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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성심 성월(聖心聖月)
-대전교구 이계창 신부님께서 주신 자료입니다-
〔라〕 mensis SSmi. Cordis Jesu 〔영〕 month of Sacred Heart of Jesus
예수 성심을 특별히 공경하기 위하여 교회가 지정한 6월 한 달.
교회는 예수 성심 대축일이 있는 6월을 예수 성심 성월로 정하여,
축일을 성대히 기념하고 성시간(聖時間)과 기도회 등
예수 성심을 공경하는 신심 행사를 통하여 성심의 신비를 묵상한다.
[기원과 유래〕
교회 초기부터 중세의 신비가들에게 이르기까지 예수의 옆구리에 난 상처가
열렬한 묵상의 대상이 되면서 점차 예수 성심에 대한 신학적인 연구가 늘어났다.
여러 교부들의 예수 성심에 대한 가르침의 핵심은
요한 복음의 두 표현(7, 37-38 ; 19,34)과 관련하여
‘생명의 샘’(Fons Vitae)이란 표어로 요약된다.
히폴리토(170 - 236) · 이레네오(130 -200) ·
유스티노(100 - 165) · 치프리아노(? - 258) 등의 교부들은
예수의 마음에서 세상을 살리는 구원의 생수가 흘러내리므로,
성령과 함께 예수 성심을 초자연적 은총의 근원이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성심에서 흘러 나온 물과 피(요한 19,34)에서
물은 죄로 죽은 인간을 깨끗이 씻고 새 생명을 주는 세례의 물을,
피는 새로 태어난 백성을 먹여 기르는 성체성사를 상징하는 성사의 풍요로움으로 보았다.
또한 아담의 옆구리에서 이브가 탄생했듯이,
새 아담인 그리스도의 심장에서 새 이브인 교회가 탄생했다는 사상이 생겼다.
12 -14세기에는 예수 성심을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공경의 대상으로 삼는 경향이 커졌다.
그 후 신자들이 그리스도의 인성(人性)에 대해
더욱 큰 정감적 애정(情感的 愛情, affective love)을 드러내자,
관상가들은 예수 성심을 통해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을 통찰하게 되었다.
예수 성심께 대한 신심을 수립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 데 큰 기여를 한 사람들은
보나벤투라(Bonaventura, 1217? - 1274) ·
알베르토(Albertus Magnus, 1200 - 1280) · 제르트루다(Gertrudes, 1256 - 1302) ·
시에나의 가카리나(Catharina Senensis, 1347? - 1380) ·
주조(H. Suso, 1295? - 1366) · 가니시오(Petrus Canisius, 1521 - 1597) ·
프란치스코 살레시오(Franciscus Salesius, 1567 - 1622) 등이다.
그로 인해 이 신심이 보급되지 않은 지방이나 수도원이 별로 없었다.
에우데스(J. Eudes, 1601 - 1680)는
예수 성심을 위하여 처음으로 시간 전례를 바치도록 한 인물로서,
프랑스의 많은 주교들의 인준을 받아 1672년 10월 20일에 최초로 예수 성심 축일을 지냈다.
그러나 예수 성심 공경이 완전한 형태를 갖추고 세계적으로 보급된 계기는
성모 방문 수녀회 소속의
알라코크(Margarita-Maria Alacoque, 1647-1690) 수녀에게 내린
예수 성심의 메시지들이었다.
그리고 성모 방문 수녀회와 예수회는
예수 성심 공경을 교회의 공적 신심으로 자리잡도록 하는 데 큰 공헌을 하였다.
[교회의 공적 가르침〕
17세기 이후 역대 교황들은 공식 문서들을 통해
예수 성심 신심을 공인하고 널리 보급 · 권장하였다.
교황 클레멘스 13세(1758 - 1769)는 폴란드 주교들의 청원서를 수락하여
폴란드와 로마의 예수 성심회에
예수 성심 축일 설정과 성심의 공적 공경을 허락하였다(1765. 2. 6).
교황 비오 6세(1775 - 1799)는
예수 성심 신심을 옹호하는 교서(Auctorem fidei, 1794. 8. 28)를 반포하였다.
그 후 1856년 교황 비오 9세(1846 - 1878)는
프랑스 주교들과 세계 가톨릭 신자들의 기도에 호응하여
예수 성심 축일을 보편 교회 축일로 확대하였으며,
6월 ‘예수 성심 성월’도 1873년 5월 8일 대사 반포와 동시에 인가되었다.
1899년에 교황 레오 13세(1878 - 1903)는 전 인류를 성심께 봉헌하는 회칙을 반포하였다.
그 후 교황 비오 10세(1903 - 1914)는 해마다 이 봉헌을 갱신하도록 하였고,
교황 비오 11세(1922 - 1939)는 성심께 대한 속죄의 보편적 의무에 관한 회칙
<미세렌티시무스 레뎀토르>(Miserentissimus redemptor, 1928. 5. 8)와
이를 보완한 회칙 <카리타테 그리스티 콤풀시>(Caritate Christi compulsi, 1932)를 반포하였다.
그 후 성심의 교황인 비오 12세(1939-1958)는
5월의 성모 공경과 6월의 예수 성심 공경을 중요한 신심으로 평가하여 온 교회에 권장하였다.
교황은 예수 성심 축일을 보편 교회로 확대한 지 100년이 되는
1956년에 회칙 <물을 길으리라>(Haurietis aquas, 1956. 5. 15)를 반포하고,
예수 성심 신심이 매우 효과적으로 그리스도를 사랑하고,
구원의 샘으로 초대하는 놀라운 방편임을 제시하였다.
“육화된 말씀의 심장은 그분의 삼중적 사랑의 상징이다”(54 - 57항)라고 강조하면서
첫째 신적 사랑의 상징,
둘째 불타는 사랑의 상징,
셋째 감각적 사랑의 상징임을 설명하였고,
그리스도의 지체들인 신자들이 예수 성심을
사랑의 상징과 근원으로 흠숭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예수 성심 성월과 대사〕
중세에 교회의 기능과 신자들의 열성적 신심 생활은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었다.
신자들은 매일 미사와 성월 호칭 기도, 여러 행렬 기도에 열심히 참여하였다.
특히 16세기 이후에는 십자가의 길, 여러 호칭 기도 · 묵주기도 등이 널리 전파되고
특정한 성인이나 신비의 공경으로 9일 기도, 주일과 평일의 연속 행사가 있었다.
그래서 연중 매월 신심 행사가 이어졌다.
또한 교회는 각 성월마다 그 기간동안에
특별히 지정된 기도를 할 때 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승인했는데,
이러한 내용은 역대 교황들이 허가한 대사 내용과 함께
《대사 편람》(Enchiridion Indulgentiarum, 1950)에 수록되었다.
6월 ‘예수 성심 성월’은
프랑스의 우아조(Oiseaux) 수도원과 여러 지역에서
사사로이 신심 행사로 시작된 관례를
1873년 5월 8일(Rescr. auth., n. 409) 교황 비오 9세에 의하여
대사 반포와 동시에 정식 인가되었다.
이어 교황 레오 13세에 의하여(1899. 7. 21) 권장되고 여러 대사도 선포되었다.
첫째,
매일 공적 또는 사적으로 기도하는 이에게
7년 동안 매 년 칠 사십 일(seven quarantines) .
즉 280일 대사를 받을 수 있으며,
둘째,
매일 사적으로 기도하거나 공적인 신심 행사에
적어도 10번 참여한 사람은 6월 중 어느 날 또는 7월 1~8일 중 한 날에
전대사(Decr. Urbis et orbis 30 May, 1902)를 받을 수 있다.
셋째 ,
성월 행사가 성대하게 거행된 교회에서
6월 30일이나 6월 마지막 주일에 매번 대사(26 Jan., 1908)를 받을 수 있다.
그런데 교황 비오 10세는 매일 강론(8 Aug., 1906) 또는
특별한 임무를 띠고 적어도 8일 간 강론하기를 권고하였다(26 Jan., 1900),
넷 째,
6월 중 성대한 행사에서 성심 공경의 강론을 행하는 사제들과
이런 행사가 개최되는 교회의 지도자들에게 대사(Pius X , 8 Aug., 1906)가 주어지며,
다섯째로
6월 중 매일의 영성체자와 6월의 성대한 성심 축제를 주관하는 사람들에게
전대사(Acta Pontificia, Ⅳ 388, 8 Aug., 1906)가 허락되었다
이러한 영향을 받아 우리 나라 옛 기도서인 《천주 성교 공과》에는
"예수 성심이 받으시는 능욕을 기워 갚기로 염하는 경"을
기도한 사람에 대한 대사가 기록되어 있다.
또한 매년 예수 성심 대축일에 성체를 현시(顯示) 한 제대 앞에서
예수 성심 호칭 기도와 위의 기도를 바치면
7년 동안 매년 280일 대사를 얻으며 ,
고해성사와 영성체를 하고 기도를 하면 전대사를 얻고,
아무 곳이나 아무때에 사사로이 기도하면 5년 대사,
한 달 동안 매일 위의 기도를 바치는 사람은
그달 내에 한번 고해 영성체 하고 성당에 가서 조배(朝拜)하면 전대사를 얻는다고 하였다.
〔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의 가르침〕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신자들의 신심 행사가 교회의 법규와 규정에 합치하는 것이면,
특히 교황청의 명에 의하여 행해지는 경우에 이를 크게 장려한다고 하였다(전례 13항).
신심 행사는 전례와 조화되고 신자들을 전례로 인도하도록 마련되어야 하며,
전례력을 중심으로 신앙 생활이 계속되고 이어지기를 권장하고 있다.
교회는 1969년의 전례 개혁에서 예수 성심 대축일을 최고 등급(1순위 3급)의 축일로 정하고,
성령 강림 대축일 후 둘째 주일(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이 지난 금요일에 지키도록 함으로써
성체의 신비와 예수 성심의 불가분적 관계를 더욱 깊이 천명하고 있다.
교황 바오로 6세(1963 - 1978)는 예수 성심 축일 제정 200주년을 맞이하여 반포한
교황 교서 <그리스도의 헤아릴 수 없는 풍요>(Investigabiles Divitias Christi, 1965. 2. 6)에서
예수 성심 신심이 그리스도의 위격에 초점을 두는 가장 탁월한 신심이라고 선언했다.
또한 성체성사는 예수 성심께서 주시는 위대한 선물이며,
예수 성심은 현 시대의 분열과 불화를 치유하는 중요하고 적절한 은총의 샘임을 강조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999년 6월 6일 폴란드의 한 교구(EIbIag)를 방문하고
'예수 성심 강론' (Address at Devotion to the Sacred Heart of Jesus)에서
6월 중 매일 예수 성심 호칭 기도를 바치는 폴란드 신자들과 러시아 순례자들을 격려하였다.
또한 교황은 교황령 〈신앙의 유산) (Fidei depositum, 1992. 10. 11)을 반포하면서
《가톨릭 교회 교리서》 를 발행하였는데, 여기에 예수 성심과 관련된 내용이 자주 언급된다.
중요한 것을 살펴보면, '강생하신 말씀의 성심'(478항. 2669항) ·
'교회의 기원과 성장'(766항) · '그리스도의 마음' (1439항) ·
'존재와 계약의 자리'(2563항) · '회개의 은총'(1432항) · 성서의 단일성'(112 항) ·
'성찬 전례에서 성심과 동화'(1419항) 등을 들 수 있다.
〔한국의 현실과 전망〕
예수 성심을 특별히 공경하고 생동적인 그리스도인 생활이 되도록
은총의 시기인 6월의 예수 성심 성월을 좀더 성월답게 지낼 수는 없을까?
최근 본당에서 예수 성심 성월에 무슨 특별한 신심 행사를 하고 있는지 반성하는 목소리가 많다.
현재 한국 천주교회에서 사용되고 있는 《가톨릭 기도서》에는
예수 성심과 관련된 기도문이 다음 세 가지만 들어 있다.
즉,
예수 성심 성월(예수 성심께 천하 만민을 바치는 기도) ·
예수 성심 호칭 기도 ·
예수 성심께 바치는 봉헌 기도이다.
이 기도문들은 신자들의 기도 생활에 도움을 주고
개인적으로 예수 성심 성월 동안 매일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성월 동안 바치는 기도는
'예수 성심께 천하 만민을 바치는 기도' 뿐이다.
하지만 그 밖에 사용할 수 있는 기도로 예수 성심 위로 호칭 기도,
예수 성심이 받으시는 능욕을 기워 갚기를 원하는 기도가 있다.
예수 성심 신심과 관련이 깊은 '성시간' 은
성체 현시와 함께 매월 첫 목요일이나 첫 금요일, 또는 매주 금요일에 거행되고 있지만,
이는 본당 사정에 따라 다르고 실상 6월 한 달의 성월을 대신할 수는 없다.
예수 성심께 대한 전례적 행사는
예수 성심 대축일에 특강이나 성체 행렬을 병행한다면 더욱 성대한 축제가 될 것이다.
또한 이 축일이 한국 천주교 주교 회의에서 1995년에 제정한 '사제 성화의 날'인 만큼
사제들을 위한 기도나 은퇴 사제들을 초청하여
신자들과 친교의 분위기를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축일을 정점으로 6월 중 성월 첫날이나 또는 마지막 날에
마치 성모의 밤 행사처럼 축제를 마련하거나 말씀의 전례를 거행해도 좋을 것이다.
또한 매일 미사 전이나 후에 ‘예수 성심 성월’ 기도와 예수 성심 호칭 기도 또는
성월의 매일 묵상을 준비하여 실천하는 방법도 있다.
(→성시간 ; 성월 ; 예수 성심 ; 예수 성심 대축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