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호의 {재미나게 풀어보는 거제방언 거제말} 출간
저자 김용호
1955년 거제시 일운면 망치리 출생. 초등. 중등학교는 거제에서, 고등학교는 부산에서, 대학 대학원은 진주에서 다녔다. 졸업 후 한화석유화학 여천공장, 대덕연구소, 본사 영업부 근무하였고 사표 후 순천, 서울에서 자영업 경영. 2003년 고향 거제도로 귀환.
시집 『갯민숭달팽이』 (도서출판 경남. 2011), 가사 시조집 『선운사 꽃무릇』 (도서출판 지혜. 2016), 제12회 전국 가사. 시조 창작공모전 일반부 최우수상.현재 거제문인협회 이사, 거제수필문학회 회장, 거제국화연구회 감사, 경남방언보존연구회 회원, 전)계룡초등학교 총동창회장
이메일 주소 japakimyh@hanmail.net
최근 각 지역의 방언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각 지역의 방언사전들이 새롭게 편찬되고 있으며, 방언의 실제 용례를 수집하여 해설을 달아 책으로 엮어 내곤 한다.
경남의 경우에도 <경남방언사전>이 상, 하권으로 올해 3월에 발간되었고, 해마다 창녕에선 사투리 말하기 대회가 열리고 있다.
필자는 누대로 거제에서 살아 온 토박이로 전통방언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그 수집하고 탐구한 결과를 2013년 <풀어보고 엮어보는 거제 방언, 사투리 - 한국문화사>로 펴내어 많은 격려의 말을 들었다.
이제 보다 깊이 있고, 풍부한 거제방언의 어휘와 용례들을 경남문예진흥원의 지원으로 펴내고자 한다. 딱딱할 수 있는 사전 나열식의 풀이에서 벗어나 비슷한 형태의 방언을 비교하여 설명하고, 대응되는 표준어와의 어감 차이나 거제화법의 특징 등을 설명하여, 거제사람들의 생활이나 의식까지 짚어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물론 ‘거제방언은 경남방언의 하위방언으로 타 지역의 방언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라고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그렇지도 않다. 거제는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이면서, 섬이라는 지리적인 여건으로 육지의 어느 지역보다 좀 더 독립적이라 볼 수 있다. 그 만큼 순수 방언의 모습이 보다 원형으로 강하게 남아 있어서 연구하고 탐구할 가치가 아주 높다고 본다.
- 필자의 서문 중에서 -
이번에 출간되는 ≪재미나게 풀어보는 거제방언 거제말≫의 구성은 첫 번째 저서의 것과는 다르다. 첫 번째 저서가 ‘서술대상이 되는 단어를 포함하는 문장’이나 ‘관련 단어들’이나 ‘개별 단어’ 등을 표제어로 삼고 그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반하여 이번 저서는 비슷한 형태의 방언형을 대비하여 설명하고, 대응되는 표준어와의 어감 차이나 거제 화법의 특징 등을 설명한다. 표제어나 문장이 모두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 것이라는 점도 흥미가 있지만, 연구자들이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어휘들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하고 토박이 화자로서의 언어 직관과 자기 방언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 문제를 풀어나가고 있다는 데에서도 저자의 독창성을 발견할 수 있다.
-최명옥 교수의 격려사 중에서-
본문 중에서
<식겁 자겁>
최근에 ‘식겁’이 매체에 자주 등장하여 알아듣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나, ‘자겁’은 모르는 이가 많을 것이다. 한자로 ‘食怯’과 ‘自怯’으로, 둘 다 사전에 등재된 표준어이다. 과거에는 많이 사용하였으나, 최근엔 사용빈도가 줄었다고 본다.
사전에 ‘뜻밖에 놀라 겁을 먹음’과 ‘제풀에 겁을 냄’으로 기록되어 있다.
생-님 한테 들키 가이꼬 식겁 똥을 쌋다.
선생님에게 들켜 가지고 식겁해서 똥을 쌀 뻔 했다.
나가 쑥 들어간께 지가 자겁을 해서 자물씨고 안 잇나?
내가 쑥 들어가니까 제가 자겁을 해서 까무러치고 안 있겠니?
나가 말 한마디 햇건데? 지가 자겁을 해서 자빠진기지.
내가 말 한마디 했나? 제가 자겁을 해서 자빠진 것이지.
<무다이 막설>
‘무다이’는 ‘무단無斷이’의 ‘ㄴ’ 받침을 생략한 것이다. 이런 식의 생략은 영남지역에서는 흔한 일이다. 사전에는 ‘사전에 허락이 없음. 또는 아무 사유가 없음’으로 설명되어 있으며, ‘무단결근’ 등으로 많이 쓰이고 있는 낱말이다.
막설莫說은 사전에 『(1)말을 그만둠. (2)하던 일을 그만둠.』으로 설명되어 있는데, 거제에서는 주로 (2)의 경우에 많이 쓴다.
무다이 시름시름 알터마는 연해 죽어삣다꼬 안하요.
무단이 시름시름 앓더니만 곧 이어서 죽어버렸다고 그러네요.
니 쪼대로 할라쿠모 시방 막설해삐라.
너 맘대로 하려거든 지금 그만두어 버려라.
위의 예문에서 ‘연해’는 ‘연連하여’를 줄인 말이며, ‘연連하다’는 사전에 ‘행위나 현상이 끊이지 않고 계속 이어지다’로 표기되어 있다.
그 다음의 예문에서 ‘쪼대로’의 ‘쪼’는 ‘조調’로 판단한다. 이 내용은 뒤에서 설명하기로 한다. ‘시방時方’은 ‘지금只今’과 같은 말로 표준어 이다.
<히아난 총중 기중>
‘히아난’과 ‘히아나다’는 표준어 ‘희한稀罕한’과 ‘희한稀罕하다’이며, ‘드물게 본다’라는 뜻이다.
‘총중叢中’은 과거에 많이 들었던 낱말이다. 사전에 ‘한 떼의 가운데’라 풀이하고 있다.
‘기중其中’은 사전에 ‘그 가운데’라고 명기되어 있다.
희한하이 고기가 안 무네, 오늘 낚시 베맀다.
희한하게 고기가 안 무네, 오늘 낚시 버렸다.
너그들 총중에 누가 젤 쌈 잘하노?
너희들 총중에 누가 제일 싸움 잘하나?
절마가 기중 낫아 보이는데.
저 애가 그 가운데 나아 보이는데.
<노다지 분하다>
우선 필자의 어머니가 자주 쓰는 사용례부터 풀어보고 하나씩 따져보기로 한다.
노다지로 뭉치 노치 말고 두세 동가리로 분해서 핵시 나라.
그냥 바깥에 뭉쳐 놓지 말고 두세 덩어리로 나누어서 헤쳐 놓아라.
‘노다지’의 ‘노’는 <우리말큰사전>에 있는 ‘露’로 판단한다. ‘노다지’는 필자의 전작에서 자세히 다루었으므로 생략한다.
‘분分하다’가 사투리 일 것으로 여기고 있었는데, 사전에 어엿이 등재되어 있는 표준어이다. ‘전체를 몇으로 나누다’
----김용호의 {재미나게 풀어보는 거제방언 거제말}, 값 1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