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맥지수
같은 크기 ㆍ 품질 ㆍ 모양 ㆍ 브랜드 ㆍ 색깔 ㆍ 기능을 하는 제품인데 왜 가격이 우리나라 ㆍ 미국 ㆍ 영국 ㆍ 프랑스 다 다를까? 바로 각 나라마다 물가수준과 통화가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처럼 여행을 다니면서 전 세계에 널리 퍼져 있는 동일한 제품을 비교하면 각 나라의 물가가 다른 나라보다 비싼지 싼지를 파악할 수 있다.
‘빅맥지수’라는 것은 이런 개념에서 나왔다.
1986년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가 개발한 빅맥지수는 빅맥 햄버거를 전 세계 120여개 국 맥도날드매장 어디서나 살 수 있다는 것에 착안, 각국에서 팔리는 빅맥 값을 비교 ㆍ 분석해 국가별 물가와 통화가치를 판단한다는 이론이다.
여기엔 기본 가정이 있다. 바로 환율결정이론 중 하나인 ‘구매력 평가설’과 ‘일물일가’ 법칙이다. 환율이란 각 나라마다 다른 통화를 가지고 있으므로 이들을 교환할 때 쓰이는 일정 비율을 말한다. 이 환율을 결정할 때는 화폐 단위당 구매력이 어느나라에서나 같다는 ‘구매력평가설’을 전제로 한다. 즉 만원으로 미국과 한국에서 살 수 있는 빅맥의 수는 같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동일제품의 가치는 전 세계 어느나라에서나 같다는 ‘일물일가’ 법칙을 전제로 한다.
예를 들어 현재 빅맥 햄버거 값이 미국에서는 4달러, 한국에서는 3500원이라고 하자. 현재 환율이 1달러에 1000원이라고 가정하면, 한국에서의 빅맥값은 3500원 나누기 1000원, 즉 3.5달러로 미국이 한국보다 물가가 더 비싼 것으로 나온다.
그렇다면 현재 한국의 환율은 적정한 것일까? 현재 환율이 적절한지는 누가 어떻게 분석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가지각색이다. 빅맥지수는 환율이 적정한지를 직관적으로 설명해준다. 위의 예에서 한국의 빅맥가격인 3500원을 미국의 빅맥가격인 4달러로 나누면 875원이 나온다. 즉 1달러에 875원의 빅맥지수는 화폐 단위당 구매력이 어디서나 같다는 구매력평가설에 기반을 둔 균형환율이다. 이 구매력에 의한 환율 875원을 현재 환율인 1000원과 비교하면 한국의 원화가 과소평가 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물론 빅맥지수 하나만으로 각국의 환율변동을 예측하는 것은 무리지만 참고자료로는 이용할만하다. 빅맥지수는 각 나라의 국민이 생각하는 상품의 선호도와 사회적 가치가 다르다는 것을 배제했고 정부의 규제, 임금, 임대료, 세금이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에 불완전한 지표다. 또 각 나라의 매장에서 팔리는 ‘빅맥’이 과연 완전히 일괄적인 규격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도 문제다.
한편 최근에는 빅맥지수 말고도 이와 비슷한 지표로 스타벅스의 라떼지수, 아이팟지수, 신라면지수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