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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 문고 007 선생님의 밥그릇
이청준 글 | 강우현 그림 176쪽|7,000원|2000년 1월 20일 출간 신국판 변형|초등 고학년 이상 |
소년조선일보 좋은책 선정도서 │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선정도서 │ 어린이문화진흥회 권장도서
어린이도서연구회 추천도서 │ 중앙독서교육 선정도서 │ 책으로따뜻한세상만드는교사들 권장도서
열린어린이 추천도서 │ 문화부청소년책읽기운동 추천도서 │ 책읽는교육사회실천협의회 권장도서
한우리가 뽑은 좋은책 선정도서 │ 부산광역시교육청 독서인증제 선정도서
평화방송 독서감상문대회 선정도서
《선생님의 밥그릇》
우리 시대 최고의 지성인 작가 이청준이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아름다운 이야기.
부모와 자식간, 선생님과 제자간, 한 동네 이웃간 같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흐르는 따뜻한 마음과 삶의 사랑스러움이 담겨 있다.
이청준을 지성인 작가라 말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이 있겠는가?
이 작품에 흔쾌히 해설을 써 주신 유경환 님의 말을 빌면, 작가 이청준은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이다. 이청준은 겉으로 보기에는 한없이 유순하지만, 글로 보는 내면은 이지적이고 날카롭다.
가끔 동화 작가들에게서 항의 아닌 항의를 듣게 되는데, 그것은 동화 작가의 영역을 소설가에게 빼앗기지 않나 하는 염려의 목소리다.
하지만 작품 해설에서도 밝혔듯이, 일찍이 어린이 문학에 관심을 가졌던 서구에서는 아동 문학과 일반 문학에 구분을 두지 않는다. 그들에게 아동 문학은 독립된 장르가 아닌 '어린이를 위한 문학'이란 해설적 용어로 설명될 뿐이다.
그래서 그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동화를 가까이 하는 게 아닐까.
우리 나라에는 어린이들이 읽을 만한 문학 작품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것은 어린이들이 딛고 올라서야 할 디딤목이 없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 공백의 한 부분을 작가 이청준이 마음의 보석 같은 글로써 메꾸어 주는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작가 이청준이 어린 독자를 위해 소설이나 동화를 써 줌으로써 어린이에게 기여하는 바가 크다.
이 책의 내용과 특징
이 책에는 총 5편의 이야기가 실렸다.
표제작 '선생님의 밥그릇'은 옛 중학교 시절 담임 선생님이 한 가난한 제자에게 했던 약속을 평생토록 지켜 온 아름답고 큰 사랑의 밥그릇 이야기다. 가난한 제자의 빈 도시락통을 확인한 선생님은 매끼 밥그릇의 절반을 덜어 놓고 먹기로 작정한다. 37년 뒤 은사의 회식 자리에서, 제자들은 여전히 밥그릇의 절반을 덜어 내시는 선생님의 모습을 보고 가슴 깊이 파고드는 진한 감동을 받는다. 실제로 작가 이청준은 자신의 옛 중학교 시절 은사님을 떠올리며 이 작품을 썼다고 한다.
그렇다. 우리에게는 이 책 속의 선생님처럼 자신의 삶에 크고 작은 영향을 주는 존경하는 선생님이 계시다. 학창 시절 고마우신 선생님의 모습을 되새겨 볼 기회가 될 수 있을 듯싶다.
'나들이 하는 그림'은 화가 이중섭의 그림 이야기를 동화로 엮은 것이다. 어려서 죽은 가엾은 아들의 영혼이 혼자 외롭게 지내는 것을 걱정한 화가 아버지가 수많은 그림 친구들을 그려 함께 묻어 주는 애틋한 사랑이 담겼다. 이청준은 이중섭의 그 동화적인 그림을 환상적인 이야기로 풀어 냈다. 사랑하는 사람간의 오고가는 인정을 확대하면 영혼과의 만남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아름다운 판타지 동화다.
병든 어머니와 어린 딸, 동네 의사 선생님간의 별빛 같은 인정과 사랑의 이야기, '별을 기르는 아이'는 가난하지만 정직으로 가난을 이겨 낼 때 우리는 값진 보상을 받는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어머니를 위한 노래'는 '연'과 '빗새 이야기' 두 가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상급 학교에 진학 못 한 아이가 가출했다가 귀향하는 이야기의 전후편이다. 어린 아들을 먼 곳으로 떠나 보내고 오랜 세월 기이하고 지혜로운 방법으로 그 아들을 기다리는 한 시골 고향 어머니의 사랑 이야기가 가슴 뭉클한 감동을 준다.
'그 가을의 내력'은 작가의 옛 어린 시절 시골 마을의 정서에 바탕을 둔, 한골목 이웃간 사내아이와 계집아이의 숨은 감정에 얽힌 이야기다. 작품 속의 주인공 석구와 금옥이 벌이는 개싸움을 통해 그만한 또래에 품게 되는 남녀의 감춰진 심리를 묘사하였다.
이 책의 그림은 '한빛문고' 시리즈 중 《소나기》 《농구화》에 좋은 그림을 그려 더욱 더 그 작품을 빛나게 했던 그림 작가 강우현이 그렸다.
강우현의 독특한 화법으로 각 작품마다의 분위기와 느낌을 달리 한 그림은 이청준의 글을 한껏 돋보이게 한다.
작가 이청준은 그림 작가 강우현의 그림을 보며 '막연하게 머릿속에 그려 보았던 각 장면 장면의 이미지들이 스크린을 펼쳐 놓은 것처럼 생생히 표현되었다'는 만족을 표시. 특히, '별을 기르는 아이'에서 화선지 위에 번지는 효과를 살린 강우현 특유의 화풍은 작품을 더 환상적으로 보이게 한다며, 강우현 화백을 만난 것을 큰 행운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