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위로하는 친구가 되어 아름답게 늙어가자
졸업한지 벌써 60년이 되어 학창시절의 모습이 주마등같이 지나가는 것이 까마득하기만 하다.
우리가 학교 다닐 때는 6. 25를 지나 어려운 시절에 학교를 다녔었다. 교복의 흰 카라를 세우고 꿈도 많은 소녀로 한껏 멋을 내고 자부심을 갖고 학창시절을 보냈건만 ...지금은 팔순이 다된 할머니가 되어있어 한심스럽기 그지없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아름다운 미래를 바라보며 아름답게 늙어야지 하는데 그렇게 되지 않는다.
언제 어디서 만나도 부담이 없는 그런 사람으로 젊음의 활력은 다소 떨어질지 몰라도 여생을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친구가 있는 나로선 참 행복하다. 사람이 사람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언제나 변함없는 마음이다.
"생각의 깊이가 삶의 빛깔이 되고 마음의 넓이가 인생의 모양이 되고, 사람과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 말없이 믿어주고 신뢰만이 오래 지속할 수 있는 관계로 더 빛나는 존재가 된다고 믿는다."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이 담임선생님이 새로 부임하시면 우리반 담임이 되셨다. 우리반은 담임 선생님이 우리들 마음에 안 든다고 수업을 거부하고 화부산에 올라가서 목청이 터지라고 교가를 부른 기억이 난다. 그 선생님은 서울대를 졸업하고 첫 발령을 받은 아주 훌륭한 선생님을 우리들은 미쳐 몰라보고 어리석은 행동을 하게 되어 반 대표들이 선생님께 용서를 구했었다.
우리가 학교 다닐 때는 기율반이 있어서 기율 완장을 차고 학교 교문에서 학생과장 선생님과 함께 등교하는 재학생들의 교복과 명찰 학교 배지 등을 점검하고 치마 길이가 무릎에서 10센티 내려와야 했었다. 그땐 치마 길이가 짧아지면 밑단을 다 내려서 입곤 했었다.
지금도 동창모임은 매달 16일로 한다. 강릉에 거주하는 동창들은 거의 다 모이는 편이다.
우리 나이 70세 때는 동창들이 대만으로 여행을 다녀왔는데 올해는 졸업 60년에 80세가 되어 여행을 하기로 했는데 해외는 엄두도 못낸다. 왜냐하면 여행경비도 문제지만 우선 걸음걸이가 시원치 않아서 의논 끝에 결국 제주도로 가기로 했다. 10년 전만 해도 해외로 가면 못 가는 친구가 없었는데 10년이 지난 지금에는 모든 것이 이렇게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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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개교 8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또한 강여고 16기 동창들 우정보다 소중한 것도 없을 뿐만 아니라 함께 있지 않아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서로 걱정하고 칭찬해 주는 친구가 되기를 바란다. 많은 인재를 배출한 강여인이여 국내는 물론 세계를 넘어 명성을 떨치시어 자랑스러운 강여인 영원하라......