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소서를 읽으면서 가장 거슬리는 것이 띄어쓰기다. 띄어쓰기를 아주 자제하는 분들도 있고, 너무 심하게 하는 분들도 있다. 과거 특허법인 출신 직원과 같이 일한 적이 있었다. 그분은 띄어쓰기를 너무 해서 그분이 쓴 글을 읽으면 읽기가 매우 힘들었다. 이유를 알고 보니 특허법인은 페이지 수로 돈을 받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장수를 늘리다 보니 띄어쓰기를 과하게 하는 직업병이 생겼다는 것이다. 난 이 말이 상당히 충격으로 다가왔다. 매출을 위해 저분의 글쓰기 양식이 바뀌었구나, 하고 말이다. 그래서 띄어쓰기가 잘못되거나 과한 글을 보면 항상 그분 생각이 난다.
띄어쓰기 다음에 거슬리는 것이 오탈자다. 오탈자는 사실 본인은 찾아내기 힘들다. 여러 번 읽다 보면 글이 마치 이미지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본인은 자신이 쓴 글을 긍정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누구나 다 그렇다. 소위 자기 글이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착각을 자신도 모르게 자꾸 하게 된다. 이래서 편집자가 필요하고 교열자가 필요한 거다. 오타는 본인이 볼 수가 없다. 아무리 읽어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누군가가 대신해서 찾아줘야 한다. 반드시 쓴 원고를 지인에게 검토받도록 하자. 이 작업을 대신해 줄 사람이 없다면, 인터넷 맞춤법 검색기에 돌려보도록 하자. 이렇게 몇 번 하다 보면 자신이 어느 문장에서 자꾸 틀리는지 잘 알 수 있다.
오타나 띄어쓰기는 퇴고 시 깊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야 한다. 처음 글을 쓸 때는 다른 것은 생각하지 말고 그저 완성에 집중해야 한다. 글은 한 번에 완벽하게 쓰기보다 일단 완성해 놓고 그다음에 여러 차례 수정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왜냐하면 보이는 것을 수정하는 것이 보이지 않는 것을 억지로 만들어내는 것보다 훨씬 더 수월하기 때문이다. 해보면 안다.
보통 수정을 할 때는 1) 조금 시간의 텀을 두고 ‘쓰는 시각’에서 ‘검토하는 시각’으로 바뀐 다음 하거나, 2) 컴퓨터 화면으로 수정하기보다 출력하여 인쇄물을 보고 수정하거나, 3) 입으로 소리 내어 읽어보면서 수정하면 훨씬 더 효율적이다. 다양한 시도를 해 보고 본인에게 맞는 방식을 활용하면 된다. 나도 말은 이렇게 하지만 ‘도저히 어쩔 수 없는 영역’이 오탈자이다. 아무리 찾아도 또 나오고 또 나온다. 맞춤법 검색기를 돌려도 소용없다. 그렇게 여러 번 검토해서 책으로 출간해도 또 나온다. 불가해한 일이다.
오탈자를 이렇게 강조하는 이유가 있다. 읽는 글에서 오탈자가 생기면 ‘글 자체에 대한 신빙성’이 확 떨어진다. 그리고 오탈자는 ‘신뢰’와 ‘정성’의 문제다. 하물며 책도 그럴진대 자기소개서가 책 한 권 분량도 아닐진대 여기서 오타가 발생한다면 그야말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오탈자는 ‘맞춤법 검색기’에 돌려 볼 것을 권한다. 검색엔진(포털)에서 맞춤법 검사라고 치면 몇 개의 맞춤법 검사기가 나온다. 최소 1, 2군데 돌려봐서 ‘맞춤법’이 문제가 없는가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최소 이 정도는 해야 자기소개서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신세대 용어’를 절대 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 평가위원은 나이가 여러분보다 대부분 훨씬 많다. 이런 분들은 신세대 용어를 당연히 모른다. 공적인 문서라고 할 수 있는 ‘자소서’에 신세대 문체가 들어가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나도 그렇다! 따라서 굳이 쓰지 않아도 될 글자나 문장을 써서 분란을 일으키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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