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김성익
목요일 오전 개포동 성당 나눔실에 레지오 서기 회의록을 가지러 갔을 때 한 자매님이 어린이들에게 교리를 가르치고 계셨다.
우연히 엿듣게 된 내용은 고해성사에 관한 것 이었다. ' 어린이 여러분 사람이 몸이 더러울 때 목욕을하고 옷이 더러울 때
빨래를 하듯이 영혼에 먼지가 쌓이면 그것을 털어 내는 것이 고해성사입니다. 이해하시겠죠'
잠시 침묵이 흐르고 이해한 어린이는 없어 보였다.
교우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많은 교우들이 고해성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나 또한 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
곰곰이 생각해 볼 때 고해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이 부정적이고 고해신부에 대한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라고 느낀다.
고해는 고백의 뜻이지만 고통을 연상시킨다.
고백은 쉬운것이 아니다 . 늘 가슴 떨리는 일이다. 그러나 고해성사가 꼭 고백의 측면만 있는 것이 아니다.
고해성사를 영어로 'Sacrament of Reconciliation' 라고 하는데' Reconciliation' 에는 화해와 일치 복종의 뜻이 있다.
하느님과 떨어져 있어 고통스럽고 그렇기 때문에 하느님에게 복종하면서 화해와 일치를 이루려는 성사로 보면 될 것 같다.
고해소에서 고해신부에게 야단을 맞고 다시는 고해소에 들어 가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교우도 보았다. 나또한 그런 경험이 있다. 고해신부가 힘들겠지만 좀 더 많이 들어주고 애정어린 시선으로 고해자를 바라보기 바란다.
고해성사가 단지 고백을 하는 형식적 성사가 아니라 하느님과 화해와 일치를 하면서 치유하는 축제의 성사 거룩한 성사로
변하기를 기도해 본다.
출처: 서울메트로 서예동호회 원문보기 글쓴이: 지여 김성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