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술 전문가들의 보유 물품 목록을 보면 초보는 압도당하기 딱 좋습니다. 휘황찬란한 아이템들이 창고 수준으로 비축돼있는걸 보면 세상의 끝까지 혼자 살아남을것 같더군여. 하지만 겁먹을 필요 없습니다,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만으로도 당신은 70%의 아무 생각없는 사람들보다 앞서나가게 됩니다. 그리고 1달의 장기 보존 식량을 비축하면 80% 쯤으로 올라서게 되고, 1년치 비축이 됐다면 98% 쯤에 도달합니다. 인류 2%가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그렇다고 한번에 수백 들여서 사들일것 까지는 없고, 차근차근 가장 필요한 것부터 하나씩 시작하면 돈, 시간, 노력을 그다지 잡아먹지 않으면서도 해낼수 있습니다. 생존은 기술과 마음가짐이 중요하지 잡동사니가 중요한게 아닙니다. 그리고 기술은 아주 저렴하게, 종종 돈 없이도 얻을수 있고요.
그 과정에 도움이 될만한 아이디어 조각들을 차차 모아볼까 합니다.
생존술 상황에서 가장 유용하게 쓰이는 물건을 꼽으라면 보통은 나이프나 서바이벌 킷이나 알루미늄 블랭킷 그런걸 얘기합니다. 분명 맞는 말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저는 덕테이프와 비닐봉투를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덕테이프는 정말 다재다능하고 다양한 곳에 쓸 수 있죠. 텐트 구멍난 곳이나 각종 구멍, 뜯어진 부분을 임시로 간단히 수선하는데 쓸 수 있고, 태풍이 불때 X자로 유리창에 발라주면 유리가 바람에 훨씬 잘 버티고, 방수 밀봉하는데도 쓰고, 화생방 시에 문틈을 밀폐하는데도 쓰고, 화살깃 같은걸 임시방편으로 만들때도 쓸 수 있고, 응용은 무궁무진합니다. 아폴로 13호도 고장났을대 덕테이프 덕분에 살았다죠? 국내에서는 원조 덕테이프는 보기 드문 편이라 박스테이프 같은걸로 대용할수 있습니다.
비닐 봉지도 중요하죠. 뭔가를 담을때만 쓰는게 아니라 밀봉할때도 쓸만합니다. 방수가 되는 점을 살려서 간이 우비/화생방 보호복, 간이 뷔박 텐트도 만들수 있고요. 대형 쓰레기봉지나 깜장 비닐 봉지 100리터짜리 큰거 몇장 있으면 대충 자르고 덕테이프로 붙이면 그게 뷔박 텐트입니다. 적당한 크기의 비닐봉지는 비상시에는 화장실 대용으로 쓸수도 있죠. 많이 준비할수록 좋습니다.
건전지. 21세기는 전자기기의 시대입니다. 생존술 장비에도 전지는 많이 들어가죠. 조명, 카메라, 일부 광학 옵틱, 나이트 비전, 라디오, 기타등등 각종 핸드헬드 전자제품들이 건전지를 쓰죠. 근데 이 전지란게 무겁기는 무겁고 지속성은 상당히 떨어지는 물건입니다. 건전지는 내부의 화학물질의 반응으로 전기를 이용하는 것인데, 이게 수명이 의외로 짧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내부의 전기도 약해지고, 안뜯고 비축해둬도 성능 떨어지는건 비슷합니다. 비축하기에는 돈낭비인데, 그렇다고 편리한 후레쉬 버리고 고전적인 등유 램프를 고집하는건 무수한 전술적, 생존술적 이점을 버리는 짓입니다. 전기 자동차가 나오는 시대에 전지 문제는 아직도 답이 없는가?
...있데요? ㅡ,.ㅡ;; 에네루프라고... 일본 산요에서 만드는 현존 최강으로 불러줘도 좋을 충전지입니다. AA 배터리 형태로 보통 나오는데, 기존의 니카드 충전지는 잊어버려도 좋은 고성능입니다. 에네루프는 처음부터 충전된 상태로 시장에 출고되며 (즉 충전지지만 건전지처럼 뜯어서 바로 사용할 수 있음) 완충시키면 1년동안 그 80% 출력이 보장된다고 합니다. 머 80%는 광고 수준이고 실제로는 그보다는 약간 낮겠져. 그래도 보존 중에도 성능이 쭉쭉 떨어지는 다른 건전지나 충전지와는 비교를 거부하는 수치임다. 게다가 무려 1천회의 재충전을 보장한다고 광고하네요. 싸구려 중국제 충전지는 십몇회만 사용해도 수명이 다되더군여. 듀라셀 같은 고급품은 수백에서 천단위로 재사용 가능하긴 하지만, 에네루프만큼의 지속성은 없는 편인거 같고.
그리고 리튬 배터리. 에너자이저 같은 회사에서 최근 리튬 배터리가 나옵죠. 그 전력이 보통의 배터리의 8배나 오래 가는데 무게는 절반 밖에 안됩니다. 게다가 일반 건전지가 비실거리는 저온에서도 문제없이 작동하구요.
가격이 쎄긴 하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는 전지가 등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요새 태양광 충전 패널도 슬슬 보급형이 퍼지던데 이런거에다 딥사이클 배터리 좀 구해두면 전기망 끊겼을때도 AA 전지 정도는 사용할 수 있을거 같네요. 패널도 수명이란게 있긴 하지만요.
간이 진통제 (아스피린) 만드는 법
버드나무 속껍질을 벗겨서 물에 끓입니다. 물 한잔에 티스푼 1~2개 분량의 속껍질. 10~15분 정도 끓여서 차처럼 마신다. 하루에 3~4컵을 초과해 마시지 말 것. 아니면 그냥 속껍질을 씹어도 됩니다.
아스피린 원재료이므로 아스피린 단점도 그대로 있습니다. 상처에서 피가 잘 멎지 않는다든자, 위궤양이나 위염이나 여튼 위가 안좋은 사람도 쓰면 안됨. 살리실산에 알러지 있는 사람은 쓰지 말 것. 의약품으로 판매하는 안전하게 정제된 형태가 아니므로 미성년자는 이것을 쓰지 말 것. 차도로부터 20미터 이내의 공해에 오염된 버드나무도 쓰지 말 것. 깨끗한 상태가 아니면 대략 조치 아니합니다.
2012년 태양 코로나 폭발로 인한 EMP 위협 뭐 그런 얘기가 많아 돌고 있습니다. 대기와 지구의 지자기가 그런걸 막아주는 편입니다만, 가끔 아주 심한 경우에 국지적으로 EMP 맞은 것 같은 현상이 일어날 수 있고, 실제로 몇번 사고가 발생해서 광대한 지역에 정전 사태가 발생한 적이 있죠. 특히 전자기기에 의존성이 강한 현대라면 EMP 효과는 막강한 위력을 발휘할 것입니다.
딱히 자연적 EMP 효과 말고도 안그래도 EMP 무기가 현실화되어가는 중이라서, 미국에서 2000년대 초부터 차량이 EMP 방호가 될까, 어느정도 효과가 있을까에 대한 실험이 이루어진 바가 있습니다. 엔진이 켜져있지 않은 상태의 차량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 편이라고 합니다. 충분히 강력한 EMP를 받으면 전자계가 고장이 나서 입고 후 수리가 필요한 경우도 생겼으나, 의외로 90%의 차량이 운행중에 EMP를 당해도 계기가 깜빡인다든지 오작동이 생기긴 했으나 엔진이 죽어서 사고가 날 위험에 처하는 일은 드물었습니다. 그 10%의 오작동으로 인한 사고가 무서운 연쇄효과를 만들어낼수 있긴 합니다만... 기계식 구식 차량은 스파크 오작동 정도 빼면 EMP에 별 영향을 받지 않는 편이고요. ECU 같은 전자계 유닛이 많이 들어가는 차량은 EMP에 취약한 편으로 알려져있지요. 그래서 좀 독한 생존주의자들은 일부러 구식 차량을 사서 리빌트도 하더군요. 뭐 교체 가능한 전자계 유닛의 여분을 구비해서 EMP 방호 처리를 해서 보관하다가 여차하면 교체하는 식이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EMP는 패러데이 박스로 차단할 수 있습니다. Faraday cage나 박스로 검색해보세요. 기본적으로 EMP는 브로드밴드 RF이고, 전도체로 전면을 감싸서 전파가 흘러들어갈수 없다면 전자파, EMP 방호가 가능하다는 말입니다. 간단히 말해 금속성 박스로 밀폐하면 그 내부에 있는 물체는 (상자의 금속면에 직접 접촉하지 않으면) 외부 전파, EMP 영향을 안받습니다. 음... 집에서 가장 흔한 패러데이 상자에 가까운 것은 전자렌지와 컴퓨터 케이스겠네요. 전자렌지는 마이크로웨이브를 쏴서 물체를 데우니까 사용자에게 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 일종의 패러데이 케이지 효과가 필요한거죠. 전자렌지 안에 휴대전화 넣으면 전파가 차단돼서 끊기잖아요. 그런 원리죠. 냉장고나 컴퓨터 케이스도 비슷하고요. 물론 100% 밀폐가 아니라서 좀 미덥지못한 편입니다만.
모든 전선, 안테나, 긴 금속성 물체는 EMP를 받아들여서 쇼트되니까 집 전체를 패러데이 박스로 둘러싸는건 불가능하고 비효율적입니다. 집안을 드나드는 전선이 아예 없게 만들수도 없잖아요. 그냥 EMP 영향을 받을 전자기기나 그 여분 같은걸 박스 안에 넣어두면 되겠죠. 예를 들면 금속제 탄통이라든가(뚜껑 닫히는 부분의 페인트나 고무 패킹을 벗겨서 완전히 금속으로 밀폐되게 만들어야 합니다) 서양에서 흔한 함석 쓰레기통 같은게 패러데이 케이지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내부에 나무나 종이박스 틀을 짜넣어서 표면 금속하고 내용물이 닿지 않게 조심하세요. 이도저도 아니라면 종이 박스 표면을 알루미늄 호일로 둘러싸면 임시방편 패러데이 케이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장담 못합니다만 여튼... 케이지 안에 금속면이 닿지 않게 또 다른 케이지를 넣으면 방호가 증대되니까, 알루미늄 호일로 임시 패러데이 케이지 만든다면 여러겹으로 해보시길 권합니다.
첫댓글 마자요^^ 저도 비닐을 강추 합니다!! 을지로 가셔서 아니면 근처에 파는데 있으시면 비닐 어느정도 사두세요^^ 좀 두께가 있는것으로,, 그리고 박스 테이프도요,,, 요거 두가지 있으면 야생에서도 거의 텐트 대용으로 몇달이고 버틸수 있답니다! 비닐골격은 야생의 나뭇가지를 이용 하면 되고요,,,,
내인생의 로망처럼 보이는 다다비아님^^.. 안녕하시죠? 늘 댓글 달아주시고 관심 보여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시어요.
버드나무속 껍질! 멋지군요~~ 대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