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26일 수요일 24일차
6시 아침공양
8시 은해사 출발. 9시 제석사 원효대사가 탄생한 절
은해사주지동관스님 외 7분 스님, 반용사 주지스님, 은해사와 제석사, 안흥사의 신도님, 인드라망대학 5명, 사랑어린학교 8학년9명 약 75명
발원문낭독, 100배절명상 10시10분 걷기시작.
10시30분 경산 자인의 계정숲 한 장군묘 경산의 수호신 역할
12시 경산시립박물관 점심공양
1시 오후걷기
1시45분 경산 코발트광산 사건 희생지-1950년 인근지역 국민보도연맹원과 대구형무소 및 인근지역 형무소 수감자 등 약 3500여 명의 민간인이 집단희생된 곳.
광산동굴 안 쪽 시신이 아직 수장되어 있는 직굴 보고 옮.
2시40분 합동위령제
사랑어린학교 8학년 회향
차량이동 3시20분 경산백천사회복지관
소감나누기, 100배절명상, 저녁공양
김종국박사님 전 경산시립박물관장님
원효에 대한 이야기 . 원효설화책 지으심.
7시 구미불교대학 화쟁콘서트-사회정의란 무엇인가? 화쟁으로 답하다.
정웅기위원장님 진행.
도법스님, 흥선스님, 김민해목사님, 화엄탑사 주지스님, 죽장사 주지스님, 원각사 주지스님, 고천사 주지스님, 백운사 주지스님, 직지사 주지스님 외 3분, 진지사 신도님들, 포교사. 순례단 포함 약 90명 참석.
도법스님-우리가 내세우고 있는 것은 3.1정신으로 화쟁코리아의 새 길을 연다. 왜 3.1정신인가? 3.1정신에 불을 지핀 것은 종교지도자들이다. 한국은 남과북, 여야, 전라와경상 등 온갖 갈등을 안고 있다. 연간 갈등손실이 300조, 법원소송건은 630만건, 일본의 60배라 한다. 소송과 재판을 통해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는가. 이렇게 보면 국민 모두가 지금 싸움의 주체가 되어있다. 3.1정신이야말로 온 국민이 함께 할 수 있는 정신이기 때문에 그것을 내세운 것이다. 얼어있는 것은 녹여내고 얽힌 것은 풀어내고 더불어 평화롭게 살 수 있도록 잘 풀어내는 것이 이 시대의 화두이다. 원효의 화쟁사상으로 그것을 풀어내려면 당연히 불자들이 나서야 하는 것.
부처님은 법당에 앉아있는 것을 떠올리는데, 실제 역사속에서 부처는 일생을 마을마을로 문전걸식을 하며 살았다. 대중들을 만나고 고통으로부터 벗어나 평화롭게 길을 잘 가도록 안내했다. 그런데 한국불교는 늘 절 안에 있었다. 그래서 한국불교가 역사적 부처님처럼 할 필요가 있다. 사찰의 울타리를 넘어 우리들의 아픔으로 삼고 문제를 풀어가고자, 화쟁코리아 순례는 그동안 부처가 되자는 것에서 벗어나 부처로 사는 것을 사회속에서 실현해보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흥선스님-도법스님의 말씀에 공감하고 함께하지 못함에 미안하다. 모두가 공감하기도, 추상적일 수도 있는 화쟁을 실 생활에 적용 할 때 어떻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에 이 자리가 배움의 자리가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구체적으로는 강정마을에서 카톨릭계의 사회현장에서의 활동이나 전국을 돌며 시국미사를 드리는 것. 이런 활동에는 현 정부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있는 것. 그리고 국정원간첩조작사건.
김민해목사님-세상에는 안다고 생각하는 것들 중 엉터리인 것이 훨씬 많다. 한국에서 카톨릭과 기독교의 의미처럼. 왜 이 주제를 정했나. 사회정의란 말로는, 종교와 평화란 말로는 세상의 평화를 이룰 수 없더라. 그래서 다시 질문하고 화쟁으로 답하자. 21세는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대전환의 시대. 새로운 발상으로 접근해야 한다. 새로운 불교와 기독교가 되야 한다. 지금 보잘것 없는 목사가 여기 법당에 와 있는 것 자체가 새로운 세상. 100년 전만 해도 나는 끌려가 죽었다.
Q불교계에서는 목사님의 존재가 화쟁이지만, 기독교에서는 투쟁이 아닐런지?
김민해목사님-외롭고 쓸쓸하지만,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지만 나를 이끄는 무언가가 있다. 도법스님을 보면 그냥 짠하다. 무엇이 나를 이 길로 이끄는지 100일을 걸으면 알게 되겠지. 무언가를 봤으니, 내 선생님이 가신 길이니까 따라가야지.
Q책임의식의 부재와 갈등의 사회문제를 종교인들이 아니면 풀어내기 힘들 것 같은데 화쟁정신으로 어떻게 풀어가실지
박효안 사랑어린학교 9학년-너와 나. 2차원적인 관점으로 화쟁을 이해했는데, 실제 사회문제를 보면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서 이럴 때는 어떻게 화쟁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걷고있다.
인드라망대학-우리의 화쟁의 마음의 씨앗을 뿌려나가면 그것들이 꽃피워 나가지 않을까 생각하며 걷고 있다.
Q있는자, 권력자들이 약자를 괴롭게
만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도록 만드는 문제에 있어서 사회정의를 어떻게 실현시킬 수 있나.
Q사회정의를 내세울 오히려 분열을 일으키게 되더라. 종교인이 정치적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
도법스님-부처의 말씀 중 나는 중도의 길에서 해탈 열반을 발견했다. 중도를 떠난 불교는 어떤 불교도 불교가 아니다.
중도란 무엇인가. 첫째, 진리는 지금 여기서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어야 하고. 둘째, 그 말대로 여기서 즉각 실현되는 것이어야 하고. 셋째, 그것이 검증되고 증명되어야 한다. 사회정의란 무엇인가. 아인슈타인은 종교의 문제는 정의가 없는 사랑만을 말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사랑이 없는 정의마을 외치고 있다. 부처님이 이야기한 자비는 정의가 있는 자비, 정의가 있는 사랑, 사랑이 있는 정의를 이야기 하셨다. 구체적 사례를 챶아보면. 가뭄으로 평화롭던 이 쪽, 저 쪽 부족이 가운데 강 물 때문에 분쟁이 붙었다. 부처님이 거기 가서 사람 목숨이 중한가 물이 중한가 물으니, 사람목숨이 더 중하다더라. 그렇다면 물 때문에 사람 목숨을 헤치려는 일이 바람직한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상의해야하는 것.
사람이라면 말로 되야 하는 것. 이 이야기가 모두 이해가 되는지? 이것이 중도이고 불교다. 여기에서 정의는 무엇인가. 진실은 무엇인가. 첫째는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생명. 둘째는 우리는 함께 살아야 될 사람들이라는 것. 함께 살지 않으면 길은 없다. 온통 서로 의지하고 도움을 주고 받아야 한다. 함께 사는 것이 사랑이고 자비이고 정의다. 부처님이 이야기한 자비는 반드시 정의가 함께 한다. 이것을 기반하면 너와 나의 문제도, 복잡한 문제도 화쟁으로 풀어낼 수 있다고 본다. 진리와 자비, 자비와 정의가 구현되는 것이 화쟁이다. 작은 데나 큰 데나 문제가 다르지 않다. 구성원들이 마음을 내고 모으면 된다.
부처님은 항상 진실의 편에 서서 문제를 다루었다. 길은 있지만 그 길을 갈 사람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가 해결의 길을 가지 않는 것이 문제다. 실제 현장에 가봤더니, 모두 대화로 풀고싶어 하더라. 사람이기 때문에. 힘으로 해결하면 이쪽 저쪽 모두, 이기든 지든 분노의 감정이 남는다. 그런데 왜 대화가 안되나? 서로를 믿지 않고, 그 배후에는 더 커다란 진영이 있을 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난 철도파업을 보면 그렇다. 이런 문제를 중재해야 할 정부가 한국에선 싸움의 주체가 되어 오히려 싸움을 붙이고 있다. 그래서 종교계가 나서야 한다. 실제로 피 흘리는 현장을 목격하고도 나몰라라 하는 종교가 종교인가. 종교는 고통과 불행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 그것들을 떠난 종교가 무엇을 하겠나. 종교를, 불교를 다시 봐야 한다.
흥선스님-국정원 간첩조작사건의 희생자는 지금 생명이 걸려있는데...
도법스님-그건 진실을 못 짚어내고 있는 것. 제3자가 그 일을 해야, 그 일을 종교계가 해야 하는 것이다. 야물게 덤벼들면 가능하다. 혼자는 안되고 여럿이, 조계종단이 하면 된다. 해답은 있으나, 갈 사람이 없는 것이 문제다. 어디에도, 어떤 문제도 해답은 있다고 본다.
김민해목사님-부끄러운 이야긴데, 한국 기독교는 예수를 팔아 부를 취하는 사람들이다 란 말이 있다. 불교는 어떤가? 한국에 기독교인은 있는데 그리스도인은 없구나, 불교인은 있는데 불자는 없구나. 한국에 종교를 떠나 진실과 진리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하나의 산을 여러 길로 오르는데, 여정에서 만나게 되면 서로 격려하고 함께 오르면 되는 것이다. 길은 있다. 우리는 알고 있다. 이 시대에 던져진 화쟁의 길에 함께 해주셨으면 한다. 세상의 아픔이 나의 아픔이란 것을 받아들이고 갈 수 밖에 없다. 같이 걷지는 못하더라도 하루에 천 원씩 마음을 모아서, 6월10일 광화문에서 회향 할 때 그 저금통을 가지고 만나서 마음을 함께 모아주길 간절히 발원한다.
카톨릭계의 현장에서의 구체적인 움직임을 잘 보아주길 바란다. 사회에 대한, 정의에 대한 생각과 안목이 달라져야 한다. 정의구현사재단은 우리사회에 필요한 몸짓이다. 불교계가 이 시대에 걸맞는 진리를 모으고 그것을 몸짓으로 보여주길 바란다.
9시15분 차량이동 10시 도리사
코발트 광산에서 동굴 안을 들어가는 데 무서웠다. 어지럽게 쌓여있는 장화들과 어둡고 습한 공기의 내부가 두려움이 들게 했다. 시체가 된 사람이나 사람을 시체로 만들고 그 시체를 옮긴 사람이나 그 혼이 안정되지 못하고 죽으면 모두가 어차피 그저 흙일 뿐인데... 우리는 참 어리석다. 항상 깨어있을 것을 발원한다.
여러 스님들 사이에 앉으신 김민해목사님의 불교계를 향한 진심 어린 목소리가 마음을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