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편지는 2003년 옥한흠목사님이 당시 남가주사랑의교회 담임이었던 오정현목사님께 보낸 청빙관련 편지입니다.
최근에 발간된 '사랑의교회 이야기'(박용규교수) p. 349-351에 실린 내용입니다.
옥한흠목사님의 오정현목사님을 향항 사랑과 격려를 담고 있고 오정현목사님과 옥목사님이 서로 다르지만 이것이 잘 녹아들면 장점이 될 수 있을 것임을 설파한 내용 입니다.
“사랑하는 오정현 목사에게
상한 갈대를 꺾지 아니하시는 주님의 자비하심이 우리를 포근히 안아주시기를 기도한다.
지난 2, 3개월 동안 오 목사 내외가 미국 남가주사랑의교회를 떠나는 것을 인한 많은 연단을 통해 녹이시고 빚으시고 채우시는 성령의 손에 잡혀 있었음을 축하한다. 현실적으로 보면 곧 떠날 사람이 너무 용감하게 안식년을 가진 것이 문제가 되었지만 영적으로 보면 더 좋은 것을 주시려고 하나님이 허락하신 기회였다고 믿는다.
먼저 손에 있는 것을 놓지 않으면 다른 것을 잡을 수 없다는 너무도 당연한 원리를 생각하면서 위로를 받아라. 지금은 오 목사가 그동안 잡고 있던 모든 것을 철저하게 내려놓는 훈련을 받고 있다고 본다. 나도 금년에는 주님의 마음에 들기 위해 마음을 비우는 데 나의 영성의 목표를 두기로 했다. 나쁜 것은 아니지만 대형교회 목사로서 잡동사니 같은 것들이 마음에 적지 않게 쌓여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으니까. 우리 둘 다 비우고 포기하고 그러면서 주님을 기쁘시게 하는 제자 되기에 최선을 다해 보자꾸나. 그것도 억지로가 아니라 기분 좋게 말이다.
오 목사가 사랑의교회의 후임으로 오는 것이 거의 기정사실이 되어가던 그날부터 우리 부부는 밤마다 오 목사를 위해 기도하기를 쉬지 않고 있다. 원래 우리가 생각했던 스케줄보다 반년이 앞당겨지는 셈이지만 여기에도 주님의 신비로운 뜻이 숨어 있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사랑의교회는 지금 모든 면에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말은 나의 목회생활이 가장 완숙한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이럴 때 내가 물러난다는 것은 나에게는 큰 감사지만 오 목사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많은 부분에서 오 목사가 나보다 반드시 탁월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목회현장이라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오 목사 혼자서는 분명히 한계가 있을 것이다. 적어도 3, 4년은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둘이서 얼마 동안 일심 단결하여 힘을 모으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 목사에게는 나에게 없는 여러 가지 은사와 능력이 있다.
이 점을 나는 굉장히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그리고 큰 기대를 하고 있다.
내가 채우지 못한 빈자리를 오 목사가 충분히 채워줄 수 있을 것이다.
사랑의교회에는 다시 한 번 은혜의 봄바람이 불게 될 것이다. 그 봄바람 앞에서 나의 영혼의 가지에도 꽃망울이 터지게 될 것이다.
사랑의교회가 또 한 번의 20년을 은혜의 황금기로 보낼 수 있으리라는 것이 나의 굳은 확신이다.
내가 오 목사의 설교에 대해 바라기는 오 목사가 갖고 있는 열정과 영성에 나의 설교가 지닌 강점이 잘 배합되면 말씀의 상승효과를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만 되면 오 목사에게 강단을 맡긴 다음 나는 마음 놓고 나의 일에 전념할 것이다. 따라서 오 목사는 싫든 좋든 나의 설교를 연구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수십 년 동안 내가 전하는 말씀에 익어버린 양 떼를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이 일은 불가피하다고 본다.
이제 지나간 이야기는 더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모든 것을 협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주님을 이런 때일수록 떼를 쓰면서 의지하고 싶다. 잘 있어라. 성령께서 오 목사에게 결론적인 말씀을 잘 해주시리라 믿는다.
2003년 1월 11일 서울에서
옥한흠 목사가 보낸다.
첫댓글 오정현 목사님에 대한 옥목사님의 사랑의 마음이 절절한 글입니다
삶과 목회와 말씀과 도덕적인 가치까지 겸비하시며 탁월하신 영성을 가지셨던 옥목사님의 뒤를 이으셨던 오목사님께서 가지셨던 열등하셨다고 생각하신 설교와 이미 옥목사님께 25년 익숙해져 있던 성도들을 아우르며 10년간을 이끌어 오셨던 오목사님의 남모르는 마음쓰심과 영적 부담감을 우리는 충분히 이해해야 합니다 세대 계승과 함께 두분이 갖고 계셨던 우월한 영성들이 잘 조화를 이루며 서로의 강점을 살려 나간 은혜의 10년이었음은 부인하기 힘듭니다 설사 개인적인 성품에서 기인한 약한 부분이 있었다 할찌라도 주님의 보혈로 덮으며 지금 이 시점에서 철저한 자기부인과 낮아짐으로 겸손한 종으로 빚어 주신다면 위기가 기회가
두분간의 진심어린 사랑의 편지가 좋아보이네요 이런관계를 깨트리는 자의 의도가 뭔지 알고 싶네요 아시는분 답글좀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그리고 이후 옥목사님의 가족은 사랑의교회를 떠났어야 했습니다.
깔끔하게...
오 정현담임목사님의 심적 부담 이루말로 다 할 수 없었을것으로 가히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개척하신 LA 사랑의교회를 뒤로하고 이 곳을 오시기까지 얼마나 기도의 무릎을 꿇었을지...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