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진단 드시고 있습니까?
공진단은 황제의 무병장수를 위해 원나라 의사 위역림이 처방하여 진상한 약이다. 황제가 복용하던 약이니 고관대작이나 부유한 사람이 아니면 엄두도 못내던 약이다.
약재가 귀해 대량 생산이 어렵기도 했고, 가격도 비쌌기 때문이다.
공진단은 최상의 약재로 정성을 다해 만들기도 하지만, 공진단이 사랑받은 이유는 ‘사향’ 때문이다. 사향은 사향노루의 사향선(腺)을 건조시켜 얻는 분비물인데, 사향선은 사향노루 수컷의 배와 배꼽의 뒤쪽 피하에 있는 향낭(香囊) 속에 있으며, 생식기에 딸려 있다.
클레오파트라가 미의 대명사가 될 수 있었던 것도, 나폴레옹이 조세핀을 떠나지 못했던 것도, 양귀비가 현종황제를 매료시킨 것도 사향 덕택이었다고 한다.
신라사람들도 사향을 패용했고 서기 5백년 이전에는 먼 아랍지역까지 수출도 했다는 기록도 있으니 오래전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향은 애용되었다.
사향의 독특한 향취는 오늘날에도 비누, 화장품, 향수, 세제, 약품 등에 끊임없이 계속 사용, 응용되어지고 있는데, 사향의 향을 내는 합성향료(무스크 향)를 주로 이용한다.
현재 진품 사향의 거래는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CITES)' 에 의해 엄격히 규제되고 있다. 진품은 아예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공진단도 소비가 늘어 이제는 약국에서도 판매가 되고 홈쇼핑으로도 구입이 가능하다. 종류도 다양하고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건강식품으로 만든 것이 있는가 하면, 한의원이나 한방병원에서 제조한 것도 있다. 제약회사에서도 제품을 내놓았다.
어떤 공진단이 좋은지, 가격은 합리적인지, 약효 성분은 제대로 들어간 건지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이 쉽지 않다.
원나라 의사 위역림은 말한다. ‘사향이 없다면 침향이나 목향으로 대신하라.’ 사향을 구하기 어려우면 효과가 비슷한 다른 약으로 대신하라고 했다.
지금은 진품 사향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다. 그래서 사향을 쓰고자 사람들은 대개 가품을 쓴다. 화학적으로 만들어진 ‘합성사향’이다. 합성사향 중에도 약효성분(무스콘)이 들어 있는 것을 써야지, 약효 성분이 들어있지 않은 향료는 효과가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면역체계를 오히려 약화시킨다는 연구가 나와 있다.
오늘날 사향은 화학적으로 만들어 낸 ‘가품’이거나 ‘가짜’인 경우가 많다. 가짜는 화장품이나 비누 냄새를 낼 때는 쓰는 향료로 만든다.
나는 공진단을 직접 제조해서 복용한지 20년 이상 되었다. 사향은 쓰지 않고, 침향으로 대체한 공진단을 매일 복용한다. 화학제품을 먹기 싫고, 가짜 사향에 속기 싫어서이다. 환자에게도 침향공진단을 처방하였다.
어떤 환자는 가격이 너무 저렴하다고 가짜 아니냐고 한다. 진짜 사향이 들어가 비싼 공진단이 더 효과가 좋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가치는 재료만이 아니라 여러 요인이 합쳐져 결정되는 것이니 공진단의 가격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다.
다만 공진단을 선택할 때 현명하게 판단을 할 수 있게 몇가지 알려주고자 한다.
첫째, 진짜 사향이 들어간 공진단은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진짜’라는 말이 거짓일 가능성이 99.9%이다, 만일 진짜 사향이 맞다면, 범죄에 연루될 가능성이 있다.
둘째, 이름 거창한 공진단은 피하는 것이 좋다. 좋은 성분이 함유된 다른 약재가 많이 들어가면 좋을 것 같지만, 오히려 주요약재의 효능이 약화되고, 본래 처방의 의미를 잃어버리게 되어 약효는 떨어진다. 원가를 낮추는 ‘물 타기 효과’라고 보면 된다.
셋째. 복용할 때 입안에 잔류물이 남지 않는 것이 좋다. 약재의 분말이 미세할수록 흡수율이 높고, 약효도 뛰어나다. 분말이 거칠면 복용할 때 씹히는 느낌이 좋지 않고 입안에 잔유물이 남는다. 미세분말로 만들어 진 것이 좋다.
넷째. 전문가의 처방으로 제조한 공진단이 좋다. 한약재는 천연제품이라 약재의 품질과 가격이 차이가 많을 수 있다. 좋은 재료로 만들어진 약을 원한다면 좀 더 믿을 수 있는 곳을 택해야 한다. 공진단은 식품이 아니라 약이기 때문이다
공진단은 간기능이 약해졌을 때 쓰는 대표적인 처방이다. 만성피로 (허로虛勞), 노화, 간기능 저하(간로肝勞), 노수(勞嗽 만성기관지염, 천식 등)등에 사용되어졌던 처방이다.
신체기능의 균형을 바로잡고 면역력과 체력을 강화해서 질병을 예방하고 체질을 강하게 해주는 처방이지만 몸이 허약해서 생기는 증상을 개선시키는데도 뛰어난 효과를 발휘한다.
음주나 스트레스로 인해 간기능이 허약해져 쉽게 피곤하거나 얼굴이 꺼멓게 변해가는 사람, 눈이 어둡고 침침한 느낌이 드는 사람, 눈물이 자주 나거나 쥐가 잘 내리거나 근육경련이 일어나는 사람, 머리가 무겁고 어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에게 좋은 처방이다.
중풍후유증, 동맥경화, 혈액순환장애등에도 만성 순환기 질환에도 효과적이다.
동의보감에 선천적으로 허약하게 태어난 사람도 공진단을 복용하면 기운이 왕성해지고 병에 걸리지 않는다고 나와 있다.
제대로 만든 공진단으로 제대로 기운내고 살자.
2021. 12. 7
속초가 좋은 한의원 원장 이세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