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계에 "정치개혁"이란 말이 난무하(였)듯이 미술계에도 작년 한해 동안 "미술개혁"이 유행어로 자리잡았다. 작년 한해 "미술시장 위기론"이 일간지에 도배되고, 언제까지나 영화동네 "대박" 야그에 부러워할 줄만 알았던 우덜 미술인들이 자발적으로 "미술시장 개혁" 마인드를 가지게 되었다. 대뽀, 드뎌 이 땅에도 "미술개혁"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었다. 버뜨(but)...
물론 혹자는 이미 해결되었어야 할 미술시장의 올바른 유통구조가 여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허나 그게 다 우덜 화랑계의 깊은(?) 생각에서 유보되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하는 불평일 뿐이라고 대뽀는 이해하고자 노력했다. 열분들도 아시다시피 우덜 화랑계는 스스로 "망가짐"을 주저하지 않고 언론에 마구 노출시켰다. 그와 같은 우덜 화랑계의 배려(?)로 미술에 관심조차 없었던 이들조차 일간지를 통해 "미술시장 위기론"을 알게 되었다.
거기까지는 조타! 근데 문제는 그 미술시장 위기설이 1년이 넘었는데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다. 이거 환장하고 미칠 노릇이 아닌가. 도대체 언제까지 미술시장 위기설을 퍼뜨릴 심산인가? 아니, 언제 미술시장 위기설을 해소할 것인가? 미술시장 위기설을 해소하기 위해 우덜 화랑계는 무엇을 해야만 하나?
실천 없는 대안, 국내 화랑계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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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27일자 동아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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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5일부터 27일까지 3차례(上·中·下)에 걸쳐 동아일보 허문명 기자는 <미술시장 긴급진단>이라는 "꼭지명"으로 기사를 연재했다. 그 기사의 1탄 타이틀은 <빈사의 화랑가>, 2탄은 <시장 구조 문제없나>, 3탄은 <미술시장 살리려면>이었다. 허 기자는 1탄과 2탄을 통해 국내 미술시장(아트페어·화랑·경매 등)의 "진단"을 했고, 3탄에서 "처방"을 내놓았다.
허문명 기자는 "지난해 청담동의 갤러리 동동, 갤러리 JJ, 갤러리 현, 종로구 사간동의 갤러리 시엘 등이 잇따라 폐업했으며 사간동의 한 화랑은 한 해 동안 주인이 세 번 바뀌기도 했다. 청담동에서 20여 년 자리잡아 온 유나화랑도 이달 말 문 닫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줄줄이 사탕처럼 화랑이 폐업하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허문명 기자는 "미술시장 살리기" 위한 처방으로 "법적 세제 혜택"을 들었다. 우선 허문명 기자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자.
"화랑들이 원하는 세제 혜택으로는 △서화(書畵)와 골동품을 업무용 자산으로 전환해 구매 비용을 손비로 인정해주고 △금융기업에 한해 미술품 투자를 허용하며 △개인이 미술품을 구입할 때 소득공제 혜택을 주고 △법인이나 개인이 미술관에 작품을 기증할 때 기부에 따른 세제 혜택을 주는 것 등이다."
물론 허 기자는 화랑계가 "밖"에 요구만 하지말고 "안"으로 내실도 갖추라고 요구했다. 그녀는 (미술인들의 목소리를 빌려) 공정한 가격산정과 전속작가제도 실시 그리고 미술교육과 마케팅을 통한 새로운 관객개발 또한 조형물 설치시장 개선 등도 그 처방으로 언급했다. 근데 미술시장 문제는 서울에만 국한되는 건 아니다. 지난 3월 25일자 전남일보 전광미 기자의 <지역 화랑가 "고사 위기">는 광주지역 화랑들이 줄줄이 폐업에 들어가고 있음을 보도했다. 전 기자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궁전갤러리와 인재갤러리가 폐업한데 이어 이달 말께 또 다시 예향화랑과 성재예술관이 문 닫을" 예정이란다.
근데 전남일보 전광미 기자의 <지역 화랑가 "고사 위기">가 기사화 된 다음날인 3월 26일 전남일보는 일간지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사설을 통해 "고사 위기"에 처한 광주 지역 화랑가의 "회생 대책"에 나섰다. 전남일보 사설은 "한편에선 문화 중심 도시 조성이니 해서 요란한데 안을 들여다보면 이런 상황이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하면서, 광주 지역 화랑가 "고사 위기"에 대한 "회생 대책" 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화랑업계에서는 자치단체에서 기획전 비용 일부를 예산에 편성하는 등의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물론 광주 미술의 발전을 위해 이러한 여러 가지 방안이 논의돼야 하겠지만 업계에서도 직장인들이 퇴근하고 들를 수 있도록 밤에도 문을 연다거나 와인과 차를 들면서 미술 서적을 볼 수 있는 공간을 확충한다든지 하는 적극적인 노력을 함께 해야 할 것이다."
고사 위기에 처한 국내 미술시장에 관한 동아일보나 전남일보의 처방은 지난 2년 간 월간(미술전문)지뿐만 아니라 일간지를 통해 누누이 언급되었던 사항들이다. 대뽀 역시 그 사항들에 대해 이곳 온라인 미디어오늘의 연재를 통해 언급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국내 미술시장의 회복기미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와이? 도대체 모가 문제란 말인가? 대뽀가 생각하기에 그 처방의 문제는 "실천"이다. 아니, 실천 없는 처방을 모하겠는가?
열분들도 기억하시겠지만 작년 겨울 장장 13년 동안 5차례나 유보되었던 "미술품양도세법"이 폐기되었다. 당시 마치 "미술품양도세법"만 폐기된다면 고사 직전에 놓인 미술시장이 되살아날 것처럼 말했던 화랑계 열분들, 그 세법이 폐기된 이후 여전히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미술시장에 대해 모라고 "변명"하시겠습니까? 화랑협회여, 지금이라도 양도세 폐지를 위해 하나로 뭉쳤던 그 끈끈했던 모습을 (매번 나라에 큰 일이 있을 때마다 국민 스스로 참여하는 촛불집회처럼) 미술시장 위기 타계를 위해 또 다시 보여달라!
아뜨 벼룩시장, 대한민국만의 자생예술시장!
지난 연재에서 대뽀, 단편적인 사례나마 열분들에게 디지털시대의 새로운 익명의 아티스트 작품을 소개했다. 열분들이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해서 알 수 있듯이, 그들의 작품은 기존 국내 작가들에 뺨치는 작품이었다. 대뽀, 오늘 그 2탄으로 S님이 질문하신 새로운 익명의 아날로그 아티스트에 대해 씨부리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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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대 앞 희망시장 ⓒ 강영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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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님 왈, "새로운 익명 아티스트 중에 아날로그, 즉 손(수공)으로 작업하는 작가들은 없나요?"
무대뽀 왈, "아뇨, 열라 졸라 많슴다!"
아무리 이 글이 4월 1일(만우절) 쓰여지고 있지만 S님의 질문에 대한 대뽀의 답변은 거짓말이 아니다. 근데 그 많은 새로운 익명의 아날로그 아티스트를 어케 이 한정된 지면에 소개할 수 있을까? 고민을 쌔린 끝에 일명 "아뜨 벼룩시장"을 그 사례로 들기로 대뽀 맘먹었다. 아뜨 벼룩시장? 아마도 열분들은 일간지나 TV방송 혹은 잡지를 통해 길거리에서 헌 물건을 판매하는 유럽형 "벼룩시장(flea market)"을 본적이 있을 것이다. "아뜨 벼룩시장"은 바로 그 유럽형 "벼룩시장" 시스템에 "아뜨"를 판매하는 일종의 예술시장이다. 대뽀가 알기로 "아뜨 벼룩시장"은 세계의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대한민국만의 자생예술시장이다.
물론 유럽의 벼룩시장에서도 아뜨가 아예 없는 것도 아니다. 이를테면 작가들이 즉석에서 초상화를 그려준다든지 작가 자신 혹은 다른 사람이 작품을 벼룩시장에서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이다. 하지만 그 유럽형 아뜨 사례는 아뜨가 벼룩시장의 주류를 이루지 못할 뿐만 아니라 연속적이지 못하고 단편적인 반면, 국내 "아뜨 벼룩시장"은 아뜨가 중심을 이루는 벼룩시장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국내 아뜨 벼룩시장과 유럽형 벼룩시장 사이의 근본적인 차이는 작가/관객이라는 이분법적 경계에 놓여있다(고 대뽀는 본다). 이를테면 유럽형 벼룩시장(에 간헐적으로 출현하는 아뜨)은 기존 작가/관객이라는 구분을 유지하는 반면, 국내 아뜨 벼룩시장 경우 작가/관객이라는 구분이 모호하다고 말이다. 다르게 말하자면 어제의 관객이 오늘 작가로 변신가능한 곳이 아뜨 벼룩시장이다. 한 마디로 아트 벼룩시장은 "우리는 모두 아티스트다"를 실천할 수 있는 열린 장(場)인 셈이다. 머시라? 대뽀의 진술이 거짓말처럼 들린다고요? 조타! 그 사례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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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대 앞 프리마켓 ⓒ 김영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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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고양이님 왈, "참으로 우연한 기회에.. 뜨개 모자를 만들어 판매를 해보게 되었고... 더불어 우연하게 홍대 앞에서의 희망시장과 프리마켓을 알게 되어 참여하고 있다."
220thst님 왈, "대학 때 의상을 전공하고서도 어찌어찌하다가 그 꿈을 펼쳐 보이지 못하고 지금까지 살아온 저였습니다. 늘 맘 한구석엔 언젠가는 할 수 있는 날이 오겠지... 우연하게 남자친구에게 프리마켓이 있노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 우선 가슴이 설레였습니다. 잃어버린 꿈을 다시 찾은 것처럼... 제 재주에 작으나마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해 주었고, 제가 정말로 가고 싶었던 길로 접어들 수 있도록 힘을 준 프리마켓!"
빨강고양이님과 220thst님이 진술은, 아뜨 벼룩시장이 예술인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불문하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장(場)임을 알려준다. 전국으로 확장되고 있는 아뜨 벼룩시장의 회원들의 대다수가 예술인인 아닌 이전에 "관객"으로 간주되었던 일반인이라는 점이다. 글타! 청소년에서부터 아줌마와 직장인에 이르기까지 불특정다수가 아뜨 벼룩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관객이 아니라 작가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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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대 앞 클럽마켓 ⓒ 강영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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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고양이님과 220thst님이 진술에서 등장한 "프리마켓(cafe.daum.net/artmarket)"이나 "희망시장(cafe.daum.net/hopemarket)"이 다름 아닌 "아뜨 벼룩시장" 이름이다. 2002년 봄부터 "아뜨 벼룩시장"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하기 시작한 프리마켓과 희망시장은 현재 전국으로 확장된 "아뜨 벼룩시장"들 중에서 가장 많은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현재 프리마켓 27539명, 희망시장은 11415명의 회원이 등록되어 있다. 이 쪽수는 한국 미술계의 거대 단체인 미술협회의 쪽수를 능가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물론 아뜨 벼룩시장도 미협과 마찬가지로 전국으로 확장되고 있다. 헉! 그럼 아뜨 벼룩시장이 우덜 화단(花壇이 아니라 畵壇)을 발칵 뒤집을 수 있는 힘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뜨 벼룩시장, 당 단체의 알몸을 벗겨주마!
지난 월드컵을 계기로 "참여정부"는 "광장문화(forum culture)"에 주목하고 있다. "광장문화"는 시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하나의 문화를 만든 것이다. 최근 전국에서 행한 "탄핵반대" 촛불집회는 광장문화를 전국에 자리매김하였다. 글타! 예술인과 시민이 서로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형성한 아뜨 벼룩시장은 "광장문화"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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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의 프리마켓 ⓒ cafe.daum.net/BusanFreeMark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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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역민이 스스로 참여하는 지역문화의 활성화
아뜨 벼룩시장의 구성원은 아뜨 벼룩시장 열리는 지역에 거주하는 지역민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울의 프리마켓·희망시장·클럽마켓(cafe.daum.net/clubmarket)·아름다운 가게 "홍"(www.beautifulstore.org) 등은 서울시민, 부산의 몽환경(http://busanMong.cyworld.com)·프리마켓(cafe.daum.net/BusanFreeMarket)·예술프리마켓(cafe.daum.net/busanartfree) 등은 부산시민, 광주의 모난돌(cafe.daum.net/monandolsaram)은 광주시민, 대구의 깨비예술시장(cafe.daum.net/dgkebi)은 대구시민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따라서 각 지역의 지역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아뜨 벼룩시장은 지역문화의 활성화를 도모한다. 이를테면 아뜨 벼룩시장을 통해 시민들의 소통이 이루어져 공동체 의식을 자연스럽게 형성한다고 말이다. 글타! 아뜨 벼룩시장 참여자는 (그들이 원했건 원하지 않았건) 지역사회의 밑거름인 "똥"이 되고 있는 셈이다.
2) 시민과 작가가 함께 만든 자생예술시장
아뜨 벼룩시장은 작가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미술시장이 아니다. 오히려 아뜨 벼룩시장은 시민이 중심이 되어 이루어지는 시민 스스로 만드는 자생예술시장이다. 그 아뜨 벼룩시장에 시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아뜨 벼룩시장은 시민들의 자생예술시장이 된다. 글타! 아줌마뿐만 아니라 직장인까지 참여하는 아뜨 벼룩시장은 Do It Yourself라는 자발적인 민간 문화행사이다.
3) 창의적 예술활동을 제공하는 신진작가 발굴의 장(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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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의 모난돌 ⓒ cafe.daum.net/monandolsar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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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뜨 벼룩시장은 기존 작가 이외에 일반인도 "나도 작가"가 될 수 있다는 기회를 제공한다. 따라서 일반인은 아뜨 벼룩시장을 통해 창의적 예술활동을 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받는 셈이다.(그러니 기존의 작가/고객이라는 이분법적 분리는 아뜨 벼룩시장에서 무의미하다.) 덧붙여 아뜨 벼룩시장은 예술을 전공하고 있는 혹은 전공한 예술가뿐만 아니라 전공과 무관하게 예술가지망생인 일반인도 작가로 발굴될 수 있는 장(場)이다.
4) 전업작가의 기반구축
미술시장 중에 아트페어나 경매 등도 있지만 미술시장을 대표하는 곳은 화랑이다. 허나 현재 국내 화랑은 미술시장의 기능을 제대로 작동시키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미술시장은 고정 고객을 관리하는데 힘써야 하지만 한편으로 새로운 고객도 확보해야만 한다. 특정 층을 상대로 운영되는 화랑은 특정 작가를 선호한다. 따라서 대다수 작가는 자신의 작품판매를 할 수 있는 시장을 가지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그런 까닭에 대부분의 작가는 부업을 하고 있다. 이를테면 대다수의 작가들이 "작품 따로 생활 따로" 한다고 말이다. 그러나 아뜨 벼룩시장은 바로 그와 같은 작가에게 작품판매를 할 수 있는 장(場)을 제공한다.
5) 중저가 예술시장 형성
기존 화랑들은 주로 고가의 작품을 판매한다. 따라서 기존 화랑은 사실상 고가의 작품을 구입할 수 있는 관객만을 위한 곳이 된다. 따라서 다양한 고객층을 형성할 수 없다. 다양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가격의 작품판매를 할 수 있는 다양한 미술시장이 필요하다. 아트 벼룩시장은 중저가의 예술시장 형성을 그 타깃으로 삼고 있다. 따라서 아트 벼룩시장은 중저가 예술작품을 구입할 수 있는 고객을 개발하고 있는 셈이다.
6) 예술시장의 활성화
아뜨 벼룩시장이 전업작가의 기반을 구축하고 중저가 예술시장을 형성한다는 것은 현재 고사직전에 있다는 국내 미술시장의 위기에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알려준다. 그런 점에서 아뜨 벼룩시장은 기존의 협소한 예술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셈이다. 예술시장 확대는 예술관객의 저변을 넓히게 된다. 바로 그 점에 주목한다면 아뜨 벼룩시장이 관객을 개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글타! 아뜨 벼룩시장은 예술의 높은 문턱을 낮추어 그동안 예술영역에 벗어나 있던 새로운 관객들을 흡수하고 있다는 셈이다.
7) 장르의 네트-워크
초기 홍대 앞 프리마켓과 희망시장은 미술 중심의 벼룩시장이었다. 그리고 초기 아뜨 벼룩시장은 창작품보다는 구제품이 주류를 이루었다. 허나 점차 아뜨 벼룩시장은 창작품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 대뽀, 아뜨 벼룩시장의 창작품을 "리빙 퍼니처(living furniture)"로 부르고자 한다. "리빙 퍼니처"는 흔히 사용되는 "홈 퍼니처(home furniture)"와 특히 공예에서 사용되는 "아트 퍼니처(art furniture)"를 조합한 신조어이다. "퍼니처"하면 흔히 "가구"를 떠올리는데, 사실상 "퍼니처"는 가구 이외에도 우덜의 살림살이 전반을 포함한다. 글타! 아뜨 벼룩시장에서 판매되는 작품들은 단지 "그림의 떡"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 사용할 수 있는 "실용미" 혹은/그리고 "생활미"이면서 동시에 단 하나밖에 없는 독창적인 작품인 "리빙 퍼니처"이다.
두말할 것도 없이 아뜨 벼룩시장은 미술분야에서 다양한 예술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이를테면 회화와 조각, 판화, 사진뿐만 아니라 공예(섬유, 유리, 도자, 금속, 목공예 등) 그리고 공연(음악 및 연극)과 패션 등 토탈 예술을 지향한다고 말이다. 물론 아뜨 벼룩시장에 전시되는 그 각각의 작(상)품이 네트-워크를 통해 제작된 작품은 아니다. 하지만 그 토탈 예술전은 앞으로 요구되는 각 분야들 사이의 네트-워크를 위한 기반이 될 것이다. 이를테면 새로운 콘텐츠 창출은 장르간의 네트-워크를 통해 가능하다고 말이다.
세계 정복을 꿈꾸는 아뜨 벼룩시장
도대체 아뜨 벼룩시장이 전국으로 전파될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일까? 대뽀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그 힘은 여러 이유들 중에 특히 인터넷에 있다. 아뜨 벼룩시장은 인터넷을 통해 회원을 모집한다.(흥미롭게도 대부분의 아뜨 벼룩시장 "아지트"가 다음 카페이다.) 만약 아뜨 벼룩시장이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고 아날로그 방식만 고수했다면 지금과 같은 파급효과가 발생할 수 있었을까?
그러나 무엇보다 아뜨 벼룩시장의 특징은 운영상의 묘, 즉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미술계 거대 집단으로 불리는 전국 미협보다 쪽수가 더 많은 아뜨 벼룩시장은 "무서운 아이"로 등장하고 있다. 허나 아직 미술계는 그들의 빠워를 실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렇다고 아뜨 벼룩시장에 아무런 문제점이 없는 것도 아니다. 대뽀, 오늘 여러 가지 문제점 중에 단 한 가지만 이곳에서 언급하고자 한다. 와이? 그 문제가 전국 아뜨 벼룩시장이 현재 당면하고 있는 가장 큰 사안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게 모냐? 공신력! 여기서 말하는 "공신력"은 시청이나 구청에서 아뜨 벼룩시장의 행사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뜻한다. 그래도 무슨 뜻인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고요? 아뜨 벼룩시장이 길거리에서 개최된다는 점에서 겨울에는 깊은 수면에 들어간다. 따라서 작년 겨울 수면에 들어간 전국의 아뜨 벼룩시장은 올 3월 말경에 다시 깨어났다. 허나 봄을 맞아하여 새로 "좌판"을 벌이고자 하는 아뜨 벼룩시장은 시나 구로부터 "또 다시" 제지를 받게되었다는 거다. 우선 모난돌의 광주 프리마켓의 공지를 보자.
"안녕하세요. 모난돌입니다. 3월 27일(토) 광주 예술의 거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프리마켓이 동구청의 갑작스런(그리고 납득할 수 없는--;) 불허통보로 취소가 되었습니다. 행사 장소를 다른 곳으로 옮기기엔 시간이 짧아 이렇게 행사취소 소식을 급하게 전해드립니다. 이점 회원들의 깊은 양해를 구합니다."
모난돌의 광주 프리마켓과 마찬가지로 지난 3월 27일 부산 용두산공원에서 열기로 예정했던 부산 예술프리마켓도 "상행위"란 민원으로 무산되고 말았다. 서울의 홍대 앞 프리마켓 경우도 마찬가지로 마포구청으로부터 제지를 받았다. (물론 홍대 앞 프리마켓 경우 제지에도 불구하고 행사를 개최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특히 홍대 앞 프리마켓의 마포구청 제지는 이미 오래 전부터 왕왕 있어왔던 일이다. 그럼 그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이 있다면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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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몽환경 ⓒ busanMong.cyworld.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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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전국 아뜨 벼룩시장의 네트-워크, 즉 연대라고 대뽀는 생각한다. 와이? 만약 전국에 있는 아뜨 벼룩시장이 연대를 한다고 생각해 보라. 지금까지 각 지역의 아뜨 벼룩시장은 장소문제를 각 지역 안에서만 해결하고자 했을 뿐이다. 허나 전국의 아뜨 벼룩시장이 연대를 하여 공신력 회복을 함께 기울인다면, 장소문제는 간단히 해결될 수도 있지 않을까?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대뽀가 알고 있는 아뜨 벼룩시장의 홈피들을 방문해 보았지만, 어느 홈피에도 각 지역에 있는 아뜨 벼룩시장의 홈피를 링크해 놓지 않았다/못했다.)
허나 최근 광주의 모난돌이 "제1회 전국 프리마켓 작가캠프" 라는 타이틀로 전국 아뜨 벼룩시장의 연대를 제안한 것이 아닌가. 적어도 아뜨 벼룩시장 측면에서 보자면 "제1회 전국 프리마켓 작가캠프"는 한줄기 서광을 비추는 역사적인 행사가 아닐 수 엄따! 때문에 대뽀, 이번 "제1회 전국 프리마켓 작가캠프"에 힘을 실어주고자 맘먹었다. 이미 한계 지면이 초과되었지만 대뽀, 아뜨 벼룩시장의 연대를 제안한 "모난돌"에 대해 간단하게나마 씨부리고자 한다.
"모난돌"은 지난 2000년 4월 전남대 법학과 재학 중이던 일명 짱돌(한길우)님이 몇 친구와 함께 기존 전남대 학보와 차별성을 띤 인터넷 대학신문 "대딩"을 창간함으로써 시작된 것으로 대뽀는 알고 있다. 2000년 11월 "모난돌" 웹진이 공식 오픈되고, 짱돌님은 모난돌을 웹진의 "취재"를 넘어 "실천"으로 자리바꿈하기 위해 2001년 5월 "모난돌" 창립대회를 개최했다. 2001년 6월 "모난돌"은 향토문화의 거리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행사를 실천하게 된다. 당시 "모난돌"이 처음으로 진행한 행사는 비디오 테잎·책·CD·레코드 등 자신이 쓰던 물건을 사고 파는 "개미장터"였단다. "모난돌"은 2001년 9월 영화배우 명계남을 시작으로 초청강연을 개최했다(2001년 10월 MDRT 김이강 초청강연, 11월 영화배우 문성근 초청강연, 2001년 1월 EBS 토익강사 임귀열 초청강연, 4월 미즈노교수 초청강연 등). 일명 "전남대 제2신문사"를 표방한 "모난돌"은 2001년 12월 다음에 카페(cafe.daum.net/monandolsaram)를 개설하면서 그 참여 폭을 전남대 학생들에서 타 대학생과 청소년 그리고 주부로까지 확장하였다. 이후 모난돌은 각종 문화예술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대뽀, 이곳에서 그동안 "모난돌"이 추진한 각종 문화예술행사를 모조리 언급하기보다 모난돌의 "광주 프리마켓"에 국한하기로 하겠다. "광주 프리마켓"의 모체는 모난돌의 첫 행사였던 "개미장터"다. "개미장터"로 시작한 "광주 프리마켓"은 2002년 12월 다음에 "모수동(모난돌수제품동호회)"이라는 이름으로 독립된 카페를 개설했다. 허나 그 "모수동"은 지난 2003년 10월까지 운영되다가 우여곡절 끝에 다시 "고향"(모난돌)으로 돌아와 "광주 프리마켓"이란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와 같은 단편적인 모난돌의 약력을 보면, "제1회 전국 프리마켓 작가캠프"가 단순히 추진되고 있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를테면 "제1회 전국 프리마켓 작가캠프"는 문화예술현장 속에서 직접 체험하지 않고 현재 아뜨 벼룩시장의 문제나 미래의 아뜨 벼룩시장 방향에 대해 고민하지 않은/못한 사람이라면 도저히 추진할 수 없다고 말이다. 대뽀, 이 점에 주목하여 모난돌의 대표 짱돌님에게 격려와 감사의 말을 드리고 싶다. 꾸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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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의 프리마켓 ⓒ cafe.daum.net/BusanFreeMark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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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모난돌이 주관하는 "제1회 전국 프리마켓 작가캠프"에 관해 알아보자. 짱돌님 왈, "제1회 전국 프리마켓 작가캠프는 전국의 문화현장에서 활동하는 문화기획, 연출, 공연자는 물론 새로운 대안문화공간으로 시민·학생들에게 사랑 받고있는 "프리마켓" 작가들이 한데 모여, 공동의 행사를 진행하고, 그동안의 현장활동의 성과와 시행착오를 공유하고, 새로운 전망을 만드는 자리이다."
"제1회 전국 프리마켓 작가캠프"는 화순고인돌 축제와 더불어 진행된단다. 따라서 제1회 전국 프리마켓 작가캠프의 장소는 화순고인돌공원이고, 그 행사 일시는 이틀(4월 24일~ 25일)이고, 참가자격은 참여자 자신이 직접 만든 수제품 및 아트작품 작가란다. 그러니 작가 지망생 여러분이나 특히 (생계에 오리무중인) 젊은 작가들의 많은 참여 바란다. 덧붙여 아트 벼룩시장은 아니지만 전국적으로 확장되어 있는 예술과 디자인 공동체인 애드펌(www.ad-firm.com) 회원들에게도 이번 행사에 참여 요청하길 모난돌에게 부탁드리고 싶다. "제1회 전국 프리마켓 작가캠프"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모난돌 홈피에 게시된 공고를 참조하시기 바란다.
대뽀, 오늘 제1회 전국 프리마켓 작가캠프에 한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이왕 전국 아뜨 벼룩시장이 모이는 마당이니 함께 올해 추진할 수 있는 제2회뿐만 아니라 제3회 그리고 제4회 "전국 프리마켓 작가캠프"를 구상하시기 바란다. 연쇄 캠프? 연쇄 캠프 타깃으로 대뽀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올해 개최되는 광주비엔날레와 부산비엔날레 그리고 서울미디어비엔날이다.
모난돌은 작년 전주국제영화제에 서울의 프리마켓과 희망시장을 초청하여 당시 "모수동"과 함께 "JIFF 아트 벼룩시장"을 개최한 것으로 대뽀는 알고 있다. 따라서 모난돌은 올 10월에 열릴 예정인 광주비엔날에 "전국 프리마켓 작가캠프"를 추진하기를 당부드리고 싶다. (최근 광주비엔날레는 축제행사 공모를 공고했다. 공모 기간은 4월 1일부터 4월 30일까지로 대뽀는 알고 있다. 모난돌은 이 기회를 활용하시길 바란다) 그와 아울러 부산의 아뜨 벼룩시장들은 부산비엔날레에 또한 서울의 아뜨 벼룩시장들은 서울미디어비엔날레에 "전국 프리마켓 작가캠프"를 추진한다면 올해 4차례에 걸친 "전국 프리마켓 작가캠프"를 추진하게 된다.
국내 비엔날레들이 항상 골머리를 썩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입장수익이다. 허나 아뜨 벼룩시장이 국내 비엔날레와 연계를 한다면 적잖은 관객몰이를 할 수 있다.(전국 아뜨 벼룩시장에 방문하는 사람들의 쪽수를 보면 그걸 알 수 있다) 한편으로 대뽀가 제안하는 아뜨 벼룩시장의 국내 비엔날레 연계행사는, 비엔날레가 국제전이란 점에서, 아뜨 벼룩시장이 공신력을 얻을 수 있는 계기도 마련할 수 있다. 그러니 아뜨 벼룩시장의 비엔날레 연계행사는 비엔날레 측이나 아뜨 벼룩시장 측 모두 "윈-윈"(相生)할 수 있는 셈이다.
글타! 아뜨 벼룩시장은 이제 특정 지역에만 국한되지 않는 "글로컬" 전략을 고려해야만 한다. 아뜨 벼룩시장은 앞으로 발등에 떨어진 문제만 가지고 고민하지 말고 장기적 계획안도 고려해야 한다. 이번 아뜨 벼룩시장의 비엔날레 연계를 통해 앞으로 아뜨 벼룩시장이 일본과 중국으로 그 지역을 확장하기 바란다. 아뜨 벼룩시장이여, "세계정복"의 꿈을 가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