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1무1박3일..그 두번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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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깍~딸깍~바스락바스락~딸깍~도로롱~도로롱~....
아~미치겠다..꼭두새벽부터 누군가가 일어나서(경은님) 화장실로 왔다갔다 하고 다들 피곤했는지 살짝 코고는 소리도 난다.
잠이 깼지만 애써 외면하고 이불 뒤집어 쓰고 있자니 다시 잠이 들었다..
딸깍~딸깍~바스락바스락~딸깍~도로롱~도로롱~....
이젠 현관문이 열리고 마징가님이 김치를 찾으러 왔다..김치를 왜 여그서 찾냐고..?!
자는척~자는척~자는척~~~모른척~~~~
급기야는 셈틀님이 또 김치 어디 뒀냐고 묻는다..아씨~내가 일어난다알어나..!!!
-도데체 노인네들하고 못댕기겠다니깐...!아니 이새벽에 왜 안자고 자는 사람깨우냐고오~~
-난 5시면 잠이 안와~~
-아~진짜 미치겠구만...
-김치 어딨냐니까..?!
-아~죽가방에 있짜너여~~본죽 종이가방요오오~~
이건 김치 어딨냐는건 순전히 구실이고 우릴 깨우겠다는 심술로 밖엔 안보인다..
안그럼 무슨 점심도시락통에 가꼬 온것두 아니고 그 큰(?)김치통에 가지고 온걸 방이 많아서 못찼는겨 살림이 많아서 못찼는겨..
것두 경은님,마징가님 셈틀님..교대로다가..잉~
슬쩍 보니 해피님은 이미 자리에 없고 물빛님과 스케치님과 나만이 이불속에서 게기고 있다..쩝~
그래도 얼마나 다행인가 나만 뭉기적 거리는게 아니라거..ㅋㅋㅋ
내가 일어난다 일어나..!!!
아씨~일어나믄 댈꺼 아니냐고..원래 이런데 나오면 다아~오빠들이 하는거여~~
싱글들끼리 와서 아~무~일~도, 아~무역사적인 사실도 없이 잠만 퍼~자놓고서 무신 자랑이라고 새벽같이 일어나냐고..ㅉ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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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에 주변을 보니 새벽 해뜨기 직전 풍경이 참 좋겠다 싶었는데..
술을 많이 안 먹었으니 쪼~꼼 일찍 일어나서 새벽 풍경을 봐야겠다는 야무진 꿈을 꾸었는데..
젠장~새벽 풍경..?!..
이 무신 지렁이 털 고르는 소리냐고..에궁~
해가 중천에 떴는데도 이렇게 눈꺼풀이 무거운데...
살이 찌니 눈꺼풀에도 살이 더 쪘나...?!
대출대충 씻고 찍어 바로고 덧칠하고 분장하고...나가니 남자들은 벌써 말끔히 씻고 식탁 주변에 쭉 둘러 앉았고(진짜 잠도 없어..--;;)
벌써 냄비에선 김치찌개가 보글보글 끓고있고 반찬들도 쫘~악 차려져 있다.
어제 먹던 나물은 물빛님이 너무도 친절하시게 냉장고에 넣으셨다 폭삭~얼려버리고...
-아니 김치통이 짝아서 그걸 못찾아서 잠을 깨우냐고...진짜 같이 못놀겠다..!!
-난 벌써 동네 한바퀴~다 돌았어..
음~누가 촌장 아니랠까봐...아무튼 새벽잠 없는 사람들과 같이 놀면 곤~난~해~곤~난~해~...하긴 밤에 머~한게 있다고 늦잠들을 자겠어....ㅋㅋㅋ
그랬거나 저랬거나 어쨌거나 우린 아침에 마징가님이 끓이신 김치찌개에 콩나물북어국까지 게눈감추듯 뚝딱 해치우고...
바이스니과 해피님과 나는 해장술도 살짝 걸처주는 센스~~원래 술을 3.5.7.9로 홀수로다가 넉는 거여..홀짝홀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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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음식은 못했으니 설걷이는 또 해야 인간된 도리것지...이런~~ 식구(?)가 많으니 설걷이도 산더미다..
여보야랑 후다닥 해치우고 해피님이 썰은 수박은 빈통에다 담고...(수박을 진짜 예술적으로다 까서 썬다..!)
모두다 베낭을 맬 필요는 없었으므로 베낭 맬 오빠를 정해 마징가님과 종주님이 베낭을 메기로 하고...
9시 즈음하여 숙소를 출발했다..
더우니 그냥 가져 왔던 반바지에 반발티 차림으로...
우와~~셈틀님 종아리는 완전 터미네이터 조아리다...허거걱~~
나두 머 그리 고운 종아리는 아닌 관계로 놀람은 여기서 그만하고...^^
숙소뒤로 난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쭉~소나무가 좋아 사진들을 찍고 우리가 잔 숙소 앞 풍경또한 절경이라 잠시 감상에도 빠지고...
우린 둘레길중에 빨간색 화살표방향으로만 가면 된다..이정표는 길을 잃지 않도록 잘 해놨다..
논밭사이로 우린 그저 마냔 즐겁게 걸었다..
이가 다~빠진 할머니가 앝에 맨발로 앉으셨다 "여 머가 볼게있다고 오냐고~"고리를 버럭 지르시며 웃으신다.
아~나두 그런 촌로로 늙어 가고 싶었다..
공기좋고 물좋고 인심좋은 곳에서, 순~한 마음으로 살아도 손해보지 않는 곳에서, 세상소식이 하루 이틀쯤 늦게 와도 그리 큰일날것도 놀랄것도 없는 시골에서,
우직한 사내 만나서 밤이면 씨름하듯 사랑을 하고 그에 아이를 낳아 기르고 땅을 믿고 자연을 믿으며 그렇게 있는듯 없는듯 자연의 한 일부로 살고 싶었다.
...................그러고 싶었다.................그렇게 살고 싶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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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주님이 홍화꽃을 찍으러 가시다 뱀이 있다고 수리 치신다...
엉..?!..뱜~?!
나는 후다닥 쫗아가서 보니 옛날 어릴땐 진짜 집에까지 가면서 열마리는 족히 볼수 있었던 흔하디 흔했던 물뱀이다..
이젠 그런 물뱀 마저고 보기 드물고...몸보신용으로 보다는 제초제와 살충제로 모두 사라져 가는 안스러운 동물들..
-뱜이왔어요 뱜이 왔어~자~애들은 가라 애들가~이거 한번 잡쏴바~~담벼락에 오줌 누지마~담벼락이 쩍~쩍~갈라져~아침 밥상이 달라져~~애들은 가라 떼끼~!애들은 가~~
내 아린 시절엔 장날 장에 가면 진짜 이런 뱀 장수들이 있었다..^^
난 언제부터인가 뱀이 무섭지 않다...(이거 진짜 염색체에 이상이 생겼나..?!)
길옆으로 마치 도시에서 담안에 라일락을 심은것 처럼 그곳에선 석류를 심었다..
스무살 처녀의 볼처럼 발갛고 수줍게 석류꽃이 너무도 아름답고 단아하게 피어 있었다.
인심도 좋아서 앵두가 조롱조롱하게 달려있고 빨갛게 익어 따고 있는 것을 보고 감탄을 하자 따 먹어도 된단다..
앗싸~우린 후다닥 달려들어 한줌씩 따서 뒷람들에게 전하고..마치 산호알 같이 붉은 앵두가 어찌나 곱고 예쁜지...
앵두 처럼 예쁘고 섹시한 과일이 또 있을까..?!
아~~하지만 앵두라는 과일은 걍 눈으로 먹는 과일인거 가터~인건비가 안나오자너..일 오처넌어치 하고 입에 들어 오는건 삼처넌어치..쩝~~^^
그래도 좋은 기억을 하나 가졌잖은가..흐믓~
숲을 이야기하고 자연을 이야기하고 커브길 볼록 거울 앞에선 거울 보며 사진도 찍고...
쉼터에서 수박을 먹으니 세상 부러울게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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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이번 여행의 만족감을 이야기하고 쉼터에서 일어나 다시 걸었다.
대문을 열어 놓고 중간쯤 크기의 변견이 목에 목줄을 매고 얌전히 앉아서 우릴 구경하고 있다.
그래도 일단 개는 무조건 경계하고 최대한 피하는게 상책이지 싶어 길 그트머리로 가는데 갑자기 "왕~"하고 짖어댄다.
진짜 기겁하는지 알았다..저너므 개*끼를 진짜..
이세상에 존재하는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욕을 다 해댔다..못된너므 개*끼..식~식~
-저거 저거 올 복날에 된장을 확~발라야해..우이쒸~
나는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리고 있는데, 팀들을 모두 웃겨 죽겠다고 웃어댄다..이건또 무슨 인간성 보이는 시츄에이션이냐고..
아~씨~암튼 지금 생각해도 그때 놀란거 생각하면 내 명이 몇달은 단축됐을 것이고 지금 생각해도 열받는다..뚜시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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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주님은 컴파스가 기니 성큼 성큼 가시는데 우린 다리 다~펴고 따라가도 못따라 간다..ㅜㅜ
종주님 두발짝 우리 세발짝,경은님 물빛님 네발짝...ㅋㅋㅋ
그렇게 농지 중앙에 난 시멘트 포장길은 그래도 화기애매하고 가축적인 분위기 였다..
그곳에서 아스콘 포장된 2차선 길로 접어들기전까진..
허걱~~햇님은 인상도 안 구기는지..그냥 화살에 불을 붙여 내리 쏘는것같은데 그늘은 없다..
여기저기서 여길 왜 와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다신 둘레길은 오지 않겠노라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그렇게 한참을 이어진 아스콘 포장길을 지나니 추모 공원이 나왔다.
그곳에서 다시 셈틀님은 숙소에 차를 가지러 가셔야 한다고 하는 소리에 난 또 내발이 저려 죽는지 알았다.
또 셈틀님의 마니또는 같이 가야 한다고 한다..ㅜㅜ
내가 진짜 같이 갈려 했었다..어제는 같이 못갔지만 오늘은 진짜 양심상 같이 갈려고 했었다..지인짜다..하지만 안..갔..따..씨..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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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 주시는 커피를 한잔씩 마시고 한참을 쉬고 난후 셈틀님은 속소 사장님 차로 우리차를 뫼시러 가시고..
우린 맞은편 내리막 드뎌 비포장길로 접어 들었다.
입구에 상사폭포에 대한 안내가 되어 있어 촌장님이 상사폭포에 대한 유래를 아냐고 물으셨다.
-일단 이름만 들어도 딱~냄새가 나자너요..어떤 떡거머리 총각이 이웃집낭자를 사모했는데 이루지 못하고 어쩌고 어쩌고..
-마저마저~~스케치님이 맞장구를 치신다..아고~역쒸 우리 여보야다..ㅋㅋㅋ
어디나 다~비슷비슷한 전설들에 이미 식상했다..
지치고 지겹던 포장길을 벗어나니 진짜 기쁨처럼 계곡과 숲이 우리를 맞이해 준다.
불만에 소리들도 쑥~들어가고..모든인간이 아마 다~이리 간사한 존재겠지만..^^
폭포앞에선 남았던 수박을 마저 먹었고 셈틀님 것은 남겨둬야 한다면서 우린 결국 다 먹어 버리고 걍 수박 한통 사들고 오라 하자고 한다..ㅋㅋㅋ
우리가 생각했던것 만큼 물이 맑지는 않다...탄닌성분 때문인가..?!
대충 사진을 찍고 휴식을 취하고 다시 일어 섰다.
서두르지 말자는 파와 서두르자 파와 의견없음 파와...사람 열명이 가도 각기 생각이 다르고 선두그룹과 중간그룹과 후미그룹으로 나눠지고..에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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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낭이 없으니 참~좋은거 같다..^^
종주님과 마징가님의 수고로 우린 그냥 맨몸으로 딸랑딸랑~~
어제처럼 바쁘진 않았지만 오늘은 서울로 가야하기 때문에 그리 녹녹하게만은 갈수 없었다..
임도 올라서서 잠시 숨을 돌리고 지도를 확인하고..이정표는 잘 되어 있었으므로 길이 헷갈릴 일은 없었다.
셈틀님은 거꾸로 올라 오신다하셨고 우린 마냥 신나서 나들이 나온 사람들 마냥 농담하고 웃고 떠들고 사진찍고...
끄트머리즈음에서 셈틀님과 합류하고 나서야 서로의 마니또를 밝히자고 했다..각자 자기 마니또 옆에 가서 서라고..
아씨~~야유 한바가지 들으며 난 셈틀님,셈틀님은 경은님,경은님은 종주님,종주님은 나....나머지 사람들...?!
아~몰라 자기들끼로 서로가 서로를 골랐더라고..진짜 별꼴이야..씨~
암튼 우리 네사람만 서로 엇갈리고 그중 나만 엄청 구박당하고 의리없는 인간되고..ㅜㅜ
어제 알았으면 방값 많이 나갈뻔했다며 까르르~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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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 수철리까진 진짜 또 머리벗겨지게 뜨거운 그늘없는 길이다.
우린 셈틀님이 차를 가져와서 다행히 머리벗겨지는 봉변은 면했다.
산청에서 대충 점심을 먹기로 하고 마징가님이 수색한 음식점은 많이 기다려야 했으므로 다곳으로 옮겨 1인당 6처넌하는 시골밥상에
흑돼지주물럭숯불구이 2개를 시켜 맛있게 먹었다..
마징가님 고향이라기에 고향오면 고향사람이 내는거라 했더니 다음엔 강원도로 잡는다나..(근데 진짜 강원도로 잡았다..씨~)
간단하게 술잔들이 오갔고 서로의 닉네임 뜻을 물었다.
경은님은 어릴때 아명이라 하시고,바이스님은 에델바이스의 준말,마징가님은 이름이 인조인지라 인조인간 마징가..,내가좋아님은 내가나부터 사랑하자..
스케치님은 여행스케치준말,물빛님은 화기를 누르는 물과 세상의 빛의 합성,종주님은 태극종주준말,셈틀님은 컴퓨터의 순 우리말..셈하는틀..촌장시인님은 시인을 기다리는 촌장이고 난 야생화이름인 솔채고...
맞나.......?!..틀리면 고쳐 주시고...이게 내 기억력의 한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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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들어오니 8시쯤~가볍게 저녁을 먹고 또 다시 다음의 즐거운 산행을 기대하며 각자 가슴속에 추억하나를 품고 헤어졌다.
아주 따뜻하고 아름답고 즐겁고 행복한 기억들을 각자 가지고...
난 또 셈틀님 덕분에 집앞까지 편하게~~^^
이렇게 우리의 지리산 1무1박3일간의 이야기는 끝났고 지금도 그 그억으로 즐겁고 행복하다..
이런 추억을 서로 만들수 있어서 감사드리고 늘 그날처럼만 좋은 사이로 지냈느면 한다...요!..(솔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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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6월 19일 쇠의날 오후 11시42분까지 적다..헥헥~~
이너므 독수리...에궁~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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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오타는 각자 알아서들 읽으시고 이글은 산행기는 아니옵고 걍 우리들의 이야기를 내 기억으로만 썼으니...
형식갖춘 산행기와는 비교하지 마시고 그냥 읽으삼~(난 딱딱한 산행기는 안좋아함^^)
시름 말구..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