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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수목드라마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제34회
방송일 1999년 5월 20일 목요일 밤 9시55분
$#1. 재호의 방, 어두운
재호, 옷 갈아입지 않은 그대로 전화하고 있다.
진숙 : (E, 가라앉은) 왜, 전화했어. 안 자구?
재호 : ...
진숙 : (E) 할 말 없으면 전화 끊어.
재호 : (한참 있다가, 눈물 그렁해지며, 애써 담담 하려해도 떨리는 목소리로) 이모.... 신형인... 지금 뭐할까?
$#2. 진숙의 방
진숙, 순간 잠이 깨는 느낌이다.
$#3. 재호의 방
재호 : (담담히) 죄송해요, 주무세요. (하고, 전화기 내려 놓는다)
$#4. 진숙의 방
진숙, 답답한 얼굴로 전화기 내려놓고 전화기 보며,
진숙 : (맘 아픈 혼잣말) 미친 놈.
$#5. 재호의 방
재호, 그대로 앉은 자리에서 맘 아프게 눈감는
$#6. 일층 베란다 (문 조금 열어놓은, 어스름한 새벽)
신형, 넋을 놓고 앉아있다. 재호 생각하는 얼굴이다.
$#7. 베란다
신형, 병국이 왔는지 모르고 앉아있고, 병국 자다 깬 얼굴로 그런 신형을 측은한 마음으로 문밖에서 보고 있다가 헛기침을 한다.
신형 : (그 소리에 조금 놀라, 문 쪽 보고, 일어나고)
병국 : (의자에 앉으며) 아니 넌 몇시에 깼냐?
신형 : (어렵게) 잠이 안 와요.
병국 : 앉아.
신형 : (앉고) ...
병국 : 어이구 새벽바람인데도 안 차가우네. 아주 여름날 같다.
신형 : 아버지, 왜 벌써 일어나셨어요. 더 주무시지.
병국 : 늙으면 젤 먼저 없어지는게 새벽잠이야.
신형 : (작게 웃다가 어렵게) 어버지 회사, 괜찮으세요?
병국 : 끄덕없어. 아직도 회사에서 날 필요없는 인간 취급은 안 하는 것 같애.
신형 : 다행이네요. 많이 걱정했는데...
병국 : 아버지 앞으로도 한 십년은 더 일할 수 있어. 걱정하지마라.
신형 : (고개 숙인) 네.
병구 : (신형 보며, 어렵게) 너 재호땜에 힘들지?
신형 : ...
병국 : 잊을려구 너무 애쓸 것도 없다. 아버지두 어려서 너처럼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는데, 시간이 가니깐 안 잊을려고 해도 저절로 잊어지더라. 뭐 사람에 따라서 일년이 되고, 십년도 될 수 있겠지만은 아버지는 니가 하루빨리 잊어버리는 게 좋지만, 뭐 오래 걸려도 상관없어.
신형 : (눈가 그렁해 보면)
병국 : 니가 지금처럼 이렇게 넋잃고 앉아있는거 밥 숟가락도 제대로 못 뜨는거 보면은 속은 상하지만은, 그래도 넌 내 딸이고, 언젠간은 지금처럼 이런 모습 훌훌 떨쳐버리고 니 엄마랑 아버지한테 전처럼 환하게 웃어줄 수 있지.
신형 : (맘 아퍼, 외면하는) ...
병국 : 신형아, 그래줄 수 있는거지?
신형 : (못보고) 네.
병국 : (그런 신형 안스럽게 보는) 그래, 자식.
$#8. 진숙의 집 전경, 낮
신자E : 참말로 그랬다꼬?
$#9. 진숙의 마루
신자, 인숙, 진숙 실밥을 따며, 오징어 먹고 있는
인숙 : (담담하게) 왜요, 안믿기세요?
진숙 : 어떻게 경희 걜 보고, 그냥 놔줄 생각을 다해. 잡으면 그냥 안둘거 같드니, 용타.
신자 : (오징어 뜯으며) 용키는 개뿔 용해? 니가 그아 뱃속에 들어가 봤나? 아 뱃는지 안뱃는지 으째 아노?
진숙 : 설마, 안밴걸 뱃다 그랬겠어요. 거짓말 할게 따로 있지.
신자 : 아이고 웃기네. 뻥치는 년이, 뭐 앞뒤 가려가면서 요거는 칠 뻥, 조거는 안 칠 뻥 뭐 따지는 줄 아나? (인숙 가리키며) 어항 속에 갈치 키우는 년도 있다. 자고로 뻥이란, 한도 끝도 없는거다. 고태골 간 내서방도, 뻑하면 술땜에 도박땜에 외박했으면서도, 내가 물으면 꼭 누가 죽어서 초상집엘 갔다카네. 눈 벌겋게 살아있는 사람 한두명 죽인줄 아나. 한번은 죽었다카는 서방 친구가 대문을 들어서는데, 내는 마 귀신인줄 알고 수챗구녕에 몸을 이렇게 쳐박고 덜덜덜덜 떨었다.
인숙 : 진짜 같았는데...
신자 : 아이고, 믿을라면 믿고. 하지만, 사람이 사람을 용서하는기 좋기는해도 무작정 그래 해주는건, 아이다. 세상에 용서못할 기집이 세종류가 있어. 첫째, 남의 남자 뺐는 년, 둘째, 이친구, 저친구 사이에서 이간질하는 년. 셋째, 안 밴 아를 뱃다카는 년. 닌, 실수 한거야.
진숙 : (인숙 보며) 난 신자언니 말에 반대야.
인숙 : (보면)
진숙 : 들구불구 싸워봤자, 이미 쓴돈이 나올것도 아니고, 거짓말이란게 확실한 것도 아니고. 잘했어.
인숙 : 나두 그렇게 생각이 들어서 그런거야. 덕분에 달건씨가 나를 멋있는 여자로 생각하는 것도 같고,
신자 : (인숙 맘에 안들게 보며 말하는) 어이구 멋있는 여자, 니가 멋있는 여자면, 내는 끝내주는 여자다. 아이구 멋있는게 다 얼어죽었는 갑네. (하며, 일거리 들고, 오징어 들고 자기 방으로 가는)
인숙 : (그런 신자 이상하게 보다, 진숙 보며) 저 할머니는 왜 저렇게 화를 내?
진숙 : (웃으며) 싸움 구경 손해봐서 그러잖니. 너 경희 잡으면은, 재미 날거라고 몇날 며칠 기대했는데 서운하겠지. (인숙 보며) 야, 그래두 돈은 받아야 되는거 아니야?
인숙 : 다달이 삼십만원씩 보내라 그랬어. 아무리 내가 통이 크기로 그 돈을 그냥 줄까.
진숙 : 잘했다.
인숙 : 근데, 언니는 눈이 왜 푹 꺼졌어. 어제 잠 못잤어?
진숙 : (심란한) 응.
인숙 : 왜?
진숙 : 재호가 새벽녘에 전활 했드라구.
인숙 : 왜?
진숙 : 신형일 못잊는거 같앴어.
인숙 : 아휴 아휴 아휴, 바보 같은 놈. 어유. (하며, 실밥 따는)
진숙 : (심란한)
$#10. 현수의 사무실 안
재호, 서류를 보다가 결재해 남직원에게
재호 : 여깃습니다. (하고, 주고, 다른 서류 보는)
직원 : (결재 서류 받아 현수에게 준다)
현수 : (그 결재 서류 받아 보다가, 뭔가 이상하다, 직원보며) 봉성리 부지매입 건이 아니에요?
직원 : (난감한, 작게) 팀장님께서... 약암리로 하시라고.
현수 : (답답한) 자리로 가세요. (하고, 속상한 얼굴로 재호 보다, 일어나 재호에게 작게 말하는) 잠깐 밖에서 봐. (하고, 나간다)
재호 : (일하다 나가는 현수 보고)
$#11. 복도
현수, 재호 서서 얘기하고 있다.
재호 : (화나, 가라 앉은, 0.L) 그러니까 뭐야? 나는 꼭두각시처럼 니가 시키는 대로만 해라?!
현수 : (이해시키려 하는) 과민하게 그러지 마. 내가 처음부터 봉성리쪽으로 부지 매입하라고 했었잖아.
재호 : 약암리가 더 좋아. 그래서 그런거야.
현수 : 봉성린 내가 여기 첫출근 할 때부터, 알아본 곳이야. 주변에 관광지도 많고 올림픽대로 타고 가면 진입도 쉬워. 전원 주택부지로는 더 없이 좋은 곳이라구.
재호 : 지리상의 문제라면 약암리가 더 나. 인천 초지진 간다리가 개통된다면 인천지역 직장인들도 탐낼 만한 곳이고, 또 근처엔 종합관광지가 조성 중이야. 나도 알아볼 만큼은 알아보고 내린 결정이야.
현수 : (답답한) 부지 시세 알아봤어?
재호 : 평균가가 대지 5, 6십이야.
현수 : 봉성린, 4십부터 시작해.
재호 : 그건 최저가야. 평균가는 그쪽도 같애.
현수 : 봉성리로 해.
재호 : (모멸감 느끼는, 한숨 쉬며 잠시 다른곳 봤다가, 현수 보며) 이렇게 니 맘대로 할거, 나한테 왜 기획을 맡겼어.
현수 : (달래려는) 내 기획을 뒤집구, 새로 세우라고 한게 아니잖아.
재호 : (현수, 굳은 얼굴로 보는)
현수 : ...
재호 : (단념하고, 자조적인, 단호한) 알겠습니다. 분부대로 하죠. 외근 나갔다 바로 퇴근하겠습니다. (하고 나가고)
현수 : (가는 재호 심란하게 보는)
그때, 사무실에서 나오던 실장 그런 현수 보고.
$#12. 회사 주차장
재호, 화난 얼굴로 걸어와 차에 탄다.
$#13. 차 안
재호, 시동 걸고 안전벨트 매다가 화나 안전벨트 푼체 출발하는.
$#14. 시장, 낮
석구, 트럭 위에서 게짝을 내리고 있다. 게짝 받는 일꾼, 게짝 받으며 석구에게 말하는
일꾼 : 넌 게짝 징그럽지도 않냐?
석구 : 징그러우면 뭘 해. 밥은 먹고 살아야지.
일꾼 : 사는게 뭔지.
석구 : 아휴 쓰잘데없는 소리 하지말고 게짝이나 받어.
그때, 상철 오다 그런 석구 보며
상철 : 야, 오랜만이다.
석구 : (상철 못마땅하게 보며) 너같은 놈이랑 말하기 싫어. 꺼져. 이잣날 하루 넘겼다고 차압을 붙여, 이 나쁜 자식 (하며, 게짝 다시 드는데)
상철 : (어이없단 표정으로) 얌마, 내가 무슨 죄가 있냐. 난 그여자가 시키는대로 한 거 뿐인데.
석구 : (게짝 내리다가 멈칫한다. 상철 보며) 그 여자?
상철 : 그래, 그 여자.
석구 : (트럭 위에서 내려와 상철 보며, 가라앉은) 현수씨?
상철 : (무심히, 편하게 말하는) 그래. 야, 내가 솔직한 말로 그 큰돈이 어딧어서 널 빌려줬겠니?
석구 : ?
상철 : 그 여자랑 실장이란 사람이 어느날인가 날 찾아왔드라구. 돈은 자기네들이 낼테니까, 나보고 심부름만 해달라드라. 그래서 해준거야. 차압 붙인것두 내가 아니야. 그 여자랑 실장이란 그 남자지. (하고, 돌아서 간다)
석구 : (이게 무슨 말인가 싶다, 가는 상철 보고 잠시 생각하는)
$#15. 진숙의 방
석구, 재영 콩나물 다듬고 있고 진숙, 전화하고 있는
진숙 : (떨떠름한) 재호, 안왔는데요? 언제 나갔어요?
$#16. 현수의 사무실
현수, 텅빈 사무실에서 전화하고 있는
현수 : (걱정스런) 오후 2시쯤이요. 외근 나갔다가 집에 간다고 했는데, 집에 아직 안갔는지 전화가 안되서요...
진숙E : (심란하지만 대수롭지 않게) 기다려봐요. 올때되면 오겠죠.
현수 : 예. 심려끼쳐 드려 죄송해요.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진숙E : (전화 끊고)
현수 : (심란하게 전화기 내려놓는)
$#17. 진숙의 방
진숙 : (재호 생각하며, 콩나물 다듬고 있다)
석구 : (콩나물 다듬으며, 진숙 눈치보며) 재호 어디 갔대요?
진숙 : 콩나물이나 다듬어. (하고, 뭔가 짚히는 일이 있는지, 일어나 웃옷입고)
재영 : 밥 할려 그러는데, 어디가?
진숙 : 저녁 니들끼리 해서 먹어. (하고, 나가려는데)
석구 : (일어나며) 저 이모, 제방에서 저 좀 봐요. 재영인 잠깐 여깃어라. (하고, 나가고)
진숙 : ?
$#18. 진숙의 방
진숙, 석구 앉아있다.
진숙 : (기막히고, 화난, O.L) 뭐라구, 그게 사실이야?
석구 : (가라앉은, 진숙의 눈치 보며) 상철이라고 저돈 빌려준 일수업자가 그러드라구요. 자기는 현수씨가 시키는대로 했을 뿐이라구.
진숙 : (난감해, 고개 돌리는)
석구 : 어떡하실 거예요?
진숙 : (막막하다, 생각하는) ...
$#19. 현수의 사무실 안, 밤
모두, 퇴근한 텅빈 사무실에 현수 혼자 앉아있다. 그러다, 일어나 나가려는데, 전화벨 울리는 현수, 서둘러 전화 받으며
현수 : 여보세요?
재호E : 나야.
현수 : 어디야?
재호E : 양수리현장이야.
현수 : 핸드폰에 메시지 여러번 남겼었는데....
재호E : 그래서 전화한거야, 여기서 자고 낼 회사로 바로 갈거야. 낼 보자. (하고, 전화끊는다)
현수 : 재호야, 재호야.
$#20. 애인처럼 앞+차 안
재호, 핸드폰 끊고 가만있다가 걸어오는 진숙 보고 차에서 내린다. 그때, 진숙, 걸어오다 재호 보고 멈춰서고.
$#21. 애인처럼 안
재호, 바에 앉아있다. 진숙, 물 꺼내 재호한테 주고 바 안쪽에 서있다.
재호 : (물 받아 한 모금 마시고, 내려놓는)
진숙 : (재호 보고) 이따위로 살려고 여러 사람 힘들게 하면서 약혼했어?
재호 : (말꼬리 돌리는, 가라앉은) 가게문 왜 안열어요?
진숙 : (재호 안보고) 가게 내놨다, 작자가 나섰어. 인수인계하고 돈 받으면 통장에 널게.
재호 : (보면)
진숙 : 말했었잖아, 필요없다구.
재호 : 이거 안하시면 뭐하시게요?
진숙 : 찾아봐야지.
재호 : (진숙보다, 체념하는) 맘대로 하세요. (하고 물 마시는)
진숙 : 여기 왜 왔어?
재호 : 저 오늘 여기서 자고 갈게요.
진숙 : (어렵지만, 단호하게) 너 현수랑 안좋지?
재호 : (보면) ?
진숙 : 헤어져. 신형이한테 다시 가란 소린 아니야. 아니, 이젠 니가 가고 싶어도 못 가겠지. 신형이가 받아주지도 않을테니까. 하지 만, 니가 살사람이 현순 아니야. 약혼, 그래 그거 중요하지. 하지만 아니야. 현수 걔 난 너무 무서워.
재호 : 무슨 말이예요?
진숙 : 우리집 차압 넣은게 현수랜다. 너 모르고 있었지?
재호 : ? !
$#22. 진숙의 방
진숙, 재영 앉아있다.
재영 : (진숙에게) 오빠 왜 온거야? 석구오빠 혼낼려고 온거야? 어, 이모?
진숙 : (재영에게) 가만 좀 있어.
$#23. 석구의 방
석구, 재호(화난, 굳은 얼굴) 앉아있다.
석구 : (눈치보며, 말하는) 재영이랑 나랑은 몰랐었어. 그냥 현수씨가 보증을 서 준다고해서... 우린 그런 줄만 알았어.
재호 : ...
석구 : 너한테 정말 할 말 없다.
재호 : (힘들게 일어나 나간다)
석구 : (그런 재호 보는)
$#24. 진숙의 집 앞
재호, 힘들게 걸어나간다.
$#25. 석구의 방
재영, 석구에게 말하는
재영 : 무슨 일이야? 어?
석구 : (말하지 않는) ...
재영 : 무슨 일인데?
$#26. 수돗가
진숙, 마루에 심란한 얼굴로 앉아있다
$#27. 신형의 방
신형, 컴퓨터보며 자판치며 길진의 전화받고 있다.
신형 : (컴퓨터보며 자판치며 걱정스런) 그나저나 컴퓨터 빨리 고쳐야겠다. 왜 그렇게 다운이 잘돼.
길진E : 인터넷자료 복사하고 있는거지?
신형 : 응. 다 돼가. 곧 가지고 갈게.
길진E : 너 바쁜데 괜한 부탁하는거 아닌지 모르겠다.
신형 : 아니야, 되려 고마운데. 난 지금 이런 단순 노동이 필요한 사람이야.
$#28. 길진의 방
길진, 책상에서 웃으며 전화하고 있는
길진 : 너 박사논문 쓸 때 내가 도와줄게.
신형E : 꼭이야, 약속했어.
길진 : 응. 와라. (하고, 전화 끊는데)
노크소리 나고,
길진 : 누구세요? (하고, 현관문으로 가 문 열면)
현수 : (어색한 웃음지으며) 잘 있었어, 오빠.
길진 : (반갑지 않은) ?
$#29. 신형의 집, 거실
혜자, 현관문 열면, 친구1 들어서는
혜자 : 어서와, 다 저녁때 웬일이야?
친구1 : (들어서며) 일 끝내고 오느라 그랬지.
혜자 : (친구1에게) 앉어. (하며, 자기도 쇼파로 가서 앉으며) 갑자기 연락도 없이, 무슨 일이니?
친구1 : (쇼파에 앉아 혜자 보며, 걱정스런) 너 요즘 별일 없니?
혜자 : 얘는 갑자기 연락도 없이 와서 생뚱맞게 무슨 소리야. 별일 있을 게 내가 뭐가 있어.
친구1 : 니 남편 회사 잘다니셔?
혜자 : ?
친구1 : 영업 한다는 소리안해?
혜자 : 영업?
그때, 신형, 컴퓨터 디스켓 손에 들고 내려오다, 친구1 보고,
신형 : 아줌마.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하는)
친구1 : 어머 신형이구나, 잘 있었어?
신형 : 예.
혜자 : (신형 보고) 너, 어디 나가게?
신형 : 어, 길진이형이 연구 논문준비하는데 자료가 필요하다고 해서 (디스켓 보이며) 전해 줄려구.
혜자 : 어, 그래 갖다와.
신형 : (친구1에게) 다녀가세요. 아줌마.
친구1 : 어.
신형 : (나가고)
혜자 : (친구1 보며, 심각하게) 얘, 하던얘기 마저해봐.
친구1 : 어제 종식씨 부인이 우리 사무실에 나왔드라구. 일하는 사람 좀 구해달라고.
혜자 : 그런데?
친구1 : 새삼 니 안부를 묻더라. 그래서, 뭐 잘 있다 그랬지. 그런데 영 얼굴 표정이...그러면서 하는 말이, 니 남편이 하룬 낮에 찾아와서 혹시 정수기 필요하지 않느냐 그러드래. 그래서 한대 사줬댄다.
혜자 : 우리 신형이아버지가 정수기를 직접 팔어?
$#30. 신형의 집, 대문 앞
신형, 대문 열고 나와, 문 닫고 걸어간다. 카메라, 돌아가면 재호, 차안에 앉아 그런 신형을 보고, 그리운 얼굴로 조용히 운전해 뒤따라간다. (느린 그림으로, 음악흐르는) 신형, 재호의 차 따라오는 것 모르고 가는
$#31. 몽타쥬
길진의 집앞, 거리. 신형, 걷고 있다. 그러다 문득 고개 보면 길진의 집앞이다. 신형, 그리로 들어가고. 재호, 차 멈춰세워 차에서 내려 들어가는 신형을 본다. 신형이 그리운 얼굴이다. 맘이 아프다.
$#32. 길진의 방 안
길진, 자기 책상앞에 앉아 현수 안보고 컴퓨터 자판 치고 있고. 현수, 탁자에 앉아 있다.
길진 : 내 말 못들었어. 시간 없다 그랬지?
현수 : (자리에서 어렵게 일어나 길진 보며, 서운한, 미소지으며) 오늘은 그래, 그냥 갈게. 근데, 가끔 힘들 때 오면 안돼? 오빠한테 위로 받고 싶은데,
길진 : (현수 보며) 오지마. 신형이 위로하기도 벅차.
현수, 가만 있다가 체념하고 나가려는데 신형, 생각없이 '왜 문 안 잠궜어?' 하며 들어오다, 순간 굳는
현수, 길진 : ?
신형 : (굳은 얼굴, 애써 풀려하며, 어색한 웃음) 현수 왔구나.
현수 : (어색한) 언니 왔어...
신형 : (어색한) 형이 자료 좀 갖다달라 그래서... (길진 보며) 얘기하던 중이었나봐. 나 갈게. 하던 얘기 마저 해. (하고, 디스켓 탁자에 놓는데)
현수 : 아니야, 가려던 중이었어.
신형 : (현수 보면) ?
현수 : (길진 보며) 갈게, 오빠. 다음에 또 봐. (하고, 나가는)
길진 : (현수 가는 것 안보고, 담담하게 앉아만 있는)
신형 : (현수 나가는 것 보다가, 현수 앉아 있던 의자에 앉는다) 왜 인사도 안하고 사람을 보내?
길진 : ...
신형 : (어색한, 묻는) 잘 지낸대?
길진 : (외면하는) 응.
신형 : (괜히 머리쓸어 올리며 어색한 미소지으며) 그래, 잘 지내야지.
$#33. 길진의 집 앞
재호, 길진의 집 창문을 올려다 보다가, 돌아서 간다. 그때, 현수, 현관을 빠져나와 걷다가, 답답한 듯 머리 쓸어올리고 앞을 보는데 재호 뒷모습 보이는 현수, 가슴이 철렁한다.
$#34. 진숙의 집, 전경, 아침
신자E : 우데 밥에 손을 대?!
$#35. 신자의 방
신자, 미선 밥상을 앞에 놓고 있다. 신자, 하나 밖에 없는 밥을 제 앞으로 놓고, 수저 들고 밥 먹는
미선 : (황당한 듯 보며) 이젠 딸내미 밥도 안쥐?
신자 : (밥 우적대고 먹으며, 눈 흘기며) 일 안하면 밥도 없다. 그게 내 철학이다. 우리 엄니도 내를 그렇게 키웠고, 내도 니를 그렇게 키울기야. 우데, 사지육신 멀쩡해가 공밥을 쳐묵어.
미선 : 진짜로 친엄마 같지 않다. 엄마, 이 세상에 몇 종류의 인간이 있는지 혹시 알어?
신자 : ?
미선 : 여자, 남자, 엄마가 있어. 여자도 남자도 위대하지 않지만 엄만 위대하지. 왜, 딸한테 밥을 주거든.
신자 : (갓잖은 듯 웃으며) 그건 아이지. 엄마가 자식에게 밥을 줘서 위대한건 아이다. 자식에게 교육을 시키니까 위대한 기다. 일자리 구해. 그라기 전에 어림도 없다. (수저 뒤꼭지로 고추장 찍어 먹으며, 약 올리듯) 아이고 와 따, 맛나다.
미선 : (신자 미운 듯 보는)
$#36. 수돗가
재영, 석구(일어가는)의 옷을 털어주며 당부하는
재영 : 어제처럼 일찍 들어올거지?
석구 : 응.
재영 : 점심은 일하는데서 주지?
석구 : 응.
재영 : 뭐 줘?
석구 : 백반
재영 : 먹을 만해?
석구 : (웃으며) 니가 해주는게 더 맛있어.
그때, 미선, '안 먹어, 안 먹어, 치사해서 안 먹어' 하며 방문 열고 나오는데, 재영, 석구 그 소리에 미선쪽 보고, 미선과 눈 마주치고.
미선 : (그런 두사람 보고, 맘에 안드는) 도대체 이 집안은 전부 다 지뢰밭이구만. 어디 한 군데, 맘 놓고 있을데가 없네. (하며, 다시 방으로 들어간다)
재영,석구 : (서로 쳐다보고 왜 그런지 모르겠단 표정이다)
$#37. 신자의 방
미선, 문 열고 들어와, 펄썩 주저 앉는, 신자, 밥 먹다 그런 미선 보며.
신자 : 성질내고 나가더니, 와 도로 들어와?
미선 : (신자, 시큰둥하게 보고, 턱으로 바깥쪽 가리키며) 쟤들 보느니, 차라리 엄마 보는게 낫겠어. 진지 드세요.
$#38. 재호의 방
텅빈 방에 전화벨만 울리는
$#39. 현수의 방
현수, 출근준비하고 전화하고 있다, 그러다 포기하고 전화 내려놓는다. 굳은 얼굴로 잠시 생각하다 나간다.
$#40. 여관 전경
$#41. 여관
재호, 거울 보며, 넥타이 메고 있다. 그런데, 순간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이 뿌옇다. 재호, 긴장해 다시 거울을 보는 이제는 제대로 보인다. 재호, 이상하다. 애써 담담하게 넥타이 메는.
$#42. 도로
재호의 차, 달리고 있다.
$#43. 차 안
재호, 담담하게 백밀러를 보고, 다시 앞을 보는데, 뿌옇다. 재호, 이상해 차를 한쪽에 세우려는데, 갑자기 쾅소리 나는
$#44. 도로
재호의 차, 인도에 올라와 전봇대를 들이받은 채 서있다. 인도의 사람들 웅성이며 차안을 들여다 보고,
인써트- 차안의 재호, 클락숀에 머리를 기대고 기절해 있다. 이마에서 피 흐르는. 엠블란스 소리나는.
$#45. 병원
환자들 누워있고, 의사들 혹은 간호사들 그들을 돌보고 있는, 분주한 분위기다. 카메라, 한쪽으로 가면 재호, 이마에 반창고를 붙이고 침대맡에 앉아 남자의사와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재호 : 필요없다고 했잖아요.
의사 : (차트 들고) 필요없는지, 있는진 의사가 판단할 일이예요. 검사 받고 가세요.
재호 : (무시하고) 바빠요. (하고, 일어나 웃옷 입고 나가려는데)
의사 : (가로 막으며, 답답한) 만약에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그땐 저희 잘못 아닙니다. 나중에 가타부타 말마세요.
다른 환자들 보고 레지던트와 나가던 정윤, 그 말을 듣고 의사에게 말하는
정윤 : 무슨 일이예요, 김선생?
의사 : (인사하고) 예, 선생님. 교통사고 환잔데요, 검사를 거부해서요.
정윤 : (의사 맘에 안들게 보며) 환자가 싫다 그런다고, 검사를 안해요. (재호 보며) 검사 받으세요. 30분도 안걸려요. 검사비 몇푼 벌려고 하는 소리 아니예요. 의사 말 들으세요. 의사 말 들어 손해볼거 하나도 없으니까. (하고, 돌아서 간다)
재호 : (그런 정윤 보다, 의사에게) 검사실이 어디예요?
$#46. 현수의 회사
현수, 실장(현수 옆의 의자에 앉아)과 얘기하고 있다.
실장 : 현장엔 안왔답니다.
현수 : (답답한) ...
실장 : (안스러운) 강재호씨가 영 맘을 못 잡는거 같으네요.
현수 : ...
실장 : 전, 다른 부서로 옮기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강재호씨가 제 자리에서 직접 직원들을 운영하는게 어떨까 싶네요. 사장님께서도 비서실로 자릴 옮기라구 말씀하시고, 허락해주십시오.
현수 : 실장님이 안계시면 제가 좀 힘든데...
실장 : 어디 멀리가는 것도 아니고, 한 건물 안에 있는데... 필요하면 언제든지 부르십시오.
그때, 재호 들어서고, 두사람 그런 재호 보고.
$#47. 건물 비상구
현수(화난), 재호(현수 외면한채, 담담한) 말하고 있다.
현수 : 아마에 난 상처는 뭐야?
재호 : (대수롭지 않게) 차를 가로수에 들이받았어. 긁혔어. 병원에서 별거 아니래, 신경쓰지마.
현수 : (가라앉은) 어디서 잤어?
재호 : (현수 안보고, 아무렇지 안게) 양수리 현장.
현수 : (속상하지만, 참고) 현장에선 너 안왔대. 어디서 잤니.
재호 : (아무렇지도 않게) 집.
현수 : 어느 집?
재호 : 이모집.
현수 : (속상한, 참으려하며) 거짓말이야.
재호 : (굳은) 그래, 거짓말이야. (현수 보며)그게 뭐 어때서? 너두 나한테 진실만 말하진 않잖아?
현수 : ?
재호 : 너 날 도와주고 싶댔지? 그건 진실이었니? 우리집, ... (집 이야기하려다 참고, 맘 다잡고)
현수 : ...
재호 : 나 원래 거짓말을 잘해. 니가 첨부터 거짓말을 잘하는 사람을 선택한 거야. (강조) 난,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선택한 거구. 우리 각자 선택한 것에 최선을 다해보자. 현장 갈게. (하고, 계단 오르다 현수 돌아보고) 어제 어디서 잤는지 알고 싶어? 여관에서 잤다.
현수 : 왜?
현수 : 니가 사준 집보다 거기가 편해. (하고, 돌아서려는데)
현수 : (맘 아픈) 왜 자꾸 이러는거야? 왜 이렇게 비딱하게만 나가는거냐구? 너, 어제 신형언니 만났지? (원망스런, 빠르게 하거나, 큰소리치지 말 것) 길진이 오빠 집에 갔다가 나오는 길에 너 봤어. 내가 도대체 어떻게 해야 니 맘을 잡을 수 있는 거니? 각자가 선택한 길에 최선을 다해보자구? 말로만? 넌 신형언니 보고 싶을 때마다 달려가고, 난 전처럼 마냥 너만 기다리기나 하면서... 말로만 최선을 다해보자구?
재호 : (현수 보며, 말꼬리 자르며) 말로만은 아니야. 내가 널 보고 있는 것 만으로도 난,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는 거야.
현수 : (보면)
재호 : 차 공장 들어갔다. 회사차 몰고 나갈게. (하고, 발소리 크게 내며 나간다)
현수 : (맘 아퍼서 눈감는)
$#48. 회사 앞
재호, 조금 화난 얼굴로 회사 차쪽으로 걸어와 차문 열려다가, 다시 차문 쾅소리나게 닫고 차를 등지고 기대선다.
인써트 - 회상, 22부 (학교벤치에서)
현수 : 기억해둬. 앞으로 너한테 일어나는 모든 일들, 내가 널 사랑해서 생기는 일들이야. 그리고.... 그 모든 일들... 용서해라.
현실
재호, 답답한 마음만 든다. 속상해, 눈 감고 잠시 서 있다가 심호흡하고 차에 탄다.
$#49. 차 안
재호, 안전벨트하려는데, 핸드폰 울리는. 재호, 핸드폰 받는
재호 : 여보세요?
$#50. 병원, 정윤의 진료실
정윤, CT촬영 결과를 심각하게 보며 전화하고 있다. 목소리는 대수롭지 않은 듯.
정윤 : 강재호씨? 아까 검사가 소홀해서 그런데, 오후에 다시 한 번 나오세요.
재호E : 시간 없는데요?
정윤 : 언제 시간되요?
재호E : 전혀 없습니다.
정윤 : 내일두 안되요? (사이) 내일두 안되고 모레두 안되고, 그럼 오늘밖에 없네요. 당장 나오세요. (하고, 전화 끊고, 작게 한숨 쉬고, 챠트 심각한 얼굴로 보는)
$#51. 회사 앞 차 안
재호, 전화 끊고, 왜 그런가 싶다.
$#52. MRI 검사실 안+밖
재호, 검사대에 누워 검사기계 안으로 들어간다. 밖에서 보면, 정윤, 다른 의사들과 그런 재호를 지켜보고 있다. 정윤, 돌아서서 의사1에게 말하는
정윤 : 검사 빠지지말고 다 해요. 결과 나오는데로 내방으로 올려주구요. (하고, 가고)
$#53. 정윤의 진료실 복도
길진, 진료실쪽으로 걸어가는
$#54. 정윤의 진료실
노크 소리나고, 정윤 차트보다 고개 들면, 길진 웃으며 들어온다.
정윤 : (조금 놀란) 벌써 왔어?
길진 : 벌써는, 약속 시간 10분 전인데? (하고, 정윤 앞자리에 와 앉으며) 바쁜가 보다?
정윤 : (웃으며) 죽을 맛이다.
그때, 노크소리나고.
정윤 : (길진에게) 잠깐만. (하고, 문쪽에 대고) 들어오세요.
간호사 : (자료 봉투 들고 들어오며) 강재호씨, 혈액검사자료 결과 나왔거든요.
정윤 : MRI는 아직인가 보네. (자료 받으며) 고마워요. (하고, 길진 보며) 잠깐 대기실에 나가 있을래? 급한 환자가 있어서. 좀 있다 보자.
길진 : (무심히) 그래. (하고, 나간다)
$#55. 진료실 밖, 대기실
길진, 진료실에서 나오는데, 누군가 그 옆을 스쳐 지나간다. 길진, 무심히 뒤돌아 보면, 재호의 뒷모습 보이고, 길진, 혹시 재혼가 싶은 생각드는
$#56. 진료실 안
재호, 정윤(챠트 보며, 재호 안보고) 말하는
정윤 : 검사 빠지지 않고 다 받으셨죠?
재호 : (정윤 보고) 네.
정윤 : (재호 안보고) 가보세요.
재호 : (정윤 보다, 일어나 가려는데)
정윤 : (재호 보고) 확실하게 연락되는 전화번호 하나 주고 갈래요? 오늘 낮에 우리 간호사가 연락을 취할려고 했더니, 쉽게 안되더라구요. 핸드폰은 꺼 놓고 확인 안하면 영 젬병이라서...
재호 : (주머니에서 명함을 하나 꺼내, 정윤의 책상을 놓으며) 머리 세바늘 꿰매고 검사가 너무 많은 거 아니예요?
정윤 : (재호 말 무시하고, 명함 받고) 가셔두 됩니다.
재호 : (그런 정윤 보다 나가고)
$#57. 대기실 앞
재호, 나와서 가고. 길진, 한쪽에서 그런 재호 얼굴 보는, 그때, 정윤 나와 한쪽에 서 있는 길진에게로 가서 말하는
정윤 : (길진 보며, 미안한) 이거 어떡하니?
길진 : (그 말에 정윤 보며)
정윤 : 나, 오늘 산악회 모임 못 갈 거 같애. 갑자기 일이 터져서.
길진 : (재호 간 쪽 턱으로 가리키며) 저기 가는 저친구, 여기 왜 온거야?
정윤 : (무심히) 아는 사람이니?
$#58. 병원 로비
재호 에스컬레이터 타고 내려오고, 신형, 한쪽에서 길진을 기다리고 있는 듯 서 있다. 재호 내려오다 신형 본다. 재호, 순간 숨이 멎는 듯하다. 신형 무심코 고개 들자, 자기를 보고 있는 재호 발견. 신형, 숨이 멎는 듯하다. 두사람, 그렇게 서로를 보고 있다.
$#59. 병원 공원, 벤치
신형, 재호 어색하게 앉아있다.
재호 : (사이, 어렵게) 잘... 지냈어요?
신형 : (안 보고) 응. (용기내 말하는, 재호보고) 병원엔... 웬일이야?
재호 : (신형 안보고, 대수롭지 않게) 차 사고가 있었어요,
신형 : (재호, 머리에 난 상처 보고 걱정스런) 많이 다쳤어?
재호 : 조금요, 별일 아니예요. (신형 보며) 여긴 왜 왔어요?
신형 : (어색하게 외면하는) 아는 언니가 이 병원에서 일해. 오늘 학부 써클 모임이 있어서 그 언니 보러 왔어. (하다가, 재호 상처보며, 많이 걱정스럽지만, 짐짓 감추며) 조심하지. 그만하길 다행이다.
재호 : (신형의 마음이 고맙다, 신형이 눈보다 어렵게 말하는) 얼굴이 안좋아 보여요.
신형 : (재호보다가, 눈가가 자꾸 그렁해져, 어색하게 외면하는) 좀 그렇지. 요즘 수업이 많아서...
재호 : (그런 신형 놓지지 않고 보며, 어렵게) 학교에선 지내기 괜찮아요?
신형 : (외면한채) 어.
재호 : 잠은... 잘 자요?
신형 : 어.
재호 : ... (사이, 뭐라 할 말이 없어 꺼내는) 밥은 잘 먹어요?
신형 : (외면하며) 어. (외면한채, 어렵게) 할 말 .... 없으면... 가.
재호 : (보면) ....
신형 : (서글픈, 애써 담담하게, 외면한채) 보기 힘들다. 가라.
재호 : (그런 신형 보는데, 마음 아픈)
신형 : (재호 못보고) 밥 챙겨먹어. 바쁘다구 라면 먹지말구. 너두 얼굴이 까칠해. 잠 안오면 자기전에 우유 따뜻하게 데워서 마셔봐. 그러니까 잠이 좀 오드라.
재호 : (차마 신형 못보고 고개 숙이고) 네. (울지 않으려 맘 다잡고, 신형 보며) 잘 지내요, 갈게요.
신형 : (안 보고) 응.
재호 : (그런 신형 보다가, 눈물 그렁해 참고, 일어나 간다)
신형 : (울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가 재호쪽 보는)
재호 : (주차장으로 힘없이 걷다가 차에 타서 신형 생각하는. 맘 아픈)
$#60. 정윤의 진료실
길진, 정윤(차트만 보며 무심하게) 앉아있다.
길진 : (정윤 보는)
정윤 : 니가 아무리 턱받치고 기다려도 안되는 건 안되는 거야.
길진 : 아무일도 없는데 나한테 말 못할게 뭐 있어?
정윤 : (길진 보며) 환자기록을 외부에 유츌하는 건, 의사로서 도리가 아냐.
길진 : (체념하며) 큰 탈은 없는 거지?
정윤 : 아직 결과가 다 안나왔어. 봐야지. 근데, 신형이 기다리게 해놓고 너무 오래 있는거 아냐?
길진 : 그러게. (하고, 일어나며) 간다, 또 연락하자.
정윤 : 연락할께.
길진 : (나가고)
인터폰 울리고, 정윤 전화기 드는
정윤 : 네. 최정윤입니다.
간호사E : 강재호씨, MRI 결과가 나왔는데요.
정윤 : ?!
$#61. 신형의 집 전경, 밤
$#62. 안 방
혜자, 넋나간 사람처럼 앉아있다.
친구1E : 아니다, 아니다 그럴 일만은 아니야. 종식씨 처가 괜한 말 지어서 하겠니. 회사에 한 번 알아봐. 구조조종, 구조조정 남일만 아니다, 우리집 양반도 그것땜에 미치겠나 보더라.
여직원E : (미안한) 팀장님, 영업나가셨는데요.
혜자, 한숨 쉬고, 심란하게 있는데 노크소리나고, 혜자 문쪽으로 돌아보면, 신형(평상복 차림) 문열고 말하는
신형 : (피곤해 보이는) 엄마.
혜자 : 어, 왜?
신형 : 나, 오늘은 좀 일찍 잘래.
혜자 : 몇신데 벌써 자.
신형 : 그러게 말이야. 간만에 좀 피곤하네.
혜자 : 저녁 먹은지 1시간도 안됐는데, 그러지 말고 차 한잔 타. 엄마랑 차 한잔 마시자. 나 너랑 할 얘기도 있구.
신형 : (편하게 작게 웃으며) 그럴까. 차 끓일게요, 유자 좋지? (일어난다)
$#63. 신형의 집, 일층 베란다
혜자, 신형 차를 마시고 있다. 혜자, 멍하니, 앉아있고
신형 : 차 마시다 그런 혜자 보고 이상한, 말거는
신형 : 엄마,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혜자 : (그말에) 어어, (하고 어색하게 웃으며) 차 맛있다.
신형 : (편하게) 뭐가? 별론데, 엄마는. 첫 모금 마시구선 그저 그렇다고 그래놓구선.
혜자 : (어색한) 그랬니. (하고, 차 한 모금 마시고 신형 보며) 신형아, 우리 이사 갈까?
신형 : ?
혜자 : 이 집 우리 세식구 살기엔 너무 넓지 않니?
신형 : 왜, 엄마 이 집 짓구 너무 좋아했잖아. (제 생각에 빠져, 웃 는) 난, 아직도 이 집 지을때 생각 가끔 나. (혜자 보며) 왜 그때 엄마가 하두 일하는 아저씨들한테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니깐 아저씨들이 일하다말고 데모하듯이 다 나가버린 적이 있었잖아. 그래가지구, 아버지하구 나하구는, 막 황당해서 있는데 엄마가 그럼 우리끼지 지어보자구, 그래서 우리끼리 벽돌 나르구, 모래 나르구, 그러다 다 몸살걸리구 그래서 다시 아저씨들 불러다가 집짓구... 그렇게 맘 고생하면서 지은 집인데 왜 이살가?
혜자 : (신형을 안 보고, 외면하고 앉아, 서글픈 생각드는) 그래,그랬지. 공들였지. 그런데, 이집이 느이 아버지한테 너무 버거운 거 아닌가, 그런 생각이 자꾸 드네.
신형 : (그런 혜자 걱정스레 보는)
$#64. 신형의 집 앞
혜자, 집밖의 병국차 보고, '이 양반 왔나' 하며 병국이 어딧나 싶어 둘레를 두리번 거리다가 소리나 집쪽으로 고개 돌리면, 병국 집뒤쪽 (창고 있는)에서 나오다 혜자랑 눈 부딪히는
혜자 : (이상한) 당신 왜 그쪽에서 나와요?
병국 : (당황하며 얼버무리는) 어, 아니... (집뒤쪽 가리키며) 누가 여기 들어가는 거 같아서 쫓아가 봤더니 없대. 도둑고양이었나봐. 그런데 당신 왜 여기 기다리고 서 있어. 들어가지 않고. 혹시 저... 나 기다리고 있었던거 아니야?
혜자 : (얼버무리며) 아니, 밤바람이 좋아서... 저기 들어가요, 상차려놨는데. 배 고프죠.
병국 : 아우 여기 덥네. 저...밥은 나중이고 좀 씻어야 되겠어. 여보, 국은 천천히 댑혀.응. (하고, 집으로 들어가는)
혜자 : (집으로 들어가는 병국 보다가, 뭔가 이상한 듯 병국이 나온 쪽 보는)
$#65. 창고 안
혜자, 문 열고 들어와 수북히 쌓인 정수기들 보며, 넋이 나가있다. 혹시나 했는데 진짠가 싶다. 속상하지만 애써 외면하며 참으려하는.
$#66. 석구의 방
석구(싫은), 재영(싫은). 미선(신난), 티브이를 보고 있다.
미선 : (티브이 보며) 야, 이거 너무 재밋다. (재영 보며) 야, 너 누구랑 엮였으면 좋겠냐?
재영 : (티브이 보며) 아무랑이나 되든 상관없어.
미선 : 그럴거면 드라말 왜 보냐? 드라마 보는 재미가 뭔데? 삼각관계가 딱 있다. 그러면 난 애다, 아니면 난 쟤다, 그렇게 목숨 걸고 보는게 드라마 재미야.
석구 : (미선 보며, 맘에 안드는) 야 너, 니 방에 안가?
미선 : (아무렇지 않게) 어 울엄만, 이거 안봐. 그래서 이거 다 보고 갈려구.
석구 : 야 그럼 우리 신혼방에 12시까지 죽치고 있겠단 얘기야?
미선 : 응.
석구 : 야. 우리 할 일 있단 말이야. 너 가.
미선 : 일은 밤에 하는게 아니야, 낮에 하는 거지. 낮에 해. (하고, 티브이 보는)
석구 : (미선 황당한 듯 보고, 재영 술쩍 치고 보며, 작게 말하는) 가라 그래.
재영 : (석구 보며, 작게) 어떻게 그래?
그때, 갑자기 테레비 지지직 되는
미선 : 어, 갑자기 이게 왜 그러냐?
석구 : (좋은) 어, 야 tv 안 나온다. 못본다, 못본다, 못봐.
미선 : 아, 이게 그냥.(일어나, 냅다 테레비를 한 대 친다)
갑자기, 테레비 잘 나오는
석구, 재영 : ?
미선 :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자리에 앉으며) 어 됐다. 얘두 나처럼 맞아야 말을 잘 듣네. 뭐든 정신차리는덴 맞는 게 제일이지.
석구,재영 : (서로 쳐다보며, 황당한)
$#67. 공사 주택 안, 낮
재호(일복차림), 작업반장과 창틀을 세밀하게 관찰하는, 대사는 애드립성.
재호 : (창틀보며, 말하는) 조립식 주택에서 소비자들이 가장 불안해 하는건 방음과 마감처리입니다. 둘레에 고무페딩을 쳐서, 벽과 창틀의 이음새를 없애면 좀 더 좋을 것 같은데요.
반장 : 그렇게 하죠.
재호 : (웃고) 고맙습니다. 제 의견을 들어주셔서.
반장 : 별말씀을요, 맞는 말인데요.
재호 : (웃고, 일하는 사람들에게) 점심들 들고 일하죠!
반장 : 자, 밥 먹고 합시다.
$#68. 정윤의 진료실, 낮
정윤, 의사1(남)과 재호의 MRI 결과 (뇌종양, 후두부쪽에 심한 증상)을 꽂아놓고 보고 있다.
정윤 : (담담하게 그 사진들 보다가, 의사1보고, 고개 젖는다)
의사1 : (동의하는 뜻으로, 고개 끄덕이는)
정윤1 : (자리로 와, 인터폰하는) 강재호환자, 연락 부탁해요.
$#69. 공사현장 앞 (전원주택) 주차장
재호의 차에서 전화벨 울리는 재호, 현장에서 나와 차로 가는
$#70. 차 안
재호, 차에 있던 핸드폰 꺼내서 받으면 울리던 핸드폰 끊긴다. 재호 핸드폰 보다가 대수롭지 않은 듯 핸드폰 다시 차에 넣고 설계도 보면서 현장으로 가는.
$#71. 정윤의 진료실
간호사, 들어오며 사진 보고 서 있는 정윤에게 말하는
간호사 : 연락이 안되는 돼요.
정윤 : 집, 회사, 핸드폰 다 해봤어요?
간호사 : 네.
정윤 : 알았어요.
간호사 : (나가고)
정윤 : ...
$#72. 길진의 교수실
길진, 전화받고 있다.
정윤 : (E) 지금 너한테 가는 중이야, 만나서 밥 먹자.
길진 : 지난번에 약속 못지켜서 그런거라면 부담가질 거 없어.
정윤 : (E, 어렵게) 너 강재호란 사람, 안다그랬지?
길진 : ?
정윤 : (E) 그 사람 검사 결과가 나왔는데, 안 좋다.
길진 : ?!
그때, 노크소리나고 길진 문쪽 보면 신형 들어온다.
$#73. 교수실 밖
길진, 신형(손에 책과 서류봉투 든)을 내몰 듯 데리고 나온다.
길진 : 너 니방에 좀 가 있어, 내가 좀있다 갈게.
신형 : 왜?
길진 : 손님이 오기로 했어.
신형 : 누구.
길진 : 정윤이.
신형 : 같이 보자.
길진 : 단둘이 할 얘기가 좀 있어.
신형 : (편하게) 정윤언니랑 잘 되나 보네. 그럼 얘기 끝나구 언니랑 같이 내방에 들러. (하는데) 정윤, 복도쪽에서 오며, '왜 다들 문앞에서 그래'한다. 그 말에 길진, 신형, 정윤쪽 돌아보고
신형 : (반가운 듯) 언니.
$#74. 길진의 교수실
정윤 차 마시며 앉아있다. 그때, 길진 들어온다. 정윤, 길진 보고.
$#75. 신형의 교수실
신형, 책보며 공부하고 있다.
길진 : (어렵게, E) 어느... 정도야?
$#76. 교수실
정윤과 길진, 차 마시는
정윤 : (차 마시다, 내려놓고, 길진 안 보고) 강재호씨, 신형이 만나던 사람이니?
길진 : (다짜고짜, 굳은 얼굴로) 재호, 어디가 안 좋아?
정윤 : (보는) 내가 먼저 물었잖아.
길진 : (불안한) 병명이 뭐야?
정윤 : (길진 얼굴만 굳은 얼굴로 보는)
길진 : (마음에 드는 생각이 있다, 힘들게) 많이 안좋아?
정윤 : 응.
길진 : 가망... 없는 병이니?
정윤 : (담담하게, 보는)
길진 : (암담한 표정으로 정윤 외면하는)
그런 길진의 얼굴에서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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