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은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나갈 수 있겠냐고 묻지 마시고 나가라고 말씀해 주십시오.
저는언제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너도 남자고, 나도 남자다. 같은 남자끼리 더 할 말 있느냐, 서로 알아서 하는거다."
"예, 저도 남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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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한국시리즈
삼성증권배 2002 프로야구 한국 시리즈는 2002년 11월 3일부터 11월 10일까지 모두 6경기를 치러
삼성 라이온즈가 LG 트윈스를 4승 2패로 제압하고
8번째 도전 끝에 감격적인 첫 한국 시리즈 우승(1985년 통합 우승 제외)을 차지했다.
삼성과 LG가 맞붙었던 1990년 한국 시리즈의 리턴 매치였으며,
대부분의 야구 팬들에게 역대 한국 시리즈 최고의 명승부로 회자되고 있다.
LG 트윈스는 2002년 한국 시리즈 이후 계속 포스트 시즌 문턱에서 좌절하였다.
한국 시리즈 MVP는 6차전에서 끝내기 솔로 홈런을 기록한 삼성 라이온즈의 마해영 선수가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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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한국시리즈 6차전(11월 10일 대구)
삼성 10-9 LG : 승/강영식 패/최원호
1승을 앞서고 있었지만 쫓기는 삼성이 더 불안했다. 또다시 패한다면 7차전을 이긴다는 보장이 없었다. 누구도 웃지를 않았다. 긴장의 빛이 역력했다.
김응룡 감독은 한번도 선봉지 않았던 지그재그 타선을 뽑아들었다. LG 김성근 감독의 변화무쌍한 투수교체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였다.
난타전이 벌어졌고 삼성은 4회말 진갑용과 박정환의 연속안타로 2점을 뽑아 승부를 5-4로 뒤집었다. 그러나 LG가 6회초 3득점으로 역전에 성공한 뒤 8회초 다시 2점을 보태 9-5로 달아났다. 삼성이 8회말 김한수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따라 갔지만 3점차를 뒤집기는 불가능해 보였다. 불펜에서 몸을 풀고 있던 임창용과 엘비라가 덕아웃으로 들어갔다. 누가 봐도 6차전은 포기한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한국시리즈 사상 가장 짜릿한 역전드라마는 9회말을 준비하고 있었다.
승리를 확신한 LG는 8회부터 이상훈을 등판시켰다. 선두타자 8번 김재걸이 중월 2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1번 강동우 삼진. 2번 브리또가 4구를 골라 1사 1, 2루.
타석에 3번 이승엽이 들어섰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8회까지 20타수 2안타로 부진한 '종이사자' 그러나 스타는 위기에서 빛났다. 이상훈으로부터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동점 3점홈런을 뽑아냈다. 역전 시나리오의 예고편에 놀란 대구구장이 들썩거리시 시작했다. 하이라이트는 4번 마해영이었다.
LG는 마해영에게 약한 이상훈을 불러들이고 최원호를 등판시켰다. 하지만 사자군단의 상승세를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마해영은 볼카운트 1-1에서 제3구 직구를 오른쪽 펜스 너머로 날려버렸다. 포스트시즌 통틀어 첫 9회말 랑데부홈런이었고, 한국시리즈 사상 첫 챔피언홈런이었다.
기적의 역전승이 벌어진 대구구장은 환호성과 눈물이 범벅을 이뤘고, 마해영은 6차전 동안 24타수 11안타 10타점을 쓸어담아 기자단 투표에서 77표 만장일치로 MVP에 뽑혔다.
<한국시리즈 출전선수 명단>
감독 : 김응룡
코치 : 유남호 김종모 조범현 양일환 박흥식 류중일
투수 : 임창용 엘비라 김현욱 전병호 노장진 오상민 라형진
정현욱 배영수 강영식
포수 : 진갑용 현재윤
내야수 : 이승엽 김한수 김재걸 김승권 박정환 조동찬 브리또
외야수 : 양준혁 마해영 김종훈 강동우 장영균 임재철 박한이
이승엽·마해영의 '이마포'가 터지는 순간 그라운드 뒤에서는 작은 흐느낌이 터졌다. 신필렬 대표이사부터 현장의 말단직원까지 프런트 모두의 머리 속으로 '우승도 못한 종이 사자'라는 비웃음을 속으로 삭혀야 했던 20년 동안의 무수한 괄시가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출처] 프로야구 2002 한국시리즈 6차전 (삼성 우승)|작성자 콩콩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