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경매와 공매시장에 물건이 넘쳐나고 있다.
경기부진이 이어지면서 채무나 세금 등을 부담하지 못해 경매나 공매시장으로 나오는 물건은 증가하는데 비해 부동산 시장 침체 영향으로 이에 관심을 갖는 사람은 줄었다. 선택의 폭은 넓어진 반면 경쟁률은 낮아져 싼값에 낙찰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은 높아진 셈이다.
이에 따라 내 집 마련을 노리는 실수요자나 장기투자 관점에서 물건을 확보해 두려는 사람에게는 요즘이 경.공매를 활용할 수 있는 좋은 기회하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강은현 법무법인산하 부동산사업실장은 "경매시장에서 2∼3차례 정도 유찰돼 가격이 떨어진 물건들을 노리면 싼 가격에 부동산을 살 수 있다"며 "그러나 정부대책으로 부동산 시장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단기차익을 노린 투자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물건증가 경쟁률 하락
경매정보제공업체인 디지털태인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수도권 경매시장에 쏟아져 나온 총 물건은 1만3559건으로 전달에 비해 812건 늘었다. 서울.수도권 월간 물건수가 1만3000여 건을 넘은 것은 3년여 만이다.
반면 잇따른 정부 대책으로 향후 부동산 시장을 점치기 어려워지자 경매시장을 찾는 사람은 줄었다. 지난해 같으면 수십 명이 모였을 강남 아파트 물건에도 최근 입찰자가 없어 유찰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서울 경매시장 입찰경쟁률은 지난 3월부터 4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걷기도 했다.
물건이 늘기는 공매도 마찬가지다. 공매란 정부기관이나 공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일반인을 대상으로 공개입찰을 통해 처분하는 것으로 주로 자산관리공사(캠코)가 이를 진행한다.
자산관리공사를 통해 공매된 물건은 지난해 4분기 1만6505건이던 것이 올 1분기 1만7868건, 2분기 2만210건으로 늘었다. 특히 일반인들이 노릴만한 아파트.주택 등의 물건이 많이 늘었다고 공사측은 설명한다.
◆ 경매경쟁률 현혹은 금물
최근 경매시장을 볼 때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문이다. 강남권 아파트를 비롯해 우량한 물건들이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이번 물건을 놓쳐도 다음에도 기회가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1∼3차례 유찰된 물건을 노리는 것이 좋다.
낙찰을 받아도 명도(집비우기) 등을 마쳐 재산권행사를 할 수 있을 때까지는 보통 3개월 이상이 걸린다. 입찰가격도 현재시세가 아닌 3개월 후의 시세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얘기다.
입찰가는 감정가보다 시세를 기준으로 산정하는 게 좋다. 최근 물건은 시세가 높은 지난해 감정가가 책정된 경우가 많다. 따라서 현재 시세는 감정가보다 낮을 가능성이 있다.
또 명도 등에 추가비용이 들어가는 것을 고려해 아파트는 실거주 목적이면 낙찰가가 시세의 90%를, 투자목적이면 85%를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다세대.다가구 주택 등은 임대.투자 목적으로 응찰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현재 다세대 등의 빈집이 많기 때문에 임대가 어려울 수도 있다. 채권관계를 꼼꼼히 살피는 권리분석이나 현장답사, 시세점검도 필수요소다.
◆ 공매 인터넷 적극 활용
자산관리공사가 진행하는 공매는 현재 전자입찰시스템인 '온비드 (www.onbid.co.kr)'와 현장입찰을 통해 진행된다.
그러나 오는 10월부터는 온비드를 통해서만 공매참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온비드에는 공매되는 물건의 감정평가서, 사진 등이 올려져 있어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공매를 통해 처분되는 재산은 압류재산, 국유재산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재산의 종류에 따라 할부구매 등 매입조건이나 명도책임 소재가 다를 수 있으므로 확인해야 한다. 권리분석, 현장답사 등은 기본이다.
자료원:매일경제 2004. 7.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