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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대학교 교수협의회
 
 
 
카페 게시글
연재소설 및 에세이 이뭐꼬의 부부 이야기 (1)
이뭐꼬 추천 0 조회 669 13.09.19 03:04 댓글 13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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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13.09.19 03:51

    첫댓글 남자 셋이 모이면 군대 이야기가 나오기 마련입니다. 이 글을 올리면서 군대 이야기가 생각나서 하나만 소개하려고 합니다. 제가 1972년에 ROTC 소위로 임관하여 배치된 곳은 강원도 인제군 원통면으로서 "인제가면 언제 오나 원통해서 못 살겠네"라는 말이 있듯이 최전방 험한 산골짜기였습니다. 광주 포병학교에서 4개월 훈련받고 7월에 배치되었는데, 그 해 10월에 유명한 10월유신 사건이 있었습니다. 정부는 유신헌법을 발표하고 국민투표를 실시하였는데, 군인으로서 저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당시 저의 직속상관은 육사출신 포대장(보병의 중대장에 해당하는 호칭)이었는데, 저는 그분하고 3개월 동안에 매우 친해졌기 때문입니다.

  • 작성자 13.09.19 04:16

    유신헌법을 찬성해야 하나 반대해야 하나? 제가 반대표를 찍으면 직속상관인 그 분은 피해를 입을 것이고, 그렇다고 찬성표를 찍는 것은 양심이 허락하지 않고. 고민 끝에 저는 찬성칸과 반대칸 양쪽에 기표를 하여 무효표를 만들면 되겠다는 묘수를 찾아 내었습니다. 투표 당일 연락을 받고 가니, 투표장 앞에 포대장과 대대장님(육사출신 중령)이 서 있었습니다. 대대장님이 저를 부르더니 한 말씀 하더군요. "이 소위, 장교는 행동을 조심해야 해." 저는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지만, 그순간 결심을 했습니다. "이렇게 노골적으로 위협하다니. 그렇다면 나는 소신있게 투표하리라." 투표장 안으로 포대장이 따라 들어왔습니다.

  • 작성자 13.09.19 04:25

    제가 투표용지를 받자, 포대장이 말했습니다. "이 소위, 내게 보이고서 투표함에 넣어!"
    제가 물었습니다. "선거법에 그렇게 되어 있습니까?"
    포대장의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어쩃든 내게 보이고서 집어 넣어!"
    제가 작은 소리로 말했습니다. "알겠습니다."
    저는 반대칸에만 기표하고서 투표용지를 반으로 접어 투표함에 넣은 후에 말했습니다.
    "포대장님, 결과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반대표를 찍었습니다."
    "무어라고, 아니 이놈이." 포대장은 폭발했고, 그후 난리가 났었지요.
    저는 이튿날 대대 교육장교하다가 철책선의 관측장교로 쫒겨났습니다. 그리고서 정말로 괴로운 군대생활을 했습니다. 41년 전 옛날 이야기입니다

  • 13.09.19 16:03

    이뭐꼬님은 매우 유순한 인상인데 옛날부터 저항기질이 강했군요.
    군대도 안 갔다온 총장이 육군 중위 출신인 이뭐꼬님과 대화할 때에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 13.09.19 10:09

    총장이 군면제된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한번도 군대 이야기 한 적이 없습니다.

  • 13.09.19 12:57

    옛날에 재벌 아들, 고위관리 아들, 고시패스하여 판검사된 사람들은 대부분 군면제되곤 했지요.
    총장이 무슨 명목으로 군면제되었는지 아직 알려진 것은 없습니다.

  • 13.09.19 15:57

    아마 인수1의 아들도 군대 안 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면제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이 정도에서 멈추지요.
    어찌 보면 사생활에 해당되는 것을 이곳에서 왈가왈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인수1은 대한민국 평균의 보통 남자는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 13.09.19 13:44

    금수저 물고 태어나 돈이 많다는 것 말고는 대한민국 평균 남자보다 못하지요.

  • 13.09.19 15:50

    이뭐꼬님의 군대 이야기를 듣고 보니, 교협대표로서 자격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계속 화이팅 부탁합니다.

  • 13.09.19 16:11

    이뭐꼬님은 참 솔직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저라면 부부싸움 이야기를 이처럼 카페를 통하여 공개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 13.09.20 07:23

    나쁘게 말하면 푼수?

  • 13.09.19 16:16

    41년 전 군대는 공개투표를 강요했을지 몰라도, 요즘 군대에서는 비밀투표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세상이 많이 달라졌지요.

  • 13.09.20 07:26

    재미있는 글 잘 읽고 있습니다. 언제 한번 오프라인에서 만나 술 한잔 하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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