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다큐멘터리를 보다가 보면
우리나라 남해안이나 제주도 바다에
큰 바위나 산호 주변에서 떠날 줄 모르는 자리돔이라는
조그만하고 제법 통통한 물고기가 있다.
전문 감성돔 조사들은 재수 없이 입질한다고 버린다.
지난 일요일은
내가 자리돔 인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연수 평점을 따러 연수강좌에 가 보니 많은 선후배님들이 오셨다.
대부분이 후배이지만 선배들도 올 사람은 다 온 것 같다.
반갑지만 어찌보면 처량한 인생들이다.
벌써 3주째 가고 있는데 만원이고
8시간 수업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는 자리돔처럼....... .
오늘은 점심 도시락이 모자라서 미안하다고 방송이 나온다.
의학이 응용과학이니 다른 과학이 발전하면 더 빨리 바뀐다.
3년이면 교과서가 바뀌고 새로 나온다.
물론 공부 안 해도 당장 면허증 빼앗기는 것은 아니나
환자들이 실력 있는 의사와 없는 의사를 골라 3년 안에 자연 고사시키다.
특히 서울은 정신 없이 세대교체가 된다. 아니면 퇴출이다.
나도 이제 개원을 한 지가 22년이 되었다.
그간 외국도 가고 자라도 비웠지만 그건 과거지사
지금 그러면 보따리 싸고 가야 한다. 옛날이 좋았었다.......................................
개원 처음에는 한 15년 하고 그만둘까? 하기도 했었다.
이제는 후배들에게 뒤쳐지지 않고 배워서 의사 목숨을 길게 하고 싶다.
생각해보면 내가 여기서 도퇴되면 뭘하나?
가만히 보니 70에 가까운 선배도 천지다.
어제는 아마 80고령이 다 되었을 분이 마이크 잡고 질문공세를 편다.
그래 인생은 길고 예술은 짧다고 말한 히포크라테스선생의 후예라 그런가?
주변에 의사가 아닌 친구들 보면 이제 현장에서 뛰지 않아도 되고,
자리를 비우고 잠시 해외 여행을 다녀와도 문제가 없다.
아니 오히려 잠시 비우는 것이 활력이 되고 좋다.
그라나 출세한 몇몇 빼고는 쉽지 않은 이야기일 것이다.
나를 반추해 보면
그런대로 지금까지 와 남들에게 좋아보일 수도 있겠지만,
잠시도 자리를 떠나면 불안한 것이
바닷속의 바위를 지키는 자리돔과 같다.
자신의 바위를 떠나면 못 살 것 같은....... .
새해에도 자라를 잘 지키게 해달라고
조상님께, 부처님께, 하느님께 좋은 자리돔이 되게 잘 빌어볼까?
아니면 자리를 떠나 자유롭게,
아님 잠시 비워도 괜찮게....... ?
친구들도 자기 자리에서 밀려 나지 않으려 애쓰고 있을 것이다.
열심히 하시게나!
자리를 보전할 수 있을 때까지 보전하시게나!
우리 주머니 속에 전화기 넣고 살 줄 누가 알았노?
고령화사회의 도래로 앞으로 죽고 싶어도 쉽게 죽지 못할 수 있으니
새해에는 자리 지키는 훈련 많이 하시게나!
새해에는 건강하시고 좋은 꿈 꾸십시요!
그리고 몸이 못 가면 마음이라고 훨훨 털고 가보시게나!
첫댓글 친구들 과세 잘 하셨소? 새글이 1주 이상 없으니 내 혼자만 쓴다. 다른 친구들도 좀 올려라! 도배하는 것도 같고, 성마른 자가 먼저 우물 파는 것 같다. 그냥 일상의 이야기를 짧게라도 써보자!
의사가 나이가 들어도 연수를 해야하는 것은 당연한 일... 일이 없는 친구들 만이 연수에서 해방(?)되었을 것이다. 아마 전문직일수록 앞으로도 더 새로운 과학에 관심을 가져야하지 않겠나? 고백하건데 나도 요사인 40대 의사를 좋하하는 것 같다(너무 어리거나 나이가 많으면 어쩐지??)아마 그들의 실력이나 젊음이 나에게 신뢰를 준 듯. 그런데 요사이 학부모들은 10년 경력 전후의 젊은 교사를 더 선호하는 것도 다 그런 연유가 이닐까?
예를 들면 내가 학생 때는 AIDS, 헬리코박터 같은 균이 없었다. 위궤양 위염을 일으키는 균을 모르니 아프면 최후로 균의 사는 밭인 위를 잘라냈다. 지금은 헬리코박터에 의한 건 항생제 먹으면 다 되는걸! 전자과학의 발달로 전자현미경의 해상력이 높아지니 전에 못보던 세포내 분자의 움직임이 다 보인다. 그러니 전에 없던 분자생물학교실이 새로 생기고 교과서가 새로 생겼다. 수학에서 미적분이 새로 발견된 것 같은 변화니 나 같은 퇴물(?)도 살려고 애쓰지만 다 장강의 뒷물이 앞물을 밀어내는 것!
가물고 가문 이 도시에 단비를 뿌리는 글.... 이렇게 보고 그냥 지나치면 복을 못받지. 잘 읽었네.
함 만나서 한대포 해야 할텐데~!
연륜이 묻어나는 실감가는글 마음에와닿는다..그래도 열심히해야지.. 건강하게나
잘 있지! 새해 만사형통하게!
모든 자리는 지키려면 다 그만한 고생을 해야한다. 더구나 요즈음같이 빨리 변하는세대에서는 더욱 더 그렇다.그렇지만 우리가 누구로? 모두 잘 할꺼다. 너무 비관말고 평소 하던대로 열씨미 하면 된다.
그래 아직 밀려나지 말자!
아! 신원장님, 의사도 평점을 받아야 하는걸 첨 알았네. 우리 어릴적엔 병원 문만 열어 놓으면 손님이 많았는데, 자네 글을 읽어보니 격세지감을 느끼네. 벌써 우리 나이가 그럴만한 나이가 되었나......
의무 학점은 연간 16시간인데 대부분 40시간 이상이다. 요즘은 아마 더 할 것 같군.
앞으로 10년마다 시험봐서 통과 못하면 면허보류 한다고 하네! 무섭다! 미국에 있을 때 보니 모든 교사는 학부모가 1년에 4번 평가하고 2~5년마다 재계약하더군. 교사들이 우리집에도 전화고 우리 애들이 영어 못하니 공립교사인데 스스로 아프터스쿨에서 과외를 해주시더군.아직도 잊을 수 없다. 선생님들의 사명감에 저절로 고개를 숙였다. 마치 나 어릴 때 우리 담임선생님 같았다.
오늘아침kbs아침마당에 서울대비뇨기과교수김세찬교수인가하는양반이나와서하는소리 ~남성호로몬이줄어들기시작하는40대~50대남성들이 해야할일을 피력하시던데운동하고,담배끊고,섹스마이하고,..등등 격세지감이다 어느새우리가 자리를물려주고 떠돌아다녀야하는지....
동감이네! 전적으로~~~
좋은 글 잘 읽었네.나도 자네가 추천해 준 책 읽으면서 꿈을 꾸내만 쉽지 않은 일인 것 같네. 한참 인생공부 생각공부 더 하고 나야 할 것 같네.
누가 들으면 등 뜨시고 배부른 소리라고 할 수 있다. 더 어렵게 사는 사람도 있고
밥 그릇이 날아 가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렵고 힘들고 괴롭고 배고프고 소외 당하고 등등 그런 과정을 겪어 보지 않고
그런 얘기는 일부는 공감 할지 몰라도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
이런 나이에 와서 그런 생각은 누구나 다 자기 자신을 돌아 보고 후회하지 않는 사람들이 적지 않으니
이제 부터라도 노후에 어떻게 자신을 즐겁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반갑다! 한 5년전 쯤 내가 경주에 애들과 갔을 때 자네 생각이 나서 황남방에 들러 혹시 있나 찾아봤었지. 요새도 그림 그리나? 고1대 니 내 주변에 앉앗던 것 기억허나? 호가 행주치마야? 행주치마 씻은 손에 받은 님 소식은~~`
미안하다! 이런 글 써서. 지울 수도 없고 한 번만 용서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