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강과 북한강은 서울을 휘돌아가는 한강이 되기 위해서 팔당댐 바로 위에서 만나게 되는데
그곳을 '두물머리'라고 부릅니다.

운길산 수종사에서 내려다 본 두물머리 전경
두개의 물줄기가 만나는 지점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하는데 지금은 양수리라는 한자어로 더 알려져 있습니다.
그 양수리 강너편에 역사적 의미가 깊은 마을이 하나 있습니다. '분원리'라는 곳으로 조선시대 궁궐에서 쓰이던 도자기 가마터가 밀집해 있던 고장입니다. 즉 조선시대에 사옹원(司饔院)의 분원(分院)이 이 곳에 있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지금은 1974년 만든 팔당 댐으로 인해 팔당호(八堂湖)가 생기면서 마을의 대부분이 수몰(水沒)되었고, 농경지도 함께 수몰되어 현재는 붕어찜 등 민물고기로 요리하는 음식점들을 중심으로 관광지로 변해있는 상황입니다.

분원리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남한강 줄기, 이곳에 피어난 봄은 숨막힐 정도로 아름답다

분원리 호숫가 전경
조선시대에는 사옹원의 분원이 이 마을에 있어서 조선백자(朝鮮白磁)를 만들어 왕실(王室)에 진상(進上)하였고, 그때 유품(遺品)들이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 특히 <청화백자 용문항아리>는 몇 해 전 미국 소더비경매장에서 1,500만 달러에 경매되기도 하였으며, 국내에 보유하고 있는 조선백자의 분원(分院) 제품은 지금도 최고가(最高價)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분원리 이조백자 박물관
현재는 팔당댐이 생기면서 한강을 이용하는 뱃길이 막혔으나, 예전에는 수로를 통하여 서울로 집중되는 모든 물품이 한강을 이용한 뱃길로 운송되었기에 이 마을이 경제적으로 크게 번성하였었는데 제가 어렸을때 이 마을에 열렸던 5일장은 광주지역에서는 가장 규모가 큰 장터였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에 '분원리 장터'는 사라지고 '양수리'라는 곳에서 작지만 장터의 면모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위에서 소개한 두 곳에서 유년시절을 보냈습니다. 지금도 오일장이 서고 있는 양수리 버스종점 바로 앞이 제가 에서 태어 난 곳이며 분원리는 초등학교를 보내면서 제 안에 정서적 기초가 형성된 곳입니다. 그러다가 제가 초등학교 4학년 때 팔당댐 건설로 분원리가 수몰되면서 제 어린 시절의 동화와 같은 기억은 모두 지워지게 되었습니다.
생계의 터전을 잃어버린 동네 사람들은 하나둘씩 뿔뿔이 흩어져 외지로 나가버리고 우리도 아버님을 따라 서울로 올라왔으나 고향을 잃어버린 시골 소년은 몇 해 동안 고향을 그리며 눈물로 시간들을 보내었습니다.
그러다 어른이 된 소년은 금의환향하는 소설을 꿈꾸며 절치부심한 끝에 자기 이름으로 자가용을 구입하자마자 제일 처음 찾은 곳이 분원리였습니다.
그러나 그 분원리는 세월이 소년을 변하게 만든 것만큼 자신도 변해있었습니다.
여름이면 천렵을 하며 모험심과 탐험 심을 키웠던 뒷산 넘어 개천은 도대체 그 자리가 어디였는지 기억조차 더듬을 수 없게 사라져 버렸고 닷새마다 장이 서며 커다란 볼거리를 만들어 주었던 아랫마을 장터는 끝이 가물가물 하게 보이고 깊이를 알 수 없는 시커멓고 커다란 호수로 바뀌었습니다.

저녁노을 떨어진 예전의 강마을
어른이 되어버린 소년은 팔당호수를 바라보며 세월의 덧없음을 처음으로 깨달은 곳이 그의 고향인 분원리였습니다.
그러나 세월은 소년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며 변해버린 고향 분원리와 화해하며 또 다른 사랑을 시작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소년의 성숙을 생각의 방향과 깊이를 바꾸어 놓았습니다.
내 고향 분원리가 겉모습은 변했지만 고향에 담겨진 역사와 가치는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이제 중년을 넘어 인생의 뒤안길로 접어드는 길목에 서있는 소년은 더욱 자주 고향 땅을 밟으며 유년의 시절보다 더 큰 행복을 누리고 있습니다.

강마을 다람쥐 서식처 ..ㅋㅋㅋ 도토리묵 전문 식당. 주말에 다녀왓습니다

첫댓글 아! 회장님께 뜻깊은 곳이었군요.
두물머리 쪽은 어느 날씨속에 가보아도 정말 좋은 곳입니다.
'강마을 다람쥐'는 저도 몇번 가본 곳입니다.
음식도 깔끔하고, 전경도 좋고, 특히 크리스마스 때 좋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매번 번호표를 가지고 기다려야 한다는 거!
동행한 이들에게 미안할 따름이죠! ^.^
회장님. 뜻깊은 분원리 역사박물관에 가서 역사디베이트 한번 할까요?
유년시절의 추억이 깃들어 있는 곳이라 더욱 남다를 듯 한데....ㅋ
화욜 수업시간에 말씀하신곳이 이곳이군요.
강마을 다람쥐 저도 15일에 다녀온 곳인데요. 음식이 깔끔하고 맛있더라구요.
다시 발로 딛어 볼 수 없는 것이 안타깝지만 정말 좋은 곳을 고향으로 두셨네요.
몇 년전에 운길, 예봉산 산행 중 하산길에 수종사 찻집에서 저 각도로 두물머리를 본 기억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