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 이야기가 나왔으니 기초편 하나더 올리겠 습니다.
작성자 : 댕이
기왕 쓰는 강좌, 무지하게 난잡하고 장황한 강좌, 한편 추가합니다 ^^;
돌은 안맞았으면 좋겠습니다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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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식 노출계. 말만 들어도 설레이는 이름.. 아~ 입사식 노출계여~
입사식 노출계는 보통 카메라에 들어있는 반사식 노출계와 다르게 직접 빛의 양을 측광합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경우 노출 보정이 필요 없습니다.
그럼 반사식 노출계와 입사식 노출계를 비교해볼까요?
반사식 노출계는 피사체에 반사되서 카메라 렌즈로 들어오는 빛의 양을 잽니다. 입사식 노출계는 피사체로 쏟아져내리는 빛을 직접 재구요.. (렌즈를 향하면서..)
반사식 노출계~!!
렌즈로 들어온 빛의 양이 적은데 그 이유가
i) 빛은 강한데 피사체가 검어서일 경우 - 반사식 노출계는 피사체를 향한 빛은 못봅니다. 오로지 렌즈로 들어오는 피사체가 반사한 빛만 봅니다. 렌즈로 들어온 빛의 양이 적답니다. 그럼 노출을 길게 줍니다.
이 측광치대로 사진을 찍으면? 렌즈로 들어온 빛이 적해서 조리개 열였으니 18% 그레이정도의 회색으로 표현됩니다. <- 피사체의 원래 색을 표현 못했습니다.
ii) 피사체는 하얀데 빛이 약해서일 경우 - 역시 이 경우도 반사식 노출계는 피사체를 향한 빛은 못봅니다. 오로지 렌즈로 들어오는 피사체가 반사한 빛만 봅니다. 렌즈로 들어온 빛의 양이 적답니다. 그럼 노출을 길게 줍니다.
이 측광치대로 사진을 찍으면? 렌즈로 들어온 빛이 적해서 조리개 열였으니 18% 그레이정도의 회색으로 표현됩니다. <- 역시 피사체의 원래 색을 표현 못했습니다.
이번엔 입사식 노출계를 볼까요?
입사식 노출계~!!
만약 렌즈로 들어가는 빛이 적은데 그 이유가
i) 빛은 강한데 피사체가 검어서일 경우 - 입사식 노출계는 피사체를 쳐다도 안봅니다. (등을 돌리고 있죠 ^^; 수광부는 렌즈를 향하니..) 오로지 피사체를 향한 빛만 봅니다. 빛이 강하답니다. 그럼 조리개 조여야겠군요.
이 측광치대로 사진을 찍으면? 빛이 강해서 조리개 조였건만 피사체가 반사율이 적어서 렌즈로는 빛이 별로 안들어옵니다.. 언더로 찍혀서 피사체가 검게 나왔습니다.. <- 이것이 적정 노출 맞습니다.
ii) 피사체는 하얀데 빛이 약해서일 경우 - 역시 이 경우도 노출계는 피사체 안봅니다. 오로지 빛만 봅니다. 빛이 약하답니다. 그럼 조리개 개방해야겠군요.
이 측광치대로 사진을 찍으면? 빛이 약해서 조리개를 풀었건만 피사체가 반사율이 높아서 렌즈로 빛을 많이 반사합니다.. 오버로 찍혀서 피사체가 희게 나옵니다.. <- 이것이 적정 노출 맞습니다.
우와~ 둘다 입사식 노출계가 이겼네요.
그럼 결국 뭐냐, 반사식 노출계는 렌즈로 들어오는 빛의 양을 재고, 입사식 노출계는 피사체를 향한 빛의 양을 잽니다. 그래서 반사식 노출계는 피사체의 원래 밝기은 모르는것이죠.
여기서 잠깐! - 피사체의 원래 밝기란? 우리 눈에 보이는 피사체는 빛을 반사해서 보이는 것입니다. 즉, 하얀 피사체는 반사를 많이하는 것이고, 어두운 피사체는 반사를 조금하는 것이겠죠?
즉, 앞으로는 하얀 피사체란 반사율이 높은(93%) 피사체로, 검은 피사체란 반사율이 낮은(3%) 피사체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
18% 그레이란? 반사율이 평균(18%)인 회색 피사체입니다 ^^
그럼 입사식 노출계를 어디에 쓸까요? 예를 들어 웨딩 촬영을 생각해봅시다.
신부 독사진입니다. 새하얀 웨딩드레스.. 반사식 노출계로 찍으면? 예~ 다 아시겠지만 원래 새하얀 웨딩드레스인지, 원래 검은 드레스인데 빛이 짱빨나게 세서 하얗게 보이는 것인지 구분 못합니다.. 즉, 회색 드레스로 나옵니다. 그러면서 덩달아서 얼굴은 까맣게 되어버리죠 ;
(다들 아실겁니다. 그래서 하얀 옷의 피사체는 노출을 +보정을 해서 원래 색이 나오게 하죠. 역광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자, 이제 입사식으로 재볼까요? 충분히 설명이 되었으니 아실겁니다. 빛의 양을 잽니다. 이정도 빛이면 이정도 노출을 주면 18%반사율을 가진 피사체가 18% 회색으로 나오겠구나~하는 값을 토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드레스는 85% 반사율을 가지고 있습니다. 입사식 노출계로 잰 노출치대로 찍으면? 노출오바가 되서 하얗게 나오겠지요. 그리고 이것이 바로 흰 드레스의 실제 밝기이지요.
여기서 또 잠깐! - 그럼 입사식 노출계는 18%반사율을 가진 피사체가 18% 회색이 되도록 조율되어있습니까? 이 말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 맞긴 한데, 그 말은 15% 반사율을 가진 피사체가 15% 회색이 되도록 조율되었다.. 라든가, 93% 반사율을 가진 피사체가 93% 흰색이 되도록 조율되었다.. 라는 말과 동일한 말입니다. 즉, 입사식 노출계는 피사체의 실제 반사율로 표현되도록 조율되어있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정답입니다. 앞에서 그럼 왜 18%반사율이 어쩌고 노출오버를 해서 흰색으로 나온게 어쩌고 설명했냐? 한다면 그건 이해의 편의를 돕기 위해서입니다 ^^
엄밀한 정의는 피사체의 실제 반사율이 표현되도록 조율되어있다.. 라고 해야 맞겠지요.
자 그럼 입사식 노출계를 이렇게 자랑했으니, 제목에 걸맞는 (-_-;;) 허와 실을 알아봅시다.
i. 입사식 노출계는 만능이다?
허와 실이라는 말에서 아실 수 있듯이 아닙니다.
달 사진을 생각해봅시다. 달 찍을 때 반사식으로 대충 봐서 스팟으로 때리고 밝게 나오게 하려면 +보정, 어둡게 나오게 하려면 - 보정해서 찍으면 땡입니다.
입사식 노출계로 달의 진짜 반사율대로 지대로 찍으려면? 달에 가서 입사식 노출계로 달에 쏟아지는 태양빛의 노출치를 재야합니다 -_-;;;;;;;;;;;;
그러나 여기서 달 사진을 찍는 재미있는 팁을 알 수 있습니다.
달에 쏟아지는 빛의 양이 얼마나 될까요? 지구에 쏟아지는 빛의 양과 비슷하지 않겠어요?
그럼 지구에 쏟아지는 빛의 양은 얼마나 되나요? 다들 Sunny 16법칙 아시죠?
맑은 날 iso 100일 때 F16에서 1/125초가 적정노출.
달도 그렇게 찍으시면 됩니다. 생각보다 달은 굉장히 밝답니다 ^^
... 진짜로 저렇게 찍으시면 좀 어둡게 나올겁니다. 그건 달이 실제로 지구를 이루는 광물보다 좀 어둡기 때문이기도 하고, 달에서 반사된 빛이 너무 먼 거리를 여행하면서 좀 많이 소실되서 그렇기도 합니다 ^^
실제로 달 찍을때는 브라케팅 하시면 되지만 대충 F8에서 1/60~1/125정도로 찍으시면 적당할겁니다.
또 하나, 입사식 노출계는 지가 발광하는 놈을 어떻게 찍으라는 지시는 못내립니다.
즉 피사체를 향한 빛의 양을 재기 때문에, 스스로 빛을 내는 놈은 어떻게 찍어야 할지 모르는거죠.
예를 들면 그런게 뭐냐면 불꽃놀이입니다 ^^;
불꽃놀이의 노출치는 입사식으로 못잽니다 ;
ii. 입사식 노출계는 보정이 필요없다?
이 또한 물론 아닙니다.
반사식 쓰시는 분들 (일반 카메라 쓰시는 분들)은 2단계로 보정합니다. (물론 한번에 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생각의 process가 2단계입니다)
1단계 보정은 제 밝기를 나타내기 위한 보정, 2단계 보정은 사용자의 의도된 보정.
즉, 역광의 인물사진을 생각해봅시다. 그대로 찍으면 새까맣게 나옵니다. 역광때문에요. 결국 어떻게 합니까? + 보정을 통해서 피사체인 인물의 제 밝기(반사율)대로 나오도록 합니다.
그러나 한번 더 생각합니다. 앞에 있는 인물은 아름다운 여성입니다. 여성들은 자신의 피부가 실제보다 더 밝게 나와야 좋아합니다. 그래서 현재 제 밝기대로 나오도록 1차 보정 된 상태에서 한번 더 보정합니다. 좀더 +로 보정해서 실제 얼굴색보다 더 하얗게 나오게 하는 것이죠. 이런 촬영자의 의도가 들어간 보정이 바로 2단계 보정입니다. (이 경우는 촬영자의 의도가 아니라 피사체의 의도인가요 ;;;??)
물론 실제로 이렇게 2번에 걸쳐서 보정하는 분은 없을겁니다 ^^;; 그러나 실상 저런 2단계의 보정을 거치는겁니다.
입사식 노출계에서 보정이 필요없다는 것은 바로 저 1단계보정-피사체가 제 고유한 원래 밝기(반사율)를 찾도록 하는 보정이 필요 없다는 것입니다.
입사식 노출계로 찍으면 역광이라도 원래 사물 색(반사율)그대로 나옵니다. 그러나 우리는 피사체를 실제보다 더 화사하고 밝게 찍고 싶습니다. 그러면 입사식 노출계치에서 + 보정을 하게 됩니다. 그러므로써 우리 촬영자의 의도가 들어간 보정을 하게 되는것이지요. 입사식 노출계도 이러한 2차 보정은 필요합니다. 필요없는 것은 1차 보정입니다.
iii. 입사식 노출계는 보이는대로 찍힌다?
이것이 좀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인데.. 저는 '아니다' 라고 감히 말하겠습니다.
왜냐면.. 중요한건 우리 눈이 반사식이기 때문입니다 ^^;;
지금 제 방에서 노출치는 F1 에 1/60 정도입니다. 적당히 맑은 날 야외에서는 1/60이면 F16입니다.
F1, 1.4, 2, 2.8, 4, 5.6, 8, 11, 16. 밝기가 256배 차이납니다.
그러나 제 눈은 지금 제 방이나 맑은날 야외에서나 똑같이 제 검정 가방을 검정으로 봅니다.
즉, 256배나 어두운 방에서 256배나 밝은 야외로 나가는데도 제 색대로 본다는 것입니다. (물론 나가자마자는 눈이 시려서 죽어갑니다 ;;)
이것은 우리 눈이 입사식이라서일까요? 아니, 성능 좋은 반사식이어서 그렇습니다.
생각해보면 정말 신기하지 않습니까? 우리눈은 분명 반사식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 어두운 방 안에서도 흰 책을 희게 보고, 그 밝은 야외에서도 검정 가방은 검게 볼까요? 주변과 비교해서 그런걸까요? 우리 눈 또한 주변과 비교 안하고 딱 하나의 피사체만 본다면 그 피사체를 18% 그레이로 볼까요;;? 생각해보니 진짜 신기하네 ;;
잠깐 이야기가 샜습니다 ;; 흠흠. 그래서 결국, 우리 눈은 두뇌라는 아주 뛰어난 지능의 서포트를 받는 반사식 노출계이기 때문에, 눈으로 들어온 빛 정보들을 재조합해서 피사체의 원래 반사율을 추정해냅니다. 그래서 검은 색 피사체를 검게 볼 수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우리가 입사식 노출계를 쓰면 대부분 눈에 보이는 대로 찍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눈은 만능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어두침침한 방을 생각해봅시다.
어두침침한 방에서 발견된 종이 한 장. 이게 흰종이인지 회색종이인지 구분하실 수 있나요?
하실수 있다고요? 더 어두운 방으로 갑시다 -_-;;;
우리 눈은 어느 한계 이상 어두워지면 색깔도 구별 못하고 명암도 구별은 하되 새하얀 색인지 그냥 흰색인지 구별 못합니다. 그것 또한 '비교'에 의한 구별이기 때문에 눈앞에 종이 한장 가득하다면 이게 흰 종이인지 회색 종이인지 구분 못합니다. 이것은 우리 눈이 반사식이어서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보이는대로 찍는다면? 어두컴컴한 방 안에서 찍었을 때 어두컴컴하게 찍혀야합니다.
그러나 입사식 노출계로 재면 그 어두컴컴한 방의 아주 미세한 빛을 읽어서, 그 빛 아래에서 방에 있는 피사체들이 제 반사율을 나타내도록 찍습니다. 즉? 환~하게 찍힙니다.
그렇지요? 93% 흰색 종이는 어두운 방에서도 93% 흰색 종이입니다. 그러나 우리 눈은 어두운 방에서는 18% 회색 종이로 봅니다.. 즉, 우리 눈이 실제 피사체의 반사율을 왜곡한다는 말입니다.
결국 입사식 노출계는 '눈에 보이는대로' 찍는것이 아니라, 계속 강조했듯이 '피사체의 고유한 반사율로' 찍는 것입니다 ^^
그러므로 일반적인 경우(우리 눈이 반사식임에도 두뇌의 도움을 받아 피사체의 반사율을 추정해 낼 수 있는 상황)에는 입사식 노출계를 쓸 경우 보정이 필요없지만, 눈이 바보가 되는 상황 (아주 어둡거나, 너무너무 밝은 해변가같은 경우) 에서는 입사식 노출계를 쓸 경우도 보정해야합니다.
이건 두가지로 나뉘겠네요. 내가 찍고 싶은 사진이 피사체의 고유한 색(반사율)대로 찍고싶은거면 입사식 노출계의 지시대로 찍으면 되고, 내가 찍고 싶은 사진이 지금 내가 보는 대로 찍고싶은거면 나름대로 보정을 해야겠지요.
우리 눈 너무 믿지 맙시다 ^^ 예를 들자면 계속 어두운 방에서 자다가 이제 막 밖으로 나와서 눈부셔서 죽겠어하는 사람이 보는대로 찍으려면 + 보정을 해줘야하고, 밖에 있다가 어두운 방에 들어가서 왜캐 방이 어둡냐고 투덜대는 사람이 보는대로 찍으려면 - 보정을 해줘야하니까요.
결국 우리가 '보는대로 찍는다' 라는건 사실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모든 사람이 사물을 다 다른 밝기로 보는건 아닐까요?
맑은날 야외에서 1분만 눈감고 있다가 눈을 뜨면 순간 너무 눈부셔서 아찔하니까요. '보이는대로' 라.. 과연 누가 언제 보는 대로 찍어야 정답인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