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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 (1614.0M)
☞ 산행후기 덕이 많고 너그러운 모산(母山)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 ‘덕유산’.
이번에 산행한 신풍령은 예전에는 경관이 빼어나 빼재라고 불렸으나 고개마루에 신풍령휴게소가 들어서면서부터 신풍령이라고 부르고 있다.(빼재의 유래는 다양하다.) 신풍령에서 갈미봉~대봉~지봉~횡경재~송계사 까지는 약 11km로 굴곡이 제법 심해 시간도길게 걸리고 체력소모도 많은 구간이다. 주초의 일기예보로는 토요일은 소량의 비가 오리라예상되었으나, 주말이 가까워지면서 예상보다 날씨가 좋게 바뀌었다. (겨울산행은 아직 서툴러서 매번 긴장이 된다.) 이번 주 태백산산행이 취소되고(산사랑산악회!?) 부랴부랴 덕유산산행에 뒷차를 타게되었다.
(아직까진 걷는게 좋고 산이 좋아 이곳저곳으로 찾아다니지만 역시 ‘가불산’이 제일 편한 것 같다. ^^ㅎ 1/29일 태백산 산행도 상당히 기대된다.)
이른 아침 ‘내외동사무소앞’에서 ‘가불산’회원님들과 오랜만에 뵙는데도 몇몇 분에겐 친근함이 물씬 풍긴다. 버스에 탑승하는데, 웬일인지 오늘은 산행하시는 분들이 많지 않다. 이번산행지도 얼핏 알아보기엔 상당히 좋은 코스 같은데... 겨울철이라 그런지... 고정적으로 산행에 참가하시는 분들외엔... 아무튼 버스내에 좌석은 널널한게 편하다.
09:00 버스안에서 대략적으로 조사해온 프린트물을 보며 공부중(ㅎㅎ 오늘산행시간과 산행코스를 알아본 결과 종종걸음을 하면 여유시간이 2시간 정도 남을 듯 하다. 그래서 하산길인횡경재삼거리에서 백암봉(3.2km)~향적봉(2.1km) 코스를 머릿속에 그리기 시작했다.)
10:30 들머리인 빼재(930m)도착. 집행부 임원분들의 간략한 산행계획을 끝으로 출발한다. 후미에 서서 다시한번 지도를 갈무리하고 스톱위치를 누르고 발걸음을 옮긴다.(확실히 겨울인가보다 김해에선 보기힘든 눈이다 오르는 내내 눈구경하는 것만도 즐겁다. ^^)
11:28 갈미봉(1210.5m)도착. 치고 올라오길 58분여 드디어 선두에 서게 되었다. 생각보다 잠잠한 산바람에 등뒤엔 벌써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외피를 벗고 잠시간 숨을 돌리며 주위를감상해보니 거창군에서 세워놓은 갈미봉 팻말이 저렴!? 하다.ㅎㅎ(5분간 휴식)
11:54 대봉(1263m)도착. (성북승무산악회)에서 이정표에 붙여놓은 코팅지를 보고서 대봉임을 알 수 있었다. 뒤에 오시던 산행대장님 이하 몇 분은 여기서들 점심을 드시고 출발한다고 하는데,,, 잠시간 갈등에 휩싸인다. 우선 앉아서 점심을 먹으면 최고봉인 향적봉까지 등산은 불가능할 듯 하여 가방을 뒤적여 행동식으로 삼을만한 먹거리 양을 체크해본다.(떡,초코바2,음료수,귤12,사과2)ㅋ생각지 않게 많이도 나온다. 준비도 됐고 생각도 다잡았고 해서 이제부턴 홀로 발걸음을 옮긴다.
12:33 지봉(1302.1m)도착. 대봉에서 20여분간 잡목사이로 비집고 내려가면 월음재이다. 대봉에서 한참을 내려왔고 내려온 만큼이나 다시 오름길을 맞이 해서 숨이 턱에 찰즈음해서 지봉에 도착했다. 확실히 산길에선 오르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내림길의 배는 걸리는 듯. 이정목 아래엔 거창군에서 못봉이라는 석판을 세워 놓아서 쉽사리 위치확인이 가능했다. 못봉은 우리말 못이 한자어 지(池)로 불려 지봉(池峰)이라고도 한단다.(지봉에 도착해보니 들머리에서 2시간 가량 소요되었다.) 배는 고프지만 백암봉까지의 도착시간을 알아야 하기에 초코바를 하나 베어물고 곧장 출발하였다. 횡경재까지 내리막 길이라 20 여분을 속도를 내었다.
12:53 횡경재(1250m)도착. ‘가불산’에서 계획한 산행종료시간까지 대략 3시간30분 남았다.하하^^; 향적봉까지 남은거리가 5.3km 충분한 시간이다싶어 떡 하나를 에너지 보충용으로 간단히 먹고 귤을 양쪽주머니에 넣고 부지런히 먹으면서 백암봉이 위치한 송계삼거리로 다시금 산행에 돌입한다. 고도를 올려가지만 완만하고 새하얀 눈길을 거닐게 되니 마음까지 차츰 평온해진다. 원추리와 고목이 즐비하여 짙은 숲속을 거닌다던 대간 탐방의 맛은 없지만 고즈넉한 설원속에서 ‘뽀드득 뽀드득’ 거리며 걷는 자체가 즐거움이다. 중간에 귀봉과 상여덤을 지났지만 위치를 정확히 찾을수가 없었다. (아마도 이런 지리적 감각이 고수와의 차이가 아닌가 싶다. ^^ㅎㅎ)
13:58 백암봉(1480m)도착. 백두대간이 덕유능선과 갈라지는 지점이라고 한다. 중봉과 덕유산 최고봉인 향적봉이 드디어 눈앞에 나타난다. 시간은 벌써 2시가 되었다. 백암봉에서 중봉을 향해 (향적봉이 좌측, 중봉은 우측) 활짝 펼쳐진 덕유평전의 너른 벌판에 흠뻑 취하며 주변을 감상할쯤 중봉에 설치된 작은 전망대에 다다른다. 사방을 조망하며 연신 감탄사를 내뱉어 본다. 다시 향적봉을 향하는 길엔 한라산이나 지리산 만큼은 아니지만 고지대라 주목과 구상나무를 만나게 된다. 등산로 한켠에 물러서서 고사목을 구경하는데, 자연스레 입가에 미소가 걸린다. 철탑과 대피소를 지나니 정상이다.
14:29 향적봉(1614m)도착. 정상에 도착하니 넓은 터에 돌탑이 하나 있고 바위군이 정상을 차지하고 있다. 정상도착을 반기는 듯 맑은 하늘에 갑자기 고마움이 밀려온다. 백암봉에서 봤던 운무는 멋진 배경이 되어 사진에 남게 되었다. 한컷... 또 한컷... 맑은 날은 가야산, 황매산, 민주지산은 물론 지리산 주능선도 조망된다고들 한다. 햇님이 퇴근하시기전에 서둘러야 하기에 아쉬움을 뒤로하고 시간에 쫒겨 하산길에 오른다.(14:50 하산시작)
16:09 횡경재 도착. 하산하는 내내 사람이 없다. 시간이 늦어서인지 등산하는 사람들이 없다. (오름길에선 맞보지 못한 촉박감을 느낀다. 쉬지않고 걸었더니 등산복은 축축하게 젖은지 오래다.) 단내를 풍기며 횡경재에 도착하니 시간이 많이 부족하다. 혹여나 다른 분들을 기다리게 하는 폐를끼칠지도 모르기에 다시금 종종걸음을 내딛는다. 20 여분이 흘렀을까 앞에 빨간색 리본을 매단분이 얼마나 반갑던지 인사를 꾸벅하니 실종자를 찾았다며 농을 하신다. 서둘렀던 탓에 하산종료전에 후미분들과 합류할 수 있었다. 이제야 마음에 평온을 찾고 숨을 돌리니 상쾌함이 다시금 다리에 힘을 불어 넣어주는 듯 하다. ‘구보구보’하시는 후미분들의 장단에 맞춰 가볍게 10여분을 뛰어가니 버스가 눈앞에 보인다.
16:50 송계사주차장 도착. 버스옆으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솥단지 옆에는 총무님께서 밤새 빚으셨다는 동지팥죽이 기다리고 있다. 역시 총무님덕에 이번산행에서도 하산후 든든하게 속을데울 수 있었다.(집행부님들 고생덕분으로 즐거운 산행됐습니다. 감사드립니다.) 공복에 먹어서인지잠시후 속이 든든해지며 졸음이 몰려온다. 이후 버스 안에서는 달콤한 꿈의세계를 탐방하며 돌아왔습니다. 모든분들 수고많으셨습니다. ^^;
24절기의 하나인 동지에 쑤어 먹는 팥죽은 중국 요순시대 형벌을 담당했다고 하는 신화적인 인물인 공공씨에게서 유래된 음식이다《형초세시기》에 전하는 바에 의하면, 공공씨의 망나니 같은 아들이 동짓날 죽어서 역질귀신이 되었다. 이 역귀가 생전에 팥을 싫어했기 때문에 동짓날이 되면 팥으로 죽을 쑤어 역귀를 쫓았는데 이것이 풍속으로 전래된 것이다. 붉은 빛은 양기를 의미하기 때문에 팥이 귀신을 쫓는 역할을 한다 하여 그 후로 잡귀를 물리치는 데 널리 사용되었다. 그래서인지 몇 곱절은 맛있는 듯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