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주는 신비로움은 그 산을 찾는 사람들의 마음에 있다'
1> 대상산 : 호남정맥1구간
2> 일시 : 2016년 10월 23일
3> 산행코스 : 무룡고개~영취산(왕복)~장안산~밀목재~사두봉~수분령
4> 산행거리 및 산행시간 : 약 22km, 7시간 20분 소요(시산제 휴식 점심 포함...늑대 기준 ^^*)
5> 참가자(존칭생략) : 유창대장외 31명
토요일 밤 12시에 출발하여 무룡고개 주차장에 도착하니 새벽 4시
비빔밥으로 아침을 먹고 베낭은 둔 채 백두대간의 영취산으로 오른다
무룡고개 주차장 장수군 관광 안내도
칠흙같은 어둠 속 랜턴을 켜고 산행을 해보는 것도 정말 오랜만이다~~^^*
일기예보에 강풍에 쌀쌀한 날씨가 될 것이라고 하더니~~~
정말 바람이 예사롭지 않다
영취산 정상
스마트폰의 성능이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야간 촬영에는 역시 한계가 있다
게다가 플래시도 터트리지 않고 찍었으니~~ㅋㅋ
영취산 정상을 찍고 다시 무룡고개로 내려와 본격적인 호남정맥길에 나선다
어둠을 헤치고 장안산 능선에 오르니
키를 넘는 억새가 강한 바람에 춤을 추고 있다
가문에 '종가'가 있듯 산에도 '종산'이 있다고...
종산은 풍수지리학상 수맥과 산맥의 조화가 크게 이루어진 산을 말한다는데,
백두, 한라, 지리, 설악, 오대, 덕유, 치악
그리고 이곳 장안산이 우리나라 8대 종산이라고 한단다.
주로 영남알프스와 근교의 산들을 찾는 나로선
전국의 이름 난 산들은 대부분 산행을 하지 못했지만
최북단 백두와 최남단 한라를 제외한 나머지 6대 종산은 산행을 하였으니
백두와 한라만 오르게 되면 8대 종산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되네
종산이 지역을 대표하는 것도 아니고 굳이 8대 종산이라 한 것이
선뜻 이해가 되진 않지만, 그렇다 하니 그런가보다 한다.....^^*
06시 10분
장안산에서 호남정맥의 안전 산행을 기원하는 시산제
거친 바람과 뚝 떨어진 기온이 한겨울을 방불케 한다
바람막이 자켓은 넣어 오긴 했지만
가벼운 구스 자켓을 챙겨 오지 않은 것이 후회가 된다
이제부터는 겨울 산행 준비에 철저해야 겠다~~~(ㅠㅠ)
06시 30분
시산제가 끝날 즈음 주위가 환해지며 날이 밝는다
잔뜩 흐린 날씨라 날은 밝았지만 햇볕은 없어
바람막이 자켓으로 파고드는 강한 바람에 몸이 굳어지는 느낌이다
유독 추위에 약한 체질이라~~~(ㅠㅠ)
추워도 너무 춥다
06시 40분
음복을 서둘러 마치고, 떨어진 체온을 올리기 위해 걸음을 옮긴다
강한 바람 탓일까?
주변의 나무가 벌거 벗었다
정상에는 풍력 발전 설치 결산 반대라는 프랭카드가 걸려 있더라
해발 900여 미터 높이에서 시작하는 산행인지라 1000미터가 넘는 산이건만
기분엔 동네 뒷산 산행하는 느낌이다
걷기 좋은 능선길이 산행 내내 이어지지만
심심찮게 오르내리는 봉우리들이 은근히 하체에 힘이 들어가게 한다
백두대간을 마치고 정맥에 나선 대원들의 빠른 걸음을 잘못 따라가다간
오버 페이스하기 딱 좋은 길이다~~~ㅋㅋ
간혹 화사한 단풍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09시 30분 밀목재 도착
장안산에서 시산제 후 06시 40분 출발하여
장안산~밀목재 9.3km 구간을 2시간 50분에 주파하였다
빠른 걸음인지 늦은 걸음인지 모르겠다~~~ㅋㅋ
정맥 대원들에게는 별거 아닌지 몰라도 늑대에겐 약간 오버페이스가 아닌가 하는 느낌이다
신덕산 마을
산 아래 덕산 댐을 만들며 수몰된 마을의 주민들이
조상 대대로 살아 온 마을을 떠나지 못해 근처 산 위로 집단 이주해 왔단다
자그마한 마을이 참 정겹고 예쁘긴 하지만
도시 생활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아마도 쉽사리 적응해 살아 가긴 힘들지 않을까?
신덕산 마을 공터에서 이른 점심을 먹는다...
아니 시간상으론 아침이다~~^^*
원래 계획은 이곳 밀목재에서 축하객들은 산행을 마치기로 되어있었는데
축하객들의 산행 수준이 정맥 대원들에 전혀 뒤지지 않네 어쩌네 하며
한껏 띄워주고는 수분령까지 함께 가기로 한다하니
어쩔 수 없이 반강제(?)로 종주길을 걷게 된다~~^^*
하~~~이게 아닌데???
우라질랜드!!
하긴 10시도 안되어 산행을 마친다 생각하니 좀 그렇긴 하다만~~~^^*
보통 홀로 산행에 나설 때와 비교해 보면 이제 산행에 나설 시간이다
아무튼 오버페이스 하지는 말자고 몇 번을 되새긴다
볍새가 황새 쫓다간 가랑이 찢어질테니~~~ㅋㅋㅋ
논개 활공장
산행하며 최고의 조망을 선사한 곳이다
장안산 능선에서 바라보는 백두대간의 조망도 좋았을 테지만
칠흙같은 어둠 속이라 그런 조망은 즐길 수 없었다
활공장 너머로 팔공산(대구의 팔공산이 아니다~~^^*)과
산줄기 아래로는 장수읍 시가지가 보인다
다음 달 호남정맥 2구간은 저 산길을 걸어 마이산 방향으로 북진을 하게 되겠지
그 때도 내가 저곳에 있을까?
아마도 그러진 못할 것 같다
몸으로 즐기진 못할 테니 지금 눈으로 실컷 즐기자....ㅋㅋ
후기를 쓰며 지도를 검색해 보니
신덕산 마을이 750여미터 높이의 고원지대였다면
이곳 장수읍 시가지는 완전 분지이다
장수읍 시가지를 중심으로
남쪽에는 금남호남정맥 1구간인 장안산(1237m) 줄기의
범골봉(955m), 사두봉(1015m), 신무산(897m)이 이어지고
서쪽으로는 팔공산(1150m)에서 깃대봉(1100m) 삿갓봉(1134m)으로 이어지는
금남호남정맥 2구간 산줄기가 이어진다
철쭉으로 유명하다는 봉화산(787m)이
장안산의 한줄기에서 뻗어나와 북쪽에 위치하고 있으니
장수읍은 동서남북으로 큰 산줄기들이 에워싼 형태이다.
활공장에서 내려 사두봉 가는 길
11시 사두봉(1015m) 도착
정상에는 묘지 2기가 있는데,
그 후손이 이곳은 봉우두미(峰友頭尾)라 어른들에게 들었단다
사두봉은 이곳에서 300미터 아래 돌무덤이 있는데 옛봉화대라고
산아래에서 보면 그 모양이 뱀대가리처럼 보여 사두봉이라 불렀다고 한단다
어쨋든 이곳에는 뱀이 많이 출몰하는 지역이라고
비박을 하는 이라면 뱀을 조심하고
무덤 옆에 바짝 붙어 비박을 하라고 후손들이 권한다
이상하게도 무덤 근처로는 뱀이 접근하지 않는다나 어쩐다나....ㅋㅋㅋ
느낌으로는 곧 산아래로 내려설 것 같은데
끊어질 듯 끊어질 듯 하며 끊이지 않고 길은 이어진다~~~^^*
벌목지를 지난다
12시 20분 당재 도착
이제 마지막(축하객들에겐...^^*) 봉우리 하나를 치고 올라 내려서면
수분령이다
그냥 당재에서 임도따라 편하게 내려서는 방법도 있었는데~~ㅋㅋㅋ
12시 40분 수분령 도착
정맥팀이 마지막 넘어야 하는 신무산(897m) 뜬봉샘이
장수읍을 가로질러 북으로 흘러 용담호와 대청댐을 지나 서해로 흘러가니 바로 금강이다
그러나 축하 박수조들은 이곳이 산행 종점이므로 뜸봉샘은 우리의 몫은 아니었다
수분령을 경계로 북으로는 금강이 남으로는 섬진강으로 나눠지니
물이 갈라지는 곳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인가 보다~~~^^*
정맥팀이 신무산으로 떠난 후
박수조 축하객들은 개울에세 땀을 씻고
(우리가 씻은 물은 섬진강으로 흘러가지 않았을까?)
젠맨님이 가져 온 부재찌개 라면으로 속을 풀어주고
자고개로 내려 설 정맥 팀을 마중하기 위해 자고개에 도착하였다
이 때가 14시 15분
아직 정맥 대원들은 지친 몸을 끌고 저 산을 넘고 있겠지
수분령에서 자고개까지 3.61km 거리네
지도상으론 굉장히 짧아 보였는데.....^^*
금남호남정맥 2구간 초입의 등산 안내도
산행지도
축하객(산행조)은 무룡고개에서 수분재에서 산행이 마무리 되고(붉은색 경로)
호남정맥대원들은 신무산을 넘어 자고개(푸른색 경로)에서 1구간 마무리를 한다
검은색 경로는 금남호남정맥 2구간인 팔공산을 넘어 마이산 초입까지 이어질 북진 구간~~^^*
오랜만에 랜터켜고 산행을 하였습니다
20키로 이상 장거리 산행을 한 것도 참으로 오랜만이었습니다
장거리였지만 편안한~~
글치만 오버페이스하지 않기 위해 용(?)쓰느라 마냥 편치만 않았던...ㅋㅋ
심심치 않게 계속된 오르내림이 부드러운 육산의 참맛을 느끼기에 충분하였습니다
호남정맥이 끝나는 그 날까지
한결같은 재미난 꿈길 무탈하게 이어나가길 기원드립니다
함께 할 수 있었음에 무한 감사드립니다
늑대산행 박 홍 웅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