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장에서의 휴가.
8월은 역시 휴가의 계절이다.
집에서 열심히 진지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여름휴가를 보내는 이도 있다. 그런 분들에게 새로운 장소를 소개할까한다. 바로 가까운 쓰레기장이다.
혼자 아니면 가족과 쓰레기장을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왜 하필 냄새 나고 지저분한 쓰레기장이냐고?
거기서 우리는 무엇을 발견할 수 있을까?
먹다 남은 음식..
찌그러진 플라스틱..
깨진 유리잔, 망가진 가전제품.. 등등..
하지만 생각해보자.
만약 우주의 시계를 과거로 되돌릴 수 있다면?
망가진 가전제품은 누군가에게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던 스피커였고 다른 누군가를 세상과 연결해준 컴퓨터였을 것이다.
맛있는 음식은 누군가에게 행복을 주었을 것이고 깨지기 전 유리잔은 멋진 와인으로
가득 차 있었을지 모른다.
모멘토 모리(momento mori)
즉 너 자신도 언젠간 죽어야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라는 중세기 유럽의 교훈이다.
돈과 권력만 있으면 모든 것이 허락되고 타인의 고통은 무의미하게 생각하던 중세기..
삶의 한계와 존재의 초라함을 조금이라도 인식한다면 더 현명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하는 희망에서 만들어진 말일 것이다. 우리도 비슷한 주장을 해볼 수 있다.
-과거의 희망과 행복이 오늘의 쓰레기라면 오늘의 행복과 희망은 미래의 쓰레기다. 모든 쓰레기는 과거 누구에겐 꼭 필요한 물건이었고 지금 이 순간 우리에게 꼭 필요한 물건들 역시 언젠가는 쓰레기가 될 것이다.-
조금이나마 너그러워질 수 있는 마음을 쓰레기장은 주고 있다. 교훈은 거기서 끝이 아니다. 세상에는 '생각의 쓰레기장' 역시 존재하기 때문이다.
인종차별..
지역차별..
공산주의..
전체주의..
권위주의..
군국주의..
과거 누군가에게는 중요한 생각들이었겠지만 지금은 생각의 쓰레기장에서 썩는 게 마땅하다.
현재 우리가 너무나도 소중하고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시장만능주의와 복지만능주의..
이들 역시 미래 언젠가는 더 이상 불필요한
역사의 쓰레기가 돼 있을 것이다.
-김대식 KAIST 교수. 뇌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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