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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암카페(대장암.직장암) 원문보기 글쓴이: 불사조
건강코너 _ 첨단 영상장비는
PET-MR로 돌아본 첨단 영상장비 역사
- CT, MR, PET-CT에 이어 PET-MR -
조 인 호 교수 I 핵의학과
과거에는 원인 및 병태생리를 알 수 없거나 치료를 할 수 없었던 질병들이 최근 들어 하나하나 정복돼가고 있다. 현대의학이 눈부신 발달을 거듭해온 덕분이다. 특히 악성 종양의 진단과 치료 분야에 있어 더욱 그러하다.
최첨단 영상장비, CT와 MR 상용화
획기적인 진단장비와 항암제를 비롯한 여러 치료 방법들이 개발돼 수년 전만 해도 치료가 불가능했던 각종 암에 대한 치료길이 열리고 있다. 이러한 의학발전은 바로 각종 영상장비들의 개발과 맥이 닿아있다. 2000년대에 들어와서는 첨단 영상장비들이 속속 등장해 우리 몸을 샅샅이 볼 수 있는 것이 가능해졌다.
영상장비 중에서도 가장 기술이 집약된 것이라 할 수 있는 최첨단 영상장비는 CT와 MR(MRI), PET이다. 장비 가격이 수십억을 호가할 정도로 다른 기종들과는 엄청나게 차이를 보인다. CT와 MR은 이전의 의사들이 죽은 자의 몸을 해부해서 보는 것보다 오히려 더 정확하게 살아있는 사람의 인체구조를 수밀리미터(mm) 이하의 단면영상으로 보여줄 수 있어, 아주 미세한 지름 2~3mm의 병변도 찾아낼 수 있다.
PET 보편화... 경주에서 이긴 거북이
이와는 대조적으로 PET은 우리 몸의 세포가 어떤 상태인지를 영상을 통해 보여주는 분자영상 장비이다. 가장 대표적인 F-18 FDG PET(‘F-18 FDG’란 방사성의약품을 사용하는 PET)은 우리 몸 세포의 당대사 정도를 영상으로 표현해 전신에서 악성 종양을 찾아낼 수 있다.
그래서 악성 종양이 정확히 어느 곳에 있는지를 가리킬 수 있으며, 악성 종양의 상태 즉, 나쁜 정도를 파악하고 항암 치료를 했을 때 세포의 모양이 부서지기 전에 기능의 파괴 여부를 확인해 빠르게 항암 치료 효과를 판정하면서 적절한 약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러나 PET은 CT나 MR과는 달리 우리 몸의 해부학적인 구조를 어렴풋이 보여주기 때문에 PET에서는 세포의 대사이상이 나타나는 부위가 어디인지를 명확하게 알아내기가 어렵다. 이런 이유로 CT보다는 늦지만, MR과 PET을 통한 최초 인체사진이 1977년과 1980년에 각각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PET이 의료계에 상용화된 시기는 상당히 느렸다.
국내에서는 1995년에 서울대학교병원과 삼성서울병원에서 최초로 이용됐고, 2000년에 들어와서도 겨우 6대만이 설치가 됐다. 그렇지만 지금 PET은 국내병원에 이미 150여 대 이상이 도입돼 있으며, 대구에만 해도 10대의 PET이 암 진단에 이용되고 있다. CT나 MR과 함께 가장 널리 환자 진단에 쓰이고 있는 상황이다.
PET의 성공에 빼놓을 수 없는 CT
PET의 이러한 약진에는 ‘CT와 결합’이란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발전이 뒷받침하고 있다. 현재 우리는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으로 시작하는 스마트폰 시대에 살고 있다. 이전 시대의 전화기와 컴퓨터, 게임기, MP3, 카메라 등 모든 것이 스마트폰에 녹아들어 가고 있으며, 점점 더 스마트폰의 발전은 가속화하리라 기대하고 있다.
아이폰이 나오기 7년 전인 2000년에 PET과 CT를 합쳐 첨단 영상장비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PET-CT가 개발됐고, 국내에서는 2003년 원자력병원인 방사선보건연구원에 처음 설치된 이래 이미 150여 기가 넘는 PET-CT가 전국 병원에서 환자의 PET 영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는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PET-CT는 이제 모든 병원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최첨단 영상장비로 자리 잡았다.
PET-CT의 성공에는 CT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암 종양만 정확히 보이고, 우리 몸은 희미하게 보이는 PET의 단점을 보완해 PET에서 나타나는 암 종양이 있는 부위와 모양을 정확하게 알 수 있도록 했고, 1시간 가까이 걸리던 검사시간을 30분 이내로 단축해 PET을 2000년대 세계적으로 대히트를 친 영상장비로 탈바꿈시켰다.
PET-MR은 CT의 방사능 노출 등 결점 보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의 시각에서 보면 CT만으로 만족하기에는 뭔가 모자란 것이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바로 MR 때문이다. 환자를 대하는 의사 입장을 전제로 살펴보면 CT가 보여줄 수 없고 부족한 것을 MR이 메워주는 경우가 아주 많다.
무엇보다 MR은 CT와는 달리 방사선을 사용하지 않고, 우리 주변에 항상 존재하는 자기장을 이용해 우리 몸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우리 몸 조직의 병리학적 특성을 가장 잘 판별할 수 있어 근육이나 지방이 해부해서 보는 것처럼 깨끗하게 보이며, 뇌나 간 등과 같은 연부 조직에 생긴 암 덩어리들을 CT보다 더 잘 볼 수 있다.
부속병원은 2004년 지역 최초로 PET-CT를 도입했고, 현재 2기의 PET-CT와 2기의 사이클로트론(양전자 방출 방사성의약품을 생산, 공급하는 시설)을 운영 중이다. 금번 부속병원에 도입된 PET-MR은 PET-CT에서 CT로 인한 결점을 해결해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