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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제주책축제 모니터링 결과 1차 시안
10월 17일 오후 2시 책축제 현장에서 이호석, 김경희, 김조희, 류건영 회원이 모여서 이틀간 이루어진 책축제 모니터링 결과들을 자유롭게 논의했습니다.
매년 하는 이야기이지만 우리가 이렇게 모니터링을 하는 이유는 제주책축제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결코 어린이도서연구회가 뽑내기 위함이 아닙니다. 우리 자신도 모자람을 알고 있음에도 이런 활동을 하는 것은 제주 사회에 좋은 책 문화가 정착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앞서기 때문입니다.
매년 모니터링을 통해 어린이도서연구회는 제주책축제의 근본적인 문제점에 다가가고 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자잘한 것보다 이러한 구체적인 원인이 무엇이냐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앞부분보다 뒷부분으로 갈 수록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선명히 드러나 있음을 아시면서 글을 읽어주십시오.
첫번째 나눈 이야기 : 여는 마당 <개막 행사는 교육청 어르신을 위한 행사였다>
_ 동원 된 학생들이 선생님에게 "가면 안 돼요?"를 계속 물어봄. 시간이 지날 수록 점차 빠져나가는 것을 볼 수 있었음.
_ 동원 된 학생들이 창의적체험활동보고서 작성을 위해 무리하게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은 다시 생각해봐야 할 점임.
_ 너무 격식을 갖추는 것 같고, 창의적인 행사 아이디어가 보이지 않음.
_ 현악4중주에 대한 반응이 좋았음.
_ 개막 행사가 교육청 윗분들을 위한 행사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런데 그 분들 역시 만족했을까 하는 의문이 듦.
두번째 나눈 이야기 : 입구 <입구가 어디더냐?>
_ 신산공원이라고 했을 때 행사장소를 신산공원 둥그런 광장 인근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음. 그러나 미디어센터 들어가는 쪽이었음. 그것은 둘째로 치더라도, 들어가는 곳을 대형책 모양으로 꾸미고, 그 책 중간에 문을 내어 들어가는 형식을 만든다는가 해서 책나라에 들어온 느낌을 만들었으면 좋겠음.
_ 인정받는 타도의 책축제에서 대형 입체물을 설치하여 관람객들이 자유롭게 기념촬영을 하게 해주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면에서 아쉬움이 큼.
세번째 나눈 이야기 : 포스터 문제 <JEJU BOOK FESTIVAL?>
_ 포스터에 영어가 크게 인쇄되어 있는 것을 모두 놀라워함. 제주중등국어교육연구회, 제주초등국어교과교육연구회가 주관인데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궁금해함.
_ 초등학교에 포스터를 붙였더니 초등학생들이 무슨 말이냐고 선생님에게 물어보는 일들이 발생함. 포스터 자체가 행사의 내용을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학생들이 묻는 일이 발생함. 너무 디자인에 얽매인 것 아닌가라는 의문과 외국인 참여가 거의 없는 축제에까지 영어를 남발할 필요가 있는지, 아니면 영어를 꼭 써야만하는 이유가 있는지 궁금함.
- '책을 가까이 더 가까이'라는 말은 너무나 추상적이라는 평가가 나옴. 이번 책축제에 중심 주제가 잡혔다면 그걸 중심으로 홍보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런 것이 없어서 추상적인 표현이 나온 것이 아니겠느냐는 평가의견이 제시됨.
네번째 나눈 이야기 : 책축제라는 정체성 <난 누구냐?>
_ 책이 주인공이 되어야 다른 축제들과 차별성이 두드러지는데 프로그램들이 평생학습축제에서 이루어지는 체험학습들과 유사하거나 같은 것이 많음. 어느 축제에나 다 있는 것들이 아닌가라는 의견도.
_ 기획력이 느껴지지 않고, 그냥 신청받은 대로 시장처럼 펼쳐져서 산만한 느낌을 줌.
_ 중고등학생에게 "과학축전과 책축제 어느 것이 재미있어?"라고 질문하니, "당연히 과학축전이 재미있죠!"
_ 각 체험 활동들도 책과 연결되는 활동으로 승화시킬 필요가 있음.
다섯번째 나눈 이야기 : 중고등학생 프로그램의 부재 <이 나이에 이거 하리?>
_ 토요일 첫날에 수많은 중고등학생들이 참여함. 대부분 제주중등국어교육연구회 소속 선생님들이 인솔한 학생으로 보임.
_ 청소년들이 유아, 어린이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하는 문제 발생하였고, 학생들이 대부분 수준에 맞지 않다던가, 재미없다는 반응을 보임.
_ 청소년들이 참여할 프로그램들이 지극히 적은 것이 문제라는 의견들이 나옴.
_ 청소년들 참여를 독려하기 이전에 그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무엇인가를 먼저 고민해야 할 것임.
_ 각 학교 전교학생회나 학생사서동아리나 독서동아리 학생들이 주축이 되는 판을 마련해주었어야 하는 게 아니었는지.
_ 어른들이 차려준 밥상을 학생들이 먹는 구조가 아닌, 자신의 밥상은 자신이 차리는 구조로 가야 하지 않을런지.
여섯번째 나눈 이야기 : 좋지 않았던 프로그램 <딱지의 정신을 훼손?>
_ 제주교육박물관이 매번 <딱지야 놀자!>프로그램을 들고 나오는데, 너무 고급칼라양면인쇄종이로 만든 딱지를 보고 과연 딱지가 아까워서 재구실을 할 수 있을까라는 부분과 생태환경적 측면에서 옳은 것인가라는 의구심이 듬. 딱지라는 놀이가 자신의 주변 종이를 이용해서 만든다는 것을 경험한 세대들에게는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매번 반복되는 프로그램으로 성의가 없어보임.
_ 오히려 우유곽 같은 것을 가지고 만들거나 딱지치기 대회라도 열고, 백창우 작곡의 [딱지치기] 노래라도 익히는 등 다양한 활동으로 유도할 필요가 있지 않나 의견을 모음.
일곱번째 나눈 이야기 : 좋았던 프로그램 <만화와 점자>
_ [만화로 보는 세상]이 단연 우수한 프로그램으로 뽑혔다. 취지를 설명한 글도 매우 우수했다는 평가이고, 사서교사들이 직접 읽어서 만든 목록들이 인쇄되어 가져갈 수 있도록 안내되었으며, 조용히 좋은 만화책을 읽는 모습도 이번 책축제가 지향하는 방향과 잘 부합되었다고 느껴짐.
_ 제주점자도서관에서 실시한 [보고, 느끼고, 체험하는 점자책 세상!] 프로그램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으며, 전시와 체험 모두 호평을 받음. 이번에야 참여하게 된 이유가 이번에야 공문을 받았다고 함.
_ 두 프로그램 모두 차후 제주책축제에 중심 주제 전시로 추천받을 만한 프로그램이라고 논의됨.
여덟번째 나눈 이야기 : 제2회 학교도서관 운영 발표대회 <쉬는시간도 10분인데!>
_ 1년간 학교도서관을 운영한 결과물들이 집대성되는 대회임. 그러나 18학교만 신청하였음. 제주도 모든 학교에 학교도서관이 설치된 것을 생각해보면 매우 적은 수치라고 할 수 있음.
_ 황금숙 교수에게 70분이라는 시간을 배정하고, 심사평에 15분 이상의 시간이 사용된 것에 비해, 이번 발표대회의 꽃이라 할 수 있는 금상 수상학교의 사례 발표가 20분 밖에 주어지지 않았다는 점은 매우 유감이라 생각함. 실제 20분에 맞추기 위해 완성된 파워포인트 발표문을 다시 수정하여 20분에 맞도록 발표 전날 12시까지 작업을 해야 하는 등의 문제점이 발생함. 발표자가 넉넉한 시간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 중점적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이루어져야 좋은 발표가 이루어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배려가 없었다라고 말할 수 있겠음. 게다가 교육청 행사에서 현장 사례가 위와 비슷한 형태가 여러 차례 보이는 등 현장 사례가 무시되는 듯한 경향이 있음. 개선이 절실함.
_ 사회자가 질의응답 기회를 주지 않은 점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이 듬.
_ 금상을 받진 못했지만 각 단위 학교의 우수한 사례들도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충분히 발표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함.
_ 특히 한림초의 사례에서 유치원 도서의 DLS 등록, 학교도서관 장서가 학급문고로 배치되었다 다시 돌아오는 순환 시스템은 너무 훌륭한 아이템이고, 널리 보급되어야 할 사례임에도 불구하고 주목받지 못한 점들이 매우 안타깝게 여겨짐.
_ 심사의원들도 학교도서관 전문가들로 교체가 되어 우수한 사례가 놓치지 않도록 해야 겠음.
아홉번째 나눈 이야기 : 기획의 문제점 <때를 놓쳤다!>
_ 첫모임이 8월에 있었다. 두달 남겨 놓은 시점에서 각 단체들이 하고자 하는 기획서를 갖고 모인 상태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예산 조정 밖에 없었음.
_ 이 문제의 원인은 좋은 책축제를 하려면 어떤 기획을 해야 하는가, 그러려면 어느만큼의 시간이 필요한가, 그러면 언제부터 책축제 기획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었다는 점에 있음.
_ 아쉬웠던 기획으로 기획 시기가 빨랐다면, <중심 주제를 선정>, <우리가 뽑은 2009년도 최고의 책>, <다양한 계층을 위한 프로그램 조정> 등이 이루어졌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함.
_ 파주어린이책잔치의 경우 매년 5월 5일 어린이날 즈음에 우수한 전시회를 갖는데 2010년도에는 '문학의 캐릭터 상품'들을 수집하여 전시함. 중심 주제를 선정하면 일선 학교의 독서교육, 학교도서관담당자는 물론 대중적으로도 좋은 문학학습 효과를 불러올 수 있으리라 기대됨.
_ 호주, 독일, 영국, 캐나다 등 선진국에선 학생들이 직접 전 해에 출판된 책 중 가장 좋은 책을 투표하고 그것을 발표하는 행사를 갖는다. 작가들도 성인독서단체들이 주는 상보다 어린이들이 직접 선정한 상을 더 귀하고 높이 평가한단다. 제주에서도 이런 행사를 갖는다면 학생들이 독서도 많이 하고, 어떤 작가의 책이 선정될지, 내가 투표한 작가의 책이 뽑힐지 궁금해하며 결과를 기다리게 될 것이다. 결과발표를 책축제 행사와 연계하여 한다면 더욱 큰 주목을 받을 수 있을 것임.
- 기획의 시기를 놓친 이 문제의 가장 큰 원인 제공자는 교육청 담당자에게 있다.
열번째 나눈 이야기 : 주관 문제 <동네 잔치더냐?>
_ 거리거리에 빨갛게 붙여진 포스터와 현수막을 보면 엄청나게 큰 행사처럼 보이나 그 주관이 교과연구회이다. 그것이 옳은 것인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제주책축제라는 명칭을 쓰는 이상, 주관 단체가 한정되어서는 안 된다. 교육청에서 해야 할 일을 위임받아 실시한 결과 예전보다 개선된 점을 발견하기 어려웠다.
_ 어린이도서연구회는 제주책축제를 위한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다. 먼저 협의체 안에 반드시 지역대표도서관인 한라도서관을 넣어야 할 것이다. 물론 한라도서관에서는 이 책축제의 문제를 교육청과 함께 공동의 사안으로 받아들여 더욱 심여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이번 책축제에서 신산공원 이용에도 구석에서 행사를 치뤄야 하는 등 문제가 많았다. 자치도에서는 이 책축제를 제주도민의 독서력을 높이기 위한 좋은 기회로 보지 않고, 확성기 소리나는 행사 정도로 여기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선다. 실제 이번 행사에서 부스들 간의 거리가 너무 좁아서 서로 시끄럽고 산만한 느낌을 주었다. 자연과 함께 하는 느낌이 아니라 어지러운 시장의 느낌을 주었다. 이에 반드시 자치도의 위임을 받은 한라도서관이 반드시 협의체에 포함되어야 하고, 한라도서관은 제주특별자치도의 대표성을 띄고 협의회에 임해야 할 것이다. 물론 그 위상에 걸맞는 예산을 확보하는데 자치도와 도의회에서도 관심을 가져주어야 할 것이다. 둘째, 독서관련시민단체가 포함되어야 한다. 색동회나 어린이도서연구회, 설문대어린이도서관, 제주그림책연구회 등은 기획력과 노하우가 풍부한 단체들이다. 이러한 단체들 외에도 우수한 단체들이 있다. 이들과 함께 다양한 아이디어를 엮어내어 좋은 기획안을 도출해 내야 할 것이다. 셋째, 사서교사가 협의체 안에 포함되어야 한다. 사서교사들은 가장 전문성이 뛰어난 집단이다. 이에 중심 주제를 선정하고, 이를 실행하는 팀으로써 활동하게 된다면 매우 좋은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넷째, 이번에 주관을 맡아 고생한 제주중등국어교육연구회, 제주초등국어교과교육연구회, 제주독서교육연구회 등이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이 연구회들이 학생 동원 능력은 매우 우수하다. 그리고 협의회에서 결정된 사안들이 학생들에게 바로 전파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참여하지 못한 학생 동아리나 학생 사서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현장교사들의 참여는 매우 필요하다. 넷째, 서귀포교육지원청 독서교육담당자의 참여가 필요하다. 이번에 서귀포 학교들과 학생들의 참여가 저조했다. 예전에 학교의 버스들이 운행되고, 서귀포교육청 버스들이 운행되었던 점을 생각해보면 이번 축제가 제주시 중심으로 판이 짜진 것을 알 수 있다. 조금이라도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기 위해선 반드시 협의체 안에 소속되어야 하며, 제주시에서 전시된 결과물중 중심 주제를 포함한 몇 가지를 선정하여 서귀포 학생문화원 같은 곳에서 전시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다섯째, 책축제에 대한 기획력이 우수한 사람을 추천하여 협의체 안에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 전체적인 상을 그려내고 모자란 점을 보충해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 백짓장도 함께 드는 것을 미덕으로 삼았던 우리 조상의 예에서 보듯 책축제협의회 구성은 매우 중요하며, 이를 통해 청소년, 성인프로그램을 늘리고, 참여 단체수를 확보하고, 더 좋은 장소를 선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사람이 귀해 한명의 학생도 놓치지 않는 멀리 핀란드의 사례를 들지 않더라도, 우리는 책을 가까이 하려는 좋은 전통을 가지고 있다. 이것을 현대에 다시 되살려 놓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이러한 전통을 다시 싹틔울 때 우리의 미래도 더욱 희망적일 것이다.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아직은 어린이도서연구회 제주지부와 제주교사지회 카페에만 스크랩 금지와 복사 금지 상태로 올립니다. 회원 여러분의 첨삭 지도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런 후에 지부운영위원회를 통해 최종 문안을 채택하겠습니다.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우리가 모니터링 하면서 나눴던 얘기들이 전반적으로 나온것 같구요. 미처 챙기지 못한 도서관대회 이야기 꼼꼼하게 체크하셨네요. 애쓰셨습니다.
공감가는 부분이 많아요. 부스에도 있어 봤고...아이랑 손 잡고 다른 부스도 돌며 살펴 보았는데....정말 정신없는 책 축제였어요. 한라수목원에서 처럼 좀 여유있게 돌아 볼 수 있도록 공간 배려가 꼭 필요한 축제라는 걸 절실히 느꼈네요. 공간여유가 없으니까 바쁘게 움직이게 되고...저 같은 마음으로 다들 너무 급히 돌아다니시는 모습들이 안타까웠어요. 책을 종일 읽을 수 있도록 쉼터만 잘 제공해도 좋을 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