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광고란에 가끔 실리는 부고를 보면 온통 어려운 한문식으로 기재되어 있다. 좋은 우리 말(글)을 두고 한문식·한자어투로만 풀이하는 자체가 이제는 어색해 개선했으면 한다.
통상적으로 실리는 문구중에 大夫人·先塋下·玆以訃告·嗣子·孤哀子 등이 있다. 상례를 치른 후에 실리는 인사말에도 온통 한문 투성이다. 今般·先考·先뻨·慌迷中·慌忙中·弔慰 등이 주로 실리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한가지 주의 깊게 보아야 할 것은 大夫人·嗣子·孤哀子의 사용이다. 다 알다시피 大夫人이란 남의 어머니를 지칭하는 말이지 자기 어머니를 일컫는 말은 아니다. 또한 嗣子란 대(代)를 잇는 아들, 즉 장자·맏아들을 이르는 말이다. 孤哀子란 부모를 모두 여의고 상제가 된 사람의 지칭인 것이다. 또한 孤哀子는 孤子와 哀子로 구분된다. 孤子란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만 모시고 상중에 있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다. 哀子는 어머니가 별세했을 때에 상제가 자신을 일컫는 말인 것이다.
따라서 부모를 다 여의지 않은 상태에서 孤哀子라 칭한다든지, 아버지를 여읜 상태에서 哀子로 칭한다든지 하는 것은 대단한 결례이다.
결국 이는 한문투로 기술하다 보니 어려운 격식을 차려야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제는 알기 쉽고 좋은 우리말로 고쳐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차형수 / 서울 송파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