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이렇게 살 수는 없습니다.’
―8월 3일, 대화동 빈들교회 「우리의 기도」 함께 나눕니다.
하나님, 이럴 수는 없습니다.
하나님, 이렇게 살 수는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보시니 참 좋았다”라고 했던 하늘과 땅과 바다, 그리고 모든 생명들이 펄펄 끓어 녹아내리고 있습니다.
비는 괴물폭우가 되었고 햇볕은 살인폭염이 되었습니다. 대형 산불은 산과 도시를 잿더미로 만들고 있습니다. 석탄과 석유, 가스의 화석연료가 만들어낸 이산화탄소가 지구의 열을 가두어 지구의 온도가 높아져 생긴 결과입니다. 모든 생명의 공동 집인 지구를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오만과 탐욕이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을 망가뜨렸습니다.
주님께서는 “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요? 사람이 무엇을 주고 자기 목숨과 바꾸겠느냐?(마 16:26)”고 하셨지만, 아직도 생명보다 맘몬에 눈이 먼 우상숭배로 지구는 회생이 불능한 지경까지 이르렀습니다.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200년 이상 지구에 존재하기에 화염에 싸인 지구를 구하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전격적으로 줄여야 합니다.
그런데도 대한민국은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인 공항 건설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이미 우리나라에는 15개의 공항이 있습니다. 그 중에 8곳은 국제공항이고 7곳은 국내 공항입니다. 놀라운 것은 그 중 인천국제공항, 김포국제공항, 김해국제공항, 제주국제공항 4곳을 제외하고는 2023년 기준으로 11개의 공항은 적자공항입니다.
대구국제공항 40억원, 청주국제공항 122억, 무안국제공항 253억, 양양국제공항 211억, 울산공항 195억, 여수공항 189억, 사천공항 76억, 포항경주공항 163억, 군산공항 58억, 원주공항 56억, 광주공항 86억이 적자입니다. 총 적자는 1,449억 원입니다. 적자는 국민의 혈세로 메꾸어지고 있습니다.
하나님, 이렇게 14개의 공항이 적자로 운영되고 있는데도 건설 중이거나 추진 중인 공항이 10개입니다. 국토교통부의 신공항 8개의 건설비용에 따르면, 가덕도신공항 13조 7584억, 대구경북통합신공항(군공항비용제외) 2조 5768억, 백령공항 3912억, 새만금신공항 8077억, 서산공항 484억, 울릉공항 8050억, 제주2공항 5조 4532억, 흑산공항 6411억으로 합계는 24조 4818억원입니다. 참으로 엄청난 돈이 들어가는 사업입니다.
하나님, 도대체 이 신공항건설은 누구를 위한 공항일까요? 군산공항이 58억 원 적자인데 군산공항 바로 옆에 새만금신공항을 건설하겠다고 합니다. 지금도 적자인데 새로운 공항을 건설하면 없던 사람들이 몰려온다는 말인가요.
하나님, 더 심각한 것은 지금 추진 중인 신공항 중에는 새들의 서식지에 공항을 건설함으로써 조류충돌의 예상이 가덕도신공항은 무안공항보다 조류충돌 위험이 246배, 새만금신공항은 610배나 높기에 언제든지 비극적인 참사가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지역입니다. 새들의 집에 공항을 건설하면서 새를 쫓아내면 안전한 공항이 될까요? 국가의 존재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라는 국민주권정부에서 할 일입니까?
하나님, 어떻게 이럴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기후재난으로 인한 살인폭염과 괴물폭우에 사람들이 죽고 집과 논과 밭이 떠내려가서 살길 막막하다는 민생의 고통을 지역마다 공항만 건설하면 지방 균형발전이 되어 국민들의 삶이 나아질까요? 아닙니다. 11개 적자 공항에서 공항이 있어서 지역민이 삶이 나아졌다는 소리는 듣지 못했습니다.
하나님, 하나님이 창조하신 아름다운 섬과 산과 오름과 갯벌을 파괴하고 수많은 생명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것을 막기 위해서 온몸으로 기도하고 행동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하나님, 가덕도신공항백지화시민행동의 김현욱 집행위원과 강아지 탈핵이는 부산시청 후문 앞에 햇빛도 비도 가릴 수 없는 거리농성장에서‘가덕도는 공항이 아니다. 가덕도는 생명이다’를 외치는 선전전을 하다가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37일째 거리 선전전을 하고 있습니다.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가 있습니다. 숙식은 교회에서 하면서 오전11시부터 오후 5~6시까지 가덕도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탈핵이와 거리에 서 있습니다.
하나님, 전북지방환경청 앞에는 새만금신공항 부동의 촉구농성이 1274일째 진행 중입니다. 전국에서 많은 이웃들의 연대의 발길로 찾아옵니다. ‘공항 말고 갯벌’, ‘전쟁 말고 평화’,‘자본 말고 생명’을 외치며 눈보라가 쳐도 비가 내려도 염천의 더위에도 꿋꿋하게 ‘단결한 민중은 패배하지 않는다’는 염원으로 3년이 넘는 세월을 견뎌내고 있습니다. 7월 30일에는 새만금신공항 부동의 촉구 집회 ‘생명을 죽이는 일에는 보완은 없다’를 열어 10명의 선한 이웃들이 삭발을 하며 새만금의 생명을 지키겠다는 결의를 다지기도 하였습니다.
하나님, 제주 제2공항 백지화 투쟁 10년이 되는 제주에서는 지난 30일부터 8월 2일까지 “공항 수요예측이 어긋나며 경제성도 사라지고, 성산의 숨골, 철새도래지, 맹꽁이서식지 등에 대한 환경적인 대책도 없는 상황에서 제2공항이 일방 강행되고 있습니다. 군사공항이 아니라면 무리하게 추진할 이유가 없는 제주 제2공항을 막아내기 위해 생명과 평화를 외칩니다”라는 2025 재주생명평화 대행진 “평화야 고찌글라”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나님, 자본과 권력 앞에 가덕도신공항백지화시민행동의 김현욱 집행위원과 강아지 탈핵이와 ‘공항 말고 갯벌’, ‘전쟁 말고 평화’,‘자본 말고 생명’을 외치는 소리와 문정현 신부님의 서각기도가, 제주생명평화 대행진 “평화야 고찌글라”가 힘들고 지쳐 혹여 입을 다물면 돌들이 소리치게 하시옵소서.
하나님, 우리는 이렇게 살 수는 없습니다.
하나님, 우리는 공항 대신 수라갯벌의 흰발농게를, 약 1만7000㎞를 이동하는 세계 최장 거리 철새인 큰뒷부리도요를, 가덕도의 국수봉(269m)·남산(188m)·성토봉(179m)을, 상괭이를, 100년의 동백숲을, 성산의 숨골을 택할 것입니다. 생명이 아닌 것에는 마음을 두지 않겠습니다. 생명을 살리는 길에 주저 없이 나서겠습니다. 생명을 살리는 연대가 사랑이 십자가의 길임을 잊지 않겠습니다.
이 모든 말씀을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우리의 기도 대화동 빈들교회 문성호 장로(대전충남녹색연합 상임대표,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