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
강헌모
기침을 한 달 이상 한 나는 처음에는 감기인지 알았다. 헌데 나중에 기관지염이었다.
기침을 한번하기 시작하면 계속 나와서 정말 힘이 들었다. 그러니 자연스레 병원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태어나서 그렇게 기침이 많이 나오는 것은 처음이었다. 기침을 심하게 할 때는 자다가도 깨어서 시작하여 배까지 출렁거리게 되었다. 단순히 목이나 입에서 나오는 기침이 아니다. 숨도 제대로 쉬기 불편할 정도로 호흡기에서 세 하는 소리를 내며 연속해서 기침을 했다. 해서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이래서 사람이 죽는구나! 하는 좋지 않은 생각이 떠올라 머리를 힘들게 했다.
처음에는 금천동의 용 이비인후과에 갔었다. 기침이 심하다고 의사선생님께 여쭈니 평소에 진찰한데로 입을 벌리라고 하면서 살피고 난후 이렇다 할 병명은 알려주지 않아서 감기인 것으로 알았다. 주사라도 맞아야 하는 게 아니냐고 의사님께 여쭈니 심하지도 않은데 무슨 주사냐고 하였다.
나는 감기 걸렸을 때 주사를 한 대 맞으면 기침하는 것이 줄어드는 것을 알아 그것 맞기를 원하였다. 물론 주사는 몸에 해롭다고 한다. 하지만 기침을 참을 수 없으니 해로워도 우선 기침이 안 나기 위해 주사 맞는 것을 선호하였다. 약 처방을 받고 복용하니 차도가 없어 이틀 뒤에 오라고해서 갔어도 신통치 않았다. 그 후에 금천동의 청주가정의학과에 가서 진료 받았다. 전에 그곳에 가서 주사를 맞고 약을 먹으니 효과가 있었기에 주사도 맞을 겸해서 가정의학과로 간 것이다. 의사 선생님은 병이 나으면 독감예방주사를 맞으라고 하셨다. 다음으로 간 병원은 용암동에 있는 최 동석 내과이다. 그곳은 365일 연중무휴로 진료하는 곳이어서 언제라도 가서 진료받기에 안성맞춤이다.
밤에 자다가 깨어 기침을 심하게 해서 가족들이 나 때문에 잠자는 것에 방해가 되었다. 자다 깨어서 기침을 심하게 한 때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 그러니 무서운 생각이 들어 최 동석 내과로 아침 일찍 가서 진찰하니 기관지염인 것 같다고 하였다. 내 생각도 그런 것 같았다. 잠자다가도 기침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 병원에서 주사를 한 대 맞고 약 처방을 받아 복용하니 호전되는 듯하였다. 3일치를 먹고 나서 병원에 다시 들르니 1주일 치의 약을 처방해주어 그것을 먹어도 기침 나는 것은 여전했다.
어느 날엔 출장을 다녀오다가 기침을 참을 수 없어서 조은약국에 들렀다. 약사선생님께 기관지염으로 기침이 심하게 나니 그에 맞는 약을 달라고 하니, 기침을 얼마나 했냐고 하였다. 해서 나는 2 주이상한 것 같다고 하였다. 그러니 약사님은 위층에 있는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어 보라고 하였다. 병원에 가서 기침이 많이 나고 기관지염 같다고 하니 엑스레이를 찍어보자고 해서 그렇게 한 결과 이상이 없었다. 의사 선생님이 3일후에 다시 오라고 해서 갔어도 기침 나는 건 여전했다. 얼마나 약을 먹어야 하느냐고 의사선생님께 여주니 10일까지가 약의 한도기간이라 한 번 더 나오라고 하였다. 그러면 기침이 안 나냐고 여쭈니 그렇다고 하였다. 헌데 기침의 양은 줄었지만 여전히 난다. 의사선생님이 약을 먹고도 기침이 나면 다시 오라고 했지만 나는 생각이 바뀌어 용암동에 있는 창 이비인후과에 들렀다. 의사선생님께 체면 불구하고 그동안 있었던 일을 말하였다. 용 이비인후과, 최 동석내과, 산남동에 있는 내과에서 진료를 하였다고 했다. 기침이 많이 났었는데, 지금은 덜 난다고 하면서 진찰을 받았다. 창 이비인후과에서 처방을 받고 약을 먹으니 기침이 덜 나는 것 같다. 하지만 다 낫지 않아서 기침을 할 때가 있다. 이제 기침에 대해 더 이상 진료를 받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어떤 사람에게 기침이 난 것에 대해 말하니 약골이어서 그런 걸 어떻게 하냐고 하였다. 태어날 때부터 그런 걸 어떻게 하냐고 하였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병든 것은 남에게 알리라고 하였는데, 들어보니 그럴 듯 했다.
이렇게 오래도록 기침이 심하게 난 때가 없었다. 약을 한 달 이상 먹었다. 기침도 한 달 이상 하였다. 처음에는 기침이 심하게 났었지만 나중에는 점점 줄어들어 다행이다. 기침이 심하게 날 때는 남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서 단체생활에서 힘들었다. 성당에서 미사 드릴 때도. 급식을 할 때도. 점심을 먹으로 나갈 때도 부자유스러웠다. 음식 먹다가 갑자기 기침이 난다면 어떻겠느냐? 한두 번 기침하는 것이 아닌 연속으로 기침을 하게 되는 것이니만큼 신경이 쓰였다.
성당에서 독서 봉사자로 말씀을 읽을 때도 기침 때문에 신경이 쓰였는데, 다행히 그때는 그것이 안 나서 다행이었다.
한 달 이상 기침하는 것 때문에 나는 약한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다. 또 기관지염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여러 병원에서 진료를 해주고 약 처방해주신 의사선생님께 감사드린다.
병이란 어느 때 찾아올지 모르니 매사에 착하게 살고 싶은 마음이 든다.
첫댓글 기침으로 고생하셨군요. 저도 최근에 기침으로 고생한 경험이 있어 강 선생님의 고생담을 실감나게 읽었습니다. 저는 약을 먹어도 잘 낫지 않았는데, 시간이 약이더군요. 기침으로 가장 고생했던 기억은 추운 겨울날 경찰학교 교육 중에 기침이 심해 밤잠을 못 이룬 적도 있는데 옆 동료에게 여간 미안하지 않았습니다. 그 친구는 그러나 내가 기침이 심할 때는 등을 토닥여 주면서 걱정을 해주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고맙고 따뜻한 동료애였습니다. 가벼운 기침이라도 오래 방치하면 큰 고생한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강 선생님의 글은 진솔한 생활 기록문으로서 비슷한 경험을 가진 독자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선생님 말씀 잘들었습니다. 선생님께서도 기침으로 고생하셨군요? 선생님 말씀대로 시간이 흐르니 기침이 없어졌지만 기침이 많이 날때는 불안하고 불편해서 감당못할 때가 있었습니다. 건강해야한다는 걸 절실히 느낀것 같습니다.
부족한 제게 댓글을 주신 윤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침으로 여러날 고생하셨네요. 저도 작년에 대상포진으로 여러병원을 순레했던 기억이 납니다. 고생 하셨어요.
네, 그러셨군요? 기침 때문에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사무국장님 감사합니다.
전 코로나 시작 전에 감기를 심하게 앓았습니다. 기침이 어찌나 심한지 병원에서 약 타다 먹어도 소용이 없었어요. 잠을 설쳤습니다. 감사한 것은, 코로나 전이어서 망정이지 이후였으면 코로나인 줄 알고 여기저기 폐를 끼칠까봐 여러모로 공포스러울 뻔했습니다. 잘 나으셔서 다행입니다.
그러게요. 코로나 감염병 이 오기전이라 그나마 다행이에요. 기침이 나기 시작하면 그치지 않으니 마음고생이 심하고 두려운 생각도 들고 생활에 불편을 초래하게 되니 힘이 들었겠습니다. 잘 견뎌 내셨네요?
김지안 선생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