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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출처 = NCR)
오는 10월에 열릴 세계 주교 시노드에 대해 미국의 교회개혁 단체들과 신학자들은 실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아직 유보적이지만, 시노드에서 토의할 의안집에 대해서는 희망을 보고 있다.
지금까지 역대 시노드에서 의안집(instrumentum laboris)은 시노드에서 토의할 안건 초안에 해당했다. 이번 의안집은 6월 20일 발표됐는데, 시노드와 같은 고급 수준 토의에서는 금기로 간주해 왔던 여러 주제를 포함하고 있다. 여성 부제 서품, 성소수자 신자 포용, 기혼 사제의 가능성, 그리고 성 학대 위기 측정과 대응 등이다.
가톨릭 성소수자 사목 단체인 ‘새로운 길 사목’(New Ways Ministry)의 프랜시스 디버나도 사무총장은 <NCR>에 “(이번 시노드를 위해 신자들의 의견을 듣고 모은) 보고서가 단계를 거듭해 올라갈수록 더욱 개략적으로 되는 것을 눈여겨보고 있었다. 구체 문제에서 멀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낸 성명에서 성소수자가 의안집에서 두 번 언급된 것은 “진짜 놀랍고 진정한 축복”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한 인터뷰에서는 “이 문제는 이제 더 이상 곁두리 이야기가 아니다. 교회 되기가 의미하는 바의 핵심 문제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번 의안집은 이전과 달리 새로운 형식을 취하고 있다. 먼저 도입부에서는 프란치스코 교종이 만들어 내려고 하는 더 공동합의적인 교회가 지니는 뜻을 더욱 폭넓게 드러내고 있으며, 제2부는 시노드 참석자들이 토의를 시작하면서 쓰기 위한 개방형 질문으로 가득 차 있다.
그중 하나는 이번에 시노드를 준비하며 실시한 3단계 절차의 대륙별 차원 모임 “대다수”가 “여성을 부제직에 포용하는 문제가 고려돼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 항목은 “이를 구상하는 것이 가능한가? 어떤 방식으로?”라고 묻는다.
호프스트라 대학의 필리스 자가노 선임 연구원은 신학자로서 가톨릭교회의 여성 부제 역사를 깊게 연구했으며, 프란치스코 교종이 여성 부제 문제를 검토하기 위해 만들었던 (제1기) 여성부제직연구위원회의 위원이었다. 그녀는 “교회는 여성이 부제직을 맡았다는 역사적 증거가 명확해 장차 여성이 다시금 부제로 서품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끊임없이 이해하게 될 것이다. 여성이 세계적으로 다양한 비서품 직무에서 봉사하고 있는 점은 이러한 (여성 부제직) 전통이 회복돼야 한다는 걸 가리킨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번 의안집에서는 여성을 사제직에 서품하는 문제가 전혀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그간 제기된바, 부제직이 어쨌든 사제직과 분리 불가능하게 연계돼 있다는 혼동을 없앴다”고 지적했다.
가톨릭 학자이자 저술가인 필리스 자가노가 2019년 뉴욕 포덤 대학에서 열린 여성 부제의 역사와 미래에 관한 심포지엄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출처 = NCR)
한편 여성의 부제, 사제, 주교 서품을 추구하는 ‘여성서품회의’(Women’s Ordination Conference)는 보도자료를 내고 “(시노드라는) 공동합의적 대화는 모든 서품된 직무를 여성에게 개방하라는 폭넓은 요청을 제대로 다루지 않는다면 통절하도록 불완전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의 케이트 매컬뤼 사무총장은 <NCR>에 “우리는 서품이라는 이 진지한 부르심을 식별해 온 여성이 시노드 총회에 참석하고 발언할 수 있어야 한다고 요청한다”고 말했다.
여성 부제에 관한 토의를 촉구함을 넘어서, 교종청이 발표한 이번 의안집은 또한 여성을 위한 “새로운 직무들”이 아직 뭐라고 이름은 붙여지지 않았지만 있을 수 있는지도 물으며, 이는 “여성이 식별하고 결정하는 기구들에 실제로 참여할 수단과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매컬뤼 사무총장은 “교회가 무언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데 개방적인 자세인 건 사실”이기에 자신은 희망을 품고 있다며, 특히 새로운 직무라는 표현을 쓴 데 주목했다.
하지만 그녀는 새 직무라는 것이 “성직자와 평신도 간의 구분을 줄일” 수도 있지만 또한 “성체성사를 서품된 남성의 손에 집중”시킬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그것이 하느님 백성의 성사적 필요에 진정으로 응하는지 우리 자신에게 물어봐야 한다.”
성직자에 의한 성 학대 문제에 대해, ‘주교 책임성’(BishopAccountability.org)의 앤 배럿 도일 공동회장은 이번 문서는 모자란 점이 많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수많고 많은 아동학대 범죄를 교회 지도자들이 고의로 덮었기 때문에 교회의 신뢰성이 재난 수준으로 해를 입었다는 걸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또한 의안집에서 “성 학대 건들을 잘못 처리한 것은 개인의 책임인가 아니면 체제의 책임인가?”라고 한 질문은 이미 (체제의 책임이라고) 결말난 것을 또다시 미해결 문제로 되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또한 프란치스코 교종이 내놓은 성 학대 방지 법률인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2019)를 자신이 비판했던 것을 다시금 반복하면서, 자기가 보기에는 의안집은 “이번 시노드가 진정한 개혁으로 귀결될 것이라는 믿음을 일으키지 못한다”고 말했다.
앤 배럿 도일이 2018년 미국주교회의 총회장 밖에서 열린 항의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출처 = NCR)
미국 가톨릭사제협의회 사무총장인 스티브 뉴턴 신부는 이번 의안집은 사제협의회가 최근 연례총회에서 핵심 문제였던 바, 환대와 포용이라는 주제를 건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NCR>에 보낸 전자우편에서 “새 마당을 펴고 식탁에 더 많은 이를 부를 때마다 매번 변하는 우리 자신의 정체성에 열려 있어야만 한다. 삶이란 변화의 과정이며, 언제든 우리가 (삶을 사는) 유기체로서 변화에 저항하면 왕국을 건설하기보다는 오히려 뒤엎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이 사제협의회 총회에서 한 강연에서, 성령에 저항할 때 공포와 불안정성이 존재한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필리핀 출신인 타글레 추기경은 현재 교종청 복음화부의 첫복음화부서를 맡고 있다.
가톨릭 성소수자 단체인 ‘존엄 미국’(DignityUSA)의 메리앤 듀디-버크 사무총장은 의안집이 개방형 질문이라는 새 형식을 취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 그녀는 <NCR>에 보내온 전자우편에서 “이 형식은 시노드 참석자가 서로서로 내용에 깊게 관여하도록 초대하는 것 같다. 또한 (참석자 간에) 인간적이고 영적인 대화가 깊이 이뤄질 것이라는 희망을 품은 것 같다”고 말했다.
새로운 길 사목의 디버나도 사무총장은 교종청이 성소수자에 해당하는 표현으로 “LGBTQ+”라는 용어를 쓴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18년에 열린 청년에 관한 세계주교시노드에서는 “LGBT”를 처음으로 썼지만 이 용어는 열정적인 토의 뒤 채택한 시노드 최종문서에서는 나오지 않았다.
“이제 이 용어가 다시금, 그리고 더 확장되고 더 포용적 형태로 나왔다는 사실을 보며, 나는 시노드 지도자들이 그간 수많은 세월 동안 배제해 오며, 품위 없는 용어(역자 주: LGBT)를 쓴다는 말을 들어 왔던 한 집단을 존중하려 매우 신경 쓰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에머리 대학 가톨릭 학과의 포스닥(박사 과정 수료한 연구자) 연구원인 이시 루이스는 자신은 이번 문서에서 교회 안에서 성소수자에게 환대를 베풀어야 한다고 인정한 것을 보고 “매우 기쁘”다면서도, “성소수자 포용은 때로는 예외적 사목 문제로 여겨진다”는 점을 걱정했다.
루이스는 라틴계 신학자로 게이다. 그는 시노드 참석자들이 성소수자를 돌보는 문제와 복음화하는 문제를 생각하는 데만 그치지 말고, “성소수자 가톨릭 신자들이 교회에 주는 은사가 무엇인가?” 그리고 “우리는 성소수자 신자들의 은총에 찬 증거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를 생각하도록 촉구했다.
듀디-버크도 루이스의 의견과 같다. 그녀는 “시노드 과정이 인간관계의 복잡성을 굳이 회피하지 않”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환대를 성취하는 것(에 그친다면) 기준선이 낮은 것”이라고 했다.
“바람은, 단지 가혹한 판단을 받지 않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우리 공동체가 온전히 평등하고 온전히 일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듀디-버크는 두 아이를 둔 어머니로, 레즈비언이다.
루이즈는 의안집이 “분권화의 길로 이어지는바, 이는 프란치스코 교종 재위기와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상징하며, 또한 소외된 이들-성소수자 포함-에게 팔을 뻗쳐 이들이 교회의 삶 안에 적극 참여하게 하자는 촉구로 구현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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