤에 묻힐 것을 심각히 고민해야 할 것이라 본다. 최소한 임종인 후보는 광주학살의 원흉, 전두환, 노태우의 민정당, 3당 야합의 결실인 민자당, 신한국당의 정통 계승 정당인 한나라당에 대한 입당을 추호도 고민해 보지 않은 사람이다. 어찌 광주 민주화 운동의 피해자라는 자로서 국민이 뽑은 노무현 대통령을 탄핵하는데 주도하고, 한나라당 입당을 심각하게 고민하며 그 가능성을 활짝 열어두었던 김영환의 반민주적, 기회주의 정치와 비교할 수 있다 할 것인가.
결론적으로 김영환식 반민주적, 기회주의 정치에 대해 환멸을 금치 못하며, 그런 정치인을 한국 정치에서 추방하는 운동이 시급함을 절감하게 된다. 안산시 유권자가 현명히 선택해 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현재 한나라당 송진섭 후보, 민주당 김영환 후보, 무소속 임종인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경합중이니, 김영환 후보는 이미 패배한 것이나 다름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나라당의 노선과 별반 차이 없는 민주당으로서는 이미 이명박 정권 심판의 장인 10월 보궐선거에 후보를 배출하는 의미가 퇴색하였고, 명백히 이명박 정권에 반대하는 노선과 정치철학을 가진 임종인 후보만이 민주개혁, 진보 진영의 후보로서 국민의 대표가 될 수 있고, 되어야 함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첫댓글 김영환 "한나라당행,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 참 웃기는 짬뽕같은 고민을 ~
아고라 베스트에 올려주신 대장님 감사합니다. 그런데 결국 블라인드 처리되었네요. ㅠ.ㅠ
열심히 베스트 올려놨는데 블라인드 처리라니..다음의 횡포에 기가 찹니다.
"변화를 두려워 하지 말자!" 변화는 개인적이든, 사회적이든, 언제나 항시 있었을 뿐이고, 존재는 변화할 수 밖에 없지 않는가? 생각하며, 그다지 멀지도 않은 '문수성(김문수-경기도지사)의 TV좌담 내용을 들어보면 기가 턱밑이 아니라 뒷골까지 올라옵니다. 내, 그가 '민중당 시절부터 지지해왔던 사람이었는데???'-재오성도 마찬가지- 개인적 사고의 기대(?)를 넘어선 그의 언급은 어이없음으로 닥치는데 어찌할 것인가? 위안하나는 단지의 개인일 뿐이므로... ... 애써 위안삼음일 뿐입니다.
개인의 일일 뿐이기를 바랍니다에 동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