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날 낳으시고
김명애
산수유, 개나리, 동백, 벚꽃
차례로 피는 이른 봄
늘 나를 지켜주는 옆 지기가
미역국 끓여 주는 날
소싯적 함께 살던
부모 형제가 그리워지는 날
생일이 같은 어릴적 친구가
아롱아롱 떠오르는 날
순이
김명애
내 친구 순이는
엄청 착한 친구
살림도 잘하는 현모양처
"너 주려고
호박 심고
옥수수도 심었다" 말하는
내 친구 순이는 신토불이
농사도 잘 짓는
학창 시절 내 짝꿍
도서관 자원봉사
김명애
창밖에 보이는
파란 하늘과 운동장
화단 울타리 노랗게 핀 산수유
책 읽던 아이들
어깨동무 교실로 향하고
고즈넉한 도서실 봄 향기 가득하다
시골 초등학교 도서관
그 안에 내가 있다
유쾌한 하루의 시작
오전 반나절이 금세 지나가고
꽃샘추위 저만치 서성거린다
새봄이 왔다
봄 햇살 슬며시 다가와
사랑스레 나의 무의식을 깨운다
겨우내 푸르던 동백나무숲 붉어지고
저문 그리움 한자락 나풀거린다
울컥
봄날이 오고 있다.
차 안에서
김명애
6월의 푸른 그림자
길 위에 누워
줄지어 시위하는
가로수 소나무
한 겹 한 겹
청춘의 허물을 벗고 있다
문득
차 안에서 하늘을 보니
공허함이 깊숙이 밀려온다
이대로 직진하면 어디쯤 다다를까
지금은 우회전이다
그냥
김명애
잔잔한 파문이다
내면의 흐름이다
말 없음 표다
때로 쓸쓸함이다
그리움이다
불현듯 떠오르는 것이다
맹목적이다
無 조건이다
카페 게시글
김명애 시인님
2024, 사비문학 39호 원고 / 시 5편
香園 김명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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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27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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