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 인(IN) 심리학(26)]
마음이 전하는 계절을 읽어야 합니다.
추억은 마음을 완성합니다. 아무리 삭막한 마음이라도 추억 하나가 들어서는 순간 온기마음가 깃들게 됩니다. 추억은 그리움의 뿌리입니다.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추억의 생각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계절은 깊어집니다. 또한 추억은 망각의 힘을 가집니다. 현실의 아픔과 힘든 마음을 잊기 위해 과거에 좋았던 교감의 흔적을 머리로 맛보며 위로받기도 합니다. 추억 속에서 생각과 마음이 수시로 밀회하듯 만나면서 따뜻하게 괴로움을 덜어주고 다래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추억의 틀을 깨고 진짜 나를 만나야 현실이 보이게 됩니다. 멀리서 바라보기 위해 추억의 골짜기로 너무 깊게 들어가서도 안 됩니다. 마음의 강을 품은 뜻을 읽으려면 강에서 나와 높은 곳에 올라가 강의 흐름을 바라봐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시간을 싣고 유유히 흘러가는 마음의 강은 현실을 잊게 만들고 회피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러한 추억에 빠지는 심리적 원인은 무엇일까요.
1962년에 터프츠 대학의 발달 심리학자 데이빗 엘킨드(David Elkind) 교수는 아동 발달 학회지에 '사춘기 시절 자기중심주의(Egocentrism in adolescence)' 논문을 발표하면서 자기중심성에 관한 개념을 설명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또한 2007년도에도 청소년과 청소년기 저널(the Journal of Youth and Adolescence)에 ‘사춘기 초기에 개인적 우화와 위험감행(The Personal Fable and Risk-Taking in Early Adolescence)' 논문도 발표했습니다.
엘킨드 교수는 청소년의 특징에 ‘개인적 우화(personal fable)'와 ’상상적 청중(imaginary audience)‘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인생에서 꼭 거쳐 가야 하는 발달과정 중에 청소년 시기에 '자아중심성(ego-centrism)'의 특성을 보인다고 했습니다. 우화는 인격화한 동식물을 주인공으로 나타내는 이야기를 말 합니다. 자신과 타인을 바라보는 균형이 깨지고 기준이 자신으로 기울어지게 됩니다. 자신의 신체적 변화를 통해 타인보다 자신에게 집중하게 됩니다. 이와 함께 정신과 감정도 타인보다는 자신에게 집중하게 됩니다. 그 결과 자신과 타인의 심리적 거리를 분리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타인의 배려 없는 즉 균형 없는 생각과 감정으로 인해 비합리적인 생각과 행동을 보이게 됩니다. 그로 인해 타인이 겪는 아픔과 위험조차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이렇게 자기중심성과 더불어, 자신만 존재하는, 자신만 의식하는 단계에서는 자기가 상상으로 만든 청중(imaginary audience)을 주위에 두고 의식하게 됩니다. 현실의 타인들을 의식하지 못하는 이유는 타인 중심적 사고와 입장 바꿔 느끼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기가 만들어낸 가상의 청중을 만들어서 과도한 의식을 하게 됩니다. 그 결과 청소년의 경우, 내면의 생각정리보다는 외면의 옷과 머리모양 그리고 외모에 더 신경쓰게 됩니다. 그러다가 작은 실수를 저질러도 힘들어합니다. 실제 타인들은 눈치 채지 못할 정도의 부분에 대해서 가상의 타인들이 보고 있고, 느끼고 있고, 생각하고 있다고 고통스러워하게 됩니다. 이러한 현상은 결국 ‘자기비판적’으로 흘러가고, 자아도취에 빠지게 됩니다.
이러한 청소년기의 자기중심성이 성인이 된 후에도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현실에서의 대인관계가 힘들어지고, 삶의 무대 위에서 성공보다는 실패를 많이 맛보면서 자기중심성은 더욱 심해집니다. 제2의 사춘기 특성인 자기중심성을 중년이 되어서 나타납니다. 지난 과거의 추억으로 돌아가 성공과 안정적이었을 때의 모습만 추려서 현실과 벗어나 있으려고 노력합니다. 이러한 현상은 부부사이에서도 부모와 자녀의 사이에서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과거도 아니고 미래도 아니고 현재를 살아야 합니다. 내가 앉은 자리가 꽃자리고 눈길 닿는 곳이 꽃동산입니다. 내 마음에 오가는 가족의 얼굴에 꽃이 피어있는 것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빛은 늘 등에 그림자를 감추고 다가옵니다. 현재에 집중하려면 과거와 미래의 그림자에 가슴이라도 베인 듯 지나간 일과 다가올 걱정으로 밤을 지새우면 안 됩니다. 과거와 현재가 한 몸인 듯 만나는 추억에서 벗어나 지금의 행복을 찾아야 합니다. 가족의 눈을 바라보고, 목소리를 듣고, 마음이 전하는 계절의 변화를 감지하면서 지금의 행복을 끊임없이 찾아야 합니다. 그래야 지금을 살 수 있습니다.
by 이재연(상담사회교육전공 교수, 세종시 휴 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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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저녁 6시 30분 ~ 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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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11월 12일(토)
시간: 오전 10:00 ~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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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황지청소년장학센터 3층 다목적실(강원도 태백시 번영로224)
날짜: 11월 23일(수)
시간: 저녁 7시~9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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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Fn913Wlc6i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