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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서원의 경우 소장 서적 현황은 서원에서 작성한 여러 종의 장서목록이 있는데, 1653년(효종 4)의 『院中書冊置簿』에는 122종 및 追錄 21종, 1698년(숙종 24)부터 1761년(영조 37) 사이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書冊目錄」에는 서적 168종과 책판 7종 및 추록 27종, 1796년(정조 20)의 『兵陣八月三十日修整紹修書院冊都錄』에는 129종과 책판 6종이 수록되었고, 1891년(고종 28)까지 16종이 증가되었다고 나타나 있다. 또한 소수서원은 소장하고 있는 각 책 본문의 마지막장에 “來讀院中 勿出院門”이라 墨書하였으며, 傳掌記 등을 작성하여 그 보관과 인수인계를 철저히 하였다.
옥산서원의 경우『書冊現在都錄』의 完文(1862년 5월 작성)에는 오래전부터 이어져 내려온 서원 서책 ‘院門外不出’에 대한 규정이 잘 지켜지지 않으므로 이 완문의 내용을 판각하여 經閣의 門楣에 달아 경계토록 하고, 任司가 열람한 날짜와 사람, 책명을 기록한 후 직접 돌려받고 혹 그 책을 잃어버리면 임사가 반드시 다른 것을 구하여 돌려놓도록 규정하였다.
또한 책판의 경우에 서원에서 관리한 기록이 상당 수 남아있다. 이는 조선시대 편찬한 각 지방의 읍지에 수록하기도 하였다 예컨대 영남지역 읍지의 경우 각 읍지에는 특별히 보관처를 표시하지 않은 경우도 많이 볼 수 있으나 서원, 향교, 사찰, 관청, 사가 등의 유형으로 표시한 경우도 자주 보인다. 이 중에 서원은 소장처 유형 가운데 가장 많이 보인다. 이는 서원의 성격상 강학기관이면서 동시에 건물 구조로 볼 때 장판각을 갖춘 경우가 많았으므로 책판의 보관처로 적합하였기 때문이다. 경주의 西岳書院, 玉山書院, 상주의 道南書院, 西山書院, 興巖書院, 玉成書院, 近巖書院, 일선(善山)의 金烏書院, 예안의 陶山書院, 용궁의 三江書院, 함안의 德巖書院, 西山書院, 松汀書院, 합천의 新川書院 등으로 그 처소가 다양하다. 이 가운데에는 경주의 옥산서원, 상주의 도남서원과 흥암서원, 예안의 도산서원과 같이 현재 장판각이 남아 있는 경우도 있으나, 장판각이 남아 있지 않거나 당대 장판각의 존치여부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읍지의 기록으로 서원 가운데 가장 많은 책판을 보관한 곳은 경주의 옥산서원으로 총 18종이 확인된다. 이 책판은 「淨惠寺所藏板」조에 ‘今移在玉山書院’이라는 기록으로 보아 본래부터 옥산서원에 소장되었던 것이 아니라 『金鰲勝覽』이 간행된 1930년대 초에 정혜사의 책판이 가까이에 위치한 옥산서원으로 이관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표 1> 19세기 영남 각읍의 책판 소장서원
소장처 구분 |
소장서원 |
書院 (15개 지역 44개 서원 122종) |
尙州:道南書院(1)·玉成書院(3)·興巖書院(2)·西山書院(2)·近巖書院(3)·道南書院(1), 善山:金烏書院(3)·洛峯書院(4)·松山書院(3)·松山書院(1), 密陽:禮林書院(2), 龍宮:三江書院(1), 安東:周溪書院(3)·屛山書院(6)·虎溪書院(2)·三溪書院(1)·默溪書院(3)·魯林書院(6), 禮安:陶山書院(24), 永川:臨皐書院(4)·梅谷書院(2)·道岑書院(5)·橫溪書院(1), 咸安:西山書院(3)·德巖書院(1)·松亭書院(1), 星州:柳溪書院(1)·晴川書院(2), 靑松:松鶴書院(1), 咸陽:藍溪書院(2)·柏淵書院(2)·唐洲書院(1), 咸昌:栗谷書院(3), 州:·龜江書院(1)·玉山書院(8)·龍山書院(1)·東江書院(1)·西岳書院(1), 淸道:紫溪書院(2)·西巖書院(1), 晉州:德川書院(2)·宗川書院(2)·龍塘書院(2) |
표에서 보듯이 19세기에 영남 각읍의 책판 소장기관은 서원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총 15개 지역의 44개 서원에 122종의 책판이 보관되어 있었고 서원에서 서적 간행의 직ㆍ간접적인 참여로 인해 다수의 책판을 보관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18세기 말에 작성된 『누판고』에 의하면 전국의 서원중에서 도산서원은 가장 많은 책판을 보관하고 있었다. 서원에서 『擊蒙要訣』과 『嶠南賓興錄』 책판을 보관했음을 알 수 있는 기록으로 17세기 인조 때 전라도 순천부와 해서의 석담서원에 있는 책판으로 『격몽요결』을 인출하여 올려 보내겠다는 예조의 계문을 확인할 수 있다. 『홍재전서』의 「군서표기」에 나와 있는 『嶠南賓興錄』의 간행에 대한 기록도 도산서원에 책판을 보관하는 것을 언급하고 있다. 도산서원의 책판관리 기록은 『陶山書院傳掌記』를 통해서도 살펴볼 수 있다. 『도산서원전장기』는 도산서원에서 관장한 물품을 기록한 자료로 17세기초부터 20세기초까지 기록되었다. 한 해 안에도 여러 번 점검하고 작성하였으며 이것을 다시 정리한 것도 있다. 그 중에는 책판의 종류와 수량을 기입해 놓은 것도 있으며 초기의 기록은 책판의 수량은 기록하지 않고 종류만 기록하였는데, 17세기 초에 도산서원에서는 『啓蒙傳疑』,『古鏡重磨方』, 문집 책판, 『陶山十二曲』, 『漁父辭』 책판 등을 소장하고 있었다. 이처럼 서원에서는 다른 물품과 함께 책판의 소장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며, 시기별로 꾸준히 현황을 기록하여 관리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2) 목록과 보존관리 실태
서원 고문헌은 위의 예에서도 살펴볼 수 있듯이 선조의 노력에 의해서 각별히 지켜져 왔지만 현재 남아있는 고문헌의 보존관리의 상태로 본다면 소장 문화재 안전관리, 보존 등의 대책에서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보물 및 도지정 문화재를 보유한 소장처는 대체로 보존을 위한 유물각을 설립하여 보존관리가 진행되기도 하고 훼손된 자료의 경우 보존처리를 한 경우도 있지만 이마저도 후손별로 자료가 분산되거나 별도의 관리시설을 마련한 경우는 거의 없으며 서원 자료를 위한 별도의 보존시설은 거의 없다. 표-2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 신청예정인 9개 서원의 고문헌 소장현황과 자료조사연구, 보관장소 등을 표시한 것이다. 그나마 상황이 좋은 편에 속하지만 보존환경의 편차가 심하고 목록작성의 체제가 통일되어 있지 않으며 체계적인 보존처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들 서원 외에 대부분의 서원 고문헌에 대해서는 현황파악조차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목록작성이 된 고문헌이라 할지라도 그 내용이 매우 간략하며, 종합적인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흩어져서 수록되기도 하여 전체적인 연구를 진행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또 관련 연구자들도 학술적 자료 활용 외에 보존관리에는 거의 무관심하여 서원자료의 보존, 관리주체, 체계가 없는 상태로 지속가능한 관리 인력의 지원과 투자가 절실히 요구된다. 더군다나 습기와 충해로 심각하게 훼손된 경우가 많고 도난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국내에서 보존처리가 이루어진 것 중에 책판의 보존처리가 이루어진 것은 거의 없고, 고서·고문서의 사례와 논저 검토결과 대부분 문화재급 유물에 대한 보존처리만 이루어지고 그 방식은 지류유물의 보존처리 방식으로 거의 대부분 비슷한 공정을 거친다. 하지만 비지정 유물을 소장한 곳은 국가 및 지자체의 지원이 없어 창고에 쌓아두거나, 종이상자나 궤에 넣어 다락방에 보관하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보관장소의 대부분이 습도가 높고, 통풍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벌레 및 설치류 등의 피해로 해당 유물이 심각하게 훼손되어 있기도 하다.
서원의 장판각이나 문서고는 그나마 양호한 편이지만 대부분이 통풍이 제대로 되지 않는 장소에서 오래 된 궤짝이나 상자에 넣어두고 먼지가 쌓인 상태로 방치되거나 보관함에 잠금장치가 된 채로 밀폐되어 있다. 또한 보관함과 문서 크기차이로 유물이 구겨진 상태로 보관되기도 하며 통풍이 잘 되는 곳에 소장된 것은 대부분 도난에 무방비 상태다.
함에 보관하는 것도 내부의 습도나 온도가 높아서 하절기에 습기와 곤충에 의한 피해가 우려된다. 온·습도의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생길 수 있는 여러 가지 훼손유형을 감안할 때 서원 소장 고문헌의 지속적 보존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시급하게 처리하여야 할 문제이다. 서원 소장처 대해서 최우선적으로 항온·항습에 필요한 설비의 지원이 요구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반적인 종이상자에 보관하는 방식은 평상시 보관하기에는 수월하지만 고온다습한 여름철 장마 후에 습기를 한번 머금을 경우 건조에 시간이 걸리게 되고 이는 오히려 곰팡이 생성을 촉진시키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또한 고서나 고문서의 크기를 고려하지 않고 동일하게 제작된 것이어서 유물의 크기가 큰 것은 구겨짐이 발생하고 작은 크기의 것은 상자 내부에서 흐트러져서 순서가 뒤바뀌거나 구겨진다.
보존 및 관리 시스템의 부재로 소장 문화재 안전관리, 보존 등의 대책 매우 열악함을 알 수 있다. 또한 도난 대비 시설과 설비가 거의 전무한 실정이라서 보존하고 있던 문화재의 일부 또는 전부를 도난당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 따라서 다량 소장처에 대해서는 적어도 무인경비 시스템을 설치하여 관리할 수 있는 예산지원이 바람직할 것으로 본다. 그리고 고문헌은 화재에 취약하여 한번 화재가 발생하면 전체가 소실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나 개인 소장자들이 자동소화설비를 갖추고 전적을 보존하고 있는 경우는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이는 정책적으로 해결하여야할 과제로 유물 소장자의 인식, 과학적 보존처리에 대한 이해, 일관성 있고 지속적인 보존관리에 필요한 최소한의 지원 등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표 > 주요 서원의 기록물 보존관리 현황
서원명 |
소장현황 |
자료조사연구 |
보관장소 | ||
조사보고 |
타기관소장 | ||||
소수서원 (1543) |
고서 |
141종563책(1969), 30종 145책(1997) |
이조서원문고목록(1969) 소수서원소장자료조사보고서(1998) 소수서원지(2007) 소수박물관의 목판과 현판(2009) 도지정 동산문화재 실태조사보고서(2011) |
국사편찬위원회 계명대 도서관 한국국학진흥원 |
소수서원사료전시관 소수박물관 |
고문서 |
110점 | ||||
책판,기타 |
4종 428장 | ||||
남계서원 (1552) |
고서 |
59종 317책 |
이조서원문고목록(1969) 경상남도 일반동산문화재 다량소장처실태조사(20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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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서 |
717점 | ||||
책판,기타 |
377장 | ||||
옥산서원 (1573) |
고서 |
330종 2197, 503종 2847책(1969) 943종 3977책(2005) |
한일관계사연구(1920) 이조서원문고목록(1969) 옥산서원지(1993) 영남고문서집성2(1992) 고문서집성65(2003) 일반동산문화재 다량소장처실태조사 보고서(2005) |
한국국학진흥원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각 문중 종택 |
옥산서원유물전시관(2010) |
고문서 |
1156점 | ||||
책판,기타 |
19종 1121장, 기타24종 | ||||
도산서원 (1574) |
고서 |
907종 4338책(1969), 1026종 4605책(2010) |
이조서원문고목록(1969) 도산서원고문서1,2(1994, 1997) 조선시대 영남서원자료(19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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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학진흥원 |
고문서 |
2128점 | ||||
책판,기타 |
57종 4014장(책판28종 3928장) | ||||
필암서원 (1590) |
고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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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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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판,기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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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동서원 (1605) |
고서 |
10종 26책 |
일반동산문화재 다량소장처실태조사 보고서(2005) 도동서원지(19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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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고, 장판각, 유물전시관 |
고문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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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판,기타 |
1종 71장, 기타28점 | ||||
병산서원 (1613) |
고서 |
6174점(동산문화재), 3689점(전적및 현판) |
이조서원문고목록(1969) 문화재관리국(1991) 고문서집성20(19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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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학진흥원 |
고문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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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판,기타 |
25종 1907장 | ||||
돈암서원 (1634) |
고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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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지정일반동산문화재 다량소장처실태조사 (20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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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서 |
10종 | ||||
책판,기타 |
1841장 | ||||
무성서원 (1696사액) |
고서 |
8종 |
무성서원조사보고(2010) |
전북대박물관 국립전주박물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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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서 |
49종 | ||||
책판,기타 |
기타51 |
* 원문제공 사이트
남계서원 : 국립중앙도서관, 국사편찬위원회, 남명학고문헌시스템, 장서각 디지털아카이브
한국고문서자료관,
옥산서원 : 역사정보통합시스템,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자료센타(진행중)
도산서원 : 유교넷
도동서원 : 도동서원지 원문 DB서비스
병사서원 : 유교넷, 한국고문서자료관
3) 고문헌 훼손의 유형과 보존처리방식
(1) 훼손의 유형 : 고서·고문서 자체에 관한 훼손은 대부분 보존방식이나 보존을 위한 시설, 장치 등의 미비에 의한 것이다. 이는 온·습도, 빛, 생물에 대한 유지·차단시설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았을 때 나타나는 것으로 종이의 열화와 관련이 있다.
대부분 종이로 만들어진 고서·고문서는 온도, 습도, 빛에 의하여 열화(slowfire)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산화가 진행되며 종이는 진한 갈색으로 변하게 되고 결국 부스러지는 등 종이가 태워지는 현상이 발생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온도가 높을수록 물질간의 화학반응을 촉진시키거나 재질의 강도를 떨어뜨리고, 습도변화는 물체의 빈 공간에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면서 열화를 촉진시킨다. 고문헌 보존관리는 이런 열화가 진행되기 전에 시설 장치를 통하여 훼손을 방지하고, 이미 열화가 진행된 유물에 대하여 보존처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와 같은 서원 고문헌 보존관리의 상황으로는 그 훼손이 매우 빠르게 진행될 것이 확실하며 원상태로 복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보존관리가 될 경우 나타나는 훼손의 유형은 온·습도, 빛과 열, 생물 등에 의한 훼손으로 나눌 수 있다. 이를 보존처리하는 방식에 대한 기본적인 사항을 간단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온․습도에 의해서 종이가 손상될 때 나타나는 표시는 종이가 약화되고 부스러짐의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는 산성화가 진행되는 것으로 보존처리에서는 중성으로 유지시켜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고서 고문서의 산성도유지는 온·습도관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중성 또는 약알칼리성을 유지해야 장기간 보존될 수 있다. 아울러 색변화와 물의 번짐 흔적이 발생되고 채색된 것일 경우 안료가 탈색된다. 물리적으로는 종이가 휘고 주름이 잡히며 서로 붙는 현상까지 생기게 된다. 다량소장처마다 빠짐없이 나타나는 훼손유물의 대표적 사례로서 모두가 온·습도관리가 되지 않은 것이 주요 원인이다.
종이유물에 가장 적합한 온․습도조건으로 온도는 18~20℃, 상대습도는 45~55%이며, 허용 온․습도조건은 온도 21~22℃, 상대습도 50~55%이다. 종이 습도가 높아져서 습도 65% 이상이 되면, 종이의 함수율이 10%가 넘게 되어, 곰팡이균의 서식환경을 조성하게 된다. 이 곰팡이균의 유기산이 종이 위에 장시간 남아 있으면, 종이의 재질인 셀룰로오즈가 서서히 절단(酸分解)되어 종이가 열화하는 현상이 생기게 된다. 미생물에 의한 종이유물의 변질은 오랜 시간동안 방치할 경우 원상태로의 회복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사계절이 있는 우리나라 기후의 특성상 고온 다습한 여름철 기후를 반드시 거치게 되고 이 기간에 습도조절을 통한 유물의 습기 제거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경우 훼손의 정도가 점점 심각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침습에 의하여 젖은 지류 유물은 그대로 방치할 경우 곰팡이의 서식지가 되고 그대로 붙어서 굳어버리게 된다. 따라서 소장처마다 최소한의 장치로서 장마기간이 끝난 후에 습도 조절에 필요한 제습기 등을 운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두 번째로 조명이나 햇빛에 노출될 경우 발생되는 열과 자외선은 종이의 화학결합을 손상시킨다. 특히 자외선의 흡수는 종이의 산화와 산성화를 촉진시킨다. 따라서 보관 장소는 빛을 차단한 곳이어야 하며 창문이 있을 경우 암막커튼이나 자외선 차단 필터를 사용하여 완전히 가려야 한다. 빛에 의한 열도 종이에서 셀룰로오즈 섬유소를 탈수시켜 종이가 가진 탄력과 인장강도를 감소시키게 된다. 빛이나 열에 의해서 종이에 손상이 발생될 때 나타나는 표시로는 종이가 약화되고 부스러지며 노란색(흰색)에서 갈색으로 색 변화가 발생된다.
구겨지거나 접힌 고문헌을 펴는 작업에는 평평하고 무거운 물건을 얹어서 평판작업을 한 후에 중성지를 놓고 종이상자에 보관하는 것이 적합하다.
세 번째로 생물에 의한 훼손에서는 설치류와 곤충의 방지가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서는 고서·고문서가 있는 장소를 항상 청결히 유지시켜야 한다. 수장고나 서가 등에 먼지가 끼지 않도록 관리하며 보관장에 넣어 보관할 경우에도 안에 넣어서 먼지가 앉지 않도록 주위의 청소는 물론 주기적인 점검이 요구된다.
고서나 고문서, 책판의 해충으로 대표적인 것으로는 빗살수염벌레(권연벌레), 책좀(Bookworm, silverfish), 흰개미 등이 있다. 빗살수염벌레는 지류유물 내부를 관통하여 구멍을 내거나 배설물에 의한 오염이 생기게 된다. 또 벌레가 뚫고 지나간 자리가 접합되어 페이지가 펼쳐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곤충에 의해서 종이에 손상이 발생될 때 나타나는 표시는 종이 표면에 작은 구멍과 같은 천공이 발생되고 조각파편이나 가루가 떨어진다.
설치류에 의한 훼손은 종이를 갉아내고 둥지를 만든 것이 대표적이며 종이 표면에 갈색, 흑색 또는 붉은빛을 띤 얼룩점이 발생되기도 한다. 다량소장처 중에 문서고나 창고에 보관된 고문헌 중에는 설치류의 서식지가 되어 손상되고 배설물 등에 오염된 사례를 빠짐없이 볼 수 있다.
그 밖에도 잘못된 보관과 보수에 의한 훼손이 있다. 화학성접착제에 의한 훼손은 접착테이프나 일반접착제에 뭍은 화학성 접착물질이 종이를 손상시키며 변색된 종이는 원상태로 복구하기 어렵다.
(2) 고문헌의 보존처리방식 ; 일반적으로 알려진 지류유물의 형태적 보존처리 순서는 대체로 해체→클리닝→배접→결손부메움→건조→평판작업→장황→보관상자 제작 등의 과정으로 진행된다. 이는 전문기관에 의뢰하여 제대로 된 보존처리를 받을 때 과정이다.
하지만 서원 고문헌은 위의 과정을 모두 거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 있지 않다. 현실적인 긴급처리을 수행한 후에 본격적인 유물의 보존처리과정을 거칠 수 있어야 한다. 일부 서원자료의 경우 비공식적으로 보존처리기관에 의뢰하기도 하지만 보다 체계적인 운영시스템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종이유물의 보존처리방식을 살펴보면
① 해체는 보존처리 작업의 첫 단계에 해당하는 것으로 장정된 실, 종이 심, 표지, 구배접지 등 원래의 장황형태를 분리하는 작업이다.
② 클리닝은 붓질이나 水沈을 통하여 오염 및 산화 정도를 완화하는 작업이다. 수침작업의 여부에 따라 건식과 습식으로 구분한다. 다량소장처에서 현실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일차적인 긴급처리는 건식클리닝 단계이며 습식클리닝이후 부터는 보존처리전문가의 손을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③ 구배접지 제거와 배접은 본래 원문이 아닌 다른 종이로 배접되어 오염되거나 배접지로서의 기능이 상실된 경우, 이를 제거하고 새로운 종이로 본래 종이를 받쳐주기 위해 덧대어 주는 작업이다.
④ 결손부 메움은 배접하는 것 보다는 크기가 적은 경우에 쓰이는 방법으로 유물의 결실부분을 소맥전분풀과 준비된 종이를 사용하여 메우는 작업이다.
⑤ 건조과정은 클리닝, 배접, 메움 작업 후 건조시키는 작업이다.
⑥ 평판작업은 구김, 주름, 접힘 등의 물리적 손상을 복구시키는 작업이다.
⑦ 장황은 책, 두루마리, 족자, 병풍 등으로 꾸미는 작업이다.
⑧ 보관상자의 제작은 중성매트와 종이폴더, 오동나무 등으로 상자를 만드는 작업이다. 중성매트의 경우 유물의 크기별로 제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서원 고문헌을 소장하고 있는 곳에서 건식클리닝과 함께 가장 기본적인 단계로 수행할 수 있는 보존관리방안이다.
이와 같은 보존처리의 내용은 보존처리의 전 과정을 모두 포함하는 유물을 예를 들어 설명한 것이다. 유물의 훼손 정도에 따라 처리의 수준이 달라질 수 있고 일부과정은 생략되기도 한다.
낱장으로 대부분 남아있는 고문서는 해체나 장황작업 없이 클리닝과 결손부 메움, 배접, 건조, 평판작업 등으로 처리할 수 있다. 그 밖에 장황된 족자나 두루마리 등은 배접과 장황에 보다 특별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책판의 형태로 남은 자료는 위의 보존 처리 과정 중에서 ① 보존처리 전 크기 및 손상상태를 파악하는 조사 및 사진촬영, ② 붓으로 표면의 먼지 등을 가볍게 털어주는 건식클리닝, ③ 생물에 의한 훼손 유무점검과 훼손 정도에 따른 소독 조치가 필요하다. 마구리가 훼손된 책판의 경우 뒤틀림 방지를 위한 적절한 보완과 함께 내부가 손상된 목재유물의 안전조치도 필요하다. 아울러 온·습도가 적합한 보존환경에 보관한 후, 적절한 시기에 보다 체계적이고 완전한 보존처리과정을 거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 보존관리조사표의 작성과 활용 : 서원 고문헌의 보존관리를 위한 방법과 체계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위해서는 목록작성과 함께 보존관리조사표의 작성이 필요하다. 보존관리조사표는 소장처 단위로 작성되는 “서원 고문헌 보존관리 시설조사표”와 보존처리가 필요한 개별 유물별로 작성되는 “보존처리가 필요한 서원고문헌 실태조사표”를 구상해 볼 수 있다. 서원 고문헌에 관한 보존관리는 유물자체의 형태적인 보존처리와 시설을 비롯한 보존여건의 조성으로 구분할 수 있으므로 이 조사표를 작성함으로서 체계적인 보존관리의 기초를 마련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조사표의 구상안은 표-3, 표-4와 같다.
“보존관리 시설 조사표”는 고서, 고문서, 책판 등의 수량과 보관장소, 보존처리 환경으로 각종장치의 설치, 인력, 도난의 이력 등을 간단히 체크하고 전체적 보관상태를 정하고 소장자와 조사자의 간단한 의견을 작성하는 것이다. 표의 순서에 따라 비교적 간단하게 작성할 수 있다. 그 내용은 ① 소장자 사항 ② 유물의 상태에 관한 사항 ③ 유물의 보존 관리사항 ④ 소장자와 조사자 의견사항으로 크게 구분할 수 있으며 특히 유물의 보존 관리사항은 유물의 보관시설과 장소, 각종 시설물의 유무와 수량, 인력배치의 여부, 과거 도난의 유무 전체적 보존관리 상태 등을 기재하는 항목으로 보관시설과 장소로 별도의 건물이 있는 경우 그 용도를 구체적으로 적고 보관함의 유형을 표시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전체적 보존관리 상태는 매우양호, 양호, 보통, 불량, 매우불량 등의 5등급으로 구분하여 조사자가 표시하도록 한다.
조사자의 의견사항은 주로 보존관리에 관한 내용으로 전체적 보존관리 상태와 관련하여 보완할 내용을 중심으로 기록하는 것이다. 이는 후에 예산지원을 위한 근거자료가 되며 지원이 이루어졌을 때 우선적으로 해결하여야 할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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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자 (서원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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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증유물 | |||||||
기탁유물 | |||||||||
주소 |
원소장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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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소장처 |
OO서원 | ||||||||
연락처 |
원소장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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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존관리 담당기관 유 무 | ||||||
현소장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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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처 | |||||||
유형과 수량 |
고서 |
고문서 |
책판 |
민속 |
기타 | ||||
○건(책) |
○점 |
○판 |
○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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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관장소 |
문서고,장서고 |
유물전시관 |
캐비넷,금고 |
벽장 |
궤짝 |
종이상자 |
기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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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존관리 환경 |
감시카메라 |
항온항습기 |
경보장치 |
소화기 |
제습기 |
방충장치 |
기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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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배치여부 |
상근인력 |
비상근인력 |
기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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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도난여부 |
있음 |
없음 |
기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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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보관상태 |
매우양호 |
양호 |
불량 |
매우 불량 |
기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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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자 의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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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자 의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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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 서원 고문헌 보존관리 시설 조사표(안)
“보존처리가 필요한 서원 고문헌 실태조사표”는 서원에서 소장하고 있는 고문헌 중에 보존처리가 실제로 필요한 개별 고문헌에 대한 조사표이다. 그 내용은 ① 유물명과 일련번호 ② 유형과 재질 ③ 훼손관련 사항 ④ 보존처리대책과 의견 사항 등으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특히 훼손관련 사항은 고문헌의 훼손정도와 범위, 상태 등을 표시하는 항목으로 실태조사표에서 핵심적인 내용이다. 훼손상태, 훼손범위, 훼손정도를 표시하고 훼손상태는 물리적손상과 화학적 손상 그리고 기존에 잘못된 수리에 의한 손상으로 구분된다.
보존처리대책은 보존처리가 필요한 유물에 대한 조치를 1차적으로 제시하는 것으로 종이상자에 의한 보관, 건식크리닝, 습식크리닝, 복원 등으로 구분된다. 이는 보존처리의 각 단계에 따른 대책과 연관이 되는 것으로 종이상자나 나무상자에 의한 보관은 가장 기본 적인 처리대책에 해당한다. 물리적 손상의 경우 건식크리닝과 평판작업만으로 대부분 처리될 수 있으며 습식 크리닝이 필요한 경우는 대부분의 화학적 손상과 물리적 손상 중에 결손이나 충식부분의 메움, 잘못된 수리에 의한 손상 등이 해당된다. 복원은 문화재급 유물에 대하여 필요한 경우에 적용할 수 있다.
벌레나 설치류에 의한 물리적 손상은 보존관리시설이나 장치와 연관성이 있으며 대부분의 화학적 손상이 온·습도에의 한 경우이므로 앞서 살펴본 온·습도, 빛, 충식 중에 해당되는 유물의 상태를 잘 살펴서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를 기록하는 것이 필요하다.
<표 > 보존처리가 필요한 서원 고문헌 실태조사표(안)
일련번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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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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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 |
고서 |
고문서 |
책판 |
민속유물 |
기타 | ||||
수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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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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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질 |
종이류 |
직물류 |
목재류 |
짚풀류 |
기타 | ||||
저지, 죽지, 마지, 화지, 기타 |
비단, 삼베, 무명, 기타 |
소나무, 느티나무, 황양목, 박달나무 |
짚, 갈대, 기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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훼손범위 |
상단 |
오른쪽 |
중간 |
왼쪽 |
기타 | ||||
중단 |
오른쪽 |
중간 |
왼쪽 |
기타 | |||||
하단 |
오른쪽 |
중간 |
왼쪽 |
기타 | |||||
훼손상태 |
물리적손상 |
꺽임 주름 접힘 찢김 말림 마모 낙서 긁힘 충식 | |||||||
화학적손상 |
그을림 불에 탐 기름 접착제 음료에 의한 오염 분비물 누습 | ||||||||
잘못된 수리에 의한 손상 |
배접 들뜸 변색 긁힘 | ||||||||
훼손정도 |
매우 큼 |
큼 |
중간 |
약함 |
매우약함 |
기타 | |||
보존처리 대책 |
종이상자 중성시트 |
건식크리닝 |
습식크리닝 |
유물재질조사필요유무 |
복원 | ||||
일부배접 |
전체배접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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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의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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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서원 고문헌 보존관리의 방향과 활용방안
1) 보존관리체계의 종합적 수립
서원 고문헌의 보존관리를 보다 체계적으로 수행하려면 체계적 관리기관의 운영, 시설, 장치, 교육프로그램 등을 마련하여 보존관리의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고문헌 자체에 관한 것과 관리 여건 조성에 관한 것으로 대별할 수 있다. 즉 고문헌 자체에 관한 것으로 온·습도, 자외선, 곰팡이, 해충 등에 관한 주의와 이를 방지할 수 있는 시설, 장치 등 환경조성을 하고 목록과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원문자료의 제공이 이루어져야 한다.
고문헌 보존을 위해서는 주위 환경을 적합한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외선은 종이를 쉽게 퇴색시키고 곰팡이의 번식은 높은 습도의 환경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벌레나 설치류도 종이유물을 훼손하는 대표적인 것이므로 환경을 관리하고 주기적인 소독을 실시해야 한다. 공기순환을 잘 시켜 곰팡이 생성을 억제하고, 상대습도도 50-55% 정도로 유지 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보존 관리의 시설이 적절하게 갖추어져야 한다. 하지만 보존관리시설은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임에도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또한 건물로서는 시설을 갖추었으나 감시카메라⋅녹화기⋅경보기⋅자동소화시설⋅항온항습시설⋅감시모니터⋅감지기⋅무인경비시스템⋅상근 관리인력 등을 갖추지 못한 상황이 대부분이다. 처음부터 완전하게 갖출 수 없으므로 시급하게 필요한 보관처를 중심으로 조금씩 확대해 나갈 수 있어야 하며 담당자의 적극적인 의지가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이를 위하여 서원 기록자료의 보존 매뉴얼의 작성이나 기록화사업, 유물목록, 보존관리 시스템 수립이 이루어져야 하며 시간이 가면 갈수록 비전문화, 고령화되어가는 소장문화재 관리 인력에 대하여 전문화, 보존대책 필요해진다. 이는 자료가치, 정리방법, 보존대책, 활용방향에 대한 정기교육도 필요하다.
유물의 조사자는 처음에 목록을 작성하는 시점부터 설치된 관리시설과 필요한 관리시설을 살펴보고 이를 점검하여 조사표에 수록할 필요가 있다. 작성된 조사표를 바탕으로 보존관리의 정책과 예산지원 등의 근거를 마련할 수 있으므로 정확하고 상세하게 기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때 만들어지는 “보존관리 시설 실태조사표”는 보존환경조성과 보존관리체계를 수립하는데 근거자료가 되며 고문헌 목록과 함께 종합적인 보존관리에 활용되는 것이다.
한편 고문헌 소장자 및 연구자를 대상으로 효율적인 자료의 보존처리 방향과 연구방법에 대한 교육도 이루어져야 한다. 매우 제한된 사례이기는 하지만 지정문화재를 보유한 소장처는 유물각 등을 설비하여 보존관리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비지정 유물을 소장한 대부분의 서원 고문헌 소장처의 경우 국가 및 지자체의 지원이 없어 창고나 다락방에 쌓아두거나, 통풍되지 않는 궤짝, 누습에 무방비한 종이상자에 넣어 보관하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장소는 습기가 많고, 벌레 및 설치류 등의 피해로 해당 유물이 심각하게 훼손되어 있기도 하다.
모든 서원 고문헌 소장처마다 보존시설을 완벽하게 갖추어줄 수 없는 사정이므로 최우선으로 취해야 할 조치는 기본적 보존관리 물품이나 장치를 우선적으로 마련하여 제공하고 각 들에게 종이나 목재의 열화원인에 대해 주지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교육하는 것이다. 보존 당사자 및 연구자를 대상으로 효율적인 자료의 보존처리 방향과 연구방법에 대한 교육 실시하여 보존관리에 대한 인식을 확대하고 후속세대를 육성하도록 목표를 정하는 것이 좋다. 교육 참여자에게 보존관리 관련물품을 지급하거나 보존처리에 우선권을 주는 방법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시설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 기관에 기증 기탁을 유도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이를 위한 방안 중에 하나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지자체별로 위탁관리시설을 건립하여, 수장자들이 일반 동산문화재들을 수증하거나 수탁하여 공동을 관리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 즉 서원 고문헌을 소장하고 있는 소장자에게 항온·항습설비, 무인경비시스템, 자동소화설비 등에 대한 재정적 지원이 어려울 경우, 각 지자체별로 유물관을 별도로 마련하여 문화재를 기증 내지는 기탁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전국의 서원 고문헌을 종합적으로 보존 관리하는 유물관의 건립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서원 고문헌을 소장하고 있는 개인이나 문중에 대해 자료의 소실 및 도난을 방지하고 기증·기탁을 통해 과학적 보존관리를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법적 근거의 마련이 선행되어야 한다. 소장자의 입장에서는 제대로 된 보존관리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기증 기탁 조건에 최우선 고려사항이기 때문이다.
서원 고문헌에 대한 훼손의 방지와 훼손자료에 대한 보존처리를 통해 특화된 보존관리 체계의 구축으로 효과적인 보존관리 여건을 조성하는 것은 결국 고문헌 목록 및 해제의 강화와 함께 종합적인 보존관리 체계의 구축에 필수적인 것임을 알 수 있다.
2) 목록, 해제, 원문서비스의 강화와 서원 고문헌 목록의 통합
고문헌의 기초연구는 분류, 목록, 해제, 원문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고문헌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졌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목록도 필요하다. 잘 만들어진 고문헌목록은 이용의 편의를 제공해줄 뿐 아니라, 그 목록을 읽는 것으로도 연구자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 서원 고문헌 보존관리의 기초 요소로 처음부터 잘 유지되고 정확하게 기술되어야 하고 향후 구성될 수 있는 종합적 체계에 핵심역할을 하는 것이 고문헌목록인 것이다.
목록의 기술요소는 고서의 1차적 성격을 파악하는데 필수적인 항목으로 일정한 체제의 틀에서 기술하는 것이며, 크게 구분하여 볼 때 서명 저자사항, 판사항, 간행사항, 형태사항, 주기사항 등으로 구분된다. 서원소장 고문헌 중에 해제를 갖추었거나 문화재관리국 주관으로 작성된 일부 목록을 제외하고 서원 소장자료가 수록되어 있는 고서목록들은 연구자가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작성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현재 발간된 서원 소장 고문헌의 목록에 드러나는 몇 가지 문제점을 요약해서 짚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목록 작성수준의 편차가 매우 크다는 것이다. 이는 분류체계, 서지적 구성, 목록기술의 방식 등이 일관되지 못하여 제대로 된 서지정보의 전달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동산문화재 조사에서 작성한 최근 몇 군데의 소장목록을 제외하고 많은 서원 고문헌의 목록이 서명과 저자명, 간행시기, 분류(등록)번호, 크기 등을 기록한 간략목록 만을 작성하고 있거나 아예 작성되지 않은 것이 많다. 이는 판본 감정과 시기 추정이 제대로 되지 않아 추정이 틀리거나 간행시점을 정확하게 표시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간행이나 필사년대가 미상으로 처리된 자료에 대한 연대비정, 미해독 장서인의 해독, 서명이 잘못 기재된 것의 수정 등 시급히 보완하여야 할 사항이 많이 남은 것이다.
둘째, 각 서원 자료의 특성을 목록상에 제대로 나타내지 못한 것이 있다. 예를 들어 서원 유생안, 원규, 고문서, 책판 등 주기사항에 포함하여야 할 내용이 많은 고문헌에 대하여 일반적인 경서나 문집에 적용되는 목록의 방식을 적용하여 정작 연구자에게 필요한 특징적 내용이 누락된 경우가 있다. 기술 형식에 연구가 이루어져야할 주기사항에 대한 언급이 결여된 점이다.
앞으로의 연구과제로서 위와 같은 문제점을 지니고 있는 기존의 목록을 재정비하면서 종합화하는 것은 서원 고문헌의 연구에서 우선 시행되어야 할 사항으로 여겨진다. 그리고 목록으로 정리되지 않은 소장자료에 대한 조사 정리도 필요하며 기존에 발간된 고서목록과의 관련성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해제집의 작성에도 소장자료 전체에 대한 기초, 일괄해제의 필요성이 있다. 분야별 해제집이 소장자료의 전모를 체계적으로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으며 해제의 방식이나 기준이 책마다 달라서 일관성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3) 원문이미지 자료의 구축과 공개방식의 일원화
고문헌 기초연구의 기반은 원문자료를 구축하는 것으로 1차적인 마무리가 된다. 물론 원문이미지를 바탕으로 탈초, 정서, 표점, 번역 등 2차적인 기반연구가 필요하지만 서원 고문헌의 경우 1차단계만 이루어져도 연구자에게 매우 유용하다.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웹사이트를 통해서 원문이미지가 제공되고 있는 일부 서원 고문헌은 대부분 그 이미지 자료의 해상도, 밝기, 색상 등에 대한 표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일부 소장처에는 다양한 형태의 이미지제공이 이루어지기도 하는데, 제공하는 이미지의 방식이나 해상도 등이 다르므로 연구진행을 위한 “원문이미지 작성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원문이미지가 제공되는 것은 대부분 각 소장처의 웹사이트를 통해서 이지만 제공되는 이미지의 전체분량이나, 해당자료가 전체자료 중에 차지하는 비중이나 중요도, 규모 등을 알려주는 곳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에 관해서는 별도의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4) 종합적 보존관리 시스템의 개발
고문헌의 목록과 해제, 이를 기반으로 삼아 디지털화를 진행하는 큰 목적은 영속적으로 자료를 보존하는 것과 함께, 자료의 공개성과 보편성 확보로 연구가 활성화되고 여러 분야의 연구자들이 시·공간적인 제약에서 벗어나 지식을 공유하도록 하는 것이다. 고문헌을 소장하고 있는 여러 대학과 각급 기관에서는 이와 같은 목적에 부합하여 고문헌 DB를 구축하고 있다. 서지DB의 구축을 기본으로 하고 있고 일부기관이나 도서관은 참조서지링크나 MARC정보, 색인, 원문을 열람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고 있다. 특히 원문DB는 컴퓨터 저장용량, 전송속도 등의 발달로 최근 들어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디지털화된 서원 고문헌의 목록작성은 이상과 같은 목록기술요소를 기반으로 하는 종합형 목록으로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제공되고 있는 서원 고문헌과 관련된 일부 DB 시스템은 독립된 서원 고문헌 DB로 보기 어렵다. 아직까지 종합형 서지목록으로 제공하고 있지 않은 것이다.
서원 고문헌의 종합적 보존관리 시스템은 궁극적으로 서지목록을 중심으로 구축하는 방식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는 서지목록을 중심으로 용어사전, 편저자색인, 소장기관, 서명색인, 관련연구논저, 해제, 원문 등의 DB를 상호간 링크시켜 종합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체계를 구현해보는 것이다.
서원 고문헌의 목록기술 내용 가운데 서명, 저자사항, 형태사항, 판차사항, 주기사항, 소장사항 등에서 단어나 구를 선택하면, 책자형태로 발간된 해제집 DB, 해당 고문헌의 작성자 저자에 관한 DB, 국역된 자료, 원문, 고문헌 소장기관, 용어사전 등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해서 운영하는 것이다. 기 구축된 디지털 자료가 이곳 저곳에 산재해 있는 경우도 있으므로 이를 통합하고 정리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앞서 살펴본 보존관리와 보존처리 조사표는 종합적 보존관리체계의 수립에 중심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목록이 작성되는 시점에 기록된 보존관리 조사표를 전산화하여 DB를 구축하게 되면 보존관리 조사표를 중심으로 한 전국적 규모의 서원 고문헌 보존관리시스템이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5) 서원 고문헌의 활용
서원고문헌의 종합적 보존관리체계의 구성과 함께 고문헌을 활용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은 자료의 적극적 활용자원화 의지가 많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활용지원 정책이나 콘텐츠, 프로그램 개발이 미흡하였고 각 서원의 특성에 맞는 발전적 활용의지가 부족하였다.
이는 정신적 가치를 중시하는 서원자료에 많은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의례 공간으로만 쓰인 경향이 많으며, 각 서원 마다 차별성 없는 교육 체험 프로그램 운영됨으로서 보다 제대로 된 서원의 가치를 투영하지 못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동안 다양한 서원 역사문화 자료 정리가 미흡했을 뿐만 아니라 역사자료를 고증하고 활용하는 비중과 관심이 낮았기 때문이다.
서원 고문헌 자료의 활용은 하드웨어 활용에 치중할 수 밖에 없었던 서원의 활용방식에 소프트웨어적인 내용을 보탬으로서 더욱 다양해지고 풍부한 활용을 기대할 수 있게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적극적 활용지원 정책 및 콘텐츠, 프로그램 등의 개발이 이루어져야하며 각 서원의 특성에 맞는 발전적 활용의지를 갖추어야 하겠다.
예를 들어본다면 서원의 일반 고문헌 중에 귀중본으로 구분하여 별치한 고서에 대한 깊이 있는 검토를 통하여 당시 서책을 하사 받은 기록과 그 책의 영향으로 지속된 관습의 형성을 파악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해제의 방식도 이러한 귀중본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추진되어야 한다. 또한 서원의 장서로서 당시 하나의 문화적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자료군에 대하여 가치를 부여하고 서원 장서문화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서원에서 간행된 고문헌의 편찬 제작과정의 재현이나 서원의 의례와 함께 유지 전승되었던 유생의 참여행사에 대한 고증도 의미있을 것이다.
책판의 보존관리와 관련해서 본다면 선조의 전통적 방식과 생각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므로 책판제작 당시의 보존체계를 파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책판을 기존의 문중이나 주제 중심의 접근에서 벗어나 책판 중심의 연구 방향을 설정해 볼 필요도 있다. 이는 기존의 연구성과를 활용하면서 진행할 수 있는 것으로 책판의 제작연대를 기준으로 100년 또는 200년 단위로 구분하여 해당되는 책판에 대한 전반적인 연구와 행사를 개발하여 시도해보는 것이다. 예컨대 “00책판 판각(제작) 100(200)주년 기념 전시회 및 학술회의”가 구성될 수 있으며 여기에는 당시 작성과정과 함께 참여인물, 관련문중, 사회적 배경, 정치적 배경 등 그 책판이 만들어낸 다양한 스팩트럼을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새로운 가치를 구현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앞으로 개별 책판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고 동일한 해에 제작된 목판을 동시에 기념할 수도 있다.
4. 결 언
현재까지 드러난 서원 고문헌의 보존 관리 실태는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체계적인 보존관리의 영역에 포함시킬 수 있는 내용도 극히 일부의 서원에서 지자체와 함께 소규모로 진행되었을 뿐이다. 고문헌 보존의 선결조건인 고문헌 목록작성은 문화재청 및 전문연구기관의 서원 고문서 조사와 시․도 단위의(전남․충남 등) 서원조사보고서 등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파악하기에는 아직 요원한 상황이다. 전문연구기관의 서원 고문서 조사의 경우 서원의 소장 자료에 대한 기초조사로 현황, 수량, 자료의 종류 파악되었지만 고문서를 단순하게 유물정리방식으로만 조사하는 경우가 대다수여서 자료 정리결과가 서원문화사로 종합되거나 활용, 홍보되지 못하고 있다. 종합적이고 통합된 서원 고문헌 목록시스템이 꼭 필요한 이유이다.
시․도 단위의 서원고문헌 조사에서도 지역별로 서원을 분류하여 조사하여 서원의 종합적 성격을 밝히는 시도로 의미 있지만 서원자료 심층 조사에는 시간과 예산부족으로 무리가 따른다.
서원 고문헌의 올바른 보존 관리를 위해서는 처음 발굴에서부터 고문서의 가치를 손상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며 발굴시 현장 정보. 묶음 형태의 유지가 필수적이고 최소한의 보존관리로 응급처리 방식에 대한 이해가 절실히 필요하다. 문화재청이나 조사기관이 지원할 수 있는 최소한의 보존지원책으로는 복원, 1차적 보존처리, 중성지, 제습기, 보관함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도난, 화재에 무방비 상태인 것이 많으므로 소장자가 기탁, 기증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여야 할 것이다. 응급처리 방식 외에 본격적인 복원이나 과학적 보존처리가 필요한 경우 앞서 언급한 “보존처리가 필요한 서원 고문헌조사표”를 작성해볼 수 있다.
보존관리의 여건을 조성하는 것은 고문헌에 대한 안정적인 보존관리 기반이 확립되는 의미가 있으며, 보존지원을 통하여 국가적 문화유산관리의 전수가 이루어질 수 있다. 아울러 유실 위기에 처한 문화재에 대한 내용적인 영구보존을 도모하여 장기적인 연구자료 축적과 보존처리를 위한 정보 확보가 가능해진다.
전국적으로 산재해 있는 서원 고문헌의 보존관리의 체계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유물의 훼손 단계별로 유형화시키고 각 유형별로 보존상황에 따른 체계적인 보존관리시스템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서원 고문헌의 보존관리와 활용방향」에 대한 토론문
강 문 식(서울대 규장각)
옥영정 선생님의 연구는 전국 가지의 서원에 소장되어 있는 고문헌 자료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보존․관리 및 활용 방안을 제시하신 논문입니다. 서원 소장 고문서의 보존․관리 및 활용은 서원 관계자분들이나 연구자들이 모두 그 필요성을 인정하는 바이지만,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들은 아직까지 마련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옥 선생님의 연구는 향후의 보존․관리 대학을 마련하는 데 있어 기본 지침을 제시해 주신 것으로서 중요한 의의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토론자는 옥 선생님께서 논문을 통해 제시하신 내용들에 대해 전적으로 공감하며, 이 내용들이 속히 구체적인 정책으로 실현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이에 논문 내용에 대한 토론 보다는 논문을 읽으면서 느낌 점을 간단히 말씀드리는 것으로 맡은 소임을 대신하고자 합니다.
1. 서원 중에서 보물 및 도지정 문화재를 소장한 곳에서는 유물각을 설립하여 자료를 보존하는 곳이 있다고 하셨는데요(4쪽), 이와 같은 유물각에서는 어느 정도 수준의 보존․관리 시설을 갖추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선생님께서 확인하신 사례가 있으시다면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 옥 선생님께서 논문을 통해 제시하신 여러 가지 보존․관리 대책 중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지자체별로 서원 유물관을 건립하고 기증․기탁을 통해 지자체 내의 서원 소장 고문헌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고문헌의 안전한 관리를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시설들이 필요한데 이를 각 서원별로 설치하는 것은 재원 조달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 측면에서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최첨단의 고전적 보존 시설을 갖춘 유물관을 지자체별로 설립하고 이곳에서 각 서원의 소장 고문헌을 수합하여 종합적․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유물관의 보관․관리 설비는 문화재청 등 중앙 기관에서 종합적으로 설계하여 각 유물관이 통일적인 시설을 갖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방법을 통해 체계적인 자료 관리가 이루어진다면 서원 고문헌의 활용에 있어서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3. 고문헌의 보존 처리를 담당할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것도 장기적인 고문헌 관리 대책의 하나로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것입니다. 옥 선생님께서 논문에서 지적하신 바와 같이 서원 소장 고문헌의 상당수는 이미 일정 정도 손상이 진행되고 있는데, 더 이상의 손상을 막기 위해서 또 향후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서 과학적 보존 처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지만 현재 고문헌 보존 처리를 담당할 인력이 충분히 확보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있습니다. 국가적 차원에서 장치적인 계획을 가지고 고문헌 보존 처리 인력을 양성하고 또 관련 사업을 전문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체를 육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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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 보고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