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의> 백광현 뒷이야기 44 - 오규태의 롤모델이 되는 실존인물은 누구?
마의 35회에서 백광현은 오규태의 무릎 관절을 잘라내는 시술을 펼쳤다.
이 대본을 받아보는 순간, 아니 처음 이 얘기가 시놉시스에 잡혔을 때부터
나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우... 좀 쎈데...'
어쨌든... 오규태의 무릎을 잘라내는 이 에피가 어떻게 들어가게 되었는지
그 롤모델이 되는 실존인물에 대해서 말해보고자 한다.
그는 윤지완(尹趾完)이란 사람이다.
혹시 백광현에 대해 지극한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조선왕조실록 사이트(http://sillok.history.go.kr/)에서
백광현을 검색해봤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4개의 검색결과가 뜨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윤지완이라는 이에게 백광현을 보내라는
숙종 21년 12월 9일의 기록이다.
" 임금이 명하여 어의 백광현을 영돈녕부사 윤지완이 있는 곳에 보냈다.
백광현은 종기를 잘 치료하여 많은 기효가 있으니, 세상에서 신의(神醫)라 일컬었다.
이때에 이르러, 윤지완이 각병(脚病)이 있었으므로,
특별히 백광현을 명하여 가보게 한 것이다. "
여기서 말하는 각병(脚病)이란 바로 다리의 병을 말한다. (다리 각(脚) 자)
그럼 그가 앓았다는 다리의 병이 구체적으로 어떤 병일까?
이걸 알아내려면 더 적극적이고 맹렬한 조사가 필요하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졸기(卒記)라는 것이 있다.
신하가 사망했을 때 그의 일생에 관한 간략한 기록을 실록에 남겨두는데
이것이 바로 졸기이다.
윤지완이 숙종 44년 사망했을 때 그에 관한 졸기가 실록에 기록되어 있다.
여기서 그의 다리에 관한 얘기가 나온다.
" 정승이 된 지 오래되지 아니하여 이상한 병을 얻어 한쪽 다리가 떨어져 나갔는데,
벼슬을 그만두고 시골의 집에서 살았다. "
(爲相未久, 得奇疾, 一脚脫落, 廢處鄕廬)
(위상미구, 득기질, 일각탈락, 폐처향려)

기이한 병(奇疾)을 얻어 한쪽 다리(一脚)가 떨어져 나갔다고(脫落) 한다.
몇년 몇월에 어느 쪽 다리의 어느 관절이 어떻게 떨어져 나갔는지
더 자세한 기록은 승정원일기에 있다.
거기까지 얘기가 들어가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의 뇌가 폭발할테니 그냥 넘어가고
암튼 윤지완의 다리 병은 한쪽 다리가 떨어져 나가는 병이었다.
이 윤지완이 바로 드라마 속 오규태의 롤모델이 되는 실존인물이다.
뒷이야기의 뒷이야기>
드라마속 백광현이 만난 오규태의 한쪽 다리가 떨어진 방법과
실존인물 백광현이 만난 윤지완의 한쪽 다리가 떨어진 방법은
자못 다르다.
궁금한 이는 《조선 최고의 외과의사 백광현뎐》 2권
<탈저(脫疽) - 칼을 들지 않고 고치다> 편을 참조하시길...
(45번째 이야기 곧 이어짐)

드라마 <마의> 주인공 백광현은 실제로는 어떤 삶을 살았을까?
그의 행적을 찾아 조선의 기록을 다 뒤졌다.
그의 놀라왔던 의술과 환자를 사랑했던 마음과
임금에 대한 충심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그의 이야기를 도저히 그냥 묻어둘 수가 없었기에 글을 썼다.
《조선 최고의 외과의사 백광현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