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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스님 강설
대방광불화엄경 강설
제3권
세주묘엄품3
23. 주방신 대중들의 득법과 게송
1)득법
부차변주일체주방신 득보구호력해탈문
復次徧住一切主方神은 得普救護力解脫門하니라
다시 또 변주일체徧住一切 주방신은 널리 구호하는 힘의 해탈문을 얻었습니다.
주방신主方神이란 사방, 팔방, 시방, 방위, 방향, 장소 등을 뜻한다. 누구든 어떤 사물이든 모두 그 모습이 잠깐만이라도 존재하는 동안은 스스로 방향이나 방위나 장소를 유지하게 된다. 그 방향이나 방위나 장소는 그 자체가 신이며, 보살이며, 부처님이다. 모든 존재의 방위나 방향이나 장소의 중요성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이해되리라 생각한다. 첫 번째 주방신이 변주일체徧住一切 주방신이다. 즉 모든 곳에 두루두루 머문다는 뜻이다. 방향이나 방위나 장소는 어느 땅 어느 장소 등 해당되지 않는 곳이 없다. 지구든 저 먼 하늘 어느 위성이든 모두 그 방위와 방향과 장소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이나 사물은 그가 반드시 그 시간에 있어야 할 그곳에 있어야 할 것이다.
보현광명주방신 득성판화일체중생신통업해탈문
普現光明主方神은 得成瓣化一切衆生神通業解脫門하니라
보현광명普現光明 주방신은 모든 중생을 교화하는 신통의 업을 마련하는 해탈문을 얻었습니다.
바른 생각은 아니지만 가끔은 사람들을 절복시킬 수 있는 초능력적인 신통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다만 진정으로 일체중생을 교화하기 위함이라면 어떤 방편도 가능하지 않겠는가.
광행장엄주방신 득파일체암장 생희락대광명해탈문
光行莊嚴主方神은 得破一切闇障하야 生喜樂大光明解脫門하니라
광행장엄光行莊嚴 주방신은 일체 어두운 장애를 깨뜨려서 기쁘고 즐거운 큰 광명을 내는 해탈문을 얻었습니다.
광명이 나타나면 어두움은 저절로 사라진다. 지혜가 드러나면 어리석음 역시 저절로 사라진다. 어두움도 본래 없고 어리석음도 본래 없기 때문이다.
주행불애주방신 득보현일체처당노해탈문
周行不礙主方神은 得普現一切處唐勞解脫門하니라
주행불애周行不礙 주방신은 여러 곳에 널리 나타나되 헛되이 수고하지 않는 해탈문을 얻었습니다.
한 시간의 노력이나 하루의 노력이나 그 노력이 헛되지 않고 자신에게나 남에게나 도움이 되고 이익이 되어야 한다. 그것도 또한 지혜로울 때 가능한 일이다.
영단미혹주방신 득시현등일체중생수명호 발생공덕해탈문
永斷迷惑主方神은 得示現等一切衆生數名號하야 發生功德解脫門하니라
영단미혹永斷迷惑 주방신은 모든 중생의 수와 같은 이름을 나타내 보여서 공덕을 발생하는 해탈문을 얻었습니다.
아무리 하찮은 중생이라 하더라도 그 중생은 모두 이름이 있고 존재가 있고 그 가치가 있다. 따라서 그 나름대로의 공덕이 있고 삶이 있다. 이러한 사실을 알고 함께 인정하고 위해 주면서 살아가는 일이 영원히 의혹을 끊는 길이다.
변유정공주방신 득항발묘음 영청자 개환희해탈문
徧遊淨空主方神은 得恒發妙音하야 令聽者로 皆歡喜解脫門하니라
변유정공徧遊淨空 주방신은 항상 미묘한 소리를 내어서 듣는 이를 다 기쁘게 하는 해탈문을 얻었습니다.
미묘한 소리란 진리의 소리며 법을 설하는 소리를 뜻한다. 부처님 진리의 가르침을 들으면 모두 마음이 열리고 환희심이 우러나는 것을 밝혔다.
운당대음주방신 득여용보우 영중생환희해탈문
雲幢大音主方神은 得如龍普雨하야 令衆生歡喜解脫門하고
운당대음雲幢大音 주방신은 마치 용이 비를 내리듯이 중생들로 하여금 환희하게 하는 해탈문을 얻었습니다.
어디를 가서 누구를 만나든 만나는 사람마다 모두 환희하게 하는 것이 진정으로 보살이 해야 할 바다.
계목무난주방신 득시현일체중생업무차별자재력해탈문
髻目無亂主方神은 得示現一切衆生業無差別自在力解脫門하니라
계목무난髻目無亂 주방신은 일체중생의 업이 차별이 없음을 나타내는 자재한 힘의 해탈문을 얻었습니다.
일체중생의 업이 차별이 없음이란 모든 업의 공성을 뜻한다. 아무리 업이 산처럼 크고 무겁더라도 그 본성은 텅 비어 공한 것이다. ‘죄무자성종심기罪無自性從心起’라고 하였다. 죄업이란 그 자성이 텅 비어 없는 것이며 다만 마음으로부터 잠깐 일어난 것일 뿐이다.
보관세업주방신 득관찰일체취생중종종업해탈문
普觀世業主方神은 得觀察一切趣生中種種業解脫門하니라
보관세업普觀世業 주방신은 모든 갈래의 중생들 중에서 갖가지 업을 관찰하는 해탈문을 얻었습니다.
모든 갈래의 중생들이란 육취六趣 중생을 뜻한다. 같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사람마다의 업이 얼마나 다른가. 살다보면 참으로 업도 가지가지임을 절실히 느낀다. 보살은 중생 교화를 이해서 각자 다른 업을 잘 관찰하여야 한다. 상대의 업을 모르고 고준한 정법만을 설해 봐야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주변유람주방신 득소작사 개구경 생일체중생환희해탈문
周徧遊覽主方神은 得所作事를 皆究竟하야 生一切衆生歡喜解脫門하니라
주변유람周徧遊覽 주방신은 하는 일을 다 끝맺어서 일체중생을 기쁘게 하는 해탈문을 얻었습니다.
무슨 일이든지 하던 일을 끝낸다는 것은 기쁜 일이다. 반대로 중요한 일을 시작해 두고 어떤 이유에서든지 끝내지 못하면 마음이 편치 않다. 이 대방광불화엄경 강설을 쓰는 일도 반드시 끝내고 나서 그 기쁨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다.
2)게송
이시 변주일체주방신 승불위력 보관일체주방신중 이설
爾時에 徧住一切主方神이 承佛威力하사 普觀一切主方神衆하고 而說
송언
頌言하사대
그때에 변주일체徧住一切 주방신은 부처님의 위신력을 받들어 모든 주방신 대중들을 두루 살펴보고 게송으로 말하였습니다.
여래자재출세간 교화일체제군생
如來自在出世間하사 敎化一切諸群生하사대
보시법문영오입 실사당성무상지
普示法門令悟入하사 悉使當成無上智로다
여래께서 자재하게 세간에 출현하사
일체 모든 중생들을 교화하시며
법문을 널리 보여 깨닫게 하시고
가장 높은 지혜를 다 마땅히 이루게 하시네.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시어 법문을 널리 설하여 일체중생을 교화하신다. 그 교화의 내용이란 가장 높은 깨달음의 지혜를 반드시 성취하게 하는 것이다. 불교는 깨달음의 지혜를 가장 우선으로 하는 종교이다.
신통무량등중생 수기소락시제상
神通無量等衆生하사 隨其所樂示諸相하시니
견자개몽출리고 차현광신해탈력
見者皆蒙出離苦라 此現光神解脫力이로다
신통이 한량없어 중생과 같으사
즐기는 바를 따라 여러 모양 보이시니
보는 이는 모두 다 고통에서 벗어나네.
이것은 보현광명 주방신의 해탈한 힘이로다.
부처님이 설하신 진리의 가르침은 곧 신통이다. 그 신통은 다양한 중생들의 성향에 다 맞추어서 좋아하는 바대로 여러 가지 모습으로 설법하고 보여주신다. 세상에 펼쳐져 있는 불교가 얼마나 다양한가. 참으로 신통이 아닐 수 없다. 궁극의 목적은 모두가 이고득락離苦得樂이다.
불어암장중생해 위현법거대광명
佛於闇障衆生海에 爲現法炬大光明하시니
기광보조무불견 차행장엄지해탈
其光普照無不見이라 此行莊嚴之解脫이로다
부처님이 어둡고 막혀 있는 중생의 바다에서
법의 횃불로 큰 광명을 놓으시니
그 빛이 널리 비쳐 모두가 보는지라
이것은 광행장엄 주방신의 해탈이로다.
중생들의 삶이란 대개가 캄캄하고 꽉 막혀 있어서 살아가는 데 장애만 있을 뿐이다. 그것은 지혜의 빛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부처님이 법의 횃불로 큰 광명을 놓아 세상을 밝게 비추신다.
구족세간종종음 보전법륜무불해
具足世間種種音하사 普轉法輪無不解케하시니
중생청자번뇌멸 차변왕신지소오
衆生聽者煩惱滅이라 此徧往神之所悟로다
세간의 갖가지 소리를 갖추어서
법륜을 널리 굴려 모두가 알게 하니
중생들이 듣고는 번뇌가 소멸하도다.
이것은 주행불애[徧往] 주방신이 깨달은 것이로다.
인도에는 방언이 대단히 많다. 석가세존도 아마 여러 방언들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세간의 가지가지 소리를 모두 갖추어서 그 지방에 가면 그 지방의 말씀으로 설법하셨을 것이다. 특히 요즘 같은 세계화 시대에 살면서 다른 나라 언어 구사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다. 영어권에서는 영어로, 중국에서는 중국어로, 일본에서는 일본어로 불법을 마음껏 설명하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스님들은 하나같이 동양인이면서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한다. 요즘은 당연히 그래야 한다.
일체세간소유명 불명등피이출생
一切世間所有名에 佛名等彼而出生하사
실사중생이치혹 차단미신소행처
悉使衆生離癡惑케하시니 此斷迷神所行處로다
일체 세간에 있는 모든 이름들
부처님의 이름도 그와 같게 출생하사
출생에게 어리석음과 미혹을 벗어나게 하시니
이것은 영단미혹 주방신이 행한 곳이로다.
1천불 명호경, 1만불 명호경이라는 경전이 있다. 그러나 실은 세상에 있는 사물 하나하나의 이름만치 부처님의 이름이 있을 수 있다. 그와 같은 방편은 모두가 중생들로 하여금 어리석음을 버리게 하기 위한 방편설법이다.
약유중생지불전 득문여래미소음
若有衆生至佛前하야 得聞如來美妙音하면
막불심생대환희 변유허공개사법
莫不心生大歡喜하니 徧遊虛空悟斯法이로다
만약 중생이 부처님 앞에 와서
여래의 아름답고 묘한 음성 들으면
마음에 큰 기쁨을 다 내나니
변유정공 주방신이 이 법을 깨달았네.
부처님이란 곧 부처님이 설하신 진리의 가르침이다. 진리의 가르침인 화엄경의 말씀은 참으로 아름답고 미묘하다. 이와 같은 화엄경의 한 구절만 듣고 마음에 새기면 세상의 그 어떤 기쁨보다 더욱 기쁘다. 불교와 인연을 맺은 사람들은 반드시 화엄경을 듣고 읽어야 하리라. 만약 불교를 만났으나 화엄경을 공부하지 못하면 불교를 만났다고 할 수 없으리라.
불어일일찰나중 보우무변대법우
佛於一一刹那中에 普雨無邊大法雨하사
실사중생번뇌멸 차운당신소요지
悉使衆生煩惱滅케하시니 此雲幢神所了知로다
부처님이 낱낱 찰나 중에서
끝없는 큰 법의 비를 두루 내리사
중생들로 하여금 번뇌를 다 소멸하게 하니
이것은 운당대음 주방신이 깨달아 알았네.
흔히 부처님의 설법을 8만4천이나 되는 중생의 번뇌를 소멸하기 위해서 설하신 8만4천 법문이라 한다. 마음에서 일어나고 어리석어서 일어나는 실체도 없는 번뇌를 실체도 없는 법문을 설하여 다 소멸하신다. 번뇌의 병을 소멸하면 육신의 병도 따라서 소멸된다.
일체세간제업해 불실개시등무이
一切世間諸業海를 佛悉開示等無異하사
보사중생제업혹 차계목신지소요
普使衆生除業惑하시니 此髻目神之所了로다
일체 세간 모든 업의 바다를
부처님이 다 열어 보여 동등하게 하여
중생으로 하여금 업과 미혹을 다 없애게 하시니
이것은 계목무난 주방신이 깨달은 바로다.
세상 사람들의 문제는 업과 미혹이다. 업과 미혹이 얼마나 많았으면 업의 바다라고 했을까. 부처님은 그것을 낱낱이 다 열어 보여서 낱낱이 다 제거하게 하였다.
일체지지무유변 일체중생종종심
一切智地無有邊하사 一切衆生種種心을
여래조견실명료 차광대문관세입
如來照見悉明了하시니 此廣大門觀世入이로다
모든 것을 아는 지혜의 땅은 그 끝이 없으사
일체중생들의 갖가지 마음을
여래가 비춰 보고 다 밝게 아시니
이러한 광대한 문을 보관세업 주방신이 들어갔네.
부처님께서 깨달은 지혜를 일체지一切智 또는 일체종지一切種智라고 한다. 일체를 다 아는 지혜라는 뜻인데 모든 존재의 현상적 차별성과 공성空性인 평등성을 다 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일체 지혜는 그 끝이 없어서 일체중생의 가지가지 마음을 훤하게 비추어 다 안다.
불어왕석수제행 무량제도실원만
佛於往昔修諸行에 無量諸度悉圓滿하사
대자애민이중생 차변유신지해탈
大慈哀愍利衆生하시니 此徧遊神之解脫이로다
부처님이 지난 옛적 수행할 때에
한량없는 바라밀을 원만히 하사
큰 자비로 중생을 불쌍히 여겨 이익하게 하시니
이것은 주변유람 주방신의 해탈이로다.
부처님이 지난 옛적에 수행하셔서 바라밀을 원만히 하였다는 것은 화엄경에서는 10바라밀을 말한다 10바라밀이란 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 반야, 방편, 원願, 력力, 지혜다. 이와 같은 바라밀은 남김없이 다 원만히 수행하셔서 중생들을 이익하게 하려고 하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