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영 우리신학연구소 신임 소장 |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이미영 우리신학연구소 신임 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평신도가 주축이 된 우리신학연구소
첫 여성 소장으로서 책임과 부담감 느껴
한국 사회와 교회 복음적으로 성찰
평신도 신앙인으로서 어떻게 응답할 지 고민하고 연구해
가난한 교회, 성직자 중심 교계 문화 개선에 적극 응답해야
세상과 교회를 함께 고민하는 평신도 많아져야
교회 내 여성의 목소리와 참여 높이도록 호응해 나가야
[인터뷰 전문]
평신도들이 직접 세운 한국교회 대표적인 연구소죠.
우리신학연구소가 최근에 소장과 이사장을 새로 선출했는데요, 처음으로 여성 소장이 탄생했습니다.
여성의 시선과 목소리가 적은 교회에서 여성 평신도 학자의 활동과 역할에 기대감이 큰데요.
이미영 신임 소장 전화로 만나보겠습니다.
▷이미영 소장님, 나와 계십니까.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늦었지만 축하드립니다.
▶고맙습니다.
▷먼저 우리신학연구소가 어떤 곳인지 잘 모르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아서요. 소개부터 해주시겠습니까?
▶말씀하신 대로 우리신학연구소는 평신도들이 주축이 되어서 설립된 연구소고요. 올해 26년째를 맞고 있습니다.
▷연구소가 서울에 있습니까?
▶네, 서울 마포구. 마포 쪽에 있거든요.
▷그렇군요. 이제는 여성이라는 수식어가 없어야 하고 특별한 일로 받아들여져서도 안 되는데 아직은 우리 사회나 교회 내에 그런 분위기가 남아있는 것 같고요. 우리신학연구소에서 처음으로 여성 소장이 나왔다는 것, 당사자로서 어떻게 느끼십니까?
▶말씀하신 대로 특별한 일이 아니어야 되는데 어쨌든 저희 연구소도 올해 처음으로 여성으로서 소장을 맡은 것은 제가 처음이라서 많은 분들이 특별한 의미도 부여해 주시고 축하를 해 주시고 계시는데요. 어쨌든 감사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어깨가 무겁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평신도들이 주축이 되어서 상징적 의미가 큰 것 같고요. 우리신학연구소가 그간에 한국교회에 기여해 온 역할도 크다고 보는데, 그런 만큼 책임감이나 기대감도 클 것 같아요. 어떠십니까?
▶사회적으로나 교회적으로 점점 평신도 역할이 중요해지고 그런 인식도 늘어나고 있으니까 저희 연구소도 거기에 맞는 활동과 역할을 해야 되기 때문에 그거에 대한 책임감도 크고요. 어쨌든 제가 여성 소장이라는 책임을 맡았는데 여성적인 리더십을 기대하시는 것들도 있으니까 그런 거에 대한 기대나 부담도 있습니다.
▷소장님은 언제 어떤 계기로 신학을 공부하게 되셨어요?
▶제가 인천교구 출신인데요. 청년 때 인천교구에서 시노드를 했는데 그때 그 과정에 같이 참여했었거든요. 시노드 사무국에서 일했었는데 주로 하던 일이 시노드 대의원들 교육 자료를 만드는 일이었어요. 그때 읽던 문헌들이 주로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이나 교회 문헌 여러 신앙 논문들을 자주 읽게 되고 또 시노드 과정에서 계속 교육도 받고 세미나도 하다 보니까 그 내용이 아주 광범위하고 저한테는 신학 기초 교육을 받는 교육의 장이 되었었죠. 그래서 이걸 깊이 한번 공부해 보고 싶어서 흥미롭기도 하고 그러면서 마침 또 같이 시노드 때 우리신학연구소가 같이 작업을 했었거든요. 그때 새로 연구원을 뽑는다고 해서 연구소에서 일하게 되면서 대학원에도 진학해서 공부도 하게 됐습니다.
▷연구소가 출범했던 20여 년 전만해도 평신도 신학자가 드물었죠. 교회 내 존재감도 미약하지 않았나 싶은데 이제는 많이 달라지지 않았나 싶고요. 현재 평신도 신학자의 위상, 어느 정도나 된다고 느끼세요?
▶예전이나 지금이나 신학자라고 하면 대개 신부님이나 수녀님들 수도자들이 하시는 학문이라고 생각을 하시는 것 같은데요. 저희가 30년 정도 전에 연구소가 출범 준비하고 할 때 선배들 주로 2, 30대 가톨릭 대학생 청년그룹들이셨어요. 그분들은 평신도라는 자기 정체성을 가지고 신학을 공부하려는 분들로서 아마 첫 번째 그룹이 아니었을까 싶은데 이분들이 지금은 다 5, 60대 장년층이 되셔서 교회 안에서 평신도 신학자로서 활동을 많이 하고 계시거든요. 연구 활동도 하시고 강의, 저술 활동을 하시는데 보면 참 존경스럽고 자랑스럽죠. 그런데 요즘에 보면 삶의 경험이 많으신 평신도분들 중에서 만학도로서 신학을 공부하시는 분들도 늘어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또 소수지만 젊은 평신도 중에서도 국내외에서 신학 공부 하시는 분들이 꾸준히 있고요. 그래서 그런 청년들이 교회 안에서 진로를 찾을 수 있다면 평신도 신학자들이 더 늘어나지 않을까 싶은데 아직까지는 그런 게 부족해서 좀 아쉽습니다.
▷부족하니까 앞으로 더 채워나갈 책임감도 있으신 것 같고. 우리신학연구소 성과가 평신도 신학자들이 걸어온 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그간에 어떤 일들을 해왔는지 좀 살펴보면 어떻습니까?
▶연구소는 저희 이름처럼 우리 현실에서 출발하는 우리 신학을 지향하면서 평신도의 시선에서 한국 사회랑 교회를 복음적으로 성찰하고 신앙인으로 어떻게 응답할 수 있을지 계속 좀 고민을 해왔는데요. 여러 출판물이나 강좌, 작업하는 것도 있고 요즘은 <가톨릭 평론>이라는 잡지를 통해서 계속 그런 질문을 던지고...
▷<가톨릭 평론> 편집장을 하셨잖아요, 소장님께서.
▶네, 그래서 그런 질문을 던지면서 교회 안에 담론을 만들어 내는 작업들을 꾸준하게 해왔었고요. 또 요즘 한참 사순 시기인데 저희가 대림 시기나 사순 시기에는 <물동이>라는 신자교육자료를 내면서 신자들이 공부할 수 있는 특히 사회교리에 대해서 공부할 수 있는 자료들도 계속 출간을 해왔고요. 연구소가 교회 안에 많이 알려졌던 것은 주로 사목 컨설팅 작업이었는데 교회 운영이 조금 더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고 평신도들의 의견도 반영하기 위해서 설문조사나 방법론을 교회 사목에 도입해서 하는 연구 작업이나 프로젝트 작업들도 많이 해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말씀 들으면서 본당에서는 사회교리 교육이 활성화되지는 않은 것 같아서 아마 우리 신학연구소에서 평신도 주축이 되니까 사회교리에 대한 공부가 참 필요하지 않나 그런 생각을 저는 개인적으로 좀 해봅니다.
▶저희도 계속 연구소가 지향하는 것들도 평신도 신학이다 보니까 사회에 대한 이해라든지 사회교리가 상당히 중요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거든요.
▷제가 던지는 질문이 거대담론일지 모르겠는데 평신도 신학자로서 현재 한국 교회의 모습, 어떻게 바라보고 계십니까?
▶저희가 한국 천주교에 대해서 한국 사회에서의 인식은 참 좋은 편이잖아요. 이웃 종교나 사회적 약자 또 소수자에 대해서 포용적인 태도를 보이시는 게 많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평가를 받고 있는데 정작 신자 분들은 교회 안에서 아쉬워하고 불만을 품은 분들이 있으신 것 같아요. 보면 교회가 너무 위계적이라고 느껴질 때가 아닌가 싶은데요. 항상 조사 같은 걸 해보면 한국 천주교회의 문제로 꼽는 게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가 되어야 한다. 이런 것과 성직자 중심의 위계적인 교회 문화에 대한 지적들을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 프란치스코 교황님도 계속 언급하시는 거 보면 우리 교회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어쨌든 저희가 평신도 신학자로 봤을 때는 그런 부분들을 자꾸 바꾸자는 세계 교회의 요청이라든지 우리 안에서의 요청에도 조금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신학자들의 관심이나 연구 분야도 교회의 성장과 시대의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연구소가 현 시대에 제시해야 될 비전과 역할은 뭐라고 보십니까?
▶지금 교회 안에서 공동합의성, 시노달리티라고 하는 개념이 새롭게 재조명되고 있는데요.
▷교황청에서도 관련 문헌도 내고 그랬죠.
▶2022년에 열릴 세계주교 시노드 주제도 이거로 다루겠다고 얼마 전에 발표가 됐었는데요. 어떤 교회가 성직자라는 한 계층이 끄는 조직이 아니라 다양한 교회 구성원들이 함께 해야 한다는 취지잖아요. 교회가 어떻게 보면 공동합의성으로 나가려면 특히 세상과 교회를 함께 고민하는 평신도들이 많아야 된다고 저는 생각을 하거든요. 어떻게 보면 우리신학연구소가 평신도들을 양성하는 데 나름의 역할을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또 한국 사회 안에서 신앙인들이 좀 복음적으로 살 수 있는 길에 대해서 좋은 질문과 좋은 방향을 제시하는 게 저희의 역할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한국 사회의 많은 부분에서 성 차별을 줄여가고 있지 않습니까? 한국 교회는 어떻다고 보세요.
▶얼마 전에 대전교구에서 사목평의회를 새롭게 구성하셨다고 해서 그 명단을 제가 한번 봤거든요. 전체 위원이 54명 되시는데 절반 이상이 평신도시고 또 그 평신도의 절반 이상이 여성위원들이시더라고요. 이런 모습 보면서 함 우리 교회도 점점 여성들의 목소리나 여성들의 참여가 늘어나고 있다는 모습이 되게 좋더라고요. 여전히 교회 안에는 아직까지도 여성적인 시선이나 목소리가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커서 그런 부분에 적극적으로 호응해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간에 연구원 또 연구실장, <가톨릭 평론> 편집장으로 오래 시간 연구소와 함께 일해 오셨는데 앞으로 소장으로서 어떤 바람으로 연구소를 이끌어가고 싶으세요.
▶저희가 후원으로 운영되는 독립적인 민간연구소라서 어려움이 많거든요. 어쨌든 그래도 교회 안에서 저희가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희의 필요성에 대해서 공감을 하는 분들이 꾸준하게 늘어나고 그분들의 신앙적인 성숙에 실질적으로 제가 도움이 되는 활동을 꾸준하게 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많이 노력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신학연구소 이미영 신임 소장과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소장님, 오늘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