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김광석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내 가슴을 출렁이게, 추억을 아른 거리게 하는 그 가사며, 공연 적의 추임새는 때로는 나의 어깨를 들썩이게 하기도 하고, 웅크리게도 하였다. 한 때 그런 그 가 어느 날 갑자기 자살로 싸늘한 시체가 되었을 때, 나 자신은 물론이거니와 팬들에게 그의 극단적 선택은 크나 큰 충격과 상처를 안겨 주었다.
후에 나는 비록 그가 성공한 가수 일 찌라도 인생의 실패자라고 생각해 왔고, 그리고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다. 그런데 왜 그의 음악을 듣노라면, 세상만사 시름이 사라져 버리는 것일까? 그 것은 아마도 그의 음악에 대한 열정과 진정성, 끈임 없는 변화와 발전을 모색하는 진정한 장인 다문 모습 때문 일 것이다.
그의 음악에 대한 열정은 그가 남긴 노래들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나의 음악은...
음악을 통해 제가 항상 꿈꾸는 것은 변화에 대한 갈망입니다. 팬들과도 항상 새롭게 만나고 싶고 노래에서도 매일매일 새로움이 묻어나길 바랍니다.
그러나 새로움의 열망, 밑바닥에는 항상 변하지 않는 나만의 목소리, 색깔이 살아서 빛나고 있길 동시에 꿈꿉니다. 변화를 꿈꾸는 것과 변하지 않고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씨를 간직하고 싶다는 열망은 이율배반적 인 듯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서로가 서로를 보완해주는 공생공존의 관계에 있다는 게 저의 믿음입니다. 보다 본질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그 본질의 빛이 더욱 밝게 빛나고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변화는 변하지 않는 것이 중심을 잃지 않고 자리를 지키고 있을 때 더욱 가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광석님 악보집, 돋을새김 1999년 56p〉
자존감을 찾아야 자신만의 색깔이 살아서 빛나고, 비로소 새로워 질수는 있다 그의 생각, 나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우리에게 학문이란 무엇인가? 그리 거창한 것도 아닌 나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의문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니던가? 왜? 라는 사소한 의구심, 정체성에 대한 자문, 기존관념의 권위에 대한 도전은 인간으로 하여금 창조의 씨앗이 되고 열매가 되었지 아니한가? 그 열정과 장인정신은 세상을 변화시켜왔다.
안개 속에 갇혀버린 우리의 력사와, 그 틀에 변화조차 시도하지도 않는 현실, 그리고 존재의 이유조차 망각해 버려가는 우리를 안타까워하며, 김광석!!! 그의 음악에 대한 열정을 오늘밤 되새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