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숙소에 들어가니 푹푹찐다.
낮에 세탁기 고치러 사람들이 다녀갔다던데 가는길에 바깥 베란다 창을 꽁꽁 잠궈놓은 바람에 ... 바람이 안통해서...
2층 원룸이니까 도난에 취약하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했나보다.
생각해준건 고마운데... 너무 덥다!
현미밥을 밭솥에 앉혀놓고 운동하러 나선다.
오늘은 그간 눈으로만 저울질 해봤던 안중고운동장으로~
숙소에서 큰길 하나만 건너면 되는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고 우레탄트랙이 시설되어 있기 때문에 평소에도 군침을 흘리던 곳이다.
고등학교 운동장 축구장 골대의 바깥쪽으로 4레인짜리 트랙이 만들어져 있는데 정규규격이 아니기 때문에 거리를 알아보기 위해 갖은 수단을 다 동원해본다.
일단 보폭으로 재보기
100미터에서 계산한 보폭으로 대충1.15m일때 137개라면 약315m, 140개면 322m
1레인이 320m쯤 되려나??
4레인은 20미터쯤 더 기니까 340m?
아무래도 확신이 서질 않는다.
줄자로 재볼 수도 없는 것이고...
다음지도에서 학교운동장을 확대해 가로세로를 얼추 찍어놓고 계산을 해보니 네모의 길이가 68m, 폭이 56m, 그러면 양쪽의 반원의 호는 56×π하면 약176m, 이렇게 나온계산이 312m.
달리는 내내 그놈의 것을 계산하느라 머리가 센다. ㅎㅎ
어쨌든 그 덕에 날이 완전히 저물도록 꼬박 한시간을 작은 트랙에서 뺑뺑이 돌 수가 있었다.
1레인으로 한바퀴에 333m가 되면 딱 좋으련만
(3바퀴면 1Km가 되니까 계산하기 좋고... 사이클의 벨로드럼처럼)
피치수를 세어보고 또 세어보고 ... 그러다가 후반에는 3바퀴씩 돌면서 기록을 재본다.
4'30", 4'26", 4'15"
이렇게만 본다면 바라는대로 333과 비슷한 것 같은데...희망사항!
숙소에 돌아와서 밥숟가락을 놓자마자 인터넷을 검색해본다.
'안중고/트랙'으로 검색해보니 런다이어리에서 '국사봉'이란 닉네임을 쓰는 분이 2003년도에 여기서 뛰던 기록이 눈에 띈다.
'올커니!'
누군가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곳에서 먼저 뛰었고 그 기록까지 여러차례 남겼다는게 너무 반갑다.
그런데 많이 익숙한 닉네임인데... 누구더라?
오늘 출근해서 런다에 로그인을 해 '국사봉'님의 프로필을 확인해보니 ... 헉!
'권인주'님이라니!
인천에서 11블럭 건축감리를 담당하던 분인데 (난 5블럭 전기) 군자매립지에서 점심때마다 마주치고 이야기를 나누던 바로 그분이...헐!
전화 버튼을 눌러 통화를 시도해본다.
나는 나대로 놀래고 또 그분은 그분대로 놀래고... 세상 참 좁구만!
2003년도에 이동네 아파트(현화택지지구로 지금 안중의 주요아파트들이 밀집된 동네) 공사할때 현장에 나와있었다는 것인데 그때 안중고의 트랙도 시설이 되었다고 한다.
320m는 1레인이고 4레인이 340m인가본데 그때당시 시공하던 사람들에게 물어서 안 것이라 한다.
역시나 뛰어서 나오는 계산이 더 정확하다.
지금은 인천고속터미널의 신세계백화점 증축공사 현장에 있노라고 꼭 한번 놀러가기로 약속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